F 베어 타운 ㅡ 프레드릭 배크만 , 이은선 옮김  , 다산북스





수네는 빙판은 내다보며 코로 몇 차례 심호흡을 한다 . 상대 팀 선수 몇 명이 몸을 풀러 나온다 . 원래 겁에 질린 사람들이 일찌감치 준비하기 마련이다 . 세월이 아무리 변해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 수네는 거기서 위안을 느낀다 . 사장실에 모인 남자들이 어떤 식으로 바꾸려고 애를 쓰는지 몰라도 이건 여전히 운동경기일 뿐이다 . 한 개의 퍽 , 두 개의 골대 , 열정으로 가득한 심장 . 하키를 종교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착각이다 . 하키는 믿음과 같다 . 종교는 나와 타인들간의 문제고 해석과 이론과 견해로 가득하다 . 하지만 믿음은 ...... 나와 신의 문제다 . 심판이 센터 서클로 미끌어지듯 나와서 두 선수 사이에 설 때 , 스틱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까만 원판이 그 사이로 떨어지는 게 보일 때 느껴지는 무엇이다 . 바로 그때 그것은 나와 하키만의 문제가 된다 . 돈에서는 아무 냄새가 나지 않는 반면 , 벚나무에서는 항상 벚나무 냄새가 나지 않는가 .

(본문 178 , 179 쪽 )





소설을 읽는 순간 중에 가장 기쁜 것은 누가 뭐라해도 , 아무리 두께로 손목을 압박해도 한달음에 읽어나가도록 만드는 스토리에 있지 않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 더 기쁜 건 읽고 나서 차오르는 감정을 얼른 쏟아붓고 싶어질 때가 그러하고 . 이 소설이 내게 준 것이 그랬다 . 거대한 수목들이 수두룩한 숲에 차곡차곡 떨어져 쌓이는 낙엽이 단단한 흙 위에 포개지고 그것들이 켜켜이 쌓이는 장관을 보는 듯한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 . 처음엔 바스락 대다가 차츰 눅눅해지고 같은 습도로 서로를 포갠채 끌어안고 썩는 낙엽들 . 숲이 내쉬는 특유의 공기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 , 작가의 글이 , 책이 한권 한권 늘어갈 때마다 내포한 것이 단순하지만 넉넉한 무엇을 그려내는 풍경을 뿌듯하게 지켜본다 . 마치 말(글)의 진화를 보는 것만 같다 . 그의 표현의 기술들은 날로 눈부셔져서 섬세했다가 묵직했다가 눅진해진다 . 


소설의 시작은 의미심장하면서 충격적으로 시작을 한다 . 한 십대 청소년이 쇠락해가는 마을의 한 어둠 속에서 총을 발사하는 장면부터 그려지기에 긴장감을 높이고 , 다음으로 이어지는 팽팽한 경쟁의 순간과 그것들을 즐기고 환호하는 사람들의 심리까지 지나서 사건의 핵심으로 들어서는 중간중간 코치와 단장과 후원자들과 교육진들의 여러모습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데서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없는 작가의 감성을 만나게 된다 . 매번 웃게 하고 결국은 눈물이 핑돌게 하던 작가였다는 걸 잊었었나 ? 다시금 깨달았었나 ? 아 , 그저 너무 좋다는 말이 아깝지 않은 그런 소설이라고 밖에 못하겠다 . 


한 아이를 기르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나는 너무도 이해하게 되고 만다 . 온 마을은 한 개인의 시작이자 모든 것이 된다 . 


가정의 의미가 가족의 의미가 확대되었다가 축소되었다가 증폭했다가 감소했다가 하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작가는 가족이 갖는 최대 장점을 묘하게 설파한다 . 이게 가족이 갖는 원래의 기능이라는 듯이 . 마치 가족이 로망이라는 듯이 .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아 , 가족이란 이런거지 , 이런 가족을 만들어야지 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 그 가정은 한 개인의 성장은 물론이고 마을을 이루는 힘이 되기도 한다는 걸 ,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 더구나 피가 뜨거워지는 스포츠라는 것을 통해 사람이 가진 개개인의 개성까지 모두 보여주는데선 그의 솜씨를 감탄하게 되고 만다 . 좋을 때 좋은 사람은 그저 좋은 사람이지만 위기의 순간에 드러나는 사람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그의 모습이라고 누가 그랬더라 .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윤태호 작가의 미생 시즌2에 보면 김부련 사장과 김동식 전무의 에피소드가 유독 눈길을 끈다 . 문턱주의자로 표현되는 김부련 사장 , 분위기에 휩쓸려 좋은게 좋은 거라고 큰소리치는 김동식 전무 , 그들의 목적은 사실 한 회사에서 다같이 밥먹고 잘살자는 거나 다름없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서로 으르렁대는 동물의 왕국같은 장면을 연출시킨다 . 윤작가의 그림에는 십자로 그려진 길 끝에 서로 모퉁이에 선 채 각자 같은 의미의 말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으로 그려져 더 인상 깊었던 것을 기억한다 . 이 책에 그려진 수네와 다비드의 코칭 방식이 나는 그들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 그 둘은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것처럼 처음에 느껴지지만 뒤로 갈수록 결국 같은 것을 두고 다른 표현을 했을 뿐이 아니었나 ,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매력있게 느낀 인물은 마야의 엄마 , 변호사 미라와 이름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성공한 회사 대표로 그려진 케빈의 엄마였다 . 한쪽은 피해자인 딸 마야의 부모이고 한쪽은 가해자인 아들 케빈의 엄마인데 그둘의 모습은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하게 보인다 . 그러면서 케빈의 엄마가 위치한 자리가 익명의 대다수 엄마 자리를 가르키고 있는 것만 같았다고 느꼈다 . 자식의 잘못을 엄마는 모르기가 더 어렵다 . 아무리 타인같은 엄마라도 자식이 잘못되는 순간은 귀신같이 느끼기 마련이라는 것을 보고 느낀다 . 그러면서 자식을 상처주지 않으며 잘못을 인정하는 법도 동시에 배우게 된다 . 그게 이 사회의 법률과 행정과는 무관하게 여자들은 좀더 현명하다 느끼는 지점이 되는 ,  그와 비슷하다 . 잘못을 알고나면 남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먼저 인정을 하고 바로잡고자 하는 부분이 그렇다고 느끼게 한다 . 사회에 미치는 힘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진정 바라는 용서와 사죄의 한 자세를 그런데서 보게된다 . 물론 여린 아빠 동호회의 감수성은 재쳐두고 말하는 거지만 말이다 . 


미라는 엄마라는 한 존재의 성격을 드러내듯 거침없고 솔직하고 맹렬하게 그려지고 (자칫 억척이 될 수밖에 없는 엄마의 자리) 케빈의 엄마는 같은 엄마지만 좀더 사회적 성격을 띈 채로 조심성있게 그려진다 . 그러나 저러나 둘 다 우리 엄마들의 모습이다 . 뭐가 옳고 그런지 편들 수없는 엄마라는 존재와 위치를 기막히게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 우리 한국 사회에서 엄마라는 위치는 얼마전 드라마에서 그려진 리턴의 변호사 고현정 , 박진희 같은 면모가 좀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 자식의 불행 앞에 스스로를 형벌로 몰아가는 엄마를 더 깊게 인식하는 이 사회를 보며 쓸쓸했던 한 순간이 떠오른다 . 그게 정답이냐 아니냐는 논외의 이야기이듯 , 내가 위에 인용문을 딴 구절은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핵심이 된다고 그리 느꼈다 . 


역시 윤태호 작가의 글과 그림에서 표현했듯 그래봤자 바둑 , 그러니까 바둑이란 고수의 말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 아니었나 한다 . 하키는 한 인간을 성장시키는 , 잘 훈련된 스포츠에 불과하다 . 거기에 의미를 종교로 두느냐 믿음의 문제로 두느냐는 우리가 평생을 살며 배우고 깨우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하게 했다 . 그리고 다음엔 좀 더 아빠의 입장에서 이 소설을 다시 읽는 날이 오기를 나는 희망하게 된다 . 그러고보니 남자와 자식은 여전히 미스테리한 삶의 한 부분이구나 하면서 ... 이것은 하키이야기가 아니다 .  그러면서 하키를 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밖에 ... 어서 이 작가의 다음 이야기를 읽고 싶다 . 





오탈자 ㅡ 74p , 밑에서부터 위로 여섯번째 줄 / ˝ 수염 멋지다 , 사크 . 닐이 갈수록  ...˝ ㅡ> 날이 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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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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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아킬레우스의 노래 ㅡ 매들린 밀러 , 이은선 옮김 , 이봄


 

그는 흙처럼 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 같이 가줄래 ?" 그가 물었다 .
그칠 줄 모르는 사랑과 비애의 아픔 . 다른 생이었다면 나는 거절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 머리를 쥐어뜯고 비명을 지르며 그의 선택을 그 혼자 책임지게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 하지만 이번 생에서는 아니었다 . 그는 트로이아로 건너갈 테고 나는 심지어 저승까지 그를 따라갈 것이었다 . " 응 . " 나는 속삭였다 . " 그래 ."
(본문 218 쪽 )

" 내가 써두었다 . " 그녀가 말한다 . 처음에 나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 하지만 그녀가 비석 위에 새긴 이름이 내 눈에 들어온다 .  아킬레우스 라고 적혀 있다 . 그리고 그 옆에 파트로클로스가 있다 .
" 가거라 . " 그녀가 말한다 . " 그 아이가 널 기다리고 있다 . "

 

(본문 468 쪽 )

신화를 다르게 각색했다고 해서 호기심이 동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 신화이야기 하면 문장이 사실 그렇게 착 달라붙는 몰입력을 보이기 힘들지 않나 . 적어도 나는 그렇다 . 그런데 이 책은 펼쳐 들자마자 기존의 신화 같지 않은 문체와 흡입력으로 나를 끌었다 . 작가는 이 신화를 다룬 여러 화가의 그림을 보고 흥미로운 지점을 찾아냈고 이 소설이 탄생했다고 한다 . 한점 그림에서 시작된 상상력 . 마차를 타고 전장을 누비는 아킬레우스 . 그리고 또 다른 아킬레우스 ( 파트로클로스 ) . 최고의 전사는 단 한명에 주어지는 이름인데 죽음은 둘이라는 야릇한 예언 . 그 예언을 어떻게든 비켜가려고 애쓰는 연인과 어머니 . 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가 쫘악 펼쳐진다 . 


귀족 아들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유배된 메노이티오스의 아들 파트로클로스 , 변명이나 거짓을 모르던 소년 . 조금만 영악하고 조금만 비열했다면 그는 아킬레우스를 비켜갈 수 있었을까 ? 신들의 신탁을 받은 최고의 전사 아리스토스 아카이오이 운명을 타고난 아킬레우스를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이자 님프인 테티스의 파트로클로스에 대한 증오를 마지막에 가셔야 나는 이해하게 된다 . 신과 인간 사이에서 그들의 운명을 아는 , 아들에게 죽음을 받아드리게 만들 연인으로서의 파트로클로스가 테티스는 얼마나 미웠을까 . 그러면서도 그가 아니면 운명이나 예언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어머니 테티스의 슬픔 .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지만 그 움직임이 결국은 운명의 수레바퀴였음을 모르고 달린다 . 아킬레우스의 갑옷과 마차 , 창을 들고 ... 죽음을 향해서! 아킬레우스는 곧 돌아올 거라고 믿고 기다리지만 돌아온 건 파트로클로스의 싸늘한 주검 . 아킬레우스는 복수를 하고 신화처럼 죽는다 . 신들의 잔인한 장난 . 


역사서처럼 이미 쓰인 과거처럼 , 이들의 운명과 끝을 알면서도 읽고야마는 내가 있다 .  이미 쓰인 신화를 바꿀 수없는 인간인 우리에게 작가가 열어주는 매혹적인 틈새를 엿본다 . 다르게보면 어쩌면 다른 사실도 보일지 모른다는 또다른 예언만 같다 . 거친 남성들의 세계가 이렇게나 말랑하고 따듯할 수 있다니 ... 책을 끝내고도 여운은 쓴 커피처럼 길고 길었다 .  이 아름다운 청년들이 나는 여전히 케이론의 아래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기를 소망하게 된다 . 따사로운 햇살아래를 달리고 시원한 호수에서 물장구를 치며 환하게 웃고 있다면 ! 어쩌면 우리가 소망하는 한 그들은 죽어도 죽은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 그들의 죽음을 다르게 받아들여보자 그런다 . 그것이 죽음이 끝이 아닐 이유 아니겠나 하고 ...


 

가지 마요 . 그들에게 애원한다 . 그렇게 떠나면 내가 편히 쉴 수 없잖아요 .  
(본문 458 쪽 )

오탈자 ㅡ p. 391 / 위에서부터 열번째 줄 ㅡ> 가르려드리기도 하였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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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3-28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이야기의 교훈은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 타인의 물품을 허락없이 사용하면 안됨˝

또는

˝위험.
남의 옷을 함부로 입지 마시오.˝

그렇지만 이렇게 답안을 작성하면 과락 주시겠지요.
뭐든 아닌 것 같아도 정해진 답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험에는.^^;

그장소님, 편안한 밤 되세요.^^

[그장소] 2018-03-28 21:30   좋아요 1 | URL
틈새를 노리고 ,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라~ 는 주문이 필요할 것도 같아요!^^
예언된 운명이라는 정답지 , 뻔한 답도 인간은 안간힘을 쓰기에 멋진거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되세요!
 
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알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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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의식의 강  ㅡ 올리버 색스 , 양병찬옮김 , 알마


다윈은 이 서문에서 자신의 좌우명을 분명한 어조로 제시했다 . " 대상을 더욱 잘 설명하라 , 할 수 있는 데까지 . "

다윈은 난초와 꽃을 전례 없이 면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하여 < 종의 기원 > 보다 훨씬 자세한 내용이 담긴 책으로 펴냈다 . 이는 그가 현학적이거나 강박적인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 세밀하지 않으면 유의미하지 않다고 느끼는 성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이었다 . 사람들은 ' 신이 세세한 것이 관여한다 ' 고 믿었지만 , 다윈은 ' 그건 신이 하는 일이 아니라 자연선택의 소관 사항 ' 이라고 생각했다 . 
(본문  22 쪽 )

" 목련나무는 아주 오래된 꽃식물이란다 . 거의 1억 년 전에 나타났는데 , 그때는 벌 같은 곤충이 아직 진화하지 않았던 거야 . 벌이 없으니 색깔과 향기도 필요 없었고 , 그냥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던 딱정벌레에게 꽃가루 배달을 맡겼단다 . 벌과 나비와 ( 색깔과 향기가 있는 ) 꽃들은 아직 때가 되지 않아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어 . 그들은 수백만 년에 걸쳐 아주 조금씩 진화할 예정이었거든 . " 
' 벌과 나비가 없고 , 꽃의 향기와 색깔이 없었던 세상 ' 이라는 아이디어는 내게 경외감을 심어줬다 .
' 영겁의 세월 ' 이라는 개념과  ' 하나하나는 작고 지향성이 없지만 , 축적되면 새로운 세상 (엄청나게 풍부하고 다양한 세상 ) 을 만들 수 있는 변화 ' 의 힘은 중독성이 있었다 . 진화론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신의 계획에 대한 믿음이 제공하지 못한 ) 심오한 의미와 만족감을 제공했다 . 

(본문 35 쪽 )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평전에 보면 신에 대한 유머가 잠시 나온다 . 신도 아닌 인간들이 ' 신을 위한 어떤 계획이 있다 ' 는 말을 해서 한마디로 정리키 어려운 신의 복잡한 유희를 우회적 유머로 삼아 보여주고 있는 페이지에서 난데없이 웃음이 터졌던 기억이 있다  .  다윈은 마다가스카르 섬과 오랜 관찰의 업적 끝에 도달한 식물 진화의 비밀 , 일부 또는 많은 것을 올리버 색스는 자기 집 앞 정원에서 찾고 놀라워 한다 . 신의 장난이 이렇듯 기발하다 . 먼저 세상에 저질러 놓으면 인간이 알아서 발견할 것이다 . 어쩌면 올리버 색스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유희를 신을 통해 보여주려 한걸까 ? 모르겠다 . 나중에 저 세상에 가서 그를 만날 수 있다면 물어 봐야겠다 . 물론 만날 수 있다면 !!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스피드를 다룬 부분이었다 . 이 책은 한 단락씩도 의미가 있게 읽히지만 전체를 다 완주하고 나면 그때서야 하나하나의 스톱 영상이 주르륵 이어져 매끄러운 영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체감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  먼저 색스는 지식을 마치 사물의 발견처럼 늘어놓고 거기서 발견의 의의 , 흥미 유발의 순간을 다윈의 식물학에서 제공한다 . 발견에서 더 나아감의 순간이 필요한 부분이 바로 스피드라는 장에서 도약을 하는 걸 볼 수 있었다 . 관찰과 분석 다음 원심 분리기 속에 의(지)식을 넣고 힘을 가하고 그것들이 분리되는 과정을 충실한 시간 이론등으로 다진 후 다시 의견을 의심하는 과정 , 그것들이 인류의 의식 속에 묻히거나 드러나는 순간들을 스트로브 기법과 이어진 동영상처럼 보여주고 있었다 . 

의식하고 있다 . 의식을 한다 .ㅡ의식을 의식하는 순간을 우리는 언제 인식하게 될까 ? 매순간 잔물결처럼 일렁이는 의식이라는 것을 어느 순간 잡아 채 말로 글로 옮기게 될까 ? 바로 그렇게 해야겠다 느끼는 순간에 ? 그 순간에 생각(의식)이 잉태될까 ? 아님 출산이 되는 걸까 ? 색스의 글을 읽으며 나도 떠도는 의식들을 붙잡아 매는 순간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해야했다 . 대부분은 생각을 그냥 흘려보내지만 색스는 그런 순간들을 글과 책으로 남기려 애썼다 . 그가 죽기 전까지 매우 건강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었다면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지 오히려 신체의 병적 구속이 그의 의식을 풀어 집요하게 표현하게끔 만든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

그의 의식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목록만 봐도 어마어마하다 . 이 책에선 친절하게도 찾아보기 장을 붙여 주어 쉽게 일별하고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있는데 , 소설가부터 이론가 , 과학자 , 의학자 , 미술가 등등 잔뜩 언급이 되면서도 글이 매끄럽다 . 나는 주어진 글을 읽으면서도 순간 순간 생각나는 것들을 그냥 흘려보냈는데 , 그는 이 많은 인물들의 말을 바구니에 다 담아 한 권으로 묶어냈다 .
책을 덮고 느낀 건 나는 죽어도 이렇게 못하겠지 하는 패배감. 그의 글을 백분의 일이라도 잘 전달 할 수 있을까 계속 걱정했는데 역시 역부족이라는 거 .  읽기는 재미있었지만 그 말들 전부를 다 나는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 하나를 확실하게 건졌다 . 

" 모든 과학은 일종의 다락방을 갖고 있으며 , ' 당장 쓸모없어 보이는 것 ' 과 ' 별로 적당하지 않아 보이는 것 ' 들을 거의 반사적으로 그 속에 집어던진다 . 우리는 수많은 보물들을 사용해보지도 않고 끊임없이 다락방에 쳐넣어 , 결국에는 과학의 발달을 가로막게 된다 ." 

(본문 217 쪽 )

다윈은 " 활동적인 이론가만이 훌륭한 관찰자가 될 수 있다 " 고 입버릇처럼 말했으며 , 그의 아들 프랜시스는 아버지를 일컬어 " 이론화 능력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 가장 사소한 문제점을 비집고 들어가려고 별렀던 인물 " 이라고 했다 . 나름 주관이 있는 프랜시스의 눈에는 이론을 지나치리만큼 중시하는 다위의 행동이 ' 대포로 파리 잡는 격 ' 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 아버지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지적은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 " 아무리 사소한 팩트라도 이론의 흐름에 끼워 넣으려다 보니 , 중요성이 부풀려지기 일쑤였다 " 

(본문 222 , 223 쪽 )


위대한 학자들도 가까운 사람에겐 단점이 보이는 것처럼 , 나도 이론의 끼워넣기를 하려다 중요성을 부풀리게 될까봐 , 서툰 글을 그만 끝내야겠다 .  의식의 흐름은 누가 가르쳐 줄 수 있는게 아닌고로 직접 느끼고 체감을 해야한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올리버 색스의 다락방 뒤지기를 그만 끝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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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3-27 1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요즘 공기가 진짜 별로네요. 어쩐지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 앞으로도 이런 날이 봄에 자주 오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오후가 되면 조금 낫긴 한데, 내일은 조금 나을 거래요. 감기 조심하세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시간 보내세요.^^

[그장소] 2018-03-27 19:30   좋아요 1 | URL
그쵸~ 갈수록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긴 힘들겠죠? 이미 가속화된 악몽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단 생각을 가끔해요 .숨쉬는게 큰 일이 될테니...말예요 . 서니데이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안부 감사하고요~
 
얼어붙은 바다
이언 맥과이어 지음, 정병선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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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얼어붙은 바다 ㅡ 이언 맥과이어 , 정병선옮김 , 열린책들


이따금 인터넷 검색창에 가을의 기후만 365일 이어지는 나라가 있는지 찾아보곤 한다 . 이 책을 하필 겨울에 읽기 시작했나 후회와 벌벌 추위에 떨면서 섬너의 선택에 웃음이 났다 . 피바람 모래바람이 불고 뜨거움이 작열하는 전쟁터에 있다가라면 그래 그럴만도 하겠어 싶다 . 그래도 너무 극단의 선택이 아닌가 ? 얼어붙은 바다라니 ... 그는 낭만적인(?) 몇몇의 이유로 포경선을 찾았지만  이곳도 평온한 삶의 터전은 전혀 못된다 . 분명  아편에 취해서 시류를 읽는 감각조차 마비된 게 아니고서야 .

한 여름 불볕 더위에 좌판이 벌어진 시장을 지나다보면 온갖 냄새들이 파리떼처럼 들끓는다 . 가장 먼저 후각을 마비시키는 건 역시나 생선 좌판 뒷쪽에서 풍겨오는 부패의 냄새다 . 지금은 위생 관리가 예전보다 좋아져 훨씬 덜하긴해도 여전히 피와 단백질과 지방층 그리고 내장이 퍼트리는 그 특유의 냄새를 잊을 수는 없지 . 

 꼭 삶의 터전도 전쟁 중의 전장터와 다를 게 없다는 듯 섬너가 다다른 곳은 아름답지 못하다 . 그도 스스로 무슨 미친 짓을 벌인 건지 바로 후회했을 만큼 , 항행의 시작부터 곧 너의 몸과 이상의 괴리를 알려주지 하는 것처럼 온 몸의 뿌리를 발칵 뒤집는 배멀미에 진저릴치게 되니 말이다 . 

 

 

선원들은 섬너가 그리스어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미친놈이라고 비웃었지만 , 실상 , 그들이 카드 놀이를 하거나 날씨 얘기를 할 때 , 그는 완전히 자신을 내려놓은 지극한 복락의 상태로 침상에 누워 있었다 . 그렇게 아편을 흡입하면 , 섬너는 어디든 갈 수 있었고 누구라도 될 수 있었다 . 마음이 기연가미연가한 상태에서 뒤죽박죽된 시공간을 부유했다 . 골웨이 , 러크라우 , 벨파스트 , 런던 , 붐베이 . 1분이 한 시간 같았고 , 거의 순식간에 10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 아편은 속임수요 , 사기인가 ? 섬너는 가끔 궁금하다 . 그게 아니라면 , 우리 주변의 세상이 거짓인가 ? 격정과 비통 , 지루함과 걱정의 세상 말이다 . 섬너가 다른 것은 모른다 할지라도 , 이것만은 확실히 알았다 . 그 둘 다 진실일 수는 없다는 것 말이다 .
(본문 76 쪽 )

그들은 부빙 같다  . 그저 한덩이 떠 있을땐 발도 딛고 몸도 세울 수 있는 곳만 같았는데 부빙끼리 충돌하면 그 충격에 와지끈 가장자리며 중심이며 상관없이 검은 바닷물로 부서져 내리지 않던가 ? 부빙같은 사람들의 충돌이 그렇듯 허무하게 스러지고 가라앉는 모양새가... 


섬너의 비밀이 뭔가 엄청난 걸 거라 생각한 나를 비웃는 작가 . 그의 불명예스런 제대장이 비밀이었다니 그깟 종이 한장으로 사람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나 세상의 방식에 새삼 기가 막힌다 . 
좀 더 악착같을 줄 알았던 드랙스의 끝은 하루만 살자 하는 사람답게 허망한 끝이었다 . 악인 최후의 예우가 이처럼 되야하지 않겠냐는 듯 작가는 악의 형상에 어떤 권위도 주지 않고 간단히 멸할 것을 명한다 . 

모함에 걸려 명예도 잃고 바닷가 악취나는 소굴로 몰려 들어왔던 섬너는 그곳을 벗어나며 다시 오명으로 얼룩진 채 도망쳐 나오게 된다 . 그의 말처럼 사람의 연줄은 힘이 없어도 돈은 금화는 힘이 있었다 . 정의는 그만큼 허약한 거라는 걸 보여주려 한걸까 ? 그가 한 게 뭐가 있나 , 살인자를 정당방위로 죽이고도 도망자 신세 . 또 그 먼 바다까지 가서는 사람들을 다 잃고 혼자 돌아오고 만다 . 아편에 취했을 때 그가 한 생각들 , 정의나 사람의 순수함은 속임수고 사기 같다 . 아니 그 둘 다 진실일리는 없다 .

너무 찬 내 손에 내가 놀란다 . 벌써 2월의 끝인데 봄이 다가올수록 온기를 몹시 갈망하면서도 여름에 치를 떠는 내가 있다 . 얼어 붙은 바다를 빠져나오며 또 가을의 전설만을 떠올리는 내가 있다 . 지독함은 그 겨울에 놓고 오자 . 그래 그러자 ...
 

선원들은 섬너가 그리스어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미친놈이라고 비웃었지만 , 실상 , 그들이 카드 놀이를 하거나 날씨 얘기를 할 때 , 그는 완전히 자신을 내려놓은 지극한 복락의 상태로 침상에 누워 있었다 . 그렇게 아편을 흡입하면 , 섬너는 어디든 갈 수 있었고 누구라도 될 수 있었다 . 마음이 기연가미연가한 상태에서 뒤죽박죽된 시공간을 부유했다 . 골웨이 , 러크라우 , 벨파스트 , 런던 , 붐베이 . 1분이 한 시간 같았고 , 거의 순식간에 10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 아편은 속임수요 , 사기인가 ? 섬너는 가끔 궁금하다 . 그게 아니라면 , 우리 주변의 세상이 거짓인가 ? 격정과 비통 , 지루함과 걱정의 세상 말이다 . 섬너가 다른 것은 모른다 할지라도 , 이것만은 확실히 알았다 . 그 둘 다 진실일 수는 없다는 것 말이다 .

(본문 76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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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8-03-16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뜨거운 사막 아니면 얼어붙은 바다...이 소설의 공간은 중간이 없어요 중간이...-_-...시대상이 그렇다기 보다 주인공이 운명을 꼰다고 할까나; 남일이 아닌가ㅎㄱㅎ;;

[그장소] 2018-03-16 21:48   좋아요 1 | URL
대문 프로필 넘 시원해요! 연두해요~!!^^
ㅎㅎㅎ
섬너 가 박복해요 . 지지리 운도 없지 ...
실력과 능력만으로 벌써 저 시대부터 개인이 정당하게 살기는 힘들다고 말해오는거 같잖아요~^^;
부당한 검은 돈이 유일한 출구처럼 그려지니.. ㅡㅡ 에휴~

AgalmA 2018-03-16 22:06   좋아요 1 | URL
최후의 만찬 패러디 & 숨은그림찾기 프사ㅎㅎ
그러나 아무도 모르징ㅋ

[그장소] 2018-03-16 22:03   좋아요 1 | URL
아!! 그렇게도 보여요 . 넘 작아서 얼른 날아채기 힘들지만 .. 힌트를 주면 아~ 아~ 하겠어요! 색이 반전미를 주네요!^^ 허를 찌른달까요!!
 
작은 몰입 - 눈앞의 성취부터 붙잡는 힘
로버트 트위거 지음, 정미나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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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작은 몰입 ㅡ로버트 트위거 , 정미나 옮김 , 더퀘스트

메이브 빈치의 소설 [ 그 겨울의 일주일 ]에 나오는 넬 하우가 문득 생각났다 . 그녀는 정년을 맞아 평생을 몸담고 있던 교직에서 은퇴해 교직원들의 은퇴 선물로 스톤하우스 숙박 티켓을 선물 받는다 . 여행을 떠나기 전의 삶을 보면 그녀는 세상의 일에 철저히 무관심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  마음이 아무리 닫힌 사람이라도 오랜 시간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어딘가에 마음을 , 시선을 주기 마련인데 그녀는 스스로 그런 가능성조차를 차단하고 살아간다 . 그런 사람은 기회가 와도 , 변화의 문이 열려도 그 문 앞에 서지 않는다 . 한 걸음만 내딛어도 풍경이 바뀌고 관계가 만들어 질 수 있는데도 그런 기회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 주저하는 마음을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삶이 바뀔 수 있는데 말이다 .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의 시간을 그냥 허비하고 만다 .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 비둘기 ] 에 보면 넬 하우처럼 자신의 삶을 아주 간신히 이어갈 수 있는 여건임에도 그에 만족하고 변화를 원치 않는 주인공 조나단 노엘이 나온다 . 그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 건 그저 새 한마리 , 비둘기 한마리 였었다 . 그 새 한마리가 두려워 그는 쭉 고수해오던 익숙한 삶의 패턴을 허물게 된다 .

패턴을 허무는 계기 , 조나단 노엘의 비둘기가 아니어도 넬 하우처럼 스톤하우스 티켓이 아니어도 우리에겐 그런 기회를 잡을 순간들이 매 순간 찾아온다 . 그게 불행의 사건이든 행복하고 소소한 사건이든 그저 다가 온 기회를 두려워 않고 덥썩 잡기만 하면 되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지고 여유가 없다해도 지금의 세상은 이 책 속에 표현된 근대의 시대가 아닌 탓에 더 많은 기회에 노출되어 있다 .

이 책에 표현된 ' 쓰담쓰담 ㅡ 토닥토닥 장애 ' 를  기회와 환경이라는 걸로 놓고 다시 생각해본다 . 마음과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주체가 환경을 핑게로 시간이 없고 돈이 없고  , 아니면 그저 너무 지쳐서 무기력해 장애 그 자체가 된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 그저 배를 둥글게 쓰다듬으며 동시에 머리를 치는 행위는 단순한 몸의 저항 현상이 아닌 사회적 정체 현상이 될 수도 있다 . 개인이 곧 사회이기 때문에 그렇다 . 개인의 행복 지수가 높아야 사회 전반의 행복 지수도 올라간다 . 그런데 이 편리한 첨단과 시스템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시스템의 부품이 되느라 자기를 돌볼 시간조차를 아낀다면 그건 국가적 , 인류사적으로도 매우 불행한 일일것이다 . 미래의 어느 시대쯤에 우리 후손이 호모 사피엔스를 검색했는데 그 정의가 시스템의 부품이 된 슬기로운 (?) 인류 라고 쓰여있다면 어떻겠는가 .

이 책은 작은 몰입 , 즉 개인이 삶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음은 물론이고 그에 대한 요령을 여러 사례를 들어 위트있게 보여주고 있다 . 책에서처럼 꼭 동그라미를 그리고 오믈렛를 만들고 로프을 타며 검을 휘두를 필요까진 없겠지만 , 뭔가가 변하는 현상을 주의깊게 바라볼 시점 , 초점이 생기는 데엔 많고 큰 것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열정적으로 보여주면서 읽는 이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 다만 책에서 저격하는 1만 시간의 법칙은 꼭 이 책엔 필요없는 뱀의 다리 같았다 . 어쨌거나 저자 스스로가 몰입하며 우리에게 예시로 든 많은 일들 대게가 시간을 공들여 투자해야 하는 일인데 아주 쉽죠 ~ 하는 건 어폐가 있어 보인다 . 자연히 그에 대한 반발심을 동시에 불러오는 표현 같았기 때문이다 .

좀 몰입하기 어려운 책 뒤에 읽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나는 참 재미있게 읽었다 . 저자가 나 , 능력자야 ! 그래보이지 하는 으스댐 마저 꽤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 작은 몰입 덕에 작은 웃음을 저자 덕에 지어보게 된 시간이었다 .

1만 시간의 법칙대로 한 우물만 죽어라 파서 어떤 분야의 ‘ 끝판왕 ‘ 이 돼야 할까 ?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하여 소위 크게 성공한 인재들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

빠른 결과를 내야 하는 부담 없이 천천히 ,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재미도 마이크로마스터리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 그것을 해내는 데 유연성을 발휘하여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볼 수 있다 . 그 과정에서 우리는 뇌의 다감각적 뉴런에 호소하는 3차원 방식으로 학습을 하게 된다 .
(본문 13 쪽 )

신경 기능과 관련된 최근의 조사에서 뇌의 상당 부분이 다감각적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다시 말해 후각을 담당하는 뇌세포와 시각을 담당하는 뇌세포가 따로 구별되어 있지 않으며 , 후각과 시각의 입력 정보 모두를 똑같은 세포에서 처리하기도 한다는 얘기다 . 이를 미루어 보았을 때 인간은 보다 다차원적이고 다감각적일 때 잘 배울 수 있다 .
(본문 41 , 42 쪽 )

뇌는 감각을 따로 처리하지 않는다 . 대부분의 뇌세포들은 청각 , 촉각 , 후각을 비롯해 심지어 고통까지도 동시에 기록한다 . 이런 맥락이라면 지능 역시 분류되어 있지 않고 고도로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이 더욱 선명해진다 . 인간의 여러 감각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한다 .
(본문 55 , 56 쪽 )

근대 이전의 시대엔 누구나 다재다능하게 살았다 . 필요한 것들을 직접 만들고 고치는 기술이 사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했던 까닭이다 . 당시 사람들은 놀 때도 직접적인 활동과 사고를 수반했다 . 이러한 다재다능적 삶의 기반을 지금의 교통 , 통신 , 오락이 제공하는 용이함과 편안함이 허물어뜨리고 있다 . 근대 이전의 기분으로 보자면 푸줏간 주인이나 은행가 , 광부의 아내는 얼마든지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나 출증한 수채화가가 될 수 있었지만 현재의 편리함이 그런 그런 가능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 누구의 마음에나 있는 잠재성 , 마이크로마스터리가 되찾아준다면 어떻겠는가 ?
(본문 81 쪽 )

이 책은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숨겨진 길을 보여주겠다는 매혹적인 약속이다 . 그 길이 숨겨진 이유는 우리가 그 길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그 길이 어렵고 복잡하고 돈이 들고 시간이 든다는 이유로 감추고 있다 . 흥미를 가질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모든 것이 우리에겐 숨겨진 길이다 .
모든 것은 흥미에서 시작된다 . 흥미를 느끼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배우지도 않게 된다 . 행복한 사람들은 이런저런 흥밋거리를 가지고 있다 . 심각할 정도로 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면 그건 우울증의 한 증상이다 .
(본문 251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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