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의 행복 - 2016년 17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조해진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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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17회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 : 권여선 작가 편

언니 , 이 모두가 신의 섭리다 , 망루가 불타고 배가 침몰해도 , 이 모두가 신의 섭리다 , 그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야 신을 믿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말할 수 없어요 . 섭리가 아니라 무지예요 ! 이 모두가 신의 무지다 , 그렇게 말해야 해요 ! 모르는 건 신이다 , 그렇게 ......

 

ㅡ본문 199 쪽에서 ㅡ

 

 

책을 읽고 덮고 생각이 멈추고 인용할 문구를 고르는 중에도 계속 나는 ' 당신은 알지 못하나이다 ' 로 인식하고 있었다 . 그건 당신이 모른다는 단호한 내 생각이 은연중에 이 소설을 읽기 전부터 있어왔던 것에서 기인한 사고 방식에서 온 오류인지도 모른다고 지금은 생각을 한다 . 다시 한번 책의 내용의 훑어내려 오면서 이 본문의 부분을 잡고 시작해야지 할 때  돌연 은"은 이"로 변환이 되어 있었다 .

 

그러니까 당신은 알지 못하는 이야기에서 당신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로 ......

여기서 당신이란 많은 다수의 사람이기도 하지만 , 어떤 사실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이중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 신의 무지란 다수의 무지이기도 하고 , 눈 앞에 놓인 진실을 볼 여력이 안된다는 의미의 무지이기도 하다 . 다른 면에선 폭력적 함구의 무지이기도 할테고 ,

이야기는 전학을 와서 모든게 낯선 너무 평범한 여학생의 시선에서 시작이 된다 . 한 반에 재앙처럼 예쁜 여자아이가 하나도 아니고 둘 이나 있다 . 한쪽은 예쁜 면이 도드라진 치명적인 예쁨이라면 다른 한 쪽은 그 걸 넘어선 미의 모든 것이랄 만한 넘치는 아름다움 이라고 할까 , 그 세계를 보다가 다른 세계를 보면 아 , 하고 더는 말이 안나올 만큼 .

 

지나친 것들엔 늘 폭력적인 면이 뒤따르더라고 하면 이상한 말이 될까 ? 그건 명탐정 코난이 어딘가를 가면 반드시 살인 사건과 만난다는 법칙과 비슷한 것이다 .

그런 아름다움의 총량이 버겁다는 듯 죽어버린 김해언이 있고 , 모든 사건은 빨리 잊히는 듯 했는데 , 시간이 흘러 돌연 이 전학생의 앞에 나타난 해언의 동생 다언은 그 사이 언니처럼 성형을 하려고 했는지 비슷하지만 어딘가 기괴하다 .

왜 그녀는 이 여자 앞에 나타났나 . 난데없는 시를 꺼내들고서 ...... 

 

마치 , 모든 사건엔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속성이 있는 것처럼 , 하다못해 자신의 지은 죄라도 불구하고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인 듯한 경우에라도 미미한 단서 하나를 남기기를 원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완전히 그 자신을 다 속이고는 살 수가 없는 탓에 , 아니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완벽히 흘러가고 있다는 주문같은 걸수도 있고 . 의식처럼 치르는 ......

훗날이라도 돌이켜보면 아 , 그 사건이 그런거였구나 하는 깨우침 , 깨달음을 가지라는 복선의 하나인지 퍼즐의 잃어버린 한 조각을 네게 남긴다는 것처럼 이따금 나타나 뜬금없는 방식으로 여전히 김해언의 죽음 이후 그 가족들의 삶이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아달라는 듯한 , 고해소같은 역할의 전학생 .

 

그리고 다언이 남은 엄마와 견디는 방식으로 해나가는 세상을 향한 모종의 일들 .

윤태림의 결혼과 (살해범인 용의자이던 신정준과 결혼 ) 6개월 된 딸아이 실종사건이 발생하는 사이에 다언은 도서관에서 거의 10년 가까이의 시차를 두고 그녀를 찾아온다 . 너무나 다른 모습을 하고 ......

중간중간 거의 실성에 가까운 윤태림의 상담일지 인지 기록 같은 것이 나옴으로 범인이 누구인가를 정확하게 지목해주는데 , 이 소설에선 끝내 명백한 증언으론 들을 수 없다 . 다언도 그저 확실한 사실은 알지 못하고 처음의 수사에서 반바지와 나시티가 왜 원피스로 둔갑했는지만 겨우 알아내고 절망한다 .

 

고백은 미친 듯 내뱉는 윤태림의 상담인가 , 독백같은 말들속에 나오는데 , 그 마저도 제정신으로 하는 말 같지가 않기에 뭔가를 잡아채기가 어렵게 끝이 난다 . 그리고 다언네 가족에겐 죽은 해언이 처음에 가질예정이던 본래의 이름인 해은이란 이름을 가진 딸이 생긴다 .

우연히 듣게되는 그 이름에 전학생이던  그녀는 불편하면서 위기감 같은 것을 느낀다 . 아는 채하면 위험한 뭔가를 들었고 , 내내 못들은 것으로 해야한다고 ......그렇게 또 하나의 진실이 묻힌다 .

 

알지 못하는 이야기만큼 재미 없는게 또 있을까 , 알지 못한다는건 관심 밖의 상황 , 내 호기심의 대상이 아님을 고백하는 것과도 같다 . 아니면 체념같은 습관이거나 , 그 조차 아니면 너무 먼 이야기라 닿지 않는 상황의 것들이거나 , 그러나 우린 가본적 없는 죽음에 늘 호기심이 생긴다 . 분명한 경계선이 이쪽과 저쪽으로 있는 거라고 해도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이 아무도 없는 까닭일지 모르겠다 .

 

낯선 죽음에 당하고 마는 날카로운 가격이 충격이 쎄었기 때문인지 오지 않은 어떤 미래의 예언서를 설핏 엿본 것만 같은 감각은 참 , 기이한 느낌이다 .

 

신이 있다면 이상한 방식으로 온갖 애정을 손 끝에 부어 한 피조물에 버무려 놓고 , 그 완벽함의 한 수처럼 어떤 텅빈 것을 주었다 하자 . 그래야만 신이 쓰는  저울이 기울지 않을거라는듯 ...조금은 모자란 부분으로 남겨놓은 면이 , 이 책의 사건이 되는 김해언의 죽음에 놓인 공백이며 그녀의 기인 방식이었다고 치고 그걸 치우는 방식은 신의 방식인지 모르겠는데 , 해은이 해언이 된 것 만큼 엉뚱하고 대체하는 방식이 어이 없다는 것이  또 신을 닮았다 . 그런의미에서 신은 정말 무지의 , 미지의 존재임은 분명하구나 하게되니 , 신을 알게 되는 방식도 여러가지구나 싶다 .

 

사건은 단순하지만 시간으로 보면 오랜 고통이 존재하기에 단순할 수없다 . 많은 사람들이 이때문에 고통 받고 핍박을 당하는 상황도 생긴다 . 신 앞에선 모두가 당하는 처지일까 ... 싶어서 무기력해진다 .

읽으며 몹시 빨려들 듯 몰입을 했던거 같다 . 던져주는 메세지도 , 사건을 다루는 작가도 너무 매력있어서 이 작품이 지면에만 머무는 것이 못내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 미니드라마 나 영화로도 멋진 작품이 될것 같다고 생각했다 . 그러니 당신도 이 이야기 읽어보시길 , 당신만 모르는 이야기는 어쩐지 억울 할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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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의 행복 - 2016년 17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조해진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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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 17회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 카레가 있는 책상 : 김사과 작가 편 ,

 

여기는 아주 이상한 곳이다 . 아주 이상한 곳에 내가 있다 . 어떻게 여기에 도착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  어제의 버블티 여자를 떠올려봤다 . 그런데 그 일이 정말 어제였나 ? 어제란 그저 꿈이 아닌가 ? 기억에만 남아 증명할 방법조차 없는 그것을 어떻게 믿는가 ? 어제의 사건과 , 내일의 기대가 , 죄다 ...... 그리고  오늘의 나는 아주 희미하다 . 여기는 정말로 이상한 곳이다 . 아주 많은데도 아주 적다 . 사람들로 가득한데 아무도 없다 . 벽 너머에서 사람들이 기침하고 , 웃고 , 그리고 카레 냄새가 ...... 아니 카레 냄새는 더 이상 없다 .

 

ㅡ 본문 229 쪽 중에서 ㅡ

 

사실 읽으며 울 집 남동생 생각이나서 나는 클클클 웃으며 읽다가 마지막 문장에 가서는 멈칫했다 .

누군가의 머릿속을 아무렇지 않게 들여다 본다면 이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 끝에 였는데 , 그럼에도 잔인한 부분에 가선 설마 싶은게 , 누구에게나 이런 부분이 있을거란 생각의 자체가 거기서 되돌려 나와야 할 막다른 골목 같아진 탓이라면 탓일까 ......

마지막 까지 미치지는 말자 . 싶어진 모양이다 . 그나마 인간 다운 이유를 들자면 얻어 맞아도 맞을 뿐 , 무해한  인간으로 남아주길 바라게 되서인지 모르겠다 .

 

김사과 작가의 글을 대부분 단편으로 만나는데 이번이 그중에 가장 흥미롭게 읽힌 부분였다 . 보통은 덜 닿은 느낌처럼 , 아직  닿지 않았다고나 할까 하는 그 지점에 글이 멈춰있곤 했다 . 누군가 이끌어 준 리뷰 속의 작가는 참 흥미진진한데 내가 읽으면 재미가 덜한게 참 신기한 일이었다 . 그래서 아직 도착이 안된 좀 빠른 소리 ( 이건 금태현 작가의 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 , 에 나오는 해석부분의 인용 쯤 된다 .) 였다면 ,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닿은 지점 쯤 글이 멈칫했다 .

 

평범하고 많은 것들 중에 잠시 정적 . 잠깐 멈춤의 상태를 잡아내는 카메라 .

(내가 뭐라고 하는지 모르면서 탁탁 치고있는 타자의 이 순간 처럼) 냄새를 가지고 누군가를 증오하고 린치 하는 것도 가능한 익명의 세계에서 전달해오는 모르스 부호같아 뭐라고 ? 잘 안들려 ...라고 타전하게 되는 이 순간 .  '알아 . 무슨 얘긴지 ......' 할 수있으면 더없이 좋겠는데 ,

 

카레가 있는 책상 위에 마지막에 남는 것은 잡히지 않는 상상의 것들처럼 희미한 냄새 . 갈망 .  그것이 치웠음 싶은 것이든 간절히 원하는 것이든 희미하게 잡히지 않는 , 희망이란 덫과 같다는 ㅡ 차라리 미워할 뿐인 기대의 희망을 이렇게 표현도 하는구나 .

 

카레 냄새를 미워해 보려고 시도하다 포기한채 이렇게  쓴다 . (아하핫 )

간절한 생각 끝에 ( 혼자만의 생각으로 )  누군가를 찾아가 밑도 끝도 없이 쫓아다니지는 말아 달라는 당부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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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1-04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레는 두 끼 이상 먹으면 질리는 냄새인데, 일년에 한 두번쯤은 생각난다죠.
2016년 마지막 날 태국 그린 카레라는 걸 먹었는데, 카레 같지 않은 카레를 먹으며 내내 이상하지만 맛있군, 이상하지만 맛있군 했어요. 그장소님 김사과 작가 글 얘기도 왠지 그런 느낌ㅎ

[그장소] 2017-01-04 18:03   좋아요 1 | URL
일년에 한두번이 아닌 매일은 카레의 향에 질릴것같네요. 저도... 질리는데 앞에두면 또 먹히는 것에 넌더리 나는 삶이 라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저 내용은..ㅎㅎㅎ
 
[eBook] 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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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내가 한참 자라던 때에는 동네에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고 그 작은 구멍가게가 어둔 밤하늘의 유일한 별빛처럼 아무리 시간이 늦어도 찾아오는 손님을 거절하는 법 없이 문을 두드리거나 주인을 부르면 자다 깨서 나와 필요한 물건을 내어주곤 했었다 . 그런 덕에 낮에는 쪽 잠이 든 주인을 볼라치면 깨우기가 미안해 구매해가는 물품목록을 메모해 돈과 함께 남기고 와도 되는 인정이 통하는 시간이 있었다 .

내가 편의점을 인식한 처음이 그때가 아닌가 싶다 . 지금은 길에 나서면 건물당 하나씩 모퉁이의 머릿돌처럼 박혀있곤 하지만 , 그만큼 수요가 급속히 는 편의점을 보면서도 나는 이전의 구멍가게가 주는 따듯한 신뢰의 감정을 잊지 못하고 , 여전히 늦은 밤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섰는 그 곳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

그래서 나의 첫 아르바이트 역시 24시간 편의점이었다 . 가장 좋았던 건 물건의 자리가 비기 무섭게 창고에서 날라온 상품을 반듯하고 예쁘게 진열할 때였고 , 바쁜 중에 반짝 찾아오는 휴식의 시간에조차 이빠진 것 같은 상품매대를 제대로 정리하는 순간이 좋았었는데 ,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 기쁨의 원인은 구멍가게의 절실함 처럼 나역시 간절한 누군가에게 아무때나 문을 두드리면 필요한 것을 내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게 아닌가 한다 . 그래서 내겐 이 이상한 이유로 편의점에 대한 로망이 있다 . 편의점에 대한 로망이 있으니 당연히 편의점 인간 ㅡ이란 소설이 나왔을 때 , 아... 뭘까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건가 ! 기대를 하며 책을 읽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었고 ,

다분히 장난스럽고 다분히 분개를 해가며 남긴 첫 리뷰 후에도 아직 골라놓고 깜빡한 물건이 거기 있는 것처럼 자꾸 뒤를 채는 통에 그대로 보낸 시간은 찜찜함 자체였다 . 그렇다고 멍하니 그냥 보낸것은 아니고 , 계산을 하고 안가져 온걸까 , 계산 않고 두고 나온걸까를 미쳐 챙기지 못한 영수증을 원망하듯 , 대체 생각 못한건 뭘까 ! 이렇게 그냥 지나쳐도 되는걸까를 책을 마주칠때마다 찍혀나오지 않은 영수증처럼 느꼈었다 .
더 생각해보라는 주문을 글의 행과 열 사이에 식안으로 구분 안되게 비밀스레 바코드처럼 새겨놓은 것 아닐까 ㅡ 별 쓸데없는 생각까지 해가며 ... ...

태생 자체가 호기심 투성이인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 , 내가 남동생에게 이 여자의 상태를 읽어주니 뭐야 , 사이코패쓰야 ? 한다 . 공감력이 지극히 낮잖아 . 하면서 그러게 문제는 확실히 있어보이지 ? 하고 주고받던 대화를 혼자 하면서 , 말 해지지 않고 분위기나 관습 , 습관처럼 일일히 설명이 안되는 부분에 대해 고민했다 . 누군가의 말처럼 지식은 늘어만 가는데 그에 맞게 행동하는 메뉴얼은 인간마다 이해가 달라서 왜? 어째서 그렇게 되는건데 ? 하면 그냥 어른 말이니까 들어 . 라거나 , 다들 이렇게 하는거야 . 해버린 삶의 체험분과 그 습득 과정에서 누락된 것이 게이코가 내내 알고 싶어하고 나중엔 그런척 하는 인간으로 되기까지의 까닭은 아닐까 .

척하는 이유 , 다들 그러니까 ! 라는 납득의 이유 , 그 척하는 자세에서 진심이나 사실과는 단절된 것들을 게이코는 예민하게 알았던게 아니까 ? 좀 더 확실하게 빠르고 거친 방법이지만 어디선가는 (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분명 하고 있으며 공공연히 보여도 주면서 다들 그걸 ( 영화에선 폭력도 살인도 나름으로 정당화한다 . 우리들은 그걸 보며 부분적 심정으로 이해하고 , 체득한 사회관습으로 해선 안될 것이라고 알지만 그렇게 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이상한 모습에 의문을 같진 않는다 . 그냥 ' 아는 것 ' 이란 걸 " 아는 것 "이다 . ) 보면서 , 정작은 행동해선 안된다는 무언의 의식공유가 , 왜 안되는지 , 난폭해서는 , 그렇게 일이 해결되서는 안된다는 것을 딱 부러지게 설명은 못하고 사과해야만 하는 일이 된다 .

 

부모가 그 일로 사과하니 미안한 일이 되서 게이코는 그건 안되는가 하지만 , 여전히 왜는 빠진 채의 통째로 삼키는 억지일 뿐이라는것 . 그건 내내 사회적응력에 그녀가 왜가 빠진채 로봇처럼 사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 그냥 그런거야 . 약속 같은거야 . 하지만 그녀는 그 약속을 누구와 언제 ? 했다는 건지 자신은 한 기억이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는게 어렵다 . 어렵지만 괜찮은 척 하려고 한다 .

그래서 그녀는 누군가의 모습을 따라만 한다 . 그래야 안전하고 이상 없다고들 느끼니까 . 게이코 말고도 그런 사람은 또 있다 . 바로 그녀의 룸메이트가 되는 시라하 씨 . 그가 편의점 알바로 들어오고 한 행동은 메뉴얼을 보는 거였다 . 직원 숙지 메뉴얼 . 그 메뉴얼엔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있을 텐데 , 거기엔 아주 상세한 행동의 모델은 없다 . 그저 글자 그대로 메뉴얼일 뿐 , 사람이 행동으로 하기까지의 일련의 동작과 사정은 제외된 세계이다 .

상품을 진열하라고 해서 하긴 하는데 왜 그자리엔 이 상품이 반듯하고 예쁘게 놔야 하는지에 대해선 써있지 않고 개인의 능력이나 취향처럼 그냥 알수 있는 건 알아서 하라 ㅡ는 식이다 . 그냥 아는것 . 그 사이의 인간 성 . 나는 반듯한게 싫은데 . 이물건이 저기있어도 여기 있어도 살 사람은 사고 안 살 사람은 안살텐데 굳이 예쁘고 반듯하게 꼭 그 자리일 필요가 뭘까 ...

 

지금은 그 것들이 마케팅의 원리라고 듣고 봐서 알지만 , 마케팅 원리로 짜여진 곳의 불편함을 누구보다 우리 자신이 찜찜하게 체험한다 . 얼른 사고 나가, 얼른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 ㅡ 하는 무언의 가르킴 에 알게모르게 " 지시당하고 있는 불편함 .

거기에 반항하듯 메뉴얼을 따르지 않는 신입 시라하와 이미 메뉴얼 정본 같아진 게이코가 있다 . 이 둘은 일반적으로 볼 때 우리와 다른 사람인 것 같지만 잘 보면 우리들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사람들이다 . 시라하는 메뉴얼 외적인 부분에 서있는, 행동하지만 그 행동이 불편을 불러오는 사람으로 사람자체의 특성 ㅡ반발하는 인간을 보여주고 , 우리가 익히 자연스럽게 대하는 서비스 정신에 최적화된 게이코는 메뉴얼 내적인 부분에서 쾌적함을 서비스한다 .

하지만 이 이상한 일은 편의점에만 있는게 아니다 . 공공연히 불륜이나 사내연애는 뭔가 부당하다고 하면서 우리 사회 이면에 깊숙히 뿌리내려 있다 . 그런데 뉘앙스를 보면 점장과 게이코가 룰모델로 따라하는 이즈미씨도 간단한 사이 같진 않다 . 다만 그 부분을 뉘앙스만 보여주며 지나간다 . 그런 부분에서 아 . 깨닫는다 . 뭔가 ( 사정이나 사연이) 있지만 말해선 안되고 말하면 곤란한 것을 감지 " 만 하는 것이다 . 게이코는 이상해도 , 모른 척 지나가고 독자인 우리들은 그 척과 척 사이를 읽는다 . 바로 그 부분이( 말 없이 공유하는 사회 분위기 같은 걸) 없는 뭔가라는 것을 .

그러니 시라하 씨가 내내 사회로부터 강제적으로 착취를 ( 인생이나 삶 전체을 ) 당하고 말못하는 강간 사회라고 부르짖어도 직접 당하는 일이 아니면 와닿지 안게 된다는걸 ... 룰 모델 을 저 먼 야생의 시대로 거쳐가야 한다고 해도 바로 알아들을 수없다 . 그 시대부터 내려온 거라는 얘길 . 지금도 그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얘길 듣자면 날 것의 인간이 아니라고 우리는 반발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 좋은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안도' 는 자신을 현재에 있게 하기 때문에 ...

그래서 편의점 인간은 새로운 룰모델상이 자신이면 안되는 이유가 뭘까 ㅡ하며 질문을 던진다 . 다들 여기 없는 뭔가( 사회적 약속같은)를 룰모델로 따르고는 있으면서 . 마치 신은 안보이는데 신이 있는 것처럼 믿듯 ...
그러면서 정작 그 시초와 그 이유를 전~부 알기라도 하는 듯 이유 묻지않고 따르는 게 더 이상한 게 아니냐는 듯 . 질문을 해온다 .
그렇게 안도하면 고칠게 없는 것처럼 ...계속 변화를 다그치고 몰아붙인다 . 그런데 그 변화의 기준은 어디서부터 내려온 걸까 ?

먼 시대부터 ? 라고 하면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사람은 뭘까 . 우리도 언젠가는 먼 시대가 될텐데 ...
그러자 , 게이코는 사회 약속 따위 모르겠고 지금은 편의점이 내 모든 순간이야  하는듯 일로 뛰어든다 . 우리가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더라도 그냥 오늘을 받아들이고 사는 것처럼 .

ㅡ 나는 ' 고쳐지지 않으면 안 된다 ' 고 생각하면서 점점 어른이 되어갔다 .

본문 페이퍼기 30 ㅡ
ㅡ 나는 ' 진짜다 ' 하고 생각했다 . 연수받을 때 상정했던 가상의 손님이 아니라 ' 진짜 ' 였다 . 본문 페이퍼기 34 ㅡ


계속 문이 열린 편의점 처럼 오늘도 그렇게 안도를 사며 살고있는 것이 아닐까 ...
그것이 내가 예전 부터 들어가고 싶어한 사회( 구멍가게의 빛) 인으로의 로망인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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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2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1-02 15:52   좋아요 1 | URL
네 ㅡ 재미, ㅎㅎ 가려운데가 시원하게 긁히지 않은 기분이 드는 책 이랄까요.?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어서요!^^
그걸 재미로 놓고보면 확실히 재미있는책인거죠. 잘 읽히고요. ^^

2017-01-02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1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책자의 행복 - 2016년 17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조해진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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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진하려 했으나 장벽에 부딪혀 돌아온 허무와 애초부터 전진을 시도하진 않은 고정된 허무는 다르다고 , 일상과 감정의 반복 속에서 스스로 실존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요 . 라오슈가 학생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죠 .  하지만 라오슈 , 하루하루가 특별한 감각 없이 머릿 속 망각의 창고 안에 쌓여가고 있는데 , 나라는 존재 하나 해석할 수 없어 생산성과는 완전하게 무관한 산책이나 하며 부모님이 보내주는 돈을 낭비하고 있는데 ,  이런 제가 어떻게 제 세계의 둘레를 벗어나 전진할 수 있을까요 . 해변의 버려진 종이상자처럼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조금씩 무너지고 있을 뿐입니다 .

라오슈 , 오늘도 저는 긴 산책을 했고 책을 펼쳐보지 않았습니다 . 그리고 라오슈에게선 여전히 답장이 오지 않았습니다 . 」

 

ㅡ 본문10쪽 중에서 ㅡ

 

독일에서 유학중인 메이린의 독백같은 일기와 부름 , 고백이 있고 ,  M시에서 시간을 견디며 보내질리가 없는 답을 또 독백처럼 혼자 할 뿐인 라오슈가 있다 . 접점이라면 한때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강의를 받던 학생과 교수였던 사이라는 것 .

 

그런 교수의 신분에서도 일자리가 없어지면 그냥 고학력의 백수가 될 뿐 , 자격증이나 기술 따위는 없는 , 지식인의 하루 아침이 이렇게나 허무하다 . 누군가의 결제도장 하나로 과 (科) 하나가 생기고 없어지고 하면서 생기는 실업자와 노동자라니 , 엄청나단 생각을 했다 .

 

이 책 이전에 막 끝낸  조남주작가의  82년생 김지영ㅡ이란 글 말미에 보면 정신과 닥터인 남편이 수학천재인 아내의 이야길하는데 , 잘나가던 회사 연구부원이던 아내가 아이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에 들어 앉아 아이와 가사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일을 할 수 없으니 , 그 해방구로 초등수학 문제집을 미친듯이 풀어 매번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는다는 이야기였다 .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마음껏 할 수 있는 일이 결과값이 딱딱 나오는 일이 수학문제집을 풀어 나오는 정답을 맞추는 것 뿐이라는 말에 얼마나 절망적인 몸짓이 보이던지 내가 다 미칠 것만 같았다 .

 

병든 어머니와 생계를 위한 일로 할 수있는 일이 고작 편의점에 서서 새벽을 지키는 것 뿐인 여자 , 혹시라도 누가 자신을 알아볼까봐 젊은 사람들이 들어서면 어김없이 경직되어버리는 몸 , 철학을 가르치며 노동은 신성하니 자유를 지키는 한 가난 속 , 인간의 품위 운운하던 기억은 현실에선 철크렁 쇳소릴 내며 쫓아오는 검은 개나 마찬가지일 뿐 .

 

그러니 , 이 책의 주 제목인 산책자의 행복은 메이린이 이미 죽은 이선을 생각하고 , 라오슈를 걱정하며 자신은 지금 겪지 않는 미래의 일을 오직 고민 할 뿐인 달콤한 슬픔이기에 행복인 것이라는 다소 냉정한 말을 해야겠다 . 먹고 사는 치열한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면 그처럼 라오슈에게 연연해 편지나 보낼 시간 따윈 없었을테니 ,  그러니 메이린은 행복한 산책자인 것이 맞다고 . 아직까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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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3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1-03 03:34   좋아요 1 | URL
ㅎㅎㅎ천천히 하셔요...저 무서워서~ 체하잖아요! 새해 복은 많이 쟁여 두셨죠? 마구 풀어 쓰시고 남으면 저도 좀 주시고요!^^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 2005 문학수첩작가상 수상작
이장욱 지음 / 문학수첩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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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들의 이야기예요,설명될 리 없는 것들이죠..ㅎㅎ그걸 뭐라고 부를까요?

 

한 번도 아니고 , 자주 반복 되는 것엔 어떤 이유가 있지 않겠냐 ...하는 질문을 던져놓고 나름의 답을 한 것이라면 작가는 참 짓궂은 사람이다 . 그 이유라는 것이 그저 칼로의 유쾌한 악마 들  탓이라니...

 

얼마전에 막 보기를 끝낸 드라마 생각이 났다 . 웹툰으로 더 유명한 임인스의 작품 "싸우자 귀신아 "를 보면 결국 여주가 왜 거기서 죽었는지의 의문을 푸는 열쇠는 되지만 ,  그렇게 많은 교통사고의 이유로는 이해가 안되는 지점이 또 그 곳이기도 하다 . 뭐 , 내가 그 웹툰을 보다 말아서 줄거리를 충실하게 따르지 못하고 , 드라마의 이야기를 가져와 옮기느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

 

 그 교차로는 한 여름 점쟁이의 8월에 가지말라던 물가" 이고 , 어릴 적 우리동네 물놀이 사고의 8할이던 합수물 지점이며 , 한 낮의 뜨거운 대기의 온도와는 다르게 수온은 너무 빠르고 차갑게 식어가던 절기의 어떤 변곡점에 있던 곳이 그 교차로라고 하자 . 마구 뒤엉켜 버려 교통정리가 안되는 탓에 , 뭐가 이유인지 물을라치면 그 인과따위가 그게 말이 되냐고..... 물을 밖에 없는 , 그런 도리없는 것들 말이다 .

 

 그러니 , 작가더러 얄궂다 할 수밖에 , 나는 귀신과 퇴마를 하는 이야기를 보았지만 이 책은 그런것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 한 여자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그저 속수무책으로 머리가 아플 뿐이고 , 이사를 앞두고 잠시 아일 맡기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그 위로 말 풍선이 보이지 않아 알수 없다 . 아이는 기묘하게 표현해 놓아 생각조차 알수없고 , 통과해 다니는 공기처럼 그려 놓고 그게 시작이었다 . 사고였다 , 자살이다 . 말들이 불분명한 가운데 , 열차를 운전한 기관사는 아직 젊었고 , 감응형 인간였는지도 모를일이지만 역시 같은 방법으로 죽는다는데 있어 뭔가에 잘 감응하는 인간들 였는지 모를일 . 마지막 비글의 주인역시나 ..그건 처음의 여자 역시도 그래 보였다 .

 

그냥 이 역이 있는 마을 자체가 다 이상하게 빨리 무너지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한다 . 재건축을 서두르는 아파트의 낡음이 불길하고 , cctv 조차 선명치 못한  역의 낙후된 시설이 그렇고 , 기관사인 도천의 장례에 참석차 온 친구 둘이 들렀던 갈라파고스의 기억이 유적지 같은 느낌들 떄문에 더욱 더 그렇다 . 눈을 감았다 뜨면 존재했던 적도 없는게 아닐까 싶게 , 불안정해 보이는 곳 . 그런 곳에 불길함 . 빨리 사라지길 바라기라도 하듯 .

 

이상한 건 아무에게도 , 누구에게도 그닥 피해가 될 리 없던 사람들이 가장 먼저 사라진다는 데 있다 . 무해하니 , 먼저 사라지게 하는건지 , 등장인물의 사라짐에 유사성을 을 보면 , 악할 수록 악착같을 수록 잘 살아 남는다는 걸 보면서 , 생에 대한 끈기 , 악착 , 그런게 은연 중에 옅은 아우라로 번져 나오는건지 모르겠다는 생각 . 좀 더 약한 쪽이 먼저 가는게 당연하다면 , 그들은 아무 생각 없었으므로 그게 위험에 대한 무지로 이해를 해야하는 건지도 , 악마가 있다면 그런게 보일테니 , 

 

작가나 , 느닷없이 출현해 남의 등을 미는 그 친구와 외팔이아저씨의 넘어짐이나 , 진실따위 알고 싶지 않은 남편이나 , 자살이지만 의롭게 기사를 만들어 내는 사회나 , 다 거대한 악마 군단 인지도 모르겠다 .

 

진심으로 작가가 사악하다 하는 말은 아니니 오해는 마시길 !

 

"확실히 이 모든 것은 한 여자의 두통에서 시작되었다 .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 꼭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 모든것은 윌리엄 윌슨 콤플랙스라는 이상한 질병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 로또나 홈쇼핑에서 시작되었다고누군가 주장한다 해도 틀렸다고는 할 수없다 .

지금 나는 다만 자크 칼로의 기이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 ." ( 213, 214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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