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무기로 세상에 맞선 예술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비전문가 두 명이 자료를 모아서 만든 책이다. 음악, 미술, 영화 등 다양한 예술가들에 대한 얘기가 두루두루 소개되어 있다. 스스로 비전문가라고 밝혔듯이 깊이는 없다. 심하게 얘기하면 여러 자료들을 보고 복사해온 느낌이다. 그래도 우리가 잘 모르는 예술가를 소개해주고, 마지막에 그에 대한 책과 자료를 소개해주었던 점이 얻을 것이라면 얻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곳 중의 하나가 학교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 학교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교를 둘러싼 변화의 요구는 높지만, 왠만해서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런 학교에서 교장공모제가 시작됐고, 젊고 의욕적인 교장들이 들어선 곳에서 변화가 생긱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3곳의 모범사례를 통해 교장공모제 후 2년 동안 절망의 학교가 희망의 학교로 변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의미있는 기록이기는 하지만, 모범답안을 만들기 위해 포장한 냄새가 강하다.
1948년 제주에서 봉기가 일어났고, 이를 진압하러가던 군인들이 반기를 들고 여수 순천 일대를 점령했다. 그렇게 시작된 여순항쟁은 빨치산투쟁으로 이어졌고, 막 들어선 이승만 정권은 빨갱이 소탕을 내걸고 반공국가 건설로 내달렸다. 여순항쟁의 시작과 의미, 이승만 정권의 탄압과 반공국가의 성립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아주 공들여 정리했다. 한 지역의 사건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당시의 전국적 상황에서 바라보면서 의미를 정리한 것이 돋보인다. 공들이기는 했지만, 세밀하지는 못한 점이 조금 아쉽다.
중국의 어느 변두리 지방에서 살아가는 허접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가진 것 없고 무식한 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 짜증나는 그런 이들의 삶을 그만큼 짜증나는 귀신의 입으로 얘기하고 있다. 허접하고 짜증나는 그 삶 속에서 애정과 힘이 있다. 그것이 머리를 눌리면서 남을 짖밟는 이들의 삶과는 다른 것이다. 세상사와 떨어진 가족주의라는 답답함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재미있고 생생한 소설이기는 하다. 또한 정성스러운 번역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애국주의 광풍이 무섭게 부는 그 한가운데서 진실과 정의를 얘기할 수 있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드레퓌스 사건이 프랑스를 반유대주의라는 광기로 몰아가는 와중에 에밀 졸라가 그에 맞서 썼던 글들을 모았다. 현학적이지도, 현란하지도 않은 작가의 당당한 외침은 오직 진실과 정의만을 얘기하고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맞섰던 힘이 넘쳐흐른다. 결국 드레퓌스는 석방되고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목숨을 걸고 싸웠던 에밀 졸라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