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애목록‘

1.

퇴근길 눈여겨 본 전지된 모과 잔가지를 출근길 셋. 조팝가지 셋. 정리하다 떨어진 꽃잎 세송이. 꽃 하나. 모과잎 하나.

2.

복숭화 꽃 중가지 셋. 가지(소) 셋. 낙화 하나

3.

개나리 특대 3 대 4. 중 4. 소 5. 낙화 2

4.

열외 - 벚꽃. 진달래. 산수유

5.

드로잉 다섯. 기대기대 둘. 기다림 여섯. 설레임 일곱.

6.

찬 봄 둘. 해 봄 셋. 그래도 읽어봄 넷. 뜬 봄 하나. 열봄 하나. 안해 봄 둘.

군말. 그래도 책들이 많이 다가오고 가고, 꽃들을 미리 맞아 설레이고, 친구들도 새로 사귈 수 있는 나날인 듯. 어김없이 봄도 내리막 꽃들이 오프에서 활짝피기 전에 흔적을 남겨본다. 네가 있어 정신없는 봄이라구.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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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흐 초기작품을 따라 드로잉을 해보다. 고흐의 스타일과 다소 다른작품이지만 꽃정물을 그리자마자 그 취기가 옮겨진다. 꽃이 아니라 잎에서 더 그러하다.

2.

밤비가 내린다. 아마 꽃이 아니라 잎을 그리며 떨어지는게다. 입 끝에 달린 빗방울 봄이 똑 떨어진다. 봄밤, 밤 우물 속으로 또 ㄱ. 또 ㄱ. 소리가 깊다.

3.

슬픔이란 게 있다면 몸 가득하겠다. 슬픔의 우물에도 봄비가 내린다. 소리는 깊어 푸르다. 푸르다못해 분홍이다. 밤새 꽃 넘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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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는 잘 지냅니다. 봄꽃 피고 지는데 아슬아슬 잘 지냅니다.

(의) 미있는 삶, 좋은 삶들이란 무엇일까 ‘곰곰궁리‘하다 ‘나의 다른 이름들‘을 헤아려봅니다.

(다) 른 풍경, 시인은 그것은 내 몸에 쌓인 중금속같은 독이자, 터널 속 창가에 비친 수십개의 내 얼굴이라 말합니다.

(른) 이란 기이한 활자가 가위누를 듯이 버티고 있습니다. 기이한 ‘른‘에 손발이 다 자랄 것 같습니다. 기이한 모습으로 기이한 풍경 속에서만 우리는 다시 태어난다 했나요.

(이) 면을 헤아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 속에서 자라게 하거나, 부러진 뼈 위에 피는 꽃들을 목도하거나, 다른 삶들을 느낄 수 있도록 정교한 시간을 새로 배치하거나 치밀한 환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름) 기이한 활자의 독들이 지뢰처럼 매몰되어 있습니다. 기이하지 않고서는 기이하게 접근하지 않고서는 아슬아슬 이 글짓기도 끝낼 수 없을 듯 싶습니다. 이렇게 기이하고 아름답고 무서운 그런 풍경을 거쳐서야 또 다른 나의 삶으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들) 바람에 꽃이 잘 지냅니다. 목련벚꽃개나리진달래산수유봄꽃이란봄꽃은 너나할 것없이 다 잘지낼 듯합니다. 꽃의 고요를 탐할 시간입니다. ‘너의 다른 이름들‘로 들어가는 초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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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풍경이 역사를 바꾸었다 기이한 풍경이 오래 나의 정신을 점령했다 기이한 것들이 자라나 손발이 되었다 기이하고 기이한 풍경이 우리를 신비롭게 했다 거기서 우리는 문득 태어났다 (기이한 풍경들)

저렇게 많은 풍경의 독이 네 몸에 중금속처럼 쌓여 있다(풍경의 해부)
기차는 자꾸 터널을 지난다 반대편에서 누군가 수십 개의 내 얼굴을 바라본다/창밖엔 규정되지 않은 풍경들이 줄지어 서 있다.(터널)


군말 1. 기억의 행성에서 시인은 풍경을 중금속처럼 쌓여있는 독이라든가, 터널에 비친 기이한 자신의 낯설은 모습들을 보며 풍경으로 묘사한다. 이번 시집에도 어김없이 그 연장의 사유가 이어지는 듯싶다. 그 속에는 무엇인가 스스로 탈피시키는 어떤 것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수십 개의 내 얼굴...다른 풍경과 달라지는 모습으로 생각매듭이 자라는 것이다.


나의 삶을 살다가 또 다른 나의 삶으로 돌아오는 것은 치밀한 환상이 필요한 일/내가 죽기 전에 다른 나의 죽음을 목도해야 하는 일은 정교한 시간 배치가 필요한 일//오늘도 내 속에 적절히 숨어서 내가 ㅇㅏ닐 가능성을 엄밀하게 엿본다 (나의 다른 이름들)


군말 2. 몇몇 시인들에게 보이는 ‘다른 나‘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 곁에는 죽음이 있다. 죽음과 삶. 죽음을 가정한다는 것이 삶을 끌어내는 견인차이지만, 그렇게 이분법으로 가르게 되면, 발라낸 개인만이 존재하게 된다. 하이데거 식으로 ‘세계-안(내)-존재’이기도 하지만, 사유는 거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 존재로서 개인에 멈춘다는 이야기다. 정작 ‘발라낸 나‘는 말하는 존재이고 끊임없이 너에 의해 규정되는 존재이다. 나는 나로서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죽음과 삶이라는 극단의 이분법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한다는 비교해보면 현실보다 건강한 물음을 던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형용모순이다. 좀더 생각과 사유를 확장해보자면 죽음과 삶의 휴전선을 무너뜨려야 한다. 나 속에 끊임없이 나-너가 있는 것처럼, 삶속에 죽음이 스며든 것이 좀더 현실을 냉정하고 현실감있게 보는 것이다. 시인의 말을 덧붙이자면, 풍경이 필요하고 치밀한 환상이 필요하고, 정교한 시간 ㅂㅐ치가 필요한 일이다. 풍경의 독이 스미는 것을 즐겨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침묵지대는 툰트라지대처럼 추운가/낮게 가라앉은 빛들이 들끓는가/침묵은 규정될 수 있는가(침묵지대)


군말 3. 삶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충만은 즐겁게도 고독으로 채워진다 한다. 몽테뉴와 방향을 달리한 루소는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이란 마지막 저서에서 그 기쁨을 노래한다. 식물에 대한 관심이 옅어지는 노년, 그는 자신의 늙음을 한탄한다. 그러나 더 나이가 들면서 열정이 불꽃처럼 다시 샘솟는 것을 느껴 식물에 대한 모든 것에 빠져지내게 된다. 의무감에서 해방되어 오로지 그 자체에 집중할 때, 그 고요에서 오는 충일감을 찬양한다. 그 지대를 거닐어 보지 못한 자 고독을 논하지 말자랄까. 시인의 건강에서 연유한 산사 생활이든, 개인의 여건에서 상황은 각기 다를지라도 꽃의 고요를 느끼지 못한다면, 아마 고독을 잃어버린 사람이자, 고독이 드리운 사랑의 그림자도 ㅇㅏ직 밟아보지 못해 낯선 것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토록 노란 높은 음에 도달하기 위해서라면 스스로를 조금 속일 필요가 있었던 것, 그는 노란 색을 완전히 장악했던 걸까 노란색의 심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압생트가 ㅇㅏ니라 고독과 광기와 셈세함과 난폭함이 고루 필요했다. (압생트)

늘 걷던 길이 햇빛 때문에 달라 보이는 시간, 봄볕에 발을 헛디딥니다 햇빛 때문에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달라지다니요 꽃과 나무와 마음을 변화시키는 봄볕에 하릴없이 연편누독만 더합니다(봄의 묵서)

그저 감각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곳의 멈추었다 미끄러지는 모든 시간들을/순간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순간이 아무것도 아닌, 기이하고 아름답고 무서운 그런 풍경을(풍경의 귀환)

흰 꽃과 분홍을 마주 피워 올리며 나의 봄을 엿보려는 저 천리향의 미열은 봄눈에 좀 가라앉으려는지(천리향을 엿보다)

오늘 나는 와편의 좋은 습득자, 말라 검게 타 버린 묵은 매화 보고 돌아온 갈라진 마음을 수습하였다/습득으로 뜻하지 않게 수습까지 하게 된 참 장한 사연을 이러하다/오늘 수습된 마음을 습득하였다.(습득자)

군말 4. 시인의 오감이 느껴지는가, 소리를 음각하거나 양각하여 저기에 걸어놓는 모습이 보이는가 , 그리고 나의 다른 이름을 가진 풍경들...


다른 악기도 아니 루트를 연주하고 있나요//누군가에게 루트, 라고 말해/그의 심장을 터뜨리기 위해 (그 악기의 이름은)
물이 문을 막고 있다/물을 꺾어 버리려면 문을 확 열어야 한다/물을 물리치려면 물을 들여놓아야 한다/지붕의 붉은 색이 더 깊어졌다.(물에 갇힌 사람)
당신은 잘 지냅니다/복사꽃이 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 봄날이 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아슬아슬 잘 지냅니다(봄, 양화소록)
당신의 소식이 더 이상 오지 않는 봄이 온다 해도 내게는 오래 간직한 낡은 마음이 있소 그것으로 족하오 낡은 마음은 봄에 다시 새로운 마음이 되오(구름의 서쪽)

부러진 뼈에 붉은 꽃이 얹혀 있다//붉은 꽃은 부러진 뼈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다(부러진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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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희망이란, 약속되거나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세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 희망은 행동을 요구하고 행동은 희망 없이는 불가능하다/블로흐는 “이 정서의 작동은 변화하고 있는 것 속으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내던지는 사람들을 요청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 변화하고 있는 것에 속한다.” 17

내가 자주 생각하는 그런 종류의 희망은 세계의 상태가 아니고 무엇보다 마음의 상태라고 나는 이해한다. 우리 내부에 희망을 지니고 있거나 지니고 있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인 것이다. 그것은 영혼의 차원에 속하는 것이지, 본질적으로 세계에 관한 어떤 특정한 관측이나 상황 평가에 기대지 않는다. 희망은 예언이 아니다. 27

의미있는 혁명은 상상 속에서 일어나는 혁명이며 많은 종류의 변화가 뒤이어 발생하는데, 어떤 변화는 점진적이고 미묘한가 하면 또 어떤 변화는 극적이고 갈등 투성이다. 다시 말해 혁명은 반드시 혁명같아 보일 필요는 없다./생각보다 근본적인 변화의 결과는 추적하기 어렵다. 이것은 정치가 생각의 확산과 상상의 형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상징적 문화적 행위가 실제적인 정치적 힘을 지닌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행동으로서 일어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51

국내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이 여전히 시민권운동과 싸우면서 그것을 무력화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시민권운동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또 다른 증거다 104

1.

운동가들의 작전 지역은 상징의 영역, 정치적 담론, 집단적 상상력 등, 대개 비물질적이다/장차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까닭에 모든 행위는 신념에 기초한 행위다. 그저 희망을 품은 채 목표를 이루는 데 가장 힘이 될 만한 지혜와 경험을 동원할 따름인 것이다. 107

생각이 행동으로 실천되는 것이 순리가 되고 있긴 하지만, 그런 길이 직선으로 나 있는 것은 아니다. 109

“가려진 것,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것, 시장에 내놓을 수 없는 것, 경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 지역적인 것, 시적인 것, 상궤에서 벗어난 것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기업 주도의 지구화에 ㅈㅓ항하는 목적이 어디 있을까? 그래서 그런 것들을, 지금, 실천하고 ㅇㅖ찬하고 연구할 필욛 있는 거지” 112

“오늘날 우리가 발표하는 데 성공하는 글 한 줄 한 줄은 – 우리가 그 글을 내맡기는 미래가 아무리 불확실하더라도 – 암흑의 힘으로부터 쟁취한 승리다.” 115

대체 역사의 천사는 우리의 행위가 중요하다고, 일어나는 일은 물론 일어나지 않는 일로써 우리가 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한다/우리의 노력이 세상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도 했다./승리는 종종 아무것도 없어보인다. /세계에는 은총의 상태도 없고 타락도 없으며 창조는 지속된다. -도덕적 순수성과 경직된 정의 따위가 그리 하는 것이 없다. 118, 119, 121

2.

완벽은 가능성을 두들겨 패는 막대기다. 완벽주의자들은 그 어떤 것에도 흠을 잡는 능력이 있고, 이런 면에서라면 좌파보다도 더 높은 기준을 지닌 이들은 없다/즐거움과 축제를 받아들일 줄 아는 이 새로운 운동과 저 고리타분한 명망가들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우리는 모든 참화를 영원히 막을 수는 없지만 참화를 줄이고 불법화하고 그 원천과 기초를 막고 허물 수는 있다. 이런 것들이 승리다.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나 완벽한 세상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 /유토피아는 지평선에 걸려있다. 내가 두 걸음 다가가면 유토피아는 두 걸음 물러난다. 내가 열 걸음 다가가면 그것이 열 걸음 더 멀어진다. 유토피아가 오ㅐ 있는가? 이것, 즉 걷기를 위해 있다. 126, 127, 128

우리가 갈망하는 것을 우리 스스로 체현한다면 우리는 이미 성공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나타내려고 “예표의 정치 politics of prefiguration라는 용어가 오래전부터 사용되었다/변화가 강압에 의해서뿐만 ㅇㅏ니라 영감과 촉매에 의해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인식하는 행동가들에게 ㅇㅣ것은 중요한 믿음이 되어왔다./계급투쟁에서 영적 ㄷㅐ상들은 그들의 투쟁에서 용기, ㅎㅐ학, 능란함, 인내 등으로 나타난다./진보의 나선운동 ㅂㅏ깥과 그 너머에 운동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132, 133

우리 영혼의 보석을 하나라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세계를 갈라놓아 불필요한 갈등에 빠지게 하는 백색의 이분법을 거부해야 한다/우리는 모든 사람이 필요하고 우리의 모든 것이 필요하다 135

3.

시효가 지나버린 또 하나의 이항대립은 우파와 좌파다. 136

우리가 우파나 좌파가 아니라 진정한 풀뿌리를 자신의 입장으로 삼을 수 있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지역의 힘을 어떻게 누가 빨아먹고 있으며 그것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관한 다른 ㅎㅐ석을 우리가 그들에게 내놓을 수 있었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넓은 기반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근래 좌파들이 말을 건네고 대변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말을 건넬 수 있는 스타일이 필요하다. 138

“급진적 중심은 보통 하는 방식을 버리는 것이고, 일을 하기 위해 어디 출신이며 무슨 종류의 모자를 썼는지 묻지 않고, 그 사람이 기꺼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 어딘가, 상호이익이 되는 문제에 건설적으로 매달릴 뜻이 있는가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무엇을 ㅊㅏ려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차려내느냐가 중요하지요...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면 그들에게 낯익은 어떤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쟁점들을 서로 연결지을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편들을 연결짓는다는 점이다. 144,145

재즈 자유투사 – 음악예술 형식의 용어라기보다 세계에 존재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용어로서, 현실에 대해 변화무쌍하고 유동적이며 탄력적인 태도를 보이고, ‘이다/아니다‘ 식 관점을 불신하는 즉흥적 양식이다/세번 째 물결은 1960년대식 운동과 파편화된 정체성의 정치와 달리 기본적으로 반교의적이다. 이것은 엄청난 다양성을, 그리고 그들의 여러 쟁점과 관점을 수용할 필요를 반영한다./이전 운동의 물결들이 순수주의적이거나 청교주의적 경향을 지녔다고 한다면, 이것은 넉넉하고 기쁨에 찬 비순수성을 띠는데, 이 비순수성은 사물들을 뒤섞고 유통시키고 ㅁㅏ구 휘젖는 데서 온ㄷㅏ/과정의 ㅈㅓㅇ치를 건설하력 노력중인데, 이 정치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올바른 때 올바른 곳에서 올바르다고 느끼는 것을 행하는 것이지요. 146, 147, 149

4.

과거의 대다수 정치운동이 걸었던 매우 곧고 좁은 길의 끝에 있는 목표는 권력장악이었다./놓아버리는 것(권력을 두고 떠나 자유를 찾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믿는 운동을 우리는 건설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창조적 주체성을 되돌려주고 세계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그들의 잠재력을 재가동하는 것이 그 과정의 핵심이다./혁명의 성격에 혁명을 일으키자는 것이다./세계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고 그 창조의 시간에 사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암시한다./혁명의 순간들은 개인의 삶이 갱생된 사회와 자신이 하나가 도ㅣ는 것을 찬ㅁㅣ하는 사육제다. 150, 151, 152


볕뉘

0. 리베카 솔닛 책 사이, 다른 책을 보다가 이 책에 대한 언급이 많아 찾아보게 되었다. 마침 동네 책방에 있어 번거로움도 없앨 수 있었다.

1. 민주주의는 원래 최적이나 선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쁘게 되지 않게, 최악을 가정한 제도라 한다. 그러니 민주주의를 원하는 것을 찾거나 권력을 얻기위해 쓰는 것은 용도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선의가 있는데 권력을 잡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가정을 하고 그 목표를 위해 매진하는 것이다. 편의상 더 위의 것으로 향하는 것을 뺄셈방향성이라고 하자. 또 다른 하나는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보일락 말락하거나 사라지는 것들을 향한 시선, 이를 향하는 활동과 마음, 상상력을 덧셈방향성이라고 해보자.

2. 뺄셈방향성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역사상에 성공한 적이 없다. 미래를 얻기위해 지금을 소진시키거나 소진해야한다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 시선을 좁혀 가까운 곳도 그러할 수밖에 없다.

3. 시민이 사회운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리 쉽지 않다. 깨달음에 근사하는 자각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겨우 일의 꼬리가 희미하게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덧셈이 그리 어렵고, 방향을 자유롭게 잡지 못하는 것은 진보라고 자칭하는 이들의 보다낫다는 엘리트 의식, 목적지향성,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끊임없는 이분법의 늪때문일 것이다.

4. 철갑 외투를 벗지 않으면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도 나아지지도 않는다. 그런면에서 십여년이 넘은 이 책은 좋은 참고지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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