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으로 시달리는 근로자는 노역을 벗어나고 싶어도 노동을 말하지 않는다. 그런 노동자가 싫고 잊어버리고 싶어 부모는 자식에게 공부 못하면 저렇게 된다고 세뇌한다. 힘에 중독된 언론은 노동에 관한 기사는 발르고 발라내 드러내지 않는다. 정치인은 어느 누구도 나서서 노동을 홀로 얘기하거나, 먼저 얘기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노동과 삶을 연결시키지 않으며, 정치에 노동을 앞세우지 않는다. 그토록 많은 전태일들이 단풍으로 되돌아 와도 마치 아무런 일이 없는 듯 세상은 더 넣을 곳이 없는 장농 속으로 꾸깃꾸깃 쳐넣는다. 살점이 보이고 피가 흥건히 흘러나와도 금새 금빛찬란하다고 입을 봉해 놓는다. 노동을 먼저 말하려 하지 않은 정치는 벙어리다. 노동을 앞세우지 않는 인권은 냉가슴이다. 노동을 가슴에 사무치지 않는 정책은 변태다. 국시가 반노동인 듯, 살아지는 삶만 있는 노동의 그물은 그물코가 풀리고 잘려져야 한다. 정치는 유죄다. 어느 정치인도 노동을 먼저 말하지 않기에 유죄다. 어느 정치도 삶을 보듬고 품에 안으려 하지 않아 뒷전이기에 유죄다. 어느 언로도 삶의 결에 녹아있는 노동의 덫을 헤아리려 하지 않기에 유죄다. 세상을 키운 것의 팔할은 바람이 아니라 노동이기 때문이다. 살아지지 않고 살게 좀, 제발 - - -세상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늘과 볕을 번갈아 거닐다. 볕과 그늘, 그 사이를 오고가다나니 그 온도의 질감이 두툼한 횟감같다. 몇번 볕과 그늘을 거닐다나니 그만 생선회를 꿀꺽 해치운 것 같다. 고추냉이 같은 하늘에 한점 한점 찍어 날름 해치운 것 같다. 그늘에 바람이 서성인다. 햇볕에 아직 여름이 남아있다. 바람엔 찬바람이 일렁인다. 볕엔 악다구니와 땀범벅이 아직 스며든다. 어쩌면 찰라같은 가을이 횟감이란 사치 가운데 엉거주춤 선다. 한기에 마른기침과 차니찬 얼음방이 두렵고, 외면하고싶은 여름마저 그리울 몸뚱아리의 살점들을 읽는다. 삶을 한겹, 한겹 떠서 내동댕이치는 겨울.  올가미에 걸려 바둥거리는 하루하루가 빨랫줄에 덜렁거리는 언 속옷들처럼 요란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가을이 아까워 아침, 점심, 저녁밤 마실 다녀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고 가는 길, 조금씩 살펴보다. 어이가 없기도 하다가 심경이 이해되기도 한다. 며칠의 간극을 두고 올라오는 묘사들이 지금도 아련하다. 디테일의 힘, 디테일의 황태자?. 상추 한쌈 먹는 모습이나 담배피는 맵시를 보게되면 그렇게 해보지 않고서는 손해볼 듯해 그 담을 넘고 싶어진다. 그가 지금 저자거리에 나서거나 작금의 살림살이란 꼴을 보면 어떤 글을 토해낼지 사뭇 궁금증이다. 꽃, 채소, 곤충, 벌레..... 아웃사이드에 걸친 것들...(이옥전집 4,5권은 자료와 영인본이다.)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편에선 그물을 드리운 어부가 여울가에 나타난 호랑이와 이무기를 물리쳐놓고, 정작 물고기를 잡지 못한 것을 한탄하며 그물을 찢는다는 내용이다. 시대가 문체라는 그물로 가둬두지 않고 이렇게 호랑이와 이무기 같은 이옥을 놓아두었더라면, 아마 조선의 유연성을 어디까지 갔을까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든다. 세상은 잡으려는 것만 보고 수중에 들어온 것들은 다 놓쳐버리고 한탄하는 것은 아닐까? 세상이 만들어 놓은 헌법이나 제도안의 틀은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 이무기와 호랑이를 때려누일 정도로 힘을 가진 우리들은 그물만 탓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수마발이나 보이지 않는 것, 저자거리에 수많은 사람들을 달리 호명해내는 재주는 없고, 그냥 뭉뚱그려 보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대출한 책을 반납하고 김사과님의 테러의 시와 구입한 천국에서와 같이 겸해보면 좋겠다. 빨간책방 소개책이기도 해서 염두에 둔 것이다. 적어간 몇권의 책을 대출이 되어 이권우의 책속의 책들. 2013 올해의 시를 빌려오다. 파란여우님의 소개글이 인상깊어 인간의 조건도 같이 빌려오다. 어젠 문학동네의 객주 소개판글이 딸려와 보게되었는데 작가가 청송출신이란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