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에 쫓기지 않고 책의 속살을 여기저기 야금야금 물다. 다행히 책들은 식감도 좋고, 씹을수록 우러나오는 맛은 저릿하다. 작가가 자취가 배인 곳을 찾아가면서 그 시공간은 작품과 잘 어우러졌다. 안내자의 로망과 솜씨도 그에 못지않아 작가와 안내자가 헛갈리기가 일쑤였다.

 

2. 작가의 그 공간들 - 쓰는 방식도 구상하는 방들도 모두 달랐다. 뭔가 비슷하고 작가의 생활패턴은 다를 것이라는 문외한의 착각이 한몫 한 듯. 일상은 특별하지 않으면서도 채워넣고, 조사하고, 그 모습들 사이에서 연구자와 조사자의 느낌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한편 뜨뜻미지근한 스스로가 비춰지는 것이다. 신인들의 단편을 놓치지 않는 김윤식 평론가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만년의 양식을 논한다. 너무 빨리 식어버리고 같아지는 노인네 작가들의 세태를 문제 삼는 발언이다. 현실의 현실로 노평론가의 비평은 야무지고 날카롭다.


 

3. 돌아오는 길 김애란의 단편을 중고서점에서 구한다. 그 이면에 삶을 저리고 저미는 노력, 그 발효냄새를 이제는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외한이 아니라 삶의 고민, 그 시차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이 스며있는가 조금은 고개 끄덕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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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너무 슬플 땐 석양을 사랑하게 돼.


그때도 지금도 난 해가 뜨는 모습보다는 지는 모습을 좋아한다. 의자를 조금씩 옮기면 하루에도 수십 번 석양을 볼 수 있는 어린 왕자의 작은 별이 부러웠다. 내게 삶은 여전히 슬픔인가. 삶은 내게 기쁨도 알게 했지만 그 밑바닥에 깔린 애잔함은 내내 지워지지 않는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가엾게만 보이는 탓이다.

 

72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날 찾아내면 그들은 내가 살려달라고 수없이 부르짖으며 많은 고통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격정이나 후회, 부드러운 고통은 아직 풍요롭다는 의미다. 나에게 이제 풍요로움이란 없다. 한창때의 아가씨들은 남자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눈 저녁에 슬픔을 느끼고 눈물을 흘린다. 슬픔이란 삶의 전율과 통한다. 그러니 난 이제 슬프지도 않다.  -[인간의 대지] 제7장 '사막 한 가운데서' 중에서

 

74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96

 

카뮈 자신은 [이방인] 영문판 서문에서 "우리 사회에서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는 모든 사람은 사형수가 될 위험이 있다."말로 [이방인]을 정의했다. 의문을 제기하거나 이치를 따지려 들면 윽박을 지르거나 문제아 취급하는 모든 관습적 질서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던 고등학생에게는 이보다 더 신선한 것이 있기 힘들었다. 또한 카뮈는 "나에게 뫼르소는 폐인이 아니라 그늘이 없는 태양을 사랑했던 가난하고 헐벗은 인간이다. 감성이 결여되어 있는 인간이 아니라 완강하고 깊은 열정이 그를 움직인다. 그것은 절대와 진리에 대한 열정이다."라고 덧붙였다.

 

102

 

[최초의 인간]이란 '아담'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카뮈에 따르면 사실 우리는 누구나 어느 정도 자신의 역사에 있어'최초의 인간'인 아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제로선 상에서 출발하는,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고 윤리나 종교도 없는 인간'이고, '교육하는 이가 없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최초의 인간]은 그가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도 밝혔다시피 그 작품 세계를 이루는 세 단계의 과정 중 '부조리', '반항'에 이어 마지막 단계인 '사랑'의 단계에 속하는 작품이다.

 

142

[목로주점]을 읽다가 메모해두었던 구절이 있다. "누구나 진흙탕 속에 빠져 있을 때는 머리 위에 눈부신 광채를 비쳐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머리 위로는 따스한 봄 햇살이 누구에게나 공평히 내려앉고 있었다.

 

151

인간이 이토록 슬픈데
주여, 바다가 너무도 푸릅니다. - 엔도 슈사쿠, 침북의 비

 

뱀발.  어린왕자, 카뮈, 에밀졸라를 다시 만나다. 저자의 글솜씨도 매혹적이다. 다음 책과 같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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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장헌법학자와 함께 하는 상식 속의 민주시민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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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연구네트워크 월담 멤버와 함께 하는 지역사회운동의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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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삼랄회 토론프로그램
  비평과 비난사이__반짝반짝 삼랄회(신랄~,발랄~,지랄~)
  - 신랄할 책한권, 발랄하여야하는 발제자, 지랄할 참여자(준비)
 ( - NL/PD 논쟁은 아직 유의미한가? 바라보는 이의 관점, 살아가는 이의 관점, 유지하고 있는 이의 관점, 현실에서 합이 가능한 지점은 무엇인가?
 - 지역의 전교조교사, 교사와 사회활동, 어떻게 나누고 세울 것인가?
 - 연구단지 노조 바라보는 이와 참여하는 이, 그리고 그 중간의 여백을 어떻게 채우고 보듬을 것인가?
- 시민단체 왜 권력감시만할까? 왜 이해는 생각지도 않고 가치가 주구장창인가?회원과 친밀도를 높이는 것은 불가능한가?
- 학생운동 과연 불가능한가? 할 수 있는 접점들에 대해 고민해보나?
- 주민운동, 풀뿌리, 나는 왜 풀이 아닌데 가능한가?
- 삶을 섞다. 따로 또 같이 살다. 어떻게 가능한 삶을 튕겨보다
- 공동체, 도시 또는 시골. 다 가능한가? 모두 가능하지 않은가? 왜, 무엇때문인가? 어떻게?의 문제인가?
- 월50만원으로 기획해볼 수 있는 활동에 대해? 얼마나 오래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당신의 아이디어는? 당신이 1년동안 해보고싶은 활동은?
- 운동을 섞다. 활동을 섞다. 함께 하고싶은 단체, 함께 기획해보고 싶은 꺼리들
- 왜 선거때만 되면, 지역은 지역다운 전략을 못쓰는걸까? 왜 선거때만되면 연대인가? 왜 선거전에는 다 남남일까? 왜 일상에서는 만나지조차 못하는가? 만나거나 섞을 수 있는 넛지는 없는 것일까?
- 국회의원 왜 줄어야 하나? 늘어야 한다.
- 왜 대학교수 줄여야 하나? 늘어야 한다)
29. 홀로가족 25%로!! 가족? 당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홀로가족? 또 다른 가족-가족의 연대의 삶은 불가능한가? 가족에 대해 뿌리부터 다시묻는다. 지금여기 가족이란?(연구자, 전문가,사회운동가 모여서)
30. 찾아가는 신원장!! 인문정신에 대한 수다강좌!!(보기-산호여인들아 모여라, 궁금한 것 한가지씩-인문에대한 즉설을 해주마.  니들이 예술한다고...)
31. 신원장!!민국장!!  영화리터러시. 영화 속에서 인문학을 발라내다.
32. 공개 정치철학강좌(장수명교수님 진보와 보수 12가지이념 관련 재개)
33. 무용을 논하다. 천하의 쓸데없는 연구모임, 뒷담화의 필요성, 문화연구모임을 만들다.
34. 민주주의를 말한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그 사이, 민주주의는 안녕한가. 민주주의에 대한 특별한 강좌
35. 일상, 삶에 대한 뿌리찾기 - 한국인의 미의식, 한류에 대한 다시보기-놓치고 있는 그무엇을 역사에 묻는다. (강영희, 금빛기쁨의 기억-한국인의 미의식)
36. 나는 왕이 아니다. 소비가 아니라 불편함을 찾다 - 잔서완석루,  영화관(아트씨네마), 공간(산호여인숙), 그리고 삶
37. 로쟈룩셈부르크  다시 읽기 - 개혁이냐 혁명이냐(진보논쟁시리즈 프로그램)
38. 체념,절망, 죽음, 아픔으로 느끼는  인문학과 삶 (서경석, 칼폴라니, 칼로..공지영..외)
39. 술 마실까 말까, 두주불사 김현의 술사랑에 딴지를 건다. 술로 말거는 삶에 인문정신(김영민, 봄날은 간다) 술, 진보, 독인가 선인가 아니면... ...
40. 사회적독서, 대전 <비정규직을 읽는다> 또 다시 프로그램.(일전 서울버전을 지금여기 버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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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으며 - 처음 제목을 들으며, 그냥 생태학이라고 여겼다. 초록, 녹색의 그런 이미지로 만 알고 얇은 책을 접어 들었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고 세가지라는 것이, 환경-사회관계-인간주체를 말한다는 것을 알고 짐짓 심각해졌다. 넘기면 넘길수록 예사롭지 않은 물음을 던진다. 어떻게 하랴? 차라리 시작하지나 말 것을... ... 논의를 쫓아갈 능력도 되지 않지만 짧은 논문은 더욱 더 녹녹치 않다. 거듭 되돌아 보지만 생각그물에 걸리는 것이 많지 않다. 나의 엉성한 그물때문이리라.


 

 책갈피를 다시보며 -그의 자본주의에 대한 인식이나 분석보다도 환경-사회-개인에 이르는 통합적 분석과 미학-윤리적 접근이 더욱 마음에 든다. 대중매체의 돌진에 비껴남, 미시적 사회적차원에서 대안적인 삶, 여러 가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재발명’과 주체를 둘러싼 지나쳐버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시간’이나 ‘죽음’‘몸’에 대해 창조적으로 다른 각도에서 고민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무지로 인해 얼마나 내것으로 가져올지 모르겠다. 알 때까지 재독해볼까? ‘재발명’‘과정’ 모두 용어자체로도 스스로에겐 소중하다.


...............

벌써 당신과 제대로 만난지, 손을 꼽아보니 구년하구도 구월에 이틀쯤 지나버린 듯해요. 메모를 뒤적 뒤적여 보니, 당신의 이 소책자를 읽고 읽고 또 읽은 흔적이 있는거예요. 정말 그때를 생각해도 설레이고, 지금 다시 대면하게 되니 당신 생각그물을 제대로 쫓아갈까 걱정이 더 되기도 하네요. 당신 팜플렛을 읽기 전후 느낌을 더 새겨봅니다.  조금 생각에 기름칠을 하려면 온도를 높여줘야 할 것 같아요. 바람품에 안겨 잠들기 좋은 날들이군요. 반가워요. 펠릭스 가타리군!! 늘 멋진 청년같아서요. 이렇게 불러도 될까요?? 당신이 말한 주체를 창조적으로 적용하면 어떨까요!! 몸의 열정을 사랑스러워 오래된 당원이에요. 발언을 재워둔... ...골*수 당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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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같은 네 잎보다 어느 덧 네 키와 몸짓에 더 시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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