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에 쫓기지 않고 책의 속살을 여기저기 야금야금 물다. 다행히 책들은 식감도 좋고, 씹을수록 우러나오는 맛은 저릿하다. 작가가 자취가 배인 곳을 찾아가면서 그 시공간은 작품과 잘 어우러졌다. 안내자의 로망과 솜씨도 그에 못지않아 작가와 안내자가 헛갈리기가 일쑤였다.

 

2. 작가의 그 공간들 - 쓰는 방식도 구상하는 방들도 모두 달랐다. 뭔가 비슷하고 작가의 생활패턴은 다를 것이라는 문외한의 착각이 한몫 한 듯. 일상은 특별하지 않으면서도 채워넣고, 조사하고, 그 모습들 사이에서 연구자와 조사자의 느낌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한편 뜨뜻미지근한 스스로가 비춰지는 것이다. 신인들의 단편을 놓치지 않는 김윤식 평론가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만년의 양식을 논한다. 너무 빨리 식어버리고 같아지는 노인네 작가들의 세태를 문제 삼는 발언이다. 현실의 현실로 노평론가의 비평은 야무지고 날카롭다.


 

3. 돌아오는 길 김애란의 단편을 중고서점에서 구한다. 그 이면에 삶을 저리고 저미는 노력, 그 발효냄새를 이제는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외한이 아니라 삶의 고민, 그 시차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이 스며있는가 조금은 고개 끄덕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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