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인간 생활 양식도 점점 악화의 길로 걷고 있다....그것은 주체성과 그 외부- 그 외부가 사회적이든 동물적이든 식물적이든 우주적이든-의 관계가 일종의 내부 파열과 소아적인 퇴행이라는 전반적인 움직임에 말려있다는 것이다. 7쪽
내가 생태철학이라고 말하는 것의 세 가지 생태학적 작용 영역 - 즉 환경-사회관계-인간주체성이라는 세 가지 작용 영역 -의 윤리-정치적 접합을 통해서만 이 질문들에 적절하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8쪽
생태학적 위기에 대한 진정한 답은 지구적인 규모에서 그리고 물질적이고 비물질적인 재화의 생산이라는 목표를 새롭게 설정해 나가는 진정한 정치-사회-문화 혁명이 일어난다는 조건에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9쪽
19세기부터 이어져 온 계급 적대는 애초에 양극화된 동질적 주체성의 장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소비 사회, 복지, 매체 들을 통해서 순순하고 무딘 노동자 주체성은 풍화된다....이처럼 공산주의 세계의 외관상의 낡은 평등주의는 대중 매체에 의한 계열화(동일한 생활 이상, 동일한 양식, 동일한 유형의 록 음악 등)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11쪽
청년은 지배적인 경제 관계들 속에 분쇄되어 대중 매체의 집단적 주체성의 생산에 의해서 정신적으로 조작되고 더욱더 불안정한 입장으로 밀리게 된다...록은 상당한 청년 대중들에게 문화적인 준-정체성을 부여하고, 그들에게 최소한의 실존적 영토를 구성하도록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 역할을 한다. 14쪽
바로 적대들 및 특이화 과정들의 폭발, 탈중심화(분산), 감속이라는 이러한 맥락에서 새로운 생태학적 문제 설정이 떠오르고 있다. 14쪽
새로운 생태철학적 준거...도시계획, 예술 창조, 스포츠 등의 영역에서 민주주의의 재발명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 관해서는....대중 매체의 가공의 방향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 그리고/혹은 집단적인 재특이화의 방향으로 향하는 주체성 생산의 배열 장치(dispositif)는 어떠한 것인가를 검토하는 것이다. 14쪽
사회적 생태철학은 단순히 '소통적인' 개입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체성의 본질에 관련한 실존적인 돌연변이(변화)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영역에서는 대규모 제도적인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미시 사회적 수준에서도 실효성있는 실험적 실천을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정신적 생태철학은 신체,환상,지나간 시간(과거), 생과 사의 '신비'에 대한 주체의 관계를 재발명하는 데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대중 매체나 정보 통신의 획일화에, 행동 양식의 순응 태도에, 광고와 각종 조사에 의한 여론 조작에 해독제를 찾아야 할 것이다. 정신적 생태철학의 실행 방식은 '정신분석' 전문가들의 방식보다고 예술가의 방식에 더 가까울 것이다. 15-16쪽
미적-윤리적인 발상에 기초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조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학 지상주의적인 준거나 비유를 제거하는 것이 긴급한 것 같다. 인간 정신에 관한 가장 훌륭한 지도, 혹은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가장 훌륭한 정신분석은 프로이트나 융이나 라캉의 작업이 아니라 괴테 프루스트, 조이스, 아르토, 베케트의 작업이 아닐까?....현상학적 분석은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대상을 어떤 지향성을 가진 순수한 투명상태로 좁혀 버리는 체계적인 '환원주의'에 의해 손상되어 있다. 어떤 심적 사실의 이해는 표현과정으로서 신체를 동반하는 '언표 행위 배치'와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18쪽
프로이트적인 사실을 '넘어서'든가 그것에 대해서 확정적인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그 개념과 실천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서 그것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개인적이고 집합적인 과거에 전면적으로 착상되어 있는 주체성에 대한 구조주의 이전의 집착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현재의 과제이다. 이렇게 앞으로는 '미래지향적'이거나 '건설 지향적'인 가상적 장을 발굴하는 것이 요청된다. 20쪽
사회생태학,정신생태학,환경생태학 - 사회체,정신 그리고 자연에 대한 인간의 관계는 단지 객관적인 공해와 오염 때문만이 아니라 개인들 및 권력들의 무지와 숙명론적인 수동성 때문이기도 하다.,,,과학과 기술이 더욱 인간적인 목표로 향하게 하기 위해서는 집단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이 요청된다.....낡은 생활 양식의 부흥을 기도하기 위해 뒤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일 것이다...마르세유 항의 낙지....그 어느 때보다도 자연은 문화와 구분될 수 없으며, 우리는 생태 체계, 기계권,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준거세계간의 상호작용을 '횡단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24-26
담론 집합체의 논리가 자신의 대상을 명확히 밝히려고 제안하는 반면, 강렬도의 논리나 생태 논리는 변화 과정의 움직임과 강렬도만을 중시한다...여기에서 체계나 구조에 대립시켜 사용하고 있는 과정은 동시에 스스로를 구성하고 정의하고 그리고 탈영토화해 가는 실존을 말한다..생태학적 실천은 각각의 부분적인 실존적 근거지에서 주체화와 특이화의 잠재적 벡터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27-28 쪽
사회생태학과 정신생태학이 맞서야 하는 중요한 분석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는 억압 권력을 피억압자 쪽에서 장악하는 것이다. ...조합과 당이 그들 자신의 대열 안에 모든 표현의 자유나 혁신의 자유를 속박하는(억압 권력과) 동일한 병인적인 모델들을 재생산하는 사실에 있다...이제는 새로운 생산적 배치의 근원에 존재하는 비신체적 가치 체계와 관련한 인식, 문화, 감수성, 그리고 사교성의 생산이란 주체적 생산을 기대하자....사회생태학은 자본주의 권력이 지역을 벗어나 탈영토화하고, 바깥으로는 지구상의 사회,경제,문화 생활 전체에 세력을 확대하고 동시에 '안으로'는 가장 무의식적인 주체적 지층들 내부에 침투해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 경우 자본주의 권력에 대해서 단순히 외부로부터 조합활동이나 전통적인 정치 활동으로 대항하려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개인,가정, 부부의 일상생활에 둘러싸이고, 이웃 관계, 창조, 개인적 윤리에 둘러싸인 정신생태학의 영역에서 자본주의 권력의 효과들에 대결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필요하게 되었다...앞으로는 불일치와 실존의 특이한 생산을 기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33-34
새로운 생태학적 실천의 목표는 고립되고 억압당하고 공회전을 하는 특이성을 과정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어야 할 듯싶다. 협동체계, 평가모임, 신문발행, 개인적으로 혹은 집단별로 학생들이 스스로의 작업을 조직하는 자유 등 학급은 전지구적 기능을 특이화하는 것에 있다. 35
세 가지 생태학의 공통적인 원리는 우리가 직면한 실존적 영토가 자폐적인 즉자로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거주 가능'한 것으로 허용하는 실천에 입각하여 과정적 개방에로 향하는 식으로 분기할 수 있는, 불안정하고, 유한하고, 유한화된, 특이한, 특이화된 대자로서 주어진다는 것에 있다. 38
개인생활에서든 집단 생활에서든 정신생태학의 중요성은 전문화된 '정신분석' 영역에 입각한 개념과 실천의 이입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도처에서 출현하는 욕망의 양가성 논리를 감당해 내는 것, 생산성 및 이윤과는 다른 기준에 따라서 노동과 인간 활동의 목적을 평가하는 것, 이러한 정신생태학의 정언 명령은 개인과 사회적 선분(집단) 전체를 적절한 방식으로 동원할 것을 요청한다.....여성,이민자, 광인 등을 물상화하는 데 이르는 모든 환상을 제도 분석의 경험(병원에, 학교에, 도시 환경 속에서...) 일반화시키는 것으로 이러한 문제의 여건의 크게 수정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통합된 세계 자본주의가 가져온 피해에 직면하기 위해서는 사회 기구의 대대적인 재건이 필요하다. 단 그러한 재건은 법률, 칙령, 관료적 계획의 정상에서의 개혁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이성의 존중과 주체성 생산의 항상적인 작업에 집중된 혁신적인 실천의 촉진과 대안적인 경험의 축적이 사회의 나머지에 적절하게 접합되면서 전체적으로 자율화(자동적 실현)됨으로써 실현된다. 46
자본주의 사회는 세 가지 유형의 주체성을 만들어 내고 그것들을 자신을 위해 봉사하도록 한다. 첫번째로 봉급생활자 계급에 일치하는 계열적인 주체성, 다음으로 '보장없는' 방대한 대중에 일치하는 주체성, 그리고 세번째로 지배 계층에 일치하는 엘리트적인 주체성이다. 사회 전체에 대한 대중 매체 지배의 가속화는 항상 이 다양한 주민 범주 사이에 더욱 명료한 간격을 두는 경향이 있다. 48...사회생태학의 일차적인 강령 요점은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를 대중 매체 시대에서 탈-매체 시대로 이행시키는 것이다. 49 중요한 점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사회 모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새로운 가치 증식 체계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생태철학적 구성 요소 전체를 책임지는 것이다. 52 단순히 추상적인 노동 시간이나 할인된 (미리받은) 자본주의적인 이윤에 따라서만 결정될 수는 없는 실존적인 생산에 근거한 가치 증식 도구를 대립시키거나 적어도 겹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53
이야기는 정보와 달리 사건의 순전한 즉자성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기 위해서 듣는자에게 자신의 고유한 경험으로서 이야기하려는 자의 삶자체 속에 사건을 편입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도기 위에 있는 도공의 손처럼, 말하는 사람(화자)은 거기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게 된다. 순수한 추상적인 정보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밝혀내는 것. 특이성과 유한성이 정신생태학의 다가적인 논리와 사회생태학의 집단 에로스의 원리에 따라서 중시되는 실존적 영토와 준거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우주를 가능한 삶에 따르게 하기 위해 우주와 어지러울 정도의 대면 관계를 맺어가는 것, 이것들이 삼중의 생태학적 전망이 지닌 복잡한 길이다. 55-56
뱀발. 책을 다시보니 2004년 가을, 구월부터 시작하여 겨울까지 다섯번을 보았다. 인상이 깊었는데 사실은 라이히에서 중도에 끊기었다. 그렇게 중동난 책읽기가 지금에서야 다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다시 충격적인 상황에 빠져있다. 그 당시 생각에서 빠져나간 부분들이 요철처럼 반대로 떠오른다는 점이다. 이 책은 50여 페이지의 팜플렛이다. 잊지 않기 위해 줄쳐진 부분들을 남겨놓는다. 겨울이 많이 익었다. 찬기운에 몸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