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혁명]을 마무리한다.  윤수종교수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이십년이 넘는 학문의 여정이 놀랍다. 몸으로 끌고 나아가는 샘의 헌신은 마치 대장장이의 작업을 연상시킨다. 여기 저기 떠돌며 방황하는 이론의 끈들이 골목길을 돌자마자 사라지는 환영을 피하게 해준다. 실천가와 이론가의 공명을 보는 듯 한장 한장을 보는 내내 들떠 있었다.

 

뱀발. 마지막 우리나라 사회운동에 대해서는 여백을 남겨두기로 한다.  그 유격과 논란, 논쟁이 끊이지 않으면 그 사이가 채워지기도 할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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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히는 '일의 민주주의'를 다룬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떤 조직에서 개인적 증오, 음모,정치적 계략이 등장하면, 구성원들은 실질적인 공동의 교류기반을 상실하며, 일에 대한 공동의 관심으로 묶이지도 못한다. 조직의 유대가 일에 대한 공동의 관심에서 나오는 것처럼, 일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거나 갈등을 일으키기 시작하면 조직적 유대는 사라진다.'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 것은 우리가 하는 '일', 이 일에 필요한 상호의존. 하나의 거대한 문제와 그에 따른 수많은 세분화된 문제들에 대한 우리의 실질적인 관심이었다. 나는 동료들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왔다. 동료들은 나와 함께 일했고, 일이 끝나면 떠났다. 우리는 정치집단을 만들지도 않았고, 행동방침을 정하지도 않았다. 각자가 일에 대한 관심에 따라 자기 역할을 수행했다. 이렇듯 일에 대한 관심과 일의 기능은 객관적이고 생물학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공조는 이에 의해 규제를 받는다. 일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직될 때, 그 일은, 서서히 암중모색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유기적이고 자발적으로 조직된다. 이와는 반대로 '캠페인'과 '대중연설'을 중시하는 정치조직은 일상의 파업이나 일상의 문제와 무관하게 진행된다.

 

 

투표도 없고 지시나 명령도 없고 비서도 회장도 부회장도 없다면, 우리 조직의 토대가 되는 원칙은 무엇일까? 에 이렇게 대답한다.   67

 

뱀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 민주주의가 있었고, 민주주의의 역사는 잊혀지고 있다. 마치 안개같다고 없는 것으로, 뿌옇고 보이지 않는 것으로 치부하는데 역사의 곳곳에 비를 흩뿌리고 여전히 진행형이지 않을까? 우뚝 솟은 산과 강에만 관심이 가 있는데 그 풍요로움의 원천은 햇살이나 안개, 그리고 구름, 비 같은 것들... 모임의 뒤끝에 뒤풀이에 들어앉아 잠깐 논의가 쑤욱 흘러가는 것 같아 멈칫 보태어 본다. 대안의 상상력이란 책갈피에서 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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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급되었던 준거모임들을 다시 둘러봅니다.  방식과 의도, 가지고 있는 색깔들이 조금씩 틀어져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생활공동체나 생활협동조합이라고 하는 곳은 아카데미 냄새가 물씬 나서 아이디어를 차용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생각실험실이라는 곳은 실험이나 다양한 생각의 실험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 서툴러 결합하지 못하는 공부만이 보일 뿐입니다. 다른 삶을 지향한다고 하는 수유너머도 사유의 실험이나 삶의 변화의 다양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공부만 하는 하나의 생활공동체로 여겨집니다. 비평의 숲, 인문공동체인 김영민교수가 이끄는 장주(장미와 주판)는 20년의 여정을 끝냈다 합니다. 그리고 금서정과 같은 인문연대공간과 연결되어 있고 복합문화공간 카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2. 인디고서원을 다시 들어가 찬찬히 살펴봅니다. 청소년을 위한 서점을 지향하고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인 듯 하지만, 열두달 강의 학부모모임을 비롯해 에코토피아란 식당, 수요독서회 등 작은 모임들로 꽉 짜여져 유격이 없어 보입니다. 애초 표방하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서점의 아우라는 넓고 깊어, 그 정체성을 도드라지게 보이게 합니다.

 

3. 문지문화원 사이는 독특해보입니다. 프로젝트-사이 아카데미-잡지 F. 이질적인 비평가과 작가, 전문가들 사이를 연결해서 공동으로 독특한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참고해볼 점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사이 아카데미도 매월 인문예술, 쓰기학교, 스토리텔링, 미디어아트 강좌등 전문적인 영역의 강좌를 진행합니다.  사이아카데미와 마포열린강좌 프로그램은 4-5년 동안 유지되어 강사진과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4. 전투적 책읽기는 준비과정을 강제하는 성격이 강한데, 책선정이 좀더 대중적이 될 수 있도록 고려한 흔적이 보입니다.  참석하기에 앞서 글을 요약하고, 온라인에서 토론이 사전 준비가 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듯 보입니다. 실제 참석율과 강좌기간 동안 준비도를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기획의도와 참여자, 운영틀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살펴보아야 될 것 같습니다. 지구력이 있는지, 지구력이 있다면 어떤 이유때문인지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5. 민중의 집 프로그램 가운데 사람책 도서관은  책의 경계를 허물면서 사람의 삶에 대면할 수 있어 보입니다. 100분토론이나 화요밥상도 형식과 과정을 넣어 시도한 프로그램으로 안정화하려면 부수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도 감안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6. 청소년 프로그램 관련하여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방과후 과정 가운데 마들주민회의 경우 자치와 학부모 모임을 별도로 둔 것이 인상적입니다. 민중의 집도 공간을 청소년들에게 오후시간을 주어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7. 1-6. 다시 살펴보면서 여러 느낌이 듭니다. 막 시작하는 그룹도 있고, 상대적으로 자신의 색깔로 안착한 곳이 있고, 자본과 결합하여 안정적인 공간과 강사풀의 교류가 활발한 곳도 있습니다. 재정적인 문제에 걸려 공간 운영과 강좌 금액이 상당한 경우도 많아 보입니다. 잡지와 출판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은데 내용이 새롭고 파격적인지? 그것이 추구하는 정체성과 합당한 것인지도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단지 한번 정리해볼 수 있는 수준은 각기 나름 대전시민아카데미와 견주어 보고, 세부 틀에서 다시 장단점을 빌려써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8. 아카데미 공간구성, 연구공간 수작, 작은 모임의 구성과 관련해서 위의 여러가지를 혼합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은 모임과 청소년 관련해서는 위 사이트나 방문을 통해 운영경험들을 교류해야 할 듯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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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112-1201 모임들 사이...
    from 木筆 2012-01-27 15:16 
     아침에 흩날리며 나무꽃을 피우던 함박눈은 오간데 없네. 비가 촉촉 그 나뭇가지를 적시니 지저귀던 멧새들 기척도 없네. 흔들리는 깃발만 눈발의 기억을 간직한채 파르르 꼬리를 남기네. 아, 매화는 피겠지.아, 버드나무는 푸른 물이 들겠지. 겨울비 속에 애써 봄을 가져와도 여전히 겨울이지.  뱀발.  1. 모임들 사이 서걱거리는 분위기 사이를 거닐기가 쉽지 않다. 애초 감정의 대면을 걱정한 건 아니지만 이리 서투름을 지켜
 
 
 

 

 

눈길이 조심스럽다. 저녁 약속을 따라 가는 길. 고르는 청년맑스의 유적존재라는 말이 희석화되는 것을 우려하여 혼자일 수밖에 없는 고뇌를 남긴다. 혼자라는 것. 혼자 결정내려 미치는 나에 대한 판단이 부족하다. 떨어진 나로 머물러 어떻게 관계와 관계의 그물에 떨어지는 일들을 삭히거나 흡수해서 공통의 자양분으로 되는지까지 몸-머리생각이 닿지 못한다. 연유로 관계는 성격이나 성질대로 하면된다는 자의식이 강하다. 함께 생각하고 같이 나누는 힘들과 관계의 맺기와 풀기에 무척이나 서투르다.

 

 

술이 조심스럽다. 연거푸 마시는 술잔에 목소리가 떨린다. 관계의 그물에 점선으로 연결된 마음들은 너가 잘 모를 것이라는 마음들이 있다. 속상함이나 몸상한 일들이 바로 옆으로 이어진 일이라는 것들. 이해가 깊지 못해 무조건 잘해서 문제라는 말.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공적인 일을 겨우 감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적인 면들을 잘 비추어지지 않는다. 작은모임이 겨우 사회적인 일을 받아안고 그 그물에서 새로운 일을 소화시키고 고민을 번져 더 나은 일-생각으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낫고, 시간이라는 겹그물에 강하게 살아내는지? 관계가 미진하여 자꾸만 끊긴다. 툭~ 툭 수선을 하고 고치려면 그렇게 에둘러 돌아돌아 확인하고 그 선이 단단함을 확인해내야 한다.

 

 

마음이 조심스럽다. 관계의 자장에서, 좀더 관계의 밀도와 사회 속에 서사적인 나를 보는 깊이. 선배, 책임과 움직임의 자장에 세밀하다. 늦지만 좀더 확인하고 마음결을 살피고 잇고 보듬고 할 일이 많다. 강한 단점들이 일시적으로 관계의 단락을 가져오더라도 다른 느슨한 다른 관계들이 잇고 수선하고 보듬고 생살이 솟아 나도록 해야 하지 않을지? 또 다른 일로 모이고 드러내고 다시보고 다른 관계의 씨앗들이 싹을 내도록 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함께 일해본 적도, 관계를 맺은 적도 별반없어 서툴기 짝이 없다. 음악밴드가 아니라 사회적 밴드.

 

 

 

 

 

 

 

 

뱀발. 아*** 일로 저녁을 함께 하다. 동태찌게가 얼큰하고 겨울에 제맛이다. 선이 굵은 이들의 결을 읽어내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아홉시에 다다르지 못했는데 대리운전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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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눈이 내린다. 꿈은 생각지 못하게 자리잡은 일터에서 해방감이다. 일터손님들과 편하게 담은 저녁-밤시간이 남은 모양이다.  갑갑함과 답답함이 내리누르는 일터 틀 안에서 가벼운 맘풀림이 그렇게 꿈자리에 남아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강열한 생각들이 산개된 글들을 정리하지 못하면 쓸모가 떨어질 것 같다. 맴맴도는 머릿 속의 것을 입에 맴맴돌게 하려면 손발의 노고가 필요한 모양이다.  몸을 빌거나 시간을 꾸어내서 삶가 나-너, 모임을 몸말로 연결시키는 수고를 해야한다.

 

 

아침 눈발이 날린다. 이틀연속 작심을 한듯 고장을 치룬 차는 돈맛을 아는 듯 쌩쌩하다. 눈꽃에 구름속을 달리는 듯 하다. 간간히 비추는 얕은 채도의 파란하늘이 구름과 눈능선과 잘 어울려 자꾸 쳐다본다. 답답함을 열어제쳐야 할 모임들 생각으로 부산하다. 몇번씩 이 생각이 몸을 괴롭히기도 할 것이고 이부자리 속 꿈자리로 들어와야 고민도 푹 고와질 것 같다. 맴맴도는 생각들이 이웃 벗들로 번져, 벗들의 말로 마음 사이를 비집고 나아가는 바램을 섞는다. 작심을 몇말 받아놔야 할 것 같다.

 

 

점심 쌓인 눈들 눈물이 맺힌다. 산책을 고프게 하는 눈들이, 햇살의 따스함을 고스란히 받는 것을 본다. 산책이 더 고프다.  가지위에 쌓인 눈들도 그려줘야 하고, 눈 속에 포근한 갈대숲에 눈길도 줘야 한다. 마음도 햇살에 눈안개처럼 증발할 듯싶다. 책 속을 뛰쳐나올 듯한 글모서리도 안아줘야 한다. 눈오는 날 하고픈 것이 여럿이다. 보듬어야 할 것도 여럿이다.

 

뱀발.  몇몇 생각으로 머리가 꽉 들어차 있다. 정초에 바쁜 일과들 사이로 함박눈이 가득이다.  풋살경기장에서 몸을 푸는 이들이 부럽다. 눈도 달도, 책도, 고민을 나눌 이들도 그립다. 스스로 널린 흔적들을 주섬주섬 모아 이어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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