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물성*이라는 단편 속의 상품. 그 우울체 용도를 느낀 뒤, 그 밑에 있는 정치적**이란 책의 사부능선을 더듬는다. 실물감을 느끼게 만든 발랄한 작가의 상상. 거슬러 올라가다 숱한 만남이나 모임이 놓쳐버린 건 없을까 대유해본다. 해야하거나 결론내어버린 이성. 그것이 아니라 담지 못하거나 회피하던 글꼴같은 나눔체를 사보고 싶다. 일용할 양식은 무엇이었던가. 다시 써보고 싶다. 행간에 그 즙들이 어찌 배여나오는지.

넝마주이처럼 이 단어들이 적힌 활자들을 가득 주워담ㄴ 일. 수 년. 그 꼬리가 밟힌다 싶어.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가운데 <감정의 물성>
** 마사 누스바움, 《정치적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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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12-12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책보다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여울 2019-12-13 08:58   좋아요 0 | URL
남홍이란 화가의 작품이에요. 강렬하죠 ㅎㅎ
 

‘2019‘

손 품에 안겨 마음 끝에 걸린 북린鱗: 마음 그물에 숭숭 빠져나가지만 그래도 제법 굵직한 감촉들이 느껴진다 싶다. .. 많이 남았다. 한해도..

발. 추워지는 것 같아 꽃도 들였다 어젠. 독서노트 모임 결산. 선약이 먼저 나중에 생긴 네 곳의 약속을 물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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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나는 악인이었는지 모른다 걷는사람 시인선 17
정덕재 지음 / 걷는사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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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년말에 술마시기 좋은 날*. 눈감고 만지면 오돌토돌한 것들. 1과 2나 5쯤이 아니라 평범의 그림자같은 숫자. 그를 불러세운다. 외롭거나 지나친 뒤 따스해지는 것들을 다독인다. 골라내고 싶은 하루 말미의 짬. 지나온 시간의 어느 지점을 낚아 올린다. 손끝이 차다. 손내밀고 잡아주고 싶다. 비워두고 싶다. 채워줘야지 싶다. 꽃이 아니라 잎으로도 세상을 느끼는 비밀번호. 1‘23‘5

* 《간밤에 나는 악인이었는지 모른다》, 정덕재
** 김병호의 발문은 아껴보기로 한다. 4시40분쯤 깨어 읽고 남기니 6시40분이 되어간다. *** 마저읽다. 시는 작가를 온전히 느끼기에 가장 바람직한 도구다. 온전한 소개글에 《비데의 꿈은 분수다》를 다시 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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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단풍‘

지는 잎을 담다. 그러다가 지는 색들을 살피다. 물가 실버들은 여태 기척이 없지 한다. 모든 안주 만원하는 막걸리집에 손님이 나가자 말도 걸음도 다른 바깥주인장은 예전처럼 또박또박 상을 치운다. 그리곤 익히 들은 국민학교 뒤편 말무덤얘길 다른 손님들과 서툴게 섞는다.

잎은 피고 강나루 버드나무는 바람에 휘날리고 봄을 연신 겨워낸다 싶다.
그러자 산머리로 앞다투어 달린 새잎들은 어김없이 고개를 숙인다.

보아주는 이 없어도 좀더 다르게 피고지고 지고피는 저 숲들 속에 겹친 신록을 골라내다. 실버들 실버들 해본다. 연두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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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on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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