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물성*이라는 단편 속의 상품. 그 우울체 용도를 느낀 뒤, 그 밑에 있는 정치적**이란 책의 사부능선을 더듬는다. 실물감을 느끼게 만든 발랄한 작가의 상상. 거슬러 올라가다 숱한 만남이나 모임이 놓쳐버린 건 없을까 대유해본다. 해야하거나 결론내어버린 이성. 그것이 아니라 담지 못하거나 회피하던 글꼴같은 나눔체를 사보고 싶다. 일용할 양식은 무엇이었던가. 다시 써보고 싶다. 행간에 그 즙들이 어찌 배여나오는지.
넝마주이처럼 이 단어들이 적힌 활자들을 가득 주워담ㄴ 일. 수 년. 그 꼬리가 밟힌다 싶어.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가운데 <감정의 물성>
** 마사 누스바움, 《정치적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