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611-12 초급!? 활동가 아카데미_수료?식 흔적들
[반나절 답사] 대전근대역사의 파편들(보문산)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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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 지난 보문산을 우회한 반나절답사. 전쟁의 이면을 몸으로 체감한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그렇게 될까 두려워 발 담그길 저어하는 일. 소나기내린 그날의 기억 말미 형무소와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일그러진 전쟁의 기억이 옷을 적신다. 그리고 문턱에서 머뭇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도 그러하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웹알림지도 일정이 다가오는 것이 편치 않았다.
어제의 기억이 온전히 몸으로 남아 있는 지금, 나는 두달반의 몸을 기억을 갖고 있는 동기와 그제 이십년이 지난 뒤 만나게 되었는데, 그 삶의 흔들림을 고스란히 듣고 주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많은 부분 나로 인해서였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크게 그가 느끼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그러하다. 그 여운이 채 밀려가기 전, 지난 밤의 혼미함과 몸의 노근함이 도움이 될까? 답사. 노근리로 향하는 길, 우편물에 담긴 황해문화의 특집기획은 아니나 다를까 전쟁 60년 논문들이다. 이동중에 곧 활동을 멈추게 될 진화위의 조사자료가 반영된 전남 영암 구림마을의 좌우익 망라한 흔적이 돋아 올라온다. 지난 한해 잠깐 스친 동네가 그렇게 죽음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멈칫한다.

나는 어느 새 터널안에 갇혀있고, 철길과 기총소사하는 아비귀환의 와중에 있다. 나무를 기대어서 그 흔적을 촛점에 남겨보려하지만, 떨리고 마음을 후벼파는 아픔은 꿈속의 가위눌림처럼 어찌할 수 없다. 수수꽃다리.....지키고 선 나무들은 기억하겠지. 저기를 쳐다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 형무소에도 골령골에도 뜨거운 여름이 오듯, 나무의 잎이 진해지듯, 꽃들의 꽃눈으로 보아왔겠지. 지나친 슬픔이 밀려와, 이렇게 슬픔에 잠겨....연신 꿈자리까지 내준다.
뱀발.
1. 노근리-골령골-자유회관(구 대전교도소), 뒤풀이 자리에서 1년쯤 여물어가는 기억을 한 활*가가 불러낸다. 그래서 이렇게 기억을 다시 더듬어본다. 삶의 농도란 무엇일까? 어슷하게 교차하는 듯하지만, 그렇게 교차하면서 낸 생각의 상처들이 삶으로 아물고, 그 흔적을 공유하는 것. 그것이 삶을 새롭게 돋아나게 할 수 있을까? 새롭게 예전과 다른 결로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을까? 스물여섯의 나이도, 서른여섯의 나이도, 마흔여섯의 나이도 그럴 수 있겠지.
2. 그리고 막걸리와 이야기가 익을 무렵, 시간이 배여있지 않는 선거논쟁이 붙다.
3. 이십년 만에 만난 동기들..녀석들과 포옹. 세월의 간극은 밀려가고 그렇게 첫마음으로 서로 안다. 참 따듯하고 정겨운 느낌이다. - 팔장을 끼고 걸어보자. 팔장을 끼고, 어깨동무를 하고 걷자. 말보다 따스한 가슴의 말을 듣자. - 팔장을 끼고 앞을 보고 걸으니 듬직하고 기분좋다. 걷다보니 지나친 슬픔도 다독여주고 조금 자리를 비켜서는 듯하다. 뒤풀이의 따듯함이 밀려오지 않았다면 어쩌면 더 지독한 꿈에 시달렸을지도 모르겠다. 피곤에 절은 몸은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였을 것이고... ...이렇게 가까이에 벗들이 있고, 생겨나고, 또 다른 고민의 울타리를 넘을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목도하게 되니 그래도 조금씩 슬픔을 감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온다.
4. 소나기 내리는 반나절 답사의 여운처럼 어제도 돌이켜보니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