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찾은 곰소길, 해안선을 따라 보던 기억은. 잔뜩 흐린 날씨로 [전망좋은 방]이 있는 곳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바닷가가 이쯤이면 보여야 되는데, 흐린한 하늘은 바다와 하늘을 구분조차하지 못하게 만든다. 잠시 뒤, 산과 바다, 바다와 섬, 산가까이있는 바위와 선명한 경계.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찾아서(클릭)

 뱀 발.  사진 몇장 올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 활동가도 그렇지만 초급, 중급, 급을 나눈다는 것도 어색하다. 수료라는 것도 말이다.  

   새로 난 시집의 여운이 깊다. 이렇게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어느 덧 저수지 한가운데까지 도달했다. 뒷걸음질 치자니 얼음에 간 금들이 보이고 앞으로는 버드나무 줄기에 연초록 새순이 돋아나는 게 보이는 것이다. 지름길이었던 저수지 바닥까지의 수심이 떠오르는 것이다. 모든 길이 바닥이었다는 믿음이 깨지는 순간 그동안 비우지 못한 무게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짐을 벗고 헤엄쳐 가야 하는 길이 보이는 것이다.(이윤학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시집) 

어쩌면 선배도 없고 후배도 없다. 선배들의 경험은, 우리들의 급수에 대한 기억은 바닥에 대한 믿음처럼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서로 같아져야 한다는 순간, 벌써 이것은 활동도 아니고 운동도 아닐지도 모른다. 어떻게 달라지고 어떻게 깊어질 것인가? 닮은 꼴은 어느새 무게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감당할 수 없는, 감당할 수 있는 무게. 연초록 새순이 돋아나는 게 보이지만, 어쩌면 우리는 짐을 벗고 헤엄쳐가야할지 모른다. 늘 너가 궁금하고, 너의 시선에 대한 갈증으로, 너가 없으면 나도 없을 지도 모른다. 너의 다른 하루가 있으므로 나는 보다 더 다른 하루의 양식을 얻는지도 모른다. 

삶과 활동에 대한 나누는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을 콕콕 찌른다. 안녕한 생각인가? 안녕한 언어이고 말들인가? 개인적인 고민인가? 다른 이의 고민의 결을 쫓아간 말들일까? 삶의 아픔이 걸린 언어들, 몸의 언어가 밀어내는 힘들. 어쩌면 이렇게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이 온당하기나 할까? 그래도 이렇게 나누는 것이 조금이라도 생각을 더 아픈 쪽으로 밀고 나가게 할 수 있을까? 위악의 자격을 누가부여한 것일까? 더 위악을 거들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걸어왔던 길의 초입이라고 여겼던 저기 저수지. 어쩌면 흠뻑 젖은 몸으로 액체 현실을 다시 견뎌내야 할지 모른다. 늘 끝은 다른 시작을 의미하므로, 더구나 버드나무 새순도 보이므로.. 그 삶이라는 것도, 사람은 천번을 만번을 살 수도 있는 것이므로. 한 번은 열 번 백 번 천 번으로 통하는 지름길이라고...현재는 벗어날 방법은 없다. 과거와 미래와 타협하지 마라. 나와 세상을 타협하지 마라. 네 코스를 뛰면 된다. 오직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그래 인용한 시집은 이렇게 시작한다. 한번은 천번 만번으로 통하는 지름길이라고. 

선배와 후배의 만남이 아니라, 우리는 너-나는 이제 한 번을 통과했을 뿐...천번으로 통하는 지름길의 하룻밤을 연애했을 뿐이라는 것을... ...     

                                                                        자세한 흔적을 보고 싶으시면 주홍글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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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90829
    from 木筆 2009-08-29 12:13 
    1.  ㅇ 이란 사람이 있다고 하자. 생각의 틈을 비집고 들어갈 기회가 있다면, 그(녀)가 쓰는 표현이나 방점 가운데 많은 것이 들어있다. 아마 그때 첫만남이었고, 그래서 이름은 기억나지 않더라고 했던 이야기들이 어슴프레 기억의 수면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란 것이 정해진 동선을 돌고 익숙해지다보면 그 틀에서 그 알 안에서 끊임없이 회전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사람의 관계도 그 관계를 벗어나 알을 깨뜨리거나 틀을 흔들어주지 않으면 의
  2. 현대사 답사_전쟁과 평화
    from 木筆 2010-05-30 10:38 
      답사. 지난 보문산을 우회한 반나절답사. 전쟁의 이면을 몸으로 체감한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그렇게 될까 두려워 발 담그길 저어하는 일. 소나기내린 그날의 기억 말미 형무소와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일그러진 전쟁의 기억이 옷을 적신다. 그리고 문턱에서 머뭇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도 그러하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웹알림지도 일정이 다가오는 것이 편치 않았다.   어제의 기억이 온전히 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