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지를 꺾다


                               박성우


상처가 뿌리를 내린다


화단에 꺾꽂이를 한다

눈시울 적시는 아픔

이 악물고 견뎌내야

넉넉하게 세상 바라보는

수천개의 눈을 뜰 수 있다


봄이 나를 꺾꽂이한다

그런 이유로 올봄엔

꽃을 피울 수 없다 하여도 내가

햇살을 간지러워하는 건

상처가 아물어가기 때문일까


막무가내로 꺾이는 상처,

없는 사람은 꽃눈을 가질 수 없다


상처가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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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6-0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시울 적시는 아픔, 이 악물고 견뎌내야 , 넉넉하게 세상 바라보는, 수천개의 눈을 뜰 수 있다 " 너무 가슴이 아프면서도 계속 여운이 남아요.



연두부 2007-06-0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술먹다 선배 줘 버리고 하나 다시 샀네...ㅎㅎ

여울 2007-06-0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연두부님. 상처가 꽃을 피운다. 연두 부님 술자리가 상처...두고두고 잊지 못할 시집이 되겠구만여. 홍수맘님, 그쵸, 시가 아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