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카치오 인생의 텅 빈 공간

- 물 위에 뜰 정도로 아주 가벼운 사람? - 



1. 텅 빈 공간


 1)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요즈음 우리네 젊은이들이 그러하듯, 또한 우리네 젊은이들의 부모들이 그러하듯 보카치오도 그러한 인생을 살고 있었던가. 그의 연보를 읽다가 처음 궁금증이 인 것은 그것이었다. 그는 왜, 그의 인생의 진로 하나하나를 아버지에게 묻고 있는가. 그는 사생아로 태어났다고 했는데 갑자기 아버지는 어디에서 나타난 것인가.

  보카치오는 1313년 이탈리아 피렌체 부근에서 부유한 상인의 사생아로 태어났다고 전한다. 그러나 투스타니에서 태어났다 하기도 하고 파리에서 태어났다고도 전한다. 그의 어머니에 관해 프랑스 어느 공주라는 이야기도 있다. 잔느라는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의 아버지는 피렌체 상인으로서 귀족가문의의 은행일을 담당하며 파리를 오가다 그의 어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프랑스인이었기에 보카치오는 어릴 적 파리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사망하자 이탈리아에 있는 아버지에게로 보내졌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결혼하지 않았던 듯하다. 보카치오는 이탈리아인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그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로 보내지지 않았다면, 그는 프랑스인으로 되는 것인가.

  이렇게 아버지의 존재조차 모르고 자랐을 보카치오는 오히려 어머니가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바람에 아버지에게로 보내져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다. 그러니까 어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산 적은 없는 것이다. 그는 보다 오래 아버지와 함께 하며 아버지에 의해 길러졌으니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아들이 장사를 하기를 바랬다. 혹은 성직자가 되거나. 그리하여 보카차오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일을 배우기도 했고 상업의 경험을 쌓기 위해 나폴리에 있는 회계 사무실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어느 순간 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했고 그 뜻을 아버지에게 전하는데, 그의 아버지는 법학을 공부하기를 바라는 조건으로 문학 공부를 승인했다고 한다. 그래서 보카치오는 역시 법률을 공부했고, 법률을 공부하다 보니 필요에 의해 라틴어를 공부하게 되고 라틴어를 공부하다 보니 다시 문학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라 본격적으로 문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한다. 그의 아버지는 보카치오가 문학을 하지 않도록 바랐지만 결국 아버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갔음에도 보카치오는 자기가 원하는 바를 찾아내어 그 길로 가게 되었다.


 2) 페스트

  보카치오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데카메론>은 페스트가 창궐하는 도시를 떠나 교외로 피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페스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그의 아버지 역시 페스트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동안 부유한 아버지의 그늘 아래, 아버지의 도움으로 살아가던 보카치오는 아버지의 파산과 죽음으로 홀로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직업을 구했고 갖은 노력 중에 피렌체 시(市) 정부의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문학을 하고자 하던 그에게 있어 아버지의 사망과 경제적인 어려움은 심각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아버지의 뜻에 따르다 비로소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맘껏 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의 경제적인 면은 그에게 문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다행인지 그는 이러한 난관을 곧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2. 채움의 공간


 1) 사람

  단테 - 페트라르카

  보카치오는 그의 생애 내내 단테를 존경했다. 그는 <단테전>을 쓰기도 했고 피렌체의 교회에서 <신곡>을 강의하기도 했다. 그는  <Commedia>를 가리켜 <Divina Commedia> 즉, <신곡(神曲)>이라고 불렀다. 인간으로는 도저히 미칠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한 작품으로 칭송한 것이다. 그는 주로 문인, 학자로서 일생을 보냈지만, 때로는 피렌체 특파대사로서 각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 라벤나의 성 스테파노 데리 우리바 수도원에서 수도하고 있던 단테의 딸 안토니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1350년 페트라르카를 만나고 난 이후 페트라르카도 그가 존경하는 인물이 되었다. 페트라르카를 만날 즈음 아버지의 파산으로 어려운 시절이었으나 페트라르카의 도움으로 경제적인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기도 했다. 그는 페트라르카를 청년 시대부터 만나기를 소원했기에 그와의 만남은 죽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심지어 1362년에 점쟁이가 그에게 죽음의 예언을 했는데 그 말을 믿은 그는 은둔 생활을 하며 고전 연구를 그만두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페트라르카의 권유로 연구를 계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1374년 페트라르카의 죽음에 크게 충격을 받아 그가 존경하던 단테의 신곡 강의도 중단하였고 그 후 사망했다. 물론, 그 때 그는 노령과 빈곤과 질병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그가 존경하는 페트라르카의 사망이 그의  병마와 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마리아 - 피암메타

  보카치오는 나폴리에서 유쾌한 사교 모임에도 참여하고 친구도 사귀며 인문학자에 의해 고전 문학에 눈을 뜨게도 되었다. 그런 가운데 그는 한 여성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이며 그녀는 나폴리 로베르트 왕의 서자라고 알려져 있다. 마리아에 대한 사랑은 그의 문학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는 마리아를 피암메타라 불렀으며 그의 작품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 그는 그녀를 구원의 여인으로 삼을 정도였다. 특히 그의 아버지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피렌체로 되돌아가게 되었으니 그의 그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은 더욱 깊었고 그러한 그리움이 <피암메타>와 <이메토> 등 그녀에 대한 글들을 쓰게 한 것이다.

 보카치오는 마리아를 구원의 여인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마리아는 실제로 방탕한 생활을 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사실인지 아닌지 정확하지는 않다고 하나 조금이나마 이러한 얘기가 떠돌고 있는 것을 듣노라니 <데카메론>에서 보카치오가 쓴 글을 엮어서 읽게 되기도 한다.


p9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인정입니다. 인정은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위안이 필요했던 사람이나 남에게서 그런 위안을 얻은 사람은 특히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만일 괴로워하는 사람 가운데에서 그러한 위안이 필요했거나, 그 가치나 즐거움을 깨달은 사람이 있다면,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나같이 신분 낮은 사람이 이런 실토를 하는 것은 아마 그리 걸맞지 않은 일로 여겨지겠지만,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신분이 다른 고귀한 분과의 사랑에 몸을 태워 왔습니다.


 p9 사랑하는 여자가 무정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욕망의 굴레에서 갇힌 영혼에서 자라나는 지독한 열정의 불길이 미친 듯이 가슴속에 활활 타올라 지치도록 괴로워하고 고민했습니다. 정말 그 심한 사랑의 불길은 그칠 줄 모르게 타올라 이따금 나는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가 여기서 쓰고 있듯이 신분이 다른 고귀한 마리아와 사랑을 했고 그녀는 잘못된 욕망으로 생활을 했다고 씌어 있다. 이것이 그의 체험인가 하며 생각해 보며 어쨌든 그는 구원의 여인이라 생각한 여인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그의 생애에 대해 결혼이야기와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보지 못하였기에 이후의 사랑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기는 한다.


 2) 작품

  평생 문학을 공부하고 창작을 한 사람에게 남은 것은 작품이다. 특히 보카치오는 역사에 길이 남은 대표적인 작품 <데카메론>이 있기에 오래도록 그의 이름도 전해지고 있다. 그러니 얼마나 행복한가.

  그는 젊은 시절 마리아에 대한 사랑과 관련한 작품들을 주로 남겼다. 대표적인 작품이 시집인 <디아나의 사냥>, 피암메타를 위해 쓴 소설인 <필로콜로>와, <필로스트라토>, <테세이다>, <시>와 같이 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이후 아버지의 파산으로 피렌체로 돌아와서는 <아메또>, <사랑스런 환영>, <마돈나 피암메타를 애도함>, <피에졸레의 요정>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 때의 작품에서도 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많으며 그가 존경하는 페트라르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 Giovanni Boccaccio ■

출생/사

1313.6.16. 피렌체 부근 체르탈도 / 1375.12.21 피렌체 부근 체르탈도

•활동 분야

이탈리아 소설가

 

•발 자 취  

•저 서

1313.     프랑스 어머니에게 태어나 유년 시절 파리에서 보냄

1319(6세) 모친 사망. 피렌체 아버지에게로 돌아와 라틴어 문법 배움.

        시를 쓰기 시작.

1325(12세) 나폴리의 바르디 상사 근무.

         왕립 도서관 사서의 가르침을 받아 문학 공부에 열중.

1336(23세) 로베르토 왕의 사생아로 알려진 마리아 만나 사랑을 느낌

1340(27세) 아버지 사업 실패로 피렌체로 돌아와 글을 씀

1348(35세) 페스트 퍼져 피렌체에 많은 사람 사망

1349(36세) 아버지 사망. 피렌체 공화 정부로부터 외교관 임명받아 교황, 황제, 제후들 만남

1359(46세) 아홉 살 위 페트라르카와 밀라노에서 만나 친교 맺음

1363(50세) 페트라르카 초청으로 베네치아 정주하며 안정된 생활 누림

1370(57세) 피렌체 영주 초빙으로 성 스테파노 디바디아 성당에서 <신곡> 강의

1375(62세) 고향 체르탈도에서 사망


참고 자료

•보카치오, 데카메론, 문화광장, 1996.

•위키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1336(23세) <필로콜로> : 마리아의 권유로 씀

1338(25세) <필로스트라토>, <디아나의 사냥>

1340(27세) <테세이다>

1342(29세) <아메토>, <사랑스런 환영>,

    <마돈나 피암메타를 슬퍼함>, <피아졸레의 요정>

1348(35세)

1353(40세) (데카메론>

1354(41세) <코르바치오> : 여인에 대한 풍자시로 만년을 정리하는 걸작으로 평가

1359(46세) <명사 열전>

1360(47세) <이교신들의 계보>

1364(51세) <단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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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엘리엇 브래드쇼


  사진을 보자마자 종교 관련 서적에서 봄직한 인물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자가 실제 사제 수업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서는 놀랐다. 왜냐하면…. 조금은 사이비로 보였기 때문에. 그리고 신부보다는 개신교 느낌이 물씬 풍겼기 때문에. 개신교에서도 조금은 이단으로 봄 직한…. 이런 생각의 전반은 책을 읽어가면서 느낀 이미지 때문이다. 대체로 상담치료 관련 책들의 느낌이 몽롱함을 주는 느낌은 있다. 놀라움을 안겨줬던 사티어의 치료도 그러했고 다양한 상담기법과 치료기법들은 명확함보다는 신비스러움으로 무장한 듯하기도 했으니까.

  존 브래드 쇼는 가족치료사이자 내면아이 치료 전문가로서 이 책은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수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었고 이 책을 통해서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자아를 마주하고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심리학과 신학과 영성을 전공하고 이것들을 접목하여 그의 치료에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이것이 녹여진 이 책의 엄청난 인기로 미국의 PBS(교육방송) 텔레비전 '인간성장의 8단계'의 진행자와 대중강연가로서 활동하고 가족치료와 내면아이치료 워크숍의 인도자로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것이 벌써 20년도 넘었다. 그러니까, 이 분야의 완전 전문가다. 한 권의 책으로 그를 ‘사이비 종교가’로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가 상처받은 내면아이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 그의 경험을 통해서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어릴 적 무시당하고 상처받은 아이였다. 그의 아버지는 경계선이 없는 사람으로서 마음 속 수치심이 깔려 있는 알콜중독자였고 그의 어머니는 의무감에 매인 사람이었다. 그는 성직으로 갈 것을 준비했지만 어느새 자신도 알콜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그는 그의 인생을 통틀어 다양한 분야의 기관에서 강의와 워크샵을 통해 치유의 세계로 인도했다. 자신과 같은 알콜중독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독자들의 치료를 위해 연구했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러한 그의 연구와 노력이 TV 프로그램에서도 그의 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인정을 높여 주었고 그는 대중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끈다. 그를 통해 치유받고 이른바 구원받은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무수할 것이다.

   그가 아버지로부터 학대받고 버려진 것에 비해 착실하게 공부를 하며 학위를 취득했고 장학금뿐만 아니라 각종 메달도 수여받았다. 그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이론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으로 많은 중독과 문제를 가진 이들을 치료하는 데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의 공로를 치하한다. 그의 공로를 먼저 치하한 이들은 그의 동료들로서 '20 세기의 정서적 건강에 가장 영향력있는 100 인 작가 중 하나'로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융, 조셉 캠벨, 에리히 프롬과 이름을 나란히 하기도 했다.

  그는 책에서 자아를 초월하기 위해선 더 강한 자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말이 그의 인생을 얘기해주는 말이 아닐까 한다. 알콜중독자인 아버지로부터 버려져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자라난 그가, 알콜중독자가 되어 오래도록 중독상태였던 것을 벗어나 이제는 중독을 중단시키는 일에 몸담기까지, 그의 강한 자아가 필요했을 그의 어린 생애와 그 생애를 기억하는 성인의 그의 모습을 생각하며 한편으론 아련해진다. 


■ 존 엘리엇 브래드쇼(John Bradshaw) ■

출생/사

1933.6.29 미국 텍사스 휴스턴

•활동 분야

교육자, 가족치료사, 내면아이 치료전문가, 신학자

•발 자 취  

•저 서

토론토 대학교에서 신학과 심리학, 영성 분야에서 3개의 학위 취득

신부가 되기 위해 캐나다에서 사제 수업

1975. 저자의 인생에 영향을 주었던 아버지 사망

PBS '인간성장의 8단계'의 진행자와 대중강연가로서 활동

각종 기업 및 사회기관에서 중독 치료 연구 및 프로그램 개발

 

Television:

Spotlight: weekly program (host), 1969-1972

The Bradshaw Difference: syndicated talk show produced by MGM, 1996

Speaking the Truth in Love: Independent Production 2009

PBS Television:

The Eight Stages of Man: eight-part series, 1982

Bradshaw On the Family: ten-part series, 1985

Where Are You Father?: one-hour program, 1986

Healing the Shame that Binds You: one-hour program, 1987

Adult Children Of Dysfunctional Families: two-hour program, 1988

Surviving Divorce: ninety-minute program, 1989

Bradshaw On Homecoming: ten-part series, 1990

Creating Love: ten-part series, 1992-1993

Eating Disorders: three-part series, 1994-1995

Bradshaw On: Family Secrets: six-part series, 1995

Homecoming: Reclaiming and Championing Your Inner Child

(Bradshaw on: The Family)

Healing the Shame That Binds You

Bradshaw On: The Family - 1986

Bradshaw on the Family: A Revolutionary Way of Self Discovery. Deerfield Beach, Florida: Health Communications. 1988.

Bradshaw On: Healing the Shame that Binds You. Deerfield Beach, Florida: Health Communications. 1988.

Homecoming: Reclaiming and Championing Your Inner Child. New York, NY: Bantam Books. 1990.

Creating Love. New York, NY: Bantam Books. 1992.

Family Secrets. New York, NY: Bantam Books. 1995.

Bradshaw On: The Family: A New Way of Creating Solid Self-Esteem. Deerfield Beach, Florida: Health Communications. 1996.

Reclaiming Virtue: How We Can Develop the Moral Intelligence to Do the Right Thing at the Right Time for the Right Reason. New York, NY: Bantam Books. 2009.

……

자아를 초월하기 위해서는

강한 자아가 필요한 것이다.

……

참고 자료

•http://www.johnbradshaw.com/johnsbio.aspx

•John Bradshaw Media Group - Home

•http://en.wikipedia.org/wiki/John_Bradshaw_(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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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가드너의 생애


 오랫동안 IQ에 길들여져 스스로를 한없이 무능함의 대명사로 여기며 지낸 많은 사람들에게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은 빛이었을 것이다. 1등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문제풀이식의 교육 현실에서 하워드 가드너의 이론은 많은 아이들의 능력을 일깨워주는 길잡이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아직은 우리나라는 하워드 가드너의 이러한 이론들이 빛을 보기에는 IQ라는 지능검사가, 1등이란 단어가 갖는 힘이 더욱 크게 울리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하워드 가드너, IQ에서 벗어나 어떻게 다중지능이론을 창시하게 됐을까. 그에 의하면 다중지능은 인간은 IQ와 같이 인간의 지능D 하나가 아니라 최소 8개 이상 존재하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독립적 지능을 말한다. 처음 그가 다중지능을 제시했을 때에는 언어, 논리수학, 공간, 음악, 신체, 자기성찰과 인간친화 지능 등 일곱 가지로 지능을 구분했다. 그리고 15년 뒤에 자연 지능을 추가했다. 그리고 현재 그는 여기에 실존 지능이란 개념을 추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존지능은 좀 더 근원적인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는 여전히 지능이란 그것과 같은 종류의 신경 구조를 발견할 수 있을 때 가장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하버드 대학의 교육심리학과 교수, 보스턴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로  하버드 대학에서 인간의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능력의 발달과정을 분석하는 Project Zero 연구소의 책임자이자 운영위원장이다. 30년 동안 연구소를 이끌며 인간의 지능과 창조성, 리더십, 교육 방법, 두뇌개발 등에 관한 저술과 연구를 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교육심리 이론은 여러 나라에 도입되었고 다중지능이론을 교육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한 학교와 연구소가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워드의 부모 역시 학자라고 한다. 하워드는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났지만 그들의 부모는 독일에서 살고 있던 유대인이었다. 하워드의 부모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1938년 그의 형을 데리고 독일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그의 형은 사고로 어린 나이에 죽었다. 하워드에게는 이 두 가지 사건, 즉 형의 죽음과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가드너는 어릴 때는 피아니스트를 꿈꿀 정도로 피아노를 잘 쳤고 책을 좋아하는 소년으로 처음에는 변호사를 꿈꾸던 소심한 유대인 소년이었다고 고백한다. 하워드의 강연에 참가한 이의 후기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가워드가 강연 시작에서 한 말이다. “사람들은 저를 심리학자, 교육학자라고 부르지만 제 삶의 베이스는 음악입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었고 다시 변호사를 꿈꾸던 소년은 결국 역사학 공부를 위해 하버드에 진학한다. 그런데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에 끌려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에릭슨과 피아제 이론을 접하고는 인지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다.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그는 천재들만 받는다는 맥아더 펠로십(MacArthur Prize Fellowship)을 수상하며 연구지원금을 받는다. 이 외에도 다양한 상을 수상한다.

  하워드는 대학교수이자 학자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그의 대표적인 활동은 프로젝트 연구소 이외에도 1990년대 중반부터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윌리엄 데이먼과 함께 하고 있는 ‘굿 워크 프로젝트’ 활동이다. 이 활동을 통해 바른 사람, 바른 노동자, 바른 시민을 길러 사회를 변화시켜나가는 데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하버드대학교 프로젝트 제로의 책임자이자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교육이론들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9권의 책을 출한했고 그의 책은 전세계 32개 언어로 번역되고 있다.


*굿워크란 세 가지 E, 즉 Excellence(뛰어남), Engagement(참여), Ethics(도덕성)의 조합이다.



■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

 

•출    생

1943.7.11. 미국 펜실베니아 스크랜톤 (72세)

 

•활동분야

교수, 다중지능이론 창시자, 심리학자, 교육학 이론가

 

•발 자 취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심리학 교수, 미국 보스턴대학교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

 

 

미국 하버드대학교 프로젝트 제로 연구소 책임자, 운영위원장

 

 

1990년 중반부터 굿 프로젝트 활동

 

 

1961. 역사 전공 위해 하버드 입학. 에릭슨 강의 수강 후 social relation으로 전공 바꿈

 

 

1965. 학사학위 후 런던대 경제학과에서 1년 수학

 

 

1971. 하버드대에서 발달심리 전공하여 박사학위 취득

 

 

하버드 의과대학과 보스턴대에서 Postdoc 과정(두뇌손상 환자들의 인지적 문제 연구)

 

 

1981. 맥아더 펠로십(MacArthur Prize Fellowship) 수상

 

 

 

1983. 다중지능이론 제안

……

제 삶의 베이스는 음악입니다.

……

 

 

1990. 미 교육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그라베마이어상(Louisville's Grawemeyer Award)

 

 

2000. 2000구겐하임 펠로우십(Guggenheim Fellowship)

 

•저    서

1983. 마음의 틀: 다중지능(Frames of Mind: The Multiple Intelligences)》

 

 

1993.《다중지능의 이론과 실제(Multiple Intelligences : The Theory in Practice)》

 

 

《훈련된 마음(The Disciplined Mind)》

 

 

2009.《세계의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s Around the World)》

 

 

<열정과 기질>, <통찰과 포용>, 

<체인징 마인드>, <미래 마인드> 

 

 

<마음의 틀> <비범성의 발견> <진선미> 등


참고 자료

•경향신문, [문명, 그 길을 묻다 - 세계 지성과의 대화](3) 하워드 가드너 미국 하버드대 교수, 2014.1.27

http://howardgardner.com/biography

http://infed.org/mobi/howard-gardner-multiple-intelligences-and-education

http://www.infed.org/thinkers/gardner.htm


“행복한 사람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사랑하고

불행한 사람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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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중입니다


정희진처럼 읽기-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누구나 자신만의 독서법이 있다. 그래도 때론 타인의 독서법이 궁금할 때도 있다. 빼꼼, 정희진의 독서법을 들여다보는데 재미있다.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생각을 만나면 반갑고, 읽을까 말까를 망설이던 책에 대한 비평을 보면 그냥 편안하게 그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작가는 2012년부터 2014년 봄까지 쓴 서평들 가운데 79편을 선정해서 다섯 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읽고 있다. “고통, 주변과 중심, 권력, 앎, 삶과 죽음”이라는 이 주제 속에는 어떤 책이, 어떤 글이 놓여 있으며 이 글들에서 작가의 어떤 생각과 느낌을 만나게 될까.

  작가는 무엇보다 책읽기가 “삶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자극, 상처, 고통을 해석할 힘을 주는 읽기 치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예상가능하거나 가독성이 지나치게 좋은 책보다 ‘자극적인 책, 이상한 책’만 읽는다고 한다. 하긴, 가독성없는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런 일이 또 있으랴. 그러나 이것을 달리 말하면, 작가는 자신의 ‘관점’에 따른 책을 읽는다.

  관점을 갖기 위해 책을 읽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미 자신의 관점이 명확하여 그것만을 골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독서일 수 있겠다 싶다. 한편으로 어떤 책을 읽더라고 내 몸에 각인된 ‘시각’으로 수렴되는 경우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읽을 수 있지만, 한편으론 다양한 글읽기가 아니라 거듭 생각이 한정되는 것이 아닌가 염려되는 때가 있다. 많은 책을 읽으며 그것을 수정·보완하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강화되는 경우도 있고 미미하게나마 다른 관점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작가의 관점에 따른, 시각을 찾아 읽는 방법의 긍정성을 생각하며 관점의 수렴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으리. 어쨌든, 많이 읽어 볼 일이다.

  타인의 글을 잘 읽고 잘 해석하는 일은 중요하다. 작가의 말대로 그것이 읽기 치료가 되려면 더더욱. 생각해보면 책을 읽는 것은 정보습득, 지적만족, 재미라고 하지만 알고 보면 책과의 교감이 빠질 수 없다. 책을 읽으며 내 감정을 정화시키는 것이 있다는 점, 물론 던져버리고 싶은 책도 만나지만, 그것은 책을 읽으며 내 속에 내 머릿속의 질문들에 답해 가는 과정이며 정리되지 않은 감정과 혼란스런 지성을 명확히 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니, 나에게도 읽기는 치유와 치료의 과정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독후감의 의미는 단어 그 자체에 있다. 독후감(讀後感). 말 그대로 읽은 후의 느낌과 생각과 감상(感想)이다. 책을 읽기 전후 변화한 나에 대해 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가 없다면 독후감도 없다. 독서는 몸이 책을 통과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통과할 수도 있고 몸이 덜 사용될 수도 있다. 터널이나 숲속, 지옥과 천국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딘가를 거친 후에 나는 변화할 수밖에 없다. 독후감은 그 변화 전후에 대한 자기 서사이다. 변화의 요인, 변화의 의미, 변화의 결과……. 그러니 독후의 감이다. p305


  어떤 날은 책을 읽고 기록하지 않아 잊어버린 책의 내용에 감정에 쓸쓸하여 기록을 했다. 그러다가는 읽을 책도 많은데 뭘 하고 있는 것인가하는 생각에 멈추기도 했다. 사실,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이란 늘 같지 않다. 내가 읽은 상황에 따라서 또한 달라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읽었다 해도 또 읽어 볼 필요가 있는 것이고, 기록을 하고 싶으면 그 마음을 기록하면 되는 것이고. 하지 않음은 또한 그것이 독후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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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글쓰기


은유,  글쓰기의 최전선-‘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수유너머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해서인지 제목 때문인지 은유의 글쓰기 강론에선 치열함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글을 쓰고 싶은 수많은 이유가 있다. 그러나 글쓰기라는 작법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열망엔 어느 정도 ‘미학적’인 부분에의 욕구가 있다. ‘글을 못 쓴다’라는 말 속에 잠긴 것은 그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느껴지는 은유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삶의 글을 이미 새기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래서 이제 몸을 움직이면 그 글들이 몸에서 빠져나와 책으로 옮겨갈 것만 같은 느낌이다.


우리 삶이 불안정해지고 세상이 더 큰 불행으로 나아갈 때 글쓰기는 자꾸만 달아나는 나의 삶에 말 걸고, 사물의 참모습을 붙잡고, 살아 있는 것들을 살게 하고, 인간의 존엄을 사유하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p23


  그래서 이 책은 써야 하는 이유, 쓰고자 하는 열망을 끌어내기 보다는 보다 구체적으로 종이 위에 글을 만들어 내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총 6장으로 구성되어 6장을 제외하고 5장에서 글쓰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은유는 글쓰기는 용기라고 말한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라고. ‘잘’ 쓰고자 우린 많은 거짓의 감정을 쏟아내어 글을 만든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글과 다르다면 진정성 여부를 떠나, 더 이상 글쓰기가 진행이 될까.


나는 억눌린 욕망, 피폐한 일상 같은 고통의 서사를 길어 올리는 학인들에게 새 가지를 당부했다. 삶에 관대해질 것, 상황에 솔직해질 것, 묘사에 구체적일 것. 결국 같은 이야기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게 삶이다. 뭐라도 있는 양 살지만 삶의 실체는 보잘것없고 시시하다. 그것을 인정하고 상세히 쓰다보면 솔직할 수 있다. 상처는 덮어두기가 아니라 드러내기를 통해 회복된다. p63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즐겁고 좋았던 일이나 기분일 때보다 고통스러울 때 글을 찾았던 일이 많았다. 이런 일은 주위를 둘러봐도 그런 것 같다. SNS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종이 대신에 그곳에 마음을 기록한다. 그들이 마음을 강하게 표현하는 날들은 그들 신상에 뭔가 좋지 않은 변화가 있었을 때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런 것일까, 불행이 우리의 글쓰기의 욕망을 부추기는 것일까. 그래서 이때의 상황에 잘 감응하다 보면 나만의 언어를 가질 수 있는 것일까.

   고통을 마주하여 그 고통을 끌어내는 방법으로 은유는 더 많이 생각하고 느낄 것을 권유한다. 좀더 많이 읽으면서. 그것이 “감수성의 근육을 키우고 타인의 고통에 감응하는 능력”을 찾아준다고 말한다. 함께 글을 읽고 강독하며 글을 쓰고 합평하며 생각을 키우는 그것이.

  

 이 세상에는 나보다 학식이 높은 사람, 문장력이 탁월한 사람, 감각이 섬세한 사람, 지구력이 강한 사람 등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많고도 많다. 이미 훌륭한 글이 넘치므로 나는 글을 써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내 삶과 같은 조건에 놓인 사람,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나의 절실함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나만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또 기운이 난다. p132


   은유의 글쓰기 강의는 이렇게 감수성의 근육을 키우는 방법을 함께 한다. 나만의 글쓰기에 자신감을 북돋우며 여전히 강의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은유는 자기의 글쓰기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쓰는 르포나 인터뷰에 관한 글쓰기를 제안한다. 그리하여 이 책에는 실제 은유의 강의를 듣는 학인들이 쓴 글이 실려 있다. 은유는 르포나 인터뷰가 서로의 삶을 보듬는, 그리고 지탱하는 매개라고 말한다. 이들의 글을 읽으면 은유가 말한 글쓰는 방법에 대한 강의의 말들이 다시 떠올려진다. 


 약자는 달리 약자가 아니다. 자기 삶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갖지 못할 때 누구나 약자다.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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