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편애합니다 청춘문고 22
손현녕 지음 / 디자인이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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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편애합니다, 손현녕






사람의 마음이 항상 공평할 수 없기에 무언가를 더 편애하게 될 수밖에 없다.

책을 산지는 오래 되었는데 조금씩 읽다가 이제야 다 읽었다.

작가가 편애하는 것은 제주와 가족, 시간, 그리고 사랑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편애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나는 바다를, 비를, 눈을, 숲을 편애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을 편애한다.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을 편애한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을 편애한다.

나의 결핍을, 부족함을 안아주는 사람을 편애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편애한다.

나는 당신을 편애한다.

내가 편애하는 당신이 나를 좋아해주면 좋겠다.



손현녕 작가가 어떤 책을 쓰고 싶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참 좋았다.

나의 편애하는 책장에 넣어두고 싶은 책. 여운이 남아 오래도록 생각나게 하는 책.



2017년에 나온 책이니 그 사이 마음이 바뀌었을까? 그러진 않았을 것이다.

여전히 그 마음으로 책을 쓰고 있겠지.


이 책이 나에게 아주 소중한 책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작가의 다음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 이후로 어떤 책을 썼는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저는 사람을 잘 볼 줄 알아요."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났다. '사람을 본다'는 것은 마음속의 주관적 기준으로 호불호를 가리는 일이다. 하지만 상대를 직접 격기 전에 사람을 '본다'는 것은 관계 형성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무지보다 더 무서운 건 편견이다. p.19 사람을 잘 본다는 것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야기하지 말아요. 내 마음 다 알지도 못하면서 모든 것을 안다는 듯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아요. 당신 마음은 당신만 알듯 내 마음과 감정 그때의 내 선택은 나만이 알고 있는 결과예요. 그러니 가끔은 "그래, 그렇구나."해주세요. 평가하고 판단하는 일은 이제 그만 하기로 해요. 얼마간의 거리를 유지하며 그렇게 서로 사랑하고 좋아할 수는 없을까요. p.21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 곁에 좋은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하지만 마음이 악한 사람은 곁에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 곁에 몇 없는 사람들이 모두 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이들을 너무도 편애한다. p.54 편애









누군가 내게 "앞으로 어떤 책을 쓰고 싶으세요?"라고 물어왔다.


"거창한 책이 아니라요, 제가 힘들었을 때 쓴 글로 많은 공감을 얻고 위로를 얻는 책을 쓰고 싶어요. 저는 이미 그 글을 쓸 때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왔을지라도, 그렇게 글을 써두었으니 혻시나 같은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이 제 책을 읽는다면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해서요. 저보다는 조금 덜 아파하고 제가 겪은 시간보다는 조금 더 빨리 헤어나오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쓰고 싶어요.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가장 편애하는 책이 되었으면 해요. 게걸스럽게 빨리 먹어치우는 책보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남고 잠시나마 사색을 할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p.55 희망 사항


당신의 결핍이 무엇인지,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는 사실 묻고 싶지 않아요. 무슨 소용이겠어요. 아무 말 없이 들어줄게요. 그 결핍을 내가 다 채워주지 못한다 해도 곁에 있어 줄게요. 저는 그저 지금의 당신이 좋아요. 나를 만나기 이전의 당신에 대해 원망하거나 부정하지 않을게요. 나를 만난 이후의 당신이 중요하니까요. 나와 당신의 지난 아픔과 결핍이 우리 관계를 망치지 않게끔 서로 노력해요. 서로의 작은 구멍쯤은 포근히 안아서 덮어주기로 해요. p.72 결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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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 개정판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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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오수영




 

- 누군가를 안다는 것이 무엇일까. 누군가와 안다, 친하다는 기준이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내가 당신을 알고 있는 것이 진짜 제대로 알고 있는게 맞는지 오해하는 건 아닌지 더 조심스러워지는 날들이다.


p.3 안다고 믿었던 것들에 대한 확신이 사라집니다. 오히려 모른다고 믿었던 것들이 나를 끈질기게 지켜주고 있습니다. 


- 안다고 믿는 것. 그것을 확신할 때 오만해지기 쉽다. 내가 아는 너를 이렇다, 내가 알고있기로는 이렇게 해야 해, 내가 널 잘 알아서 하는 말이야, 걔는 이런 거 좋아해, 이런 거 싫어해 등등 누군가를 안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생각을, 마음을 얼마나 많이 착각했을까. 함부로 아는체 하는 것만큼 경솔한 일이 또 있을까.


당신을 알아가고 싶을 때가 있었다. 알아가며 알게 되는 모습을 좋아하고 그렇게 가까워지는 사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안다는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의 우리가,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와, 우리와 같을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마음은 변하고, 그 순간의 풍경과 계절과 냄새가 달라진다. 


p.72 우리가 대체 서로의 어떤 모습에 반했던 것이었고, 서로의 어떤 모습에 싫증이 나버렸던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지녔던 서로에 대한 상상력이 너무 지나쳤던 걸까요. 그렇다고 우리가 만약 서로에게 다른 모습을 봤었더라면, 그건 과연 서로의 진짜 모습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겠습니까.


(...)

서로를 알았었다는 말보다는 서로에게 우리가 뭘 원했었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몰랐던 당신과, 몰랐던 나. 우리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속에 새로운 사람의 이미들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겠지요. 부다 우리 지금은 그때보다 자신과, 그리고 상대방에게 조금 더 솔직한 이미지로 남겨지길 바랍니다. 



- 매 순간 우리가 진심으로 대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때의 마음과 기분이다. 그래서 지나고서나 후회하기도 그립기도 사랑스럽기도 하겠다. 무엇을 원했었는지 알게 되었다고 그래서 시간을 되새기고 다시 알아가고 지우고 그렇게 살아간다.



p. 81 우리는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만나지 않는다. 언제나 서로라는 존재의 곁을 맴돌지만 마주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의 실명을 모르고 서로의 민낯을 모른다. 우리는 서로가 꾸며놓은 각자의 방을 구경하며 그것이 서로라는 존재의 느낌이라고 믿고, 그것이 바로 서로의 본모습의 일부라고 믿는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미지는 자신을 대변해 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p.82 현실 속의 사람들은 자신의 방문을 좀처럼 열려하지 않는데 온라인 속 가상의 이미지를 향한 마음의 문은 느낌만으로 열릴 수 있다니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우리는 숱한 이미지와 낱말들을 공유하고, 따로는 현실에서 만나 서로의 상반되는 모습을 들키며 신인류의 관계에 적응해간다. 우리는 언저네처럼 서로에게 스치듯 머물고, 머물 듯 스치고야 만다. 그러다가 가끔씩은 내가 온라인에서 바라보고 있는, 이렇게 매력적인 당신의 이미지가 정말 당신일까 생각한다. 어찌됐건 우리는 서로 적잖이 연결되어 있는 이미지들이기 때문이다. 이별한 적 없지만 이별했던 것 같아서 이곳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 



-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내가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좋아하는 취향을 드러내고 취미생활을 한다. 인스타그램이 하나의 사회가 되었다. 일 년에 한 번 만날까말까 하는 친구나 지인보다 인스타그램 속 팔로워들과 더 소통하고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걸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바탕으로 한 나의 작은 세계에서는 좋은 사람들이 많고 그들과 소통하는 짧은 시간동안에는 서로가 결이 맞는 비슷한 사람이라 믿게 된다. 우리는 서로를 모르면서. 그러나 또 너무나 잘 알아채기도 하면서.



p.160 사람들이 첫 만남에서 외모를 가장 먼저 볼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마음에도 각자의 모양이 있어서 그것을 마치 얼굴의 형태처럼 누구나 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애초부터 외모와 더불어 서로의 마음의 모양을 보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게다가 마음의 모양을 알고 시작한 만남이기 때문에 서로를 괜히 의심하거나 상처를 주는 일을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관계는 늘 피곤하고, 현실은 더 힘들고, 마음은 알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찾게 되고 나를 들여다보고 주저앉았다가도 일어나 나아간다. 

나이를 먹어도 마음은 늘 휘청대고 미숙할 뿐이고 

어쩔 땐 너무 냉정하고 이기적인 내가 놀랍기도 하다. 

상처받고 싶지 않으니까. 

좋은 사람을 곁에 두고 싶으니까. 

그래서 조금은 행복해지고 싶으니까. 

마음의 모양을 알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 


 



 



 



사랑과 이별의 말들이란

어쩌면 애초부터 상대방이 아닌

허공에 뿜어놓은 예쁜 비눗방울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p.80




금세 사라질 비눗방울 같은 말들이라고, 사랑과 이별을 말들을 허무하게 바라보게 된다 하더라도. 

영원할 것이라 믿었던 관계도 언젠가는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도.

사랑이 지나가고, 사람이 멀어지더라도 삶은 계속되니까. 그렇게 다시. 

서로를 더 잘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내 마음도, 당신 마음도 더 잘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수영(지은이)의 말


영원할 것이라 믿었던 관계가 변해가는 모습에 침잠하는 분들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p.110 사람들은 어쩌면 이미 사랑 이야기에 지쳐버렸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사랑을 말하고, 누구나 이별 후의 미련과 집착을 말하고, 그리고 아무나 알지도 못하는 그들에게 괜찮다며 함부로 위로를 하려 한다. 사랑은 커다랗고 거부할 수 없는 삶의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를 감싸고 이는 우리의 소중한 삶과 마음, 그리고 우리라는 인간에 대해서 조금 더 들여다보고, 귀를 기울여 봐야하지 않을까. 사랑은 지나가도 우리의 삶은 이 순간에도 여전히 계속된다. 우리의 마음이 과거를 향하고 있을지라도, 우리의 삶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앞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좀 더 돌봐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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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끄는 스위치가 필요해
인프제 보라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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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그라피 #하리의서재

#오늘의책 #문장수집생활


 



복잡한 생각은 끄고

행복은 밝히는 힐링 에세이


인프제 인스타툰을 그리는 인프제보라 작가님이 쓰는 에세이인데 제목부터 이미 홀라당 반했다. 제목에 잘도 속는 편이라 신중해지려고 하는데 이건 놓칠 수 없지!


#생각을끄는스위치가필요해

#인프제보라

#필름출판사


제목이 다했다거나 제목에 속았다는 말은 저 멀리 던져버려야 했다. 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part 1에서 이건 내 얘기야!!!를 연발하며 멈추지 못하고 계속 읽어나갔다. (저는 infp입니다만...?)



그랬다. 이건 인프제만을 위한 책이 아니었다. 그랬다면 인프제보라 작가님의 인스타툰이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오진 못했을 것이다. 하현작가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내향인을 위한 책인 것이다. 내향인이 아니더라도 내향인을 이해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마음 속에는 누구에게는 생각의 방이 있으니까. 그 방의 크기와 모양은 제각각 다를지라도 생각의 파도에 휩싸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테니까 말이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잡생각이 많았고 상상과 걱정으로 뒤덮힌 머릿 속을 갖고 살았다. 밝고 활기찬 날들도 많았으나 어둡고 우울한 밤들도 많았다.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게 참 어려웠다. 누군가에겐 나의 그런 모습이 안 보였다면 그 날 나의 에너지는 한도초과상태로 그 자리를 지켰을 것이다. 예민하고 곤두서있었으며 불안하고 걱정많은 시간들이 내내 외롭고 괴로웠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어쩐히 마음이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이 MBTI로 자신을 표현하고 같은 성향인 사람을 찾거나 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 나와 비슷한 사람,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을 조금은 쉽게 찾을 있어서이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사람을 16가지로 분류할 수 없겠지만 자기 자신을 더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를 만나고, 나의 관계를 보고, 나의 사랑을 그리워하고, 나의 인생을 상상해본다. 낯선 나 자신을 더 자세히 알아가고, 나만의 길을 찾아서 천천히 나아가면 된다. 사소한 순간에도 행복은 존재하고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지만 그 모습또한 나의 일부임을 인정하기로 한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데 나를 사랑하라는 것이 어렵기만 했는데 나를 들여다보고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은 예민해서 할 수 있다는 게 더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인생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의 반복이니까 내리막길을 잘 내려가야 또 올라갈 힘이 생긴다. 그렇게 삶을 살아가면 된다고, 삶의 수많은 선택의 중심에는 항상 내가 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작가님은 담담하지만 다정하게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상처받고 싶지 않고, 인정받고 싶고, 나에게 실망하지 않길 바라는 그 마음. 그 마음을 본다. 천천히 꺼내서 쓰다듬어주고 싶다. 그래서 타인이 아닌 나의 기준과 나의 선택으로 나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미숙하면 미숙한대로. 너그럽게 대하면서, 나를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면서.(언제까지 미숙한채로 그렇게 살거야?? 라고 말하는 사람과는 친해질 수 없으니 돌아가주세요!) 



나는 나에게 너그러워지기로 했다.


인생이란 수없이 지워진 흔적이 남은 종이 위에,

나만의 색으로 여백을 채워나가는 과정이니까. p.49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도서협찬 감사합니다❤️


#필사모임 #주간심송 에서 진행하는 

#주간심송챌린지 #주간심송필사챌린지


#매일필사 #하리밑줄 #문장필사

#하리캘리 #만년필필사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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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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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 최진영





수천 년 무성한 나무의 수명 가운데 이파리 한 장만큼을 빌려

죽을 위기에 처한 단 한 명만을 구해야 한다

삶과 죽음, 신과 인간의 틈에서 피어나는 최진영식 사랑의 세계




새벽까지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읽었다. 많은 페이지를 접었고 많은 문장들을 필사했으며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그래서 바로 리뷰를 쓸 수 없었다. 쓰는 동안에도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은 뒤엉켜 잘 정리하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쓴다. 

나무와 인간 사이에서 '중개인'이라는 이름으로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 중 단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목화'의 이야기이다. 할머니 '임천자'와 엄마 '장미수'를 거쳐 '신목화'까지 3대에 걸쳐 단 한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이다.

목화는 열여설 살에 처음 '소환'을 당하고 그때부터 스스로 이름지은 '중개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나무와 인간 사이에서 단 한 사람을 살리면서.


'임천자'는 기적이라고,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며 순응했고 '장미수'는 겨우, 고작 한 사람을 살리는 악마의 일이라며 삶을 경멸했고 고통받으면서도 거부하는 것을 택하기도 했다. 목화는 달랐다. 목화는 증명하고 싶었다.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면서도 내 삶의 주인은 나임을 증명해내고 싶었다. 목화는 장미수처럼 자기 삶을 저주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목화는 너무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고통스러워으나 끌 사장의 말처럼 산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목화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살아난 '단 한 사람'을 찾아다녔다. 그들을 보았다. 그렇게 목화는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나무의 지시가 아닌 자신의 마음으로, 자발적인 마음을 전했다. 마음을 다해 명복과 축복을 전하는 일. 죽어가는 사람과 살아난 사람의 미래를 기원하는 일.(p.221)


과연 삶이란 무엇일까. 죽음은 또 무엇일까. 우리에게 어찌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을 어떻게 행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단 한 사람을 살릴 수 있을 때 순응할 것인지, 저항할 것인지, 그 안에서 무언가를 증명하고 나아갈 것인지. 고통뿐인 삶일지라도 저주하고 경멸하며 살아갈 것인지, 그 안에서 희망과 가능성을 찾을 것인지.

금화가 목화의 꿈에서 말했던 영원한 건 오늘 뿐이고, 세상은 언제나 지금으로 가득하다.(p.149)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서 내 삶의 주인이 나임을 증명해나가는 것, 내 삶은 나의 의지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므로 우리는 남김없이 슬퍼하고 마음껏 그리워하며 사소한 기쁨을 누리고 후회없이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그렇게 삶을 살아가다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고 말이다. 목화가 원하는 삶처럼.


목화가 원하는 삶으로 나아가고 싶다. 장미수와 같은 마음으로 살고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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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마다 잘되리라 - 당신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전승환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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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그라피 #하리의서재

#오늘의책 #문장수집생활


새해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마냥 설레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소설이나 공부하는 것 같은 인문서적,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집. 모든 책들이 힘들게 다가왔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날들을 보냈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


#하는일마다잘되리라

#책읽어주는남자

#전승환

#북로망스


아주 거창한 배움이나 해결책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잘 사는지 알려주는 자기개발서가 아니다.

그저 위로와 기운을 북돋아주는 책이었다.


아무 이유도, 설명도 필요없다. 그저 괜찮다. 잘했다. 잘 될 것이다. 다독여주는 마음. 그런 마음이 있다. 말만으로는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막무가내로 넌 잘 될거라고, 다 괜찮다고 하는 맹목적인 위로가 아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한 것 없어도, 가진 것 없어도, 그저 나라는 존재 자체를 위로하는 글들이 좋았다. 순간일지라도 따뜻하게 위로하고 안아주는 다정한 말들이 좋았다.


그런 날도 필요한 것이다. 가만히 곁에 있어주는 것. 그리고 따스한 눈으로 바라봐주는 것. 토닥토닥 안아주는 것. 그런 위로가 필요한 날이 있는 것이다.


주문처럼 중얼거린다.

하는 일 마다 잘 되리라.

당신은 행복해질 것이다.

당신은 그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


작가님의 글을 한빛 사진작가님의 사진의 위에 얹으니 참 예쁘다.

한빛 작가님 사진도 너무 좋았다!






우리의 삶은 분명 더 나은 삶으로 바뀔 수 있다. 무엇이라도 해 보자. 해낼 수 있다. 내가 당신을 응원한다. 이제 내가 나를 응원해 주면 될 일이다. 당신의 삶이 당신을 응원한다.






세상에 수많은 누군가가 존재하는데

꼭 누군가가 정해 놓은 잣대에 맞추어야 할까?


수만 가지의 ‘아무나’가 되어 각자 특별한 일상에서 행복하게 살면 된다.

아무나 되는 세상을 꿈꾸자.

아무나 되는 게 뭐 어떠냐고 되물으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일, 있는 그대로 나의 감정을 받아들이며 내 자리를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외로움으로 인해 또 다른 무언가를 얻을 수도 있고

우울한 내 모습을 보며 새로운 날을 계획할 수도 있으니까.


다만, 너무 외롭지 말기를 스스로 대견해하기를.

버티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기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도서협찬 감사합니다❤️


#필사모임 #주간심송 에서 진행하는 

#주간심송챌린지 #주간심송필사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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