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외투 문학동네 시인선 193
김은지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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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외투, 김은지

여름인데도 더위가 가장 싫어서 여름도 싫었던 내가 어쩐지 자꾸만 추워진다.

그래도 여름이다.
여름이라 여름이 들어간 책을 읽고 있다. 선물받은 <여름 외투>
시를 읽고나면 이게 맞나? 싶지만 그냥 내가 느끼는대로 끄적여본다.

시인이 쓰고 싶다던 여름 외투에 대해 생각한다. 바깥은 여름이지만 실내는 겨울같은 순간, 그럴 때 감싸주는 여름 외투같은 시. 섬세하고 다정한 마음을 본다. 외로운 마음을 보듬어주고 싶어하는 그런 마음이라고, 그렇게 읽는다. 마음이 시리니까, 그런 마음을 볼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보고 느끼고 다독여주는 그런 시라고 내 마음대로 생각한다.

바닥은 바다보다 넓고 깊어서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게 참 멀다. 바닥을 힘껏 차고 올라가야 하는데 끝도 없이 내려가는 바닷속은 심해와도 같다. 그럼에도 받은 만큼 돌려주는 건 상처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그런 건 당신 문제가 아니라고, 꿈은 그저 꿈일뿐이니 잘 자라고 굿나잇인사를 부탁하는 마음. 그 마음들이 따뜻해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창밖에 눈이 펑펑 내리고 그 풍경을 마음 속에 꾹꾹 눌러담는다. 상상만으로 아득해지지는 그 풍경을.

창밖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하얀 눈이 쌓이는 것을
조용히
충분히
외운다
_1월의 트리

내가 쓰고 싶은 건
여름 외투
겨울보다 추운 실내에서
어깨를 감싸주는
그런

_여름 외투

바닥을 치운다
바다보다 더 깊고 더 넓은
_기역이라는 의자에 앉은 바다


받은 만큼 돌려주기? 상처 말고 사랑요 그럼 되는 게 대체
뭔데요 게다가 오늘은
제 생일이라구요 제가 준비한 건 평범한 거예요
_제가 준비한 건

어떤 미소는 화를 내지 않기 위한 노력
_졸다가 신기록

언제 서로 친절을 멈추어도 괜찮은지
언제 서로 떨어져야 좋은지
어렵게 배워놓고도 자꾸 잊는다

빗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꽤 많이 내린다
_포도

그런 건 번아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은 과민한 게 아닙니다
그런 것은 당신의 문제가 아닙니다
_포포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냈지만

반쯤 잠든 당신에게 부탁한다
굿 나잇,
하고 말해달라고

꿈은 그냥 꿈이고
무엇의 반영도 아니라고
_비타민D

와주었으면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당신인데

어제처럼 가까우면서도
어제처럼 아득한
_가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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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07-10 0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어컨 바람이 계속 나오는 실내는 겨울보다 추워요... ^^;;

하리 2023-07-10 10:31   좋아요 0 | URL
그럴 때 감싸주는 여름외투같은 시라면 따뜻할 거 같아요🤭🤭🤭 어떤 곳은 너무 춥고 어떤 곳은 후덥지근하고... 온도맞추는 게 쉽지 않지요 ㅠ 감기조심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