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창비시선 485
유수연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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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유수연

 

시인의 말부터 감동하는 경우가 많다. 시인의 말이 곧 시이므로.

 

슬픔을 가두는 건 사람의 일이었고

사람을 겹겹이 쌓는 건 사랑의 일이었다

시인의 말

 

시에서 슬픔을 빼고 말할 수 없겠다. 그 슬픔을 풀어내는 것이 시인이고 그 슬픔을 넘어 사랑을 말하는 것도 시인이다.

 

나를 버리고 싶은 생각은 겨우 참지만 누군가 울면 따라 울 힘도 같이 남겨두는 시인의 마음이 아름답다. 슬프고 괴롭고 절망적이도 사랑은 남아서 누군가를 위한 다정도 남아도 함께 울어주는 마음이 애틋하다. 나를 버리고 싶다는 것도 결국은 누군가의 어깨가, 품이 필요한 게 아닐까.

 

잘 버티고 있다

 

그거 하나쯤이야

사는 데 문제없으므로

 

나를 버리고 싶은 생각을 겨우 참아본다

 

(…)

 

잊으려 할수록 또렷해지면 대개 그 생각이다

그러면 주먹을 쥐었다

 

누군가 울면 따라 울 힘을 남긴 채

닿지도 않을 대답을 준비한다

#믿음조이기

 

언제나 자신을 숨기고 싶고 후회할지도 모르는 마음들, 말들이 입에 맴돌아 입안이 썼다. 주워담을 수 없는 말들을 하지 못해 입이 붙었다. 그러나 언제나 마음은, 진심은 들키고 싶어지고 그럴 때 내 앞에 있는 당신이 좋았다. 그런 당신들이 나를 살렸다. 나를 보듬어줘라, 나를 사랑해줘라 그렇게 소리없이 마음 속으로 많이도 외쳤던 것 같다. 그래서 시를 읽고 읽었나보다. 시는 언제나 위로다.

 

주워 담을 수 없는 건

놓은 후에 잡고 싶어지니까

 

그래도 흘러가는 걸 잡고 싶다

내 앞에서 울던 때

 

처음 진심을 들키고 싶었다

#생각담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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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수첩 문예중앙시선 44
조혜은 지음 / 문예중앙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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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수첩, 조혜은

신부 수첩이라는 제목과 핑크책 커버의 시집은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시가 아니었다. 여자이자 아내이고 엄마인 ‘나’의 이야기는 결혼의 행복이 아닌 불행에 대한 문장으로 가득했다. 음울하고 온화한 유령의 모습으로 가장하고 가장의 권위를 맞았다. “당신이 가장의 권위를 주장할 때, 나는 음울하고 온화한 유령의 아내를 가장했지.(가장,12쪽)” 결혼한 비슷한 지인은 자신의 삶에 찬물을 끼얹고 미혼이거나 어린 지인들은 조언을 했다. 그래도 우리 정도면 행복하지 않냐며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 정도면 행복하잖아. 거짓말을 한다.(이방인_엄마에게,15쪽)“ 나를 집을 싫어하게 되고 상처를 받으면서 무덤덤하게 불행이라는 궤도속으로 들어갔다. 남들만큼 살지 못해서 남들 흉내를 내면서. ”우리는 순서대로 무덤덤하게 불행이라는 궤도속으로(...) 남들만큼 살지 못하는데 그래도 남들 흉내를 내야 하나?(신부수첩_식탁)“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의 제도안에서 흉내나 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묻게 된다. ”우리는 끝이 나야 해. 너는 끝없는 여행을, 나는. 또 다른 나를. 너에게 나는 그리운 말이었다. 나는 매일 밤 나를 흉내 냈다. 관광지에서. 우리가 서로 멀어지다가 우연히 만나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지길. 겹쳐진 많은 날들이 날 선 문장을 선물하고. 우리는 걷고 있었다.(관광지_우리, 32쪽)”


아기는 자라고 있는데 당신은 없다. 외롭고 힘든 일을 하며, 휴일도 없이 일을 하면서. 나는 그저 기계처럼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나를 모욕하고 때리고 괴롭혀도. 그러나 이제 끝났다. 조각난 우리는 이제 만날 수 없는 것이다.
“아기는 자라고. 너는 휴식은 있지만 휴일이 없는 나라에서, 나는 휴일은 있지만 쉴 수 없는 오늘을 이야기하지. (...) 여기는 계속되는 장마야. 나는 이곳에서 아내라는 기구처럼 작동하고 타이머가 끝날 때까지 먼지를 털며 널 기다리지.(장마_동화)”
“저 가파른 골목은 이제 누구의 낭떨어지인 걸까. 먼 곳에 있으면 멀어지는 것들을 바라보기 쉬웠지. 실은 네게 아무것도 미안하지 않아. 긴 장마는 끝났어. 휴일은 있지만 쉴 수 없는 나라에서, 이제 휴일이 끝나도 결코 만날 수 없어. 조각난 우리는. (장마_휴일)”

이제 불행을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 불행을 연습할 수 있었다면, 불행이 오는 것을 셀 수 있었다면 더 나아질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랬다면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이제 불행 앞에서 그대로 불행을 껴안고 갈 수는 없다. “다가올 불행을 연습할 수 있었다면, 더 나아질 수 있었을까(우리의 순간_탄생)”
부서지더라도 꿋꿋하게, 헤매더라도 단단하게.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돌아가서는 안 된다. 당신과 헤어져도 나쁜사람이 될지라도, 그럴 일도 없겠지만 살아남기를. 더 나은 일만 남았다고, 그렇게 반짝일 것이라고.
나는 꿋꿋하게 부서지는 중이었다

나는 단단하게 헤매는 중이었다

나는 당신들의 비난에 맞는 진심으로 나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결코 당신에게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비밀처럼 살아남아 반찍이길 원했다
엄마가 잘살게 해줄게
(당신과 헤어졌다)

자꾸만 답담해지고 무거워지고 마음아파지던 시들은 마지막에 가서야 폭발했다. 너는 어디에서 왔을까? 괴롭히는 것을 정당하게 인정받게 된 걸까. 누군가를 괴롭하고 모독하고 몰아세우면서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수많은 ‘너’, 너는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너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나를 괴롭히는 이유를 댔다. 너는 어디에서 왔을까? 너는 누구일까? 가끔 나는 의아했다. 어째서 너는 너를 괴롭히는 것을 정당하게 인정받게 된 걸까. 나는 어디서 살고 있는 걸까. 너는 네가 하는 말의 즐거움을 위해 나를 모독하고 몰아세워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 그런 너에게 결혼이란 참 합리적인 제도였다. 그곳에서 너는 어떤 처벌도 사랑이란 말로 무마하며 결코 나와는 행복하지 않았다.
(가정)

읽는 내내 괴로웠다. 서정적이고 밝은 시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 안의 아픔과 고통, 절망과 슬픔들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무거워서 자꾸만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이런 마음들도 있는 거라고, 불행과 아픔을 밟아 자신을 닮은 글을 써내려가는 사람도 있는 거라고. 그렇게 그 모습을 상상한다. 진짜 글쟁이구나.

이제 진짜 글쟁이가 되겠구나
습관처럼 아픔을 밟아 나를 닮은 글을 쓰고 싶었다면,
피멍 든 거짓일까
(당신과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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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가는 마음
박지완 지음 / 유선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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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가는 마음, 박지완

영화감독의 에세이는 처음 읽는 것 같다. 감독님의 영화인 <내가 죽던 날>도 보지 못했다. 그러다 피드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문장을 보고 책을 곧바로 주문했다.

“되든 안 되든 계속 열심히 살아야지,
결국 뭐가 되려고 버틴 것은 아니니까.“

눈에 띄는 문장이었고 다 읽고 난 지금의 마음은 사길 잘했다!
무언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나 재능에 대한 생각,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같이 코로나 이후로 정체된 불안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볼 수 있었다. 불안은 언제나 나와 함께하는 존재이고 불안하다고 해서 무언가 더 열심히 하거나 나아가기보다 좌절하거나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들어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서평을 자주 쓰고 있다. 감독님이 부끄러워하며 글을 쓰는 이유와 같다. 전보다 더 달라지거나 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글을 쓴다. 글을 쓰다보면 내 안의 불안이 조금 작아지므로. 책을 읽고 생각하고 그것을 정리하고 쓴다. 그리고 다시 읽고 수정하면서 생각을 다시 다듬는다. 계속하다보면 좋아진다고 그렇게 믿으면서.

- 나는 이제 불안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고, 나의 불안이 동반한 광기 또한 인정하게 되었다. 다만 그것을 받쳐줄 체력이 필요할 뿐. 그리고 이렇게 이름을 걸고 나의 불안에 대한 글을 부끄러워하며 쓰고 있다. 왜냐하면 글을 쓸 때 나의 불안이 조금 작아지므로. 이제는 수첩에 메모가 아니라 조금은 다듬어진 글이길 바랄 뿐이다.
계속하다보면, 좋아질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P.21)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 많았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생각은 많았으나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게 많고 실행에 옮겼다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했다. 잘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음이나 잘한다는 자만의 마음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까. 언제나 조급하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느라 바빠서 씩씩하게 나아가지 못했다. 나도 어린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냥 질러버려! 뭐든 일단 해보라구!!!!

- ‘재능’이란 걸 오해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냥 해보면 될 것을, 나에게 그게 없으면 어쩌나 하며 벌벌 떨기만 하는 겁쟁이였다. ‘내가 원하는 재능이 나에게 있는가’가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싶다. 설령 재능이 없다는 얘기를 들어도 그냥 했을 거면서.(P.139)

이제와서 재능을 찾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솟아난 것은 아니다. 무언가 되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기보다는 지금 현재에 집중하고 싶다. 지금 현재가 살아온 어떤 순간보다 불안한 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저 여유를 찾고 싶다. 여전히 불안하고 복잡한 마음이므로. 나에겐 지금에 집중하고 못난 나를 받아들이고 조금 늦더라도 나를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 못난 나를 견디는 것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어렵다. 아니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견디지 못해서 합리화를 하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버린다. 오만한 생각과 얄팍한 실수와 잘못된 행동을 한 나를 똑바로 보는 것, 반성하고 수습하는 것,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 그 시간동안 조금씩 나아갈 것을 기대하며 나를 기다려주는 것이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는 것이다.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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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생활 - 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임진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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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얼마나 멋진 삶인지.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책을 곧잘 읽곤 했다. 꾸준히 오래오래 읽었다기보다 좋아하는 책을 조금씩 읽어가다보니 지금의 내가 되어있었다. 책을 많이 읽었다고해서 대단한 사람이 되어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흔들리고 한치앞도 모르겠고 부족한 것 투성인 사람이라는 사실이 씁쓸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놓지 못하는 것은 책이 나를 살리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이 곳이 현실이 아니게 된다. 어쩌면 책으로 도망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늘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책에서 본 좋은 구절들을 쓰고 보여주며 내 마음이 이렇다고 조심스레 그러나 어저면 대놓고 알렸던 거 같다.



이제는 사람들이 읽지 않는 시대라고 했다. 하지만 읽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다. 책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오롯이 즐거움이 아니더라고 괴로움과 슬픔이 있더라도 읽는 생활을 놓고 싶지 않다. 나를 부지런히 키우지는 못해서 천천히 조금은 키우고 있다고 믿고 싶다.



책을 읽으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걸까? 나를 알아가고 나를 표현하고 나를 다독이는 그런 쓰기를 하고 싶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선뜩 답하지 못한다면, 어떤 책을 닮고 싶으냐고 조금 고쳐보자. 어쩌면 그리고 싶은 내 모습이 책으로는 금방 떠오를지도 모른다. 나는 서점의 작은 코너에서, 누구나의 생활을 응원하는 한 권의 책으로 언제까지나 꽂혀 있고 싶다. 그런 책을 닮은 나를 꿈꾼다.

「책을 닮은 사람」중에서



책을 알아가는 건 재미있는데, 아무래도 나를 알아가는 데에는 큰 재미를 느끼기가 어렵다. 나를 이렇게 보면 어떨까. 책을 대하듯이 나를 대하면 어떨까. 나는 왜 책 앞에서만 이토록 아무렇지 않게 내가 되는 걸까. 나 스스로를 앞에 두고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선은 매일 아침 새로이 만나는 나를 느리고 낯설게 읽어나가면 어떨까.

「오늘의 단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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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하는 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44
정현우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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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시인의 시에는 슬픔이 많이 등장한다. 누군가를 잃고 누군가와 이별하고 누군가에게 상처입는 날들. 슬픔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슬픔이 몰래 쌓이기도 하고 울고나서 따스해진 두 눈, 울고 있는 당신, 어떤 슬픔은 머무르는 그대로 우리를 살게 하고, 슬픔을 지연시키고 싶고, 울고 싶지 않은 밤에는 무엇이 우리를 구원해줄까요.

시인의 아름다운 시들이 울고 있는 나를 다독인다.
슬픔은 여기에 있고, 그래도 내버려 두고
한 번도 울지 않은 사람처럼 그렇게.


완벽한 슬픔의 각도로
갇혀버린 두 빛,
울음이 언제 터트릴지 모를 두 개의 눈을
천사가 자꾸만 건드릴 때
슬픔은 몰래 쌓인다.
시간 차를 두면서
당신의 무릎을 꿇게 만든다.
_Angel eyes

왜 울고 난 뒤 두 눈은 따스할까
그토록 뜨거운 심장을 가져본 적이 있다고 믿기
위해

잘 가, 라는 말 대신 차오르고 마는 강수, 슬픔이
표정을 지을 수 있다면 네 눈빛을 하고, 빈 의자에
앉아 창가를 보는 사람이 너라는 것을 나는 안다.
나열할 수 없는 슬픔은 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걸까, 모든 비는, 두 눈은,
너는,
이제 집에 가자,
빗속에 마주 서서 아무 말이 없고
빗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물끄러미 울고 있는 너를 본 것 같기도 한데,
겨울 창가는 겨울 볕이 잘 든다.
_스콜

나를 사랑했던 만큼 당신의 얼굴에서
나는 잠시만 슬플 수 있겠습니까.
두 뺨에 떨어트리는 당신의 울음과
등 뒤로 쏟아지는 정오의 빛이
오래도록 눈매에서 머물다 갈 때
나를 붙든 시간에 모두 울어버렸습니다.
어떤 슬픔은 머무르는 그대로 우리를 살게 하고,
그대로 내버려두고 싶은 슬픔이 있어,
그러나 당신은 한 번도 울지 않은 사람처럼,
한 묶음 목화를 들고 내게 와주세요.
나는 이곳에 서성이다 당신의 차례를
말없이 나는 기다릴 뿐이에요.
당신의 꿈속에서 서 있을 뿐이에요.
내가 없는 당신의 곁,
말의 창가에는 너무 많은 슬픔이 유리알처럼 글썽이고.
_소멸하는 밤

마음에서 입술까지 거리는 얼마나 먼 것입니까,
그러나 검은 손들이 나를 향해 손짓하고 마는 것은,
처음부터 깨질 수 없었던 창문 너머 툭 금이 가는
마음에는.
_피에타

어지러운 고요를 꺼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수천 개 서랍이 시간을 만
든다.
턱을 괴고 불 꺼진 숲을 슬픔을 지연시키기 위한
믿음이라고 읽는다.
_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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