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둘 다 키가 작다.
처음 태어날 때부터 2.65 Kg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작았던 효주는 입도 엄청 까다로와서 아무거나 먹지를 않았다. 오죽하면 갓난아기 주제에.. 젖떼려고 우유병을 물렸더니 일주일을 단식시위를 하겠는가..!
정말 애 잡는 줄 알았다. 내가 젖말리는 약을 먹지 않았었다면 아마도 포기하고 계속 젖을 먹였을지도 모른다.
성재는 효주만큼 식성이 까다롭지는 않았지만, 많이 먹는 아이는 아니었다. 다른 아이들은 뭐 달라고 찾기도 하고, 식탐도 좀 있고 그러는데.. 우리 아이들은 하나같이 주면 딱 주는 만큼만 먹지 그 외의 음식은 먹으려고 들지를 않는다.
여하튼 어릴때에는 작은 것이 좋았다. 유치원 다닐 무렵만 해도 작은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귀여워 보여서 선생님께도 귀염받고, 아이들끼리도 인기가 있고.. 그랬었다.
한데, 효주가 학교를 들어가면서부터.. 조금씩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키번호가 계속 앞에서만 머물고, 같은 반 아이들이 효주더러 작아서 귀엽다고 하고, 크는 속도가 다른 아이들을 따라가지 못하고...ㅡ.ㅡ;; 조금씩 초조해갔다.
게다가 비교대상이 너무 가까이 있다. 언니와 동생의 아이들... 내 조카들은 모두 평균키는 된다. 아니, 동생네 아이들은 평균보다 크다. 동생네 여섯살난 딸이 벌써 성재랑 키가 비슷해졌다..ㅡ.ㅡ;; 이렇게 되면 애엄마인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일단 주변에서 "애 좀 잘 챙겨먹이지.."란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TV에서 키가 크려면 어쩌고 하는 프로그램만 있으면 우리집으로 전화를 해주기도 한다.
사실 나도 이것저것 많이 해봤다. 책을 사서 읽어보기도 하고, 체조를 시켜보기도 하고, 키크는 약을 철철이 먹여보기도 했다. "키크는 쌀"이라고 하는 것을 인터넷으로 찾아 사먹여 보기도 했는데, 사면서 이리 비싼걸 먹여야 하나~란 회의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키가 크지 않으면 이래저래 괴로울테니 어쩔 수가 없다.
성장호르몬 처방을 받으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이건 좀... 여자아이들은 초경을 하면 키가 더 이상 안큰다고, 초경을 늦추는 약도 처방한다는데, 이것도 좀...ㅡ.ㅡ;; 이렇게까지 해야하나란 생각이 든다.
앞번호이면 딱 하나 좋은 점이 있다. 운동회건 학예회건 사진을 찍을 때 아이를 찾느라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ㅎㅎ 나는 항상 젤 앞으로 가서 다른 아이에게 전혀 가려지지 않은 우리 아이들의 전신사진을 손쉽게 찍는다. 키 작은 아이들의 특권이다. 나도 참~ 이런걸 좋아라 하고 있으니..^^;;
사실, 옆지기가 어렸을 때 키가 작았다고 한다. 초등학교때 계속 앞번호이다가 중3이 되어서야 한꺼번에 컸다는 얘기가 있으니, 그걸 믿고 기다려야 할까? (근데, 문제는 스스로 평균키라 주장은 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 큰 키가 아니다..-.-;;)
얼마전에는 트램플린을 하면 키가 큰다는 말에 솔깃하여 하나 장만했다.. 점프를 많이하면 키가 커진다는 얘기는 사실이니,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더불어 나도 운동하여 주체하기 힘든 살 좀 빼고..

뛰는걸 찍으려 했으나 상이 겹쳐 유령처럼 보이길래, 그냥 서있는걸 찍었다..ㅡ.ㅡ;;
오늘 아이들이 개학을 하여 학교를 갔다왔다. 제일 처음 내가 아이들에게 물은 말은.. "몇 번 됐어?" 였다.
역시나 앞 번호다..ㅜ.ㅠ
아아~ 언젠가는 이 수많은 노력들이 보답받을 날이 오기만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