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음 국가를 말하다 - 공화국을 위한 열세 가지 질문
박명림.김상봉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다음 국가를 말하다>는 2009년 즈음하여 경향신문에 서신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연재되었던 것을 단행본을 묶어 상재한 대담집이다. 대담 당사자들은 김상봉 교수와 박명림 교수. 개인적으로는 대담집의 경우에는 더 집중이 되지 않아서 정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경우에는 좀 괜찮았던 것 같다.
사실 구입했던 것은 오래되었는데 출간 당시 구입하고는 다 못 읽고 덮어두었다. 왜 그랬을까. 아무래도 내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자각이 없었기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그와 다르게 지금 공화국의 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자각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무엇이 위기일까? 대담자 중에서 박명림이 말한 것처럼 너무 사사화가 되었다는 점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박명림은 서신 대담에서 이렇게 말한다. "... 이익과 행동의 측면에서 사회의 공동 구성요소로서의 최소 공공 준거에 대한 합의가 부재하자 이를 대제차하고 있는 것은 사적 관점과 이익의 전명화와 극대화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시장과 기업의 논리가 전체국가와 사회를 장악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P.66)"
기업하기 좋은 도시, 나라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보면 가장 대표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공공성, 민주성을 고려해야 될 부분에서도 효율성, 생산성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잘 산다'는 술어는 그 자체로서는 결코 '모두가'라는 보편적 주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니 도리어 잘 살고 싶다는 욕망은 그 자체로서는 철저히 사사로운 욕망으로서, 그냥 내버려두면 나의 경제적 이익은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의 경제적 이익과 충돌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까닭은 우리가 잘 살기 위해 필요한 돈이 사적으로 점유할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플라톤의 철학을 독점할 수 없으며, 베토벤의 음악을 자기 지갑에 넣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모두에게 개방된 존재로서 그 자체로서 공공적인 것이요, 모두에게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돈은 사적 소유의 대상이어서, 나의 지갑에 든 돈은 그 자체로서는 나를 위해 좋은 것이지 남을 위해 좋은 것이 결코 아닙니다.(P.80)"
물론 공화국에서도 기본적인 물질적 부를 외면할 수 없고 두 대담자의 대담 주제로서도 한 챕터를 이루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공화국을 생각하면서 고민해야 될 지점이라고 보인다.
그냥 개인적으로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혹은 나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외치면서 그 내용은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닌지. 그리고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어떠한 덕목을 계발하여야 할지는 고민은 안 해 보았던 것 같다. 삼성공화국이라는 조어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면 공화국에 대하여 조금 더 생각 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여 나 스스로도 공화국과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어떠한 덕목을 가져야할 지를 알고자 관련 책을 몇 권씩 읽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