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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의 시간 - 강만길 자서전, 2010년 제25회 만해문학상 수상작
강만길 지음 / 창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자서전이라는 형식의 책을 통독한 것은 '역사가의 시간'이 처음인 것 같다(물론 150여쪽이 남은 부록인 친일반민족 진상 규명일지는 아직읽지 않았다). 그 탓은 자서전은 쓰는 본인의 자랑과 변명으로 점철되어 있을 것이란 생각이였는데, 그러한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누구의 자서전이나 평전은 특별히 관심없어 했다 그러다가 얼마 전의 김대중 자서전이 화제가 되면서 나도 약간 구입을 망설이던 끝에 구입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약간 자서전에 대한 마음이 풀린 것 같다. 그러다가 역사학자의 자서전이라는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읽기 시작한 것인데, 대단히 재미있게 읽었다.
일제말에 태어나서 살았던 이야기나, 여러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실제로 들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교과서에서도 현대사 여러 굴곡진 일들에 대해서 배우지만, 그 안에 실제로 있었던 사람들의 생각은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해방공간에서 있었던 반탁과 친탁운동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생각도 그렇고, 좌우익의 대립이 얼마나 치열하고 위험한 것이기도 했는지를 보여주었다. 2000년 대의 6.15 공동성명에 그 근처에 있었던 저자의 이야기도 그랬고, 평화통일 문제에 대해서 자서전 내내 이야기 한 것도 인상에 남는다. 해방 이후의 역사학을 분단시대의 역사학이라고 하고 정권의 평가 기준을 얼마나 평화통일과 민주주의의 기여도에 따라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평화통일 문제에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 책 덕에 <창씨개명>이라는 책도 읽게 되었고, 일제 강제동원이라던가, 강제이주등의 문제에도 좀 더 관심을 가게 되었고, 몇권의 책도 구입하게 되는 계기도 되게 했다.
그리고 몇권의 자서전도 구입했는데. 크로포트킨 자서전과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자서전이다. 마르케스의 자서전을 읽어 볼까 싶은데, 잘 모르겠다. 제멋대로라.
재미있었고 여러가지 책을 읽을 기회를 준 좋은 책이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