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시 몸이 안좋아 진다... 3월에 추가검사를 받고 진료를 받아야 할 것을 4개월이나 지나 버렸네.  이런저런 일이 바쁘다 보니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다음달에는 일단 예약 잡아놓고 무조건 가야지.  이렇게 다시 아프면 깜놀해서 이렇게 마음을 먹는다. 이번에는 어찌되건간에 무조건 가자. 


2.

 그러다 보니 책 읽는것도 지지부진하다.  계승범의 <모후의 반역>도 충분히 다 읽을 수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질질 끌고 있다. 이 책을 다읽고 한명기와 오항녕의 <광해군>을 읽어야지 했건만...  계승범의 책은  뒤에 언급한 두 책하고는 다르게 광해군이라는 인물 자체를 순수하게(?) 다룬다기 보다는 대비폐위논쟁과 조선이 효치국가로 변환되어 가는 상황에 대하여 다룬다.  그 논쟁 한 가운데서 광해군의 역할을 강조하므로 결과적으로는. 한명기와 오항녕의 책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계승범의 책은 학술서,   한명기와 오항녕의 책은 대중교양서라는 차이가 있으며, 사실상 전체 일독을 마친것이 아니므로 상기 언급한 내용이 틀리거나 부정확할 수 있다. 


단순하게 광해군이 세자시절 명에서 책봉을 거절한 것이 길들이기 측면에서 상상을 했던 것같은 명 내부의 세자 책봉의 문제와 연계되어 일어난 던 것임을 계승범의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리고 왕위에 오른 후 자신의 형인 임해군과 자신의 배다른 어린 동생인 영창대군을 최종적으로 전인살인라는 방식으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세력에 휘둘림에 따른 것이 아닌 광해군 본인의 의도에 따라 삼사를 제압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알게 되었다.  


명나라의 세자책봉의 거절, 왕위계승에 대해서도 직접 확인하고자 했던 일과 선왕 선조의 냉대,  자신의 불안한 위치에다가 강력한 잠재적 경쟁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있어서는 광해군이 트라우마를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므로,  대중이 즐기는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광기어린 모습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측면이 있겠으나, 단순히 대북을 비롯한 여러 정치세력에 휘둘렸던 모습은 이 책이 보여주는 광해군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대비를 폐위하는 논쟁 역시도 자신의 친모인 공빈 김씨를 추숭하여 적통에 자리에 서게 됨으로, 대비에 대한 공격의 준비를 마치고  여러 고사를 찾아내며 자신의 논리를 구축하려는 모습은 전혀 드라마의 이미지와는 들어 맞지 않는다. 이렇듯 광해군는 자신의 치세기간 대부분 자신의 불안정한 위치와 관련하여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치밀하게 기획하고 실행에 옮겨나갔다고 할 수 있겠다.   


3.

 모 쇼핑 사이트에서 몇개 주문하고 이리저리 스크롤을 내리다 보니 식충식물인 파리지옥을 팔고 있는 것을 발견하여 신기하고 궁금하여 주문하여 다음날 새벽에 받아 보았다. 아무래도 거칠게 다루다 보니 화분의 흙이 흩어져 있었고, 파리지옥도 약간 삐져나와서있었다. 대충 정리하고 보니 애네들은 저면관수로 물을 준다고 해서 설명서에 따라 해놓았다.  배송과정에 충격때문인지 파리지옥의 특징적인 잎은 다 닫고 있었다.  거의 만 하루가 지나서 다시 잎을 폈다.   궁금증에 집에 있던 거미를 잡아 넣으려고 했으나 재빨리 거미가 도망치는 바람에 실패.  이리저리 찾아보니 파리지옥은 그렇게 사냥을 잘하는 식충시물은 아니라고.  


 오늘은 이틀째 되는 날인데 씻으며 보니  처음 받았을때 하나가 툭 튀어나온 부분이 파리지옥의 잎(트랩)이 되는 건지 오늘은 보니 톱니 모양으로 바뀌어 있었다. 참 신기했다.  이런 재미에 키우나.   재미있어서 어머니께 말씀 드리니 뭐 크게 탐탁치 않은 목소리로 공기정화도 되고 좋겠네. 라고 하셨다.  애네가 공기정화의 역할도 할까?   잘 모르겠고, 그냥 공기정화 식물로 알려진걸 하나 더 구입하자! 그렇게 생각하고는 뒤지보니 나온게 틸란드시아.      


보다 보니 참 다양한게 많았다.  판매하는 곳에서 제공하는 이미지도 그렇고 리뷰에 올라는 사진들을 보니 순간 반해 버렸다.  순식간 틸란드시아 중에 4가지 종류를 구입해 버렸다;;;  이것만 두면 칙칙한가 싶어서 스칸디아모스 천연이끼로 만든 트리도 두개 주문 했다.  방안에 둘 얘정이라 둘만한 곳에 있던 물건들을 다 치워 놓았다. 


아마 목요일쯤? 대부분 다 도착할 것 같다...   나 참 ㅋㅋ. 여튼 일단 칙칙한 방에 초록색을 좀 채워 주는 건 나쁘지 않겠지만... 일단 한,두개 길러보고 늘려야 할 것을...  상대적으로 관리가 쉽다는 생각에... 이렇게 욕심을 채워 버렸네.   그리고 사실 끈끈이 주걱으로 불리는 스파툴라타도 하나 구입했다.... 


검색을 하다가 어떤블로그가 검색에 걸렸는데, 틸란드시아를 최장10년째 기르고 있다고 했다.  나도 그만큼 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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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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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다지 선호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구입도서 목록을 작성하는 중에 흥미가 일어 이 책과 최근에 나오는 저자의 신간을 구입했다.   책의 구성은 마치 제래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같은 거대한 세계문명의 흐름을 잡아보고자 한다. 


 책에서 저자는 총균쇠와 마찬가지로 지리와 기후에 따른 영향을 강조한다.  가령 강수량의 차이가 농사 짓는 품종의 차이로 드러나는데(강수량이 1천밀리미터 이상이면 벼를,  그 이하면 밀을 재배한다)  그 품종에 따라 재배방식이 달라진다.  벼농사의 경우 물을 대기 위한 치수 작업이 필요한데, 이때  여러사람의 힘이 필요하다. 거기다 시기를 놓치면 안되므로 여러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 반면, 밀농사의 경우 집중호우 없이 두루 고르게 내는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씨를 뿌리는 행위 역시 땅위를 걸어다니며 혼자서 한다.  이 탓에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보고 벼농사를 짓는 곳에서는 집단주의적인 성향이 드러난다고 본다.

  탈헴름이라는 교수의 연구도 인용하는데, 농사품목에 따라 가치관이 결정됨을 증명하기 위해 중국한족의 학생들에게. 기차, 버스, 철길 이 세 개념을 그룹지어 보라 하였을때  중국 내에서 밀농사를 짓는 지역 학생들은.  기차와 버스를,  벼농사를 짓는 지역 학생들은 기차와 철길을 골랐다.   벼농사 짓는 지역 학생의 경우 관계성을 중시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유럽의 경우. 벽중심의 건축을 지어 밖과 안의 경계를 분명히 하였고,  그것은 비를 흘러내리려는 기능을 하는 경사진 지붕이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반면 강수량이 많고 집중되어 있는 경우 비를 흘러내리는 기능을 하는 경사진 지붕이 필요로 했고, 기둥을 중요한 건축 자재로 하게 되었다. 이러한 자재의 선택에 따른 건축물은 밖과 안의 공간을 모호하게 만들고, 최대한 자연과의 관계를 중시하였다고 본다. 


이러는 가운데 여러 교통수단의 발달로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공간의 압축이 일어나 문화 혼종이 이루어지게 되기도 하였거니와 철근과 콘크리트 및 엘리베이터라는 건축 자재들의 등장으로  지리적, 기후적 환경에서 비롯한 건축의 유형들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창출하여다고 한다.  르 코르뷔지에, 안도 다다오를 비롯한 몇명의 건축가를 예로 들었다. 공간의 이종교배라고 표현하는데  이부분은 흥미로웠다.


이와 같은 이야길르 다루는데 우선적으로 큰 세계의 흐름을 일별하고자 하는 작업들에 대해서는 인상깊지 못한 점이 아쉽다.  여기저기 억지춘향식으로 지나치게 흐름을 종합하려 한다는 점.  그리고 책 서두에서 편의상 극동아시아를 한중일로 묶어 논한다고 하였는데, 석가모니를 언급하는데 있어서 전혀 이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기도 하고,  중국불교와 인도불교의 경우 그 성격이 생각보다 달라  대비시키려는 그 성격(관계 중시)에 있어서 적합한게 맞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곳을 극동아시아로 표현하는 것도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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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다치바나 다카시 선생이 별세했다.  프로필 상으로는 4월 30일로 포털에 표시가 되어 있는데 기사로 알려진 건 지난달 25일즈음이다. 열렬한 독자는 전혀 아니고 한,두권 읽었나 싶기는 하지만... 아마 책을 읽는데 어느정도 영향을 받기는 했을 것이다.  과학교양에 대한 관심과 의무감도 아마 선생에 의한 바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너무 실용적인 느낌이 나는 방향의 독서론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당연히 고양이 빌딩...


천국은 과연 도서관 처럼 생겼을까.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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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21-07-0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셨군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는 이 분 책을 너무 즐겁게 읽어서 꼭 아시는 분 돌아가신 느낌입니다.
본인 방광암 수술하는 과정도 마치 르포처럼 쓰셨던 거 생각나는데...

가넷 2021-07-10 12:04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저는 이 분의 책을 크게 즐겨 읽지는 못했어요. 그럼에도 영향을 다소 받기는 하여서... 어쨌거나 책으로 접했던 이들의 부고 소식은 뭔가 아쉽고, 안타깝고... 그렇네요.
 
요시카와 고지로의 중국 강의 - 오경五經·사서四書의 사회 지배와 중국인의 형성
요시카와 고지로 지음, 조영렬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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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역자가 저자가 발표한 글들 중 가려 뽑아 묶은 것이다.  주로 중국인들이 생활규범으로 오경과 사서등의 고전을 존중하였던 사실을 통하여 그들에 대한 특질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저자는 주장하기를, 중국인들은 생활규범을 오경이나 사서등의 유가경전에서 찾고자 했으며,  그것은 감각을 신뢰하는 중국인의 특질에 비롯한 것이라 보았다. 그런 탓에 선례를 중시하였으며, 신화나 귀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오경과 사서를 읽고 암기하는 특정한 계층이 형성되었는데,  그것은 과거라는 제도가 생기면서  그러한 경향은 이후 혁명 이전의 중국사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사인은 세습되는 자리가 아니었고,  누구이건간에 과거를 통해  사서오경을 암기하고 작시, 작문의 능력을 과거를 통하여 증명한다면 획득할 수 있는 신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본적인 경제적 부가 뒷받침 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질 수 없는 이라면 어려운 일이었다(그러하여 상인의 가문에 사인의 자리가 가기 쉬웠다.). 


지식과 교양의 유무가 신분의 차이를 가르는 탓에 어떤 특정한 규격을 가지는 것으로 지식은 존재하여야 했고,  사색과 실천은 오경에 여러설에 합치시키고자 하였고, 언어표현의 형식은 일정의 정형에 맞추고자 하였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능력을 통하여 획득한 신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을 다른 이들('서'라 칭하는 이들)과 구분하려 하면서  그들이 즐겨 읽은 허구의 문학인 소설, 구어체의 화법등을 피하게 되기도 했다. 그럿탄에 몹시 번쇄해지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런 경향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지식을 만인의 것으로 여기게 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였다. (사인들의 언어는 늘 기술적 미문으로 쓰면서도 그 언어가 보편적이며, 시간적 공간적 보편적 타당성을 가진다고 이야기 하였다.).  무슨 소리 인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특수한 기술에 속하는 건축, 예술(회화의 경우에는 후에 문인화라 하여 지식인의 교양이 되었는데 그것은 기법이 간소해졌기 때문이라 하였다.)등은 기술자의 일이었고, 인간의 정신을 표현하는 장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였다.  이런 점에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고. 


 2장은 중국인의 일본관, 일본인의 중국관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강연한 내용을 묶었던 것 같다.  저자가 한창 연구하고 활동하던 시기를 생각하면 일본제국주의 시절이며, 식민지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있다.  역시 그러한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게,  읽으면서 일본인 저자에게는 느끼는 공통점, 한반도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일본인 저자 중에서 한반도를 의도적으로 배제하지 않는 저자는 내가 아는 선에서는 가라타니 고진 밖에 없다.  


중국인이  감각에 대한 신뢰로 그에 따라 선례를 중시하고 고전을 존숭한다는 저자의 지적은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음에도 내 생각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는 저자가 가지는 여러 배경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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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와 한서 - 중국 정사正史의 라이벌
오키 야스시 지음, 김성배 옮김 / 천지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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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와 한서. 중국 24사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역사서이며, 우리들이 아는  중국의 역대 역사서 중 제일 익숙한 역사서일 것이다. 특히 사기는 더욱 더 그렇다.  지금 현재는 한서의 완역본 혹은 전공자에 의하여 열전이 번역되어 출간 되기는 했으나  상당 기간 동안 사기에 비해서는 접하기가 어렵기는 하였다.  책의 부제는 중국 정사의 라이벌로 되어 있다.


정사란 무엇일까. 바를 정자를 쓰고 있으나,  지금 정사로 일컫는 것들이 모든 것이 바르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냥 다만 정통의 유무를 따지면 그럴뿐.  그리고 또 하나 정사는 기전체라는 형식으로 편찬된다.  그것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만으로 서술되는 편년체와는 다른 것으로,  한반도의 이른 시기의 현존하는 오래된 역사서인 삼국사기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기전체는 황제를 중심으로 하여 그와의 거리에 따라 중요도를 정하여 본기,세가, 열전에 나누어 인물들을 담았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에 따라 사건의 전후의 혼란을 방지할 목적으로 표를 만들었으며, 그 외 지리,천문,예,악 등 문물의 내용을 담은 서가 있다.


한서는 그런 <사기>의 체재를 답습하였다. 사기와는 다루는 시기가 중첩되다 보니 누군가에는 사기의 표절이라고 비난을 받기도 하였으나, 저자와 역자, 그리고 그때 당시의 다른 이들의 평에서는 단순히 답습한 것은 아니라 문장의 차이들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장의 차이에 따른 호불호가 존재하였다 하는데, 그 때문에 사기가 집필되고 나온 후 초당에 이르러는 한서가 우세하였다고 하나, 중당시기의 한유 고문운동에 따라 사기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저자는 문벌귀족-변문-한서 vs.  과거관료-고문-사기라는 도식으로 표현한다.  일본인은 이렇게 도식화 참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 그 이후로 명대에 이르러는 고문사파가 등장하여 한세기를 흐름을 주도 하는데, 그것은 산문은 사기, 시는 성당시를 모방하는 경향이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왜 모방의 대상이 사기이고, 성당시인지는 그것은 정열적인 문학이고, 그것을 모방하려는 것이 아니였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 문학대중화 시기에 발맞춘 문학의 매뉴얼화는 아닌지 이야기 하는데, 재미있기는 해도 이해가 안되는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당시의 배경을 전혀 모름을 전제하고 말하면) 우선 처음에는 모방을 하다가도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쓰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것이 한세기라는 긴 시기 동안 풍미했다고?  그리고 역사서가 문학서처럼 생각되는 것도 재미있다. 그것은 한문의 특성에 따른 것인가, 이러한 경향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지만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감이 안오니 넘어 가기로 하고. 


한서는 사기와 다르게. 한 왕조만을 다룬 단대사이며,  유교독존과 국교화가 완성된 시점이라.  사기가 가지는 스텐스와는 살짝 다르다. 그 점에 한서의 저자인 반고(를 비롯한 아버지 반표 역시 마찬가지)는 사기의 사마천에 대한 비판을 하였는데,  대표적으로 <육경을 멀리하고 황로를 앞세운 점>을 들 수 있다. 태사공 역시 육경에 근거 하긴 하였으나, 단순히 그에 구애되지 않았고, 자신의 여정에서 육경에 근거하지 않지만 살제가 확인이 되는 것은 넣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서의 단대사라는 차이기는 하나, 사마천은 한나라의 황제 뿐 아니라 일세를 풍미한 군주라면 본기에 넣었으며, 실제로 황제로 재위를 했던 자라도 기준에 충족되지 않는다면 누락하기도 하였다. 


사마천은 역사가로서. 청빈하여 후대에 널리 알려질만한 선의와 행동을 하였으나 알려지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기록에 남겨 남들이 알게 하려 하였으며, 이와 반대로 나쁜 일을 하고도 부귀영화 누리며 산자에 대한 기록도 하여 이들의 악행을 알리게 하였다.  저자의 <백이열전> 살펴보기를 통해 살펴본 사마천이 역사가로서 내놓은 선언이며 자부심이라 칭한 내용인데,  그에 대한 허망함을 느끼면서도 울컥함을 멈출 수가 없다. 


아마, 사마천의 치욕에 대한 비분강개에 이입이 되어 더 그런 것이 아닐까.(반고는 발분하여 쓰게 대한 것에도 비난을 하였다고 하지만)


물론, 한서는 사기에 차이점만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공통점으로는 그것은 대를 이어 완성된 역사서라는 점이다.  그 사명감과 집요함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다. 


본서의 구성은 총 2부로 되어 있으며, 1부는 책의 여로, 즉 사기와 한서가 어떻게 집필 되었고, 그렇게 세상에 나온 후 읽혀진 독서사, 그들에 대한 시대마다 다른 평가 등을 다루며, 2부는 조금 더 자세히 사기의 <백이열전>과 한서의 <고금인물표>를 대상으로 자세히 읽기를 한다. 


사기와 한서를 읽기 전에 한번쯤 읽어 두면 좋을 것같다.  한서 읽기도 요근래에 들어서는 접하기가 쉬워진 것 같아 기쁘다. 전문가에 의한 열전 번역이 민음사에 나오기도 하였고, 완역본도 나오기도 하였고. 


 사기의 경우 이미 오래전에 본기,세가, 표, 서 등의 번역이 다 이루어져 나오기는 하였는데, 기대를 가졌던 김영수 역주는 여전히 제대로 보기 힘든 것 같다.  표지도 매번 바뀌고 무언가 제대로 끝맺음 없이 앞권이 절판된 된 상태에도 뒷권이 나오기도 하고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무언가 사정이 있는것이라 짐작하지만. 


그래도 다행히 민음사에서 출간된 김원중 완역본이 존재하니 조만간 개정완역본을 구입해 구비해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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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1-06-2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민음사의 사기 완역본을 일단 구해놓았습니다 지금 꾸준히 자치통감을 한 권씩 구하고 있으며 한서도 이제 곧 하나씩 모을 생각입니다 책이 절판 되는 경우가 많아서 우선 그리하고 하나씩 읽어야죠 ㅎ

가넷 2021-06-22 00:42   좋아요 1 | URL
오늘 퇴근하면서 결국 김영수 역본으로 본기 1권을 다시 구입했습니다.

거의 십년 전부터 출간이 시작되었는데 그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 본기 완역, 세가가 2권만(3권까지 예정)나온 상태에서 표지만 두번 바뀌고, 최근에는 체재를 일신하여 또 다시 나온 상태라.... 영 믿음이 안 가면서도 이 정도 정성으로 완역을 끝낸다면 그런 배신감을 충분히 만회가 될 것 같아서요.

김원중 고전 역본은 대다수가 접근하기는 가장 쉬운데 다른 선택지가 전혀 없다면 모르겠지만, 선택지가 하나라도 있다면 망설여 지더라구요. 대표적으로 정사 삼국지 경우 삼국지 매니아들로 부터 참 아쉬운 소리를 많이 듣는 것을 보면 구입이 망설여 지기도 하고..., 그렇다고 굳이 다른 좋은 선택지가 눈에 띄는 경우도 아니라...

그나마 완역이 되었고, 믿을만한 역본은 권중달 선생의 자치통감 번역이지 않을까 싶네요. 최근에 다시 증보판을 내시는 것 같긴 하던데.... 저도 천천히 한권씩 구입할까 싶습니다. 예전에 욕심으로는 적금을 들어서 한꺼번에 다 살까도 싶었지만 공간이...ㅎㅎ

transient-guest 2021-06-22 07:29   좋아요 0 | URL
공간과 자금의 문제는 늘 저를 괴롭게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