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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건 -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
김산하 지음 / 갈라파고스 / 2020년 9월
평점 :
책의 서문에서부터 책의 성격을 알려준다. 아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지금 현재 우리가 가꾸어 온 도시문명과 거기에 길들여진 인간등의 모습을 비튼다. 여기서 다룬 글감을 들어보자면, 우리 인간은 머나먼 미래에 대한 계획을 짜고는 한다. 살아보지도 않았는데, 경험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목표를 세울 수 있을까? 물론 이러한 특성이 문명을 일구어 내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데에는 무심하다.
저자는 첫머리에서. 살아있다는 것과 산다는 것의 차이를 말했다. 산다는 것은 시간의 축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오직 미래만을 바라보고 현재는 없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것은 공간성, 지금 있는 나를 강조한다. 이렇게 미래를, 밥을 먹으면서도 일 걱정을 하는 것은 결국 오래동안 형성해온 생명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대인의 정신적 스트레스도 이런 것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먼저 귀에서 에어팟부터 빼고 걸어봐야겠다. 위험의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나오면서 까지 나를 닫아 둘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에서 제일 인상 깊은 것은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씩씩함에 대해서다. 그래, 저자의 말처럼 씩씩하다는 표현은 어린시절에는 몇번 들을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아저씨가 된 나에게나 주변 동년배에게 쉽게 말해지지는 않는다. 그러한 표현을 저자는 추운 겨울날에도 높은 나무에 올라 영역표시로 우렁차게 외치는 까치의 예를 든다. 상모솔새라는 새는 겨울철에도 먹이를 찾기 바쁜데 2초도 허비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일을 마치면 내일 또 동일한 삶을 산다. 이러한 동물들에게 저자는 씩씩하다 말한다. 저자는 씩씩함에 뜻에. 주어진 조건과 상관없이라는 괄호가 쳐져 있다고 말한다. 사례를 든 저 야생의 동물들은 오늘을 살기 위해 어떤 조건에도 아랑 곳 없이 씩싹하게 산다는 것이다.
아, 그래... 나도 저 씩씩함을 머릿 속에, 몸 속에 새겨두면 좋겠다...라는 생각읋 했다. 무미건조한 삶이긴 하지만,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음으로... 그러기 위해서는 씩씩함이 요구된다.
두 번째로는 야생에서의 기다림에 대해서다. 야생은 먹고 먹히는 공간으로, 먹는 자에게도 , 먹히는 자에게도 '기다림'은 중요한 덕목이다. 이 진득한 기다림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잡아 먹히거나, 굶거나 할 것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난도 마찬가지다. 숨도 쉬지 말고 진득하게 기다리고 지나갈 것을 바라고 있어야 하는 지점이 있다. 회의감에 들 필요는 없다. 이것은 생존의 한 덕목이므로...
마지막은. 책의 마지막 꼭지를 다루는 것으로, 여러 지자체에서 주최해서 여는 축제에 대한 이야기다. 동물의 이름을 내세운 축제들. 그런데 이 축제에서 그 동물들의 복지는 어떨까? 오래전 부터 떠오르는 의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한 지역의 축제란 단순한 여흥거리만이 아니라 일정한 가치의 방향을 보여주기도 하는 장이기도 하기에. 이런 시간과 공간에서 그런 내용으로 채운 축제가 지당할까?... 재고의 여지가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