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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인 정재승 교수와 그의 저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긴 했으나 책을 구입한 건 근래였다. 이 책도 앞서 저자의 다른 저서를 구입하고 나서 신간으로 나오자 마자 그냥 구입했던 것이다. 조금 우습게도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제목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익숙해서 그런 것 같은데, 역시나 저자의 글에서 책 제목이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 숲으로 여섯 발자국>에서 따온 것이라 했다. 책은 저자가 집중하여 단일 주제로 쓴 것은 아니고 본인이 강연한 내용을 다듬어 낸 것이다. 기대 했던 것은 뇌과학에 기반한 삶에 대한 통찰 내시 재미있는 연구의 소개를 기대했는데 거기에는 못 미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에 소개되는 연구 결과들은 흥미로웠다. 하나를 꼽자면, 뇌에는 판단하고 결정하는데 작동하는 부분이 있다. 하나는 '목표지향 영역'이며, 또 다른 하나는 ' 습관 뇌 영역'이 있다고 한다. 판단하고 결정하는데 있어 앞서 경험이나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없다면 어떤 선택에 나에게 이익이 되고 불이익은 안돌아오는지 판단하기 위해 '목표지향 영역'이 사용되며, 그 이후로 어떤 판단과 결정에 대한 보상과 불이익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면 '목표지향 영역'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습관 뇌 영역'을 사용하게 된다고 한다. 즉, 인지적 노력은 더는 하려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자주 가는 단골 집에 가서 자주 먹는대로 달라고 하는 것도 그와 같다. 하지만 '인생의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성숙이라면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단지 적절한 회피와 보상에 대한 집착이라면 결국 나 안의 원숭이에 벗어나지 못한 것이므로.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주로 소개하는 뇌과학 영역의 연구결과들도 일반적인 상식을 재확인(과학적 증거가 있는)하는 정도다. 안다고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 외에도 뇌과학의 연구결과를 보자면 살아가는데 있어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순수한 호기심이 아니더라도 지금의 나를 '새로고침'을 하고자 한다면 뇌과학 도서를 읽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왜 내가 그런건지, 왜 새로운 업데이트는 쉽게 할 수 없는지 안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그래도 왜 그런지 안다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