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핀, 가서 호빗족의 위대함을 증명해 보이거라" 간달프는 피핀을 미나스티리스의 꼭대기 층으로 던지다시피 밀어 올린다. 이윽고 피핀은 감시병의 눈을 피해 봉화의 장작더미에 불을 붙인다. 곤도르의 성에서 타오른 불꽃은 산마루 봉수대들의 릴레이를 거쳐 마침내 로한 땅에 이르고, 로한의 왕 세오덴은 기마병을 진격시킨다. 영화사상 최고의 시각적 쾌락을 선사한 반지의 제왕 3편의 펠렌노르 전투신은 이렇게 봉수대의 불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여기서 돌발퀴즈. 봉화는 아날로그일까, 디지털일까? 정답은... 디지털이다. 옛날 것이 아날로그이고 요즘 것이 디지털인 것은 아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실제'를 재현하는 각기 다른 방식을 말한다. 아날로그는 실제를 그것과 '유사'한 어떤 것으로 표현한다. LP판이 선율의 높낮이를 홈의 높낮이로 재현하는 식이다. 디지털은 실제를 '0과 1'을 통해 표현한다. 여기서 0과 1은 없음과 있음, 양자택일을 의미한다. 봉화에 불을 붙이는 것(1)은 적군이 침임했다는 급박함을, 불이 붙지 않은 상태(0)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화를 표현한다.
 
바야흐로 디지털 전성시대다. 삼성전자, 소니, 마이크로소프트는 디지털 컨버전스가 미래 성장전략이라 말하고 있고, 디지털은 좋은 것, 빠른 것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MP3도 디지털이고, 인터넷도 디지털이다. 게임도 디지털이고 가상현실도 디지털이다.
 
허나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은 법, 디지털이 가져온 폐해도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디지털 때문에 불법복제 문제로 시끄럽고, 디지털 때문에 인터넷 폐인이 생겨나고, 디지털 때문에 성매매와 자살이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디지털에 대한 대항(혹은 반항)으로 아날로그적인 방식, 아날로그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LP판 사사모, 타자기 사사모, 삐삐 사사모, 편지 사사모 등이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것이 과연 아날로그, 혹은 아날로그적인 삶인 것일까? 손으로 연애편지를 쓰고, 인터넷을 멀리하고, 휴대폰을 꺼두고, 오프라인 모임을 많이 갖는 것은 그저 비문명적, 반(反)기기적인 삶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반대개념이 아니다. 현실 재현이라는 목적을 공유하되, 단지 서로 취하는 길이 다를 뿐이다. 도식화해 말한다면 아날로그는 인간의 힘을, 디지털은 기계의 힘을 보다 중요시 하는 것이 다르고, 그것이 중요한 차이점이다. 비문명적, 반기기적인 것이 아날로그와 등치되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연유다.
 
0과 1로 표현되는 디지털은 복제가 용이하다. 현실 재현방식이 심플하기 때문이다. 복제가 용이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속도만 빠르다면 동일한 것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도 있다. 이 말은 반대로 디지털이 창조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포하고 있다.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라지만, 하이퍼링크에 의해 한 웹페이지는 다른 웹페이지를 연결할 뿐, 새롭게 창조되는 정보란 그닥 많지 않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행하는 펌질을 생각해 보라. 정보를 만든 사람은 한명이지만 그걸 나르는 사람은 수만 명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보는 겨우 하나가 늘어날 뿐이다.
 
반면 아날로그는 복제가 쉽지 않다. 사람과 컴퓨터가 원을 그리는 방식은 다르다. 원을 그리라면 사람은 당연히 원을 그린다. 하지만 컴퓨터는 반지름을 한 변으로 하고 밑변이 0에 수렴하는 이등변 삼각형을 여러 개 붙여서 원을 그린다. 정확히 말해 그것은 원이 아니지만 원처럼 보이고, 더욱이 사람이 그린 원에 비하면 정말 원같이 보인다. 도형으로서의 원을 누가 더 엄밀히 그려내느냐의 측면에서 본다면 분명 사람은 컴퓨터만 못하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사람이 컴퓨터만 못하다 속단할 수 없다. 자신의 손을 통해 형태적으로 완벽히 둥근 원을 그려내기 위해 지웠다 그렸다를 무수히 반복하는 과정, 이 과정 속에 아날로그의 은총이 숨어 있다. 백 사람이 원을 그리면 백 사람이 모두 자신만의 원, 창조적인 원을 그려낸다는 사실, 여기에 아날로그의 소중함이 배태되어 있다.
 
아날로그적인 삶이 단지 디지털적인 것으로부터의 탈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인터넷 속도의 향상에 따라 우리네 삶도 정신없이 돌아가니 이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간간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때 진정한 아날로그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패스트 푸드에 대신해 슬로우 푸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슬로우 푸드에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의 목적이 음식을 천천히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맛있게 만드는 데 있다는 사실이다. 맛도 없는 음식, 시간만 들인들 무엇 하겠는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경험, 정성, 그리고 창조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없다면 그냥 적당히 맛있는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이 낫다.
 
음악적인 귀가 뚫린 사람들은 CD로 음악을 들을 때 두통을 느낀다고 한다. 곡선으로 음을 표현되는 LP판의 선율과는 달리 단절적인 계단 형태의 선으로 음을 재생하는 CD가 신경을 거슬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한 필자 같은 사람에게야 CD의 디지털 음이 LP판의 아날로그 음 보다는 훨씬 맑고 깨끗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CD를 듣고 두통을 느낄 수 있기 까지는 음악에 대한 열의와 사랑을 가지고, 청각신경에 대한 혹독한 훈련을 달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적인 삶은 어찌 보면 주어진 것을 편히 누리려는 '자유로부터의 도피'다. 그것에 염증이 난다면 도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의당 '자유를 향한 투쟁'을 해야 할 것이다. 손쉽게 아이를 꺼내는 제왕절개가 디지털적이라면, 태아가 산도를 비집고 나오는 힘겨운 여정은 아날로그적이다. 도전하는 삶, 노력하는 삶, 창조적인 삶을 위한 자신과의 투쟁, 그것이 아날로그적인 삶이다. 아날로그, 이거 만만치 않은 놈이다. 


*** 이 글은 경희대 학보에 기고한 것을 수정한 것인데, 원고량의 제한 때문에 누락한 부분을 추가했습니다. 학보란게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이곳에도 같이 올립니다.

                                          ---------------------- 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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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에 친구랑 만나서 놀다가 집에 와서인지 어제는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11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서  신천에 갈 준비를 하고 12시 반경에 집에서 나와 전철을 탔다. 타고나서야 핸드폰을 보내 부재중 전화가 와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사정이 생겨서 스터디를 11시로 당겼었는데 카페에 확인 안해봤냐고 한다. 한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이니 지금 가면 끝나게 생겨서 할 수 없이 알겠어요. 하고 끊고 보니 전철은 이미 합정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내려서 갈아타고 집에 가려니 귀찮다. 그래, 6시까지 삐대자! 그러고 교보문고에 갔다. 내가 여러시간동안 놀면서 지낼수 있는 곳은 오로지 서점 뿐이리니...

이것저것 구경하고 읽고하다가 책을 사서 나온 시간이 5시. 다시 신촌으로 가서는 6시 될때까지 기다리는데 아무도 안온다. 이것들이.. 또 늦어!!-_-+ 그로부터 30분이 더 지나서야 모든 멤버가 모일수 있었다. 밥먹고 있는데 한명이 더 오고 우리는 호프집으로 옮겼다. 오늘(27일)이 생일인 아해를 위해서 케잌을 사오고 불꽃도 샀다.(불붙이고 한참 타는데 불꽃이 튀는 바람에 아팠다.) 열심히 생일 축하를 해주고 맥주마시고 놀다가 세사람이 가고 다섯이 남았다. 막 이얘기 저얘기 하다가 군대얘기가 나왔다.

남자는 둘, 한명은 상근이고 한명은 면제다. 남자들은 군대가는게 억울하대고 여자들은 남자라면 군대를 가야한다. 주의였다. 안가면 좋겠지만 분단국가이고 인구수 적은 우리나라에선(땅덩이가 좁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를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와 우리 나라의 상황을 비교 할게 아니라는 거다. 진짜로. 그러다가 웬 생리얘기까지 나왔다. 장모양이 아는 친구중에 한놈이 군대가기 싫다며 난리치길래 그녀가 난 생리하느니 차라리 군대가고 말겠다. 라고 했던 모양이다. 그래, 남자애가 그게 뭐 대단하냐고 하더란다. 한방울 흘리는거라나. 흥분해서 난리를 치는 장모양 옆에서 그런애랑은 절교하지 그랬어. 라고 맞장구 쳤던 나. 여자가 아니면 모른다.

이래저래 너무 감정적이 될 듯하여 이야기를 끊고 여행계획을 세운다. 자자, 방학하고 MT 가는 거야 하면서 신나게 이번엔 어디가자 며칠이 좋을까? 하면서 대략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이번엔 동해쪽으로 가고 기차나 버스를 타고가며, 7월 둘째주.라고만 정했다. 흐흐흐... 올해 여름에도 여행을 가는군...으흐흐흐 행복해랑..^^

요즘은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는 듯하다.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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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인생은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냥 인생극장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태웅이 살아가는 시대는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시대와 같다. 그리고 하류인생에도 아버지가 나온다.  '효자동 이발사'의 아버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고 순박한 이발사이지만 하류인생의 아버지는 배울만큼은 배웠고, 싸울만큼 싸워봤고, 권력의 맛에 길들여질대로 길들여진 그런 아버지이다. 이 영화는 재미를 주지는 않는다. 그저 시종일관 담담하게 한 깡패의 - 상철(?)의 친구말대로 하류인생의 -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다. 하류인생...

담담히 들려오는 한 남자의, 한 남편의, 한 아버지의 이야기는 아련한 듯 저 멀리서 다가온다. 그저 맞고온 친구의 복수를 위해 다른 학교로 쳐들어갔던(?) 태웅은 자신을 칼로 찌른 승문 가족과의 인연이 시작되고 그 인연으로 인해 명동파와의 인연도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상철을 만나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화는 이야기를 길게 끌지 않고 짧게 짧게 끊어쳐대는데 오히려 그런 것이 영화의 장점을 부각시킨다(고 나는 생각한다.) 짧은 듯한 런닝타임이지만 오히려 여기서 더 길게 늘어졌다면 엉망이 되어버리고 말았으리라고 생각한다. 끝이 허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난 오히려 그게 나았다. 그게 삶이려니...

이번에도 영화속의 아버지는 나에게 말한다. 아버지란 이런 존재야.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아가는 거란다. 삶이, 세상이 아버지를 이렇게 만들었단다. 너를 사랑한단다... '아버지'라는 이름은 그렇듯 아련하게 울려오고 있지만 고집세고 냉정한 나는 오늘도 그 울림을 냉정히 뿌리치고야 만다.

태웅처럼 살아오신 것은 아닐지라도 내 아버지도 어쩌면 저렇듯 처참히 세상과 묵묵히 맞서오신 것일지도 모른다. 국민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학력으로 그렇게 아버지는 아둥바둥 살아오셨으리라. 하지만 아버지는 태웅처럼, 아니 태웅보다도 나에겐 끔찍한 이름으로 남아버리고야 말았다. 이기적인 나의 아버지는 그렇게 가족들이 점점 지치게 만들었고 내 기억에 영웅이던 아버지를 패배자로 비겁자로 만들어버리셨다. 부모, 자식은 천륜이라고 한다. 태웅은 자식을 낳고서야 어머니를 찾아가 '용서하고 말게 어디있어요. 어머니잖아요. 아들이잖아요. 부모자식은 천륜이라는데..'라는 비슷한 대사를 읊어댔다. 어쩌면, 어쩌면 나도 자식을 낳으면 태웅이 그랬듯 아버지를 용서할지도 모른다. 아니, 이해라도 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리기에 너무나도 어리기에 아직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이렇듯 아버지들의 삶의 흔적을 보고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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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분명히 다른 걸 하려고 들어왔다가...-_- 로렌초의 시종님 서재에서 보고.. 해본 결과다.

1.시선의 끝 : 이 남자의 입장에서 어느 곳에 시선을 두는지에 따라 당신의 사교성을 진단해 볼 수 있습니다.

선택 : 연상의 여성

당신은 여러 사람들과 사귀거나 수다를 떠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화제도 풍부하고 어떤 사람과도 자유로이 이야기할 수 있고, 조금 야한 무드도 즐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다만, 지나치게 사람 사귀는 것을 좋아하여 스케줄이 빈틈없이 짜여 있거나 서비스 정신이 너무나 투철한 나머지 오히려 마이너스일 염려도 있다. : 말도 안된다. 난 정말 낯을 많이 가리는데...흠.. -_-


2.꽃의 정체 : 이 테스트는 이름 모를 꽃씨가 장래 어떤 꽃을 피울까를 상상하는 것으로,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장래에 대한 기대나 불안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또한 당신의 공신력, 문학적 창조력, 게다가 당신이 얼마나 로맨틱한 사람인가 하는 것까지도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선택 : 백합

무엇보다 정신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장래를 향해서 도전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을 좋아하고 문화적 욕구도 강하며 확실한 판단력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 여기서 확실한 판단력과 교제를 좋아하는 것은 틀리고 다 맞는 듯...하다..


3. 공원 풍경중 지우고 싶은 것 : 이 테스트는 대인관계를 알아보는 테스트입니다.

선택 : 남자를 지우고 싶은 사람

자신의 기분을 솔직하게 들어내 보이십시오. 연인의 근처에 있는 사람을 지운 사람은 비밀주의자로 사람들 앞에서 폼을 잡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눈에는 폼을 잰다든지 너무 잘난 척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자신의 본심을 숨기려 한다거나 상대방에게 잘 보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 흠, 그런가?? 아아.. 난 그런거 같아..라고 납득중...


4. 일주일을 8일로 늘린다면 : 이 테스트는 일주일 중 어느 요일에 매력을 느끼는가를 보고 공부나 일에 대한 당신의 열의를 알아보는 테스트입니다.

선택 : 토요일/일요일

일에서 해방되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날입니다. 이런 의미로 볼 때 토, 일요일을 늘리고 싶다고 한 사람은 자신답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한 사람입니다. 출세나 명예보다도 자신의 즐거움을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 글쎄, 난 성공도 하고싶은데...^^;;;


5.손가락 테스트 : 당신의 사랑의 경향을 알 수 있습니다.

선택 : 새끼손가락

다섯번째 새끼손가락은 순수. 순수한 사랑이에요.  : 아직, 사랑같은거 안해봤다.


6.흰새가 입에 물고 있는 것 :

선택 : 러브레터

러브레터를 선택한 여성

스포츠맨 타입의 활발하고 명랑한 남성이라면 잘 어울릴 것이다. 친구도 많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남성. 이러한 그라면 문제없이 마음이 맞을 것이다. 이 타입의 남성은 말투에도 유머가 있어 재미있다. 게다가 먹는 것도 대단히 좋아한다. 이러한 그의 성격에 당신의 마음은 끌릴 것이다.

<어드바이스>
외로움을 잘타고 내성적인 당신. 이러한 당신에게 외향적이고 서글서글한 그라면 함께 있어도 즐겁고 결코 따분하지 않을 것이다.

7.필름을 뽑아보았을 때 나온 사진 :

선택 : 산 풍경
산 풍경 : 약간의 짐만 있어도 아주 불안해함

그럴지도..모른다.


8.갑자기 당신에게 카메라를 들이댄다면?

선택 : 피한다

피한다 : 수줍음이 많은 당신. 자신감이 좀 부족하네요. 사람을 사귈 때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군요. 만일 남자라면 마마보이일 가능성이 크군요.  : 일백퍼센트 맞다.


9.사막에서 버리는 동물 :

선택 : 원숭이

: 자식
 : 대략 할말이 없다. 나 이럴정도까지 되면 어쩌나 지금 무섭다.


10.[애인 생길 확률] 해변에서 여자가 읽고 있는 책 :

선택 : 남국 피서지를 무대로 한 연애소설

'어떤 찬스라도 놓치지 말 것!' - 애인이 생길 확률은 50%
연애소설을 고른 당신에게 애인이 생길 가능성은 50%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연애의 찬스는 종종 있지만 그것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에 결국 기회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 흠이지요.
당신은 예를 들면 멋진 이성이 길을 물어 보아도 "저 모퉁이를 돌아 왼쪽으로 가면 됩니다. 그럼, 이만" 하고 아무런 느낌도 없이 헤어져 버리고 나서 나중에서야 '그때 목적지까지 안내해 주었다면..' 하고 후회하는 스타일.
그러니 작은 기회라도 놓치지 말고 끝까지 매달리면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 헤에, 현재로선 연애에 관심없는데...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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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일하고 있는데 한 할머니가 들어오셨다. 무슨일인가 싶어서 '무슨일로 오셨어요'했더니 들고계시던 노란 서류봉투에서 모나미볼펜두다스하고 영수증하나를 꺼내서 사달라고 한다. 그런데 그것 두개에 만원이다. 회사돈으로 처리 할수없는 이것은 내 주머니에서 나가야 하는데. 순간 짜증이 났다.

이미 많아서 필요없다라고 말하는 순간에 할머니가 우는 듯한 목소리가 '손이 마비되서 자식(혹은 손자였던가..)등록금 낼수가 없어서 이래 다닙니다. 5만원벌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나이 60먹어 이러고다닙니다.' 하는데 듣는것이 싫어서 그냥 만원을 내주었다.

짜증을 내서 책상정리를 하다가 내가 이렇게 못됐구나. 했다. 내가 이렇게 못됐구나. 나쁘구나.

전철에서, 혹은 거리에서 너무나도 멀쩡한 사람들이 구걸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나쁘다. 왜 아무것도 할 생각도 안하고 저러고 있나. 싶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땐 몰랐다. 어린 시절에도, 고등학교 다니던 그 시절에도 목포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서울에 올라오니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하나하나 돈을 넣어주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불쌍한 사람들이 많은지 싶었다. 하루 종일 거기에 앉아서 돈을 구걸하는 젊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순간부터였다. 더이상 그들을 가여이 여기지 않게 된것이.

힘들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때로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남에게 손벌리는 것이 난 더 싫고 자손심 상하며 차라리 죽고 말지라는 심정인데...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되니 그들이 더욱 한심해 보인다. 물론, 청년실업이 어쩌고 하지만 사람이 필요한 곳은 많다고 한다. 실업자들이 많은 것은 그네들이 기피하는 일자리가 많은 탓이다. 흔히 말하는 3D업종은 쳐다도 보지 않으면서 자리가 없다고 한다. 수많은 노숙자들이 이제는 밤에 자고 낮에는 도서관으로 출근한다고 한다. 국립, 구립 도서관에 낮에 가면 지금은 노숙자들이 공부하기 위해 온다고 한다. 최소한 그러한 노력이라도 했으면 한다. 물론, 도서관에 다니는 이 노숙자들은 조금이라도 공부를 했던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아닌 사람들도 찾아보면 작게라도 입에 풀칠할 정도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전철을 돌아다니는 장님들 중 진짜인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고 한다. 정말로 장님인 사람들은 밖에 나오길 두려워한다고 한다. 세상이 각박하다보니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된 나를 보면서 참 많이 아프고 슬프지만 생각해보면 난 어린 시절에도 사람을 믿지 못했던 것 같다. 어쨌든, 난 오늘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또 슬프다. 내가 점점 삭막해져가는구나. 더이상 연민이란 감정을 갖지 않게 되어가는구나.

그러면서도 나는 가여운 사람들이 나오는 책, 영화 등을 보고 울어댄다. 이 처절한 이중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전철에서의 그 사람들과 오늘의 그 할머니 등에게서도 진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진실로 울고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것까지 생각하기엔 내가 점점 작아지고 삭막해져가고 있다.

이렇게 못된내가 너무나도 싫어지지만 어쩔수없이 그렇게 또 살아가게되겠지. 사랑에 대해서 더이상의 기대를 갖지 못하게된(사랑한번안해보고) 내가 너무 가엾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잘살아가고 있다. 나보다 불행한 이들은 얼마든지 있으니 자신을 가여이 여기는 내가 지금 사치를 부리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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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5-2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일이 돈을 쥐어주다가 지쳤습니다. 님이 못된 건 아닐 테지요. 국가가 소외된 사람들을 책임져 주지 않으니 그리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님이 못됐다면, 인구의 80% 이상이 못된 걸껍니다.

로렌초의시종 2004-05-25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태우스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작은 위로 님이 나쁜건 아니에요. 국가의 책임이고, 그들 개인의 책임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겠죠. 그 말씀하시는 마음은 이해하겠지만요. 전 언제부터인가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어쩔 수 없이 위악(僞惡)적으로 흐르게 되더군요. 그렇게라도 그냥 가책받지 않고 살고 싶어서요......

작은위로 2004-05-2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마태우스님!^^ 네, 님말이 맞는 것 같아요. 국가의 책임부재이겠지요.
로렌초의 시종님, 저도 그렇게 살아가고는 있는데 오늘처럼 한번씩 꼭 내가 나쁜사람이 된것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한답니다. 가끔씩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