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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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형태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 또 내가 왜 이 책을 구입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제 구입했었는지도. 김형태가 '황신혜밴드'의 리더라는 것도 몰랐다. 읽으면서 사실, 나는 그가 30대 초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나중에서야 그가 40대라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놀랐다. 이제 40대를 넘어 50대 초반인 내 아버지와 내 주위의 어른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트인(?) 시각을 가지고 뒷 세대인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다. 엄격하면서도 따스하고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방황하는 청춘들을 걱정한다.

김형태는 정말이지 신랄한 어조로 우리들을, 청춘들을 비판하고 꾸짖는다. 어느 어른들도 우리들에게 대놓고 그렇게 말하시는 어른은 없었다. 앞에서는 잘한다, 잘한다 했고 뒤에서는 못쓰겠다고 했다. 책에 실려있는 글들은 다, 김형태의 칼럼사이트에 올라온 상담글들이다. 사이트에 한번 들어가보기는 했지만,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지금은 잠시 닫혀있다.) 김형태의 답글을 읽은 청춘들이 게시판에 심한 욕(!)도 해놓았다고 했었다. 충고나 조언은 언제나 하기 어려운 법이다, 입바른 말에 비하면 얼마나 힘들고 결단이 필요한지 나는 알 수 없다. 나는 낯모르는 이들에게 충고나 조언을 하지 않고, 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내 소중한 이들이 아니고서야.

신랄하면서도 따뜻하게 이태백들에게, 이 땅의 불쌍한 청춘들에게 말한다. 돌진하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청춘의 특권이 뭐냐고. 쉽고 좋은 일만 하면서 살수는 없다고. 힘들고 어렵다고 해서 포기한다면 그것은 정말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투정부리지 말라고, 누가 당신들에게 그러한 비겁함을 알려주었냐고, 가르쳐주었냐고. 그러면서도 나는 당신들을 동정한다고 말한다. 그는 알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청춘들의 문제는 전적으로 그네들의, 우리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사회의 탓도 있고, 부모의 잘못도 있다는 것을. 힘들고 어려운 일을 기피하고, 쉬운일만 찾고, 물질만능주의에 물들어 버린 것은 어린 시절부터 교육받은 대로 라는 것을.

책으로 나올만큼의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처럼 김형태라는 무규칙이종예술가이자 카운셀러를 몰랐던 이들, 주위에 냉혹하고 객관적으로 문제점을 비판해주고 바른 길로 이끌어줄 어른이 없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하긴, 읽는다고 해서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하지만, 조금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고, 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의 자각이라도 있다면 조금씩 변해갈 수 있을 것이다.

청춘은 외롭다. 그리고 두렵다. 무섭고 앞이 보이질 않는다. 무너질까, 넘어질까, 실패할까 걱정하는 겁쟁이들에게 김형태는 차갑고 신랄하게 말한다. 청춘의 특권을 누리라고. 청춘에게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세상은 만만한게 아니다. 언제나 부모의 울타리에서 살아갈 수는 없다. 알면서도 두려워 머뭇거리지 말아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싸워야 하지, 타협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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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6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은위로 2005-02-16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저야말로 두서없이 써놓은 글을 좋게 평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요, 저도 그게 청춘의, 젊음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걸요. 같은 상황이 내가 나이가 들어, 어른이라 불리울때, 그 때라면 싸움이 아니라 타협을 할지도 몰라요. (김형태씨는 지금도 열심히 싸우면서 살고 있지만요...^^) 지금은 님이나 저나, 우리들은 과격하게 세상과 싸우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상황 힘들어도 한발자국씩, 힘겹게 나아가고는 있잖아요. 자신과 혹은 세상과 싸워가면서 말입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항상 좋게만 봐주셔서, 감사해요. 님은 제게 너무 관대하시다니깐요 ^^

로렌초의시종 2005-02-22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작은 위로님. 이주의 마이리뷰에 뽑히셨습니다~~

작은위로 2005-02-2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앗! 감사해요,^<^ 정말 웬일인지..모르겠습니다.
 
스웨덴 기자 아손, 100년전 한국을 걷다 - 을사조약 전야 대한제국 여행기
아손 그렙스트 지음, 김상열 옮김 / 책과함께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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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제강점기 시기의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시선이다. 스웨덴 사람 아손은 무작정, 대한제국으로 향한다.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편이고, 진실이란 사실과는 다른 법이다. 승자는 일본이었고, 패자는 조선이었다. 패자인 조선에게 자신들을 대변할 목소리는 존재할 수 없었고, 그런 그들을 지켜본 외부의 시선들이 그것을 서부열강에 전달했다. 조선인의 입에서, 조선인의 목소리로 세상에 자신들의, 패자의 진실을 알리지 못했고, 그래서 바깥에서 바라보는 조선은 유구한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미개한 나라였고, 이다. 스웨덴 기자 아손, 그는 조선인에 대해서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월감에 차있는 시선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그에게 조선은 미지의 나라이며, 미개한 나라이다. 잘 읽어보면 글 곳곳에서 그런 그의 관점을 읽을 수가 있다.

그가 눈으로 보고 객관적으로 (혹은, 약간의 주관이 섞인 시선으로) 서술한 내용들을 보면, 그가 이 나라 민족들을 얼마나 불쌍하게 생각했는지 느낄수가 있다. 그가 풍문으로 듣고 서술한 내용들은 사실일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그 풍문들을 들은 것은 대부분 자신과 같은 외국인의 입에서이다. 거기에는 미지의 나라에 대한 그네들의 과장도 들어가있을 수 있으며, 잘못된 정보가 들어가 있을 수도 있다. 뒤죽박죽 섞여있는 진실도 있고, 읽다보면 화가 날 정도로 황당한 말들도 있다. 하지만, 조선인이 아닌 스웨덴 사람으로서의 아손은 눈으로 본 자신의 진실을 서술했다.

조선의 외부에서 그네들이 조선민족을 불쌍히 여기고 업신여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순박하고 무지한 우리 조상들의 모습이 많은 작용을 했으리라. 비교적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는 아손조차도 '빨리 이 나라가 발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들의 문화에 대한 우월감에서 나온 생각일지라도, 그들에게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일단은 그는 조선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리라.

말이 제대로 통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조선어라곤 알지 못하고, 불완전한 사전을 하나들고 조선에 도착했지만, 아손은 씩씩하게 이 나라를 여행한다. 짧은 여정. 그럼에도 그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즐겼다. 이제 막 개통한 경부선의 첫 손님도 되고, 깜깜한 밤에 조선의 시골길을 걷기도 하고, 화려한 황태자비의 장례식도 보고, 황제와 황태자도 만나고, 몰래 장지에도 따라가서 그 화려한 마지막도 보고, 친일파와의 싸움도 보고, 감옥에 찾아가 잔인한 조선인의 처형식(?)도 구경한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의 눈으로 본 조선은 좋은 나라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아주 낙후된 미개한 나라이다. (그리고 당시의 조선은 정말 그러했다. 삽입된 사진을 보아도 조금은 드러난다.) 나는 조선의 후예인지라 그런지 책 읽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를 이해한다. 당시의 조선은 풍전등화였고, 교육받지 못한 천민들과 우월감과 부패에 썩어가던 양반이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친일파도 있었고, 독립열사도 있었다. 일본의 횡포에 살려달라 울부짓기만 해야 했던 약자들이 있었다. 나라는 이미 일본의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일본인이나 당시를 살던 조선인의 시선이 아니라, 바깥의 눈으로 바라본 당시의 조선이 흥미로웠다. 그것이 비록 잘못된 정보들로 채워져있고, 우월감에 찬 시선으로 내려다 본것이라고 해도.

P.S 불만 한가지를 말하자면, 제대로 교정을 하지 않은 탓에 오자가 눈에 (많이는 아니어도) 띄었다는 것이다. 출판사가 제발, 제발 교정을 제대로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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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5-02-0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언제 한번 읽으려고 한 책인데, 그래도 나름대로 잘 만든 책인 듯 싶군요. 물론 서양인의 우월감에 찬 시선은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그 시대에 대한 이 정도의 균형잡히고 풍부한 서술은 분명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작은 위로님의 좋은 리뷰에 동감을 표하면서 추천합니다......
 
세계를 난타한 남자 문화CEO_송승환
송승환 지음 / 북키앙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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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대로 말하자. 나는 아직도 '난타'를 보지 못했다. (안했다가 아니다.) 몇년전부터 꼭 보자고, 친구들과 얘기했건만, 이상하게 '난타'는 아직도 보지 못했던 작품이다. 이왕 사실대로 말한 김에 하나 더 밝히자면, 난 이 책을 읽기전에는 '난타'라는 연극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아니, 듣기는 했던 것 같았지만,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다. 얼굴만 아는 배우의 사진이 전면에 찍힌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책을 펼쳐서 몇 페이지를 읽어 갔을때 나는 구입하지 않고서는 견딜수가 없었고 '난타' 공연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처음 구입해서부터 지금까지 나는 심심하면, 혹은 세상에 많이 지쳐있을때면 이 책을 꺼내들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다시 읽곤 했다.

나는 '배우' 송승환에 대해선 이름도 모르고 그저 얼굴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전성기때에 세상에 태어났던 나는 그를 거의 알지 못하고 자랐다. 연기에 대한 열정보다는 연극에 대한, 연출에 대한 열정이 더 먼저였던 그는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었지만, 배우라는 특수한 상황덕에 빚을 지고도 다시 벌어서 갚을 수 있다는 여유가 있던 사람이었다. '난타'라는 비언어극을 만들어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한 것은 아니었고, 그가 힘들다고 그 자리에서 멈칫하고 좌절하여 멈추어섰다면 이루어 낼 수 없는 신화였다.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심지어는 미쳤다고 만류하던 일에 그는 자신의 확신을 가지고 뛰어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그렇다고 그가 잘못된 생각까지 고집스레 가지고 간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면, 지금의 난타는 없었을 것이고, 'PMC'라는 회사도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서 그 길을 성공으로 이끈것은 그의 소신과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한 추진력과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성품(그렇다고 이러저리 흔들리지는 않았다.) 때문이다.

이 책에서 내가 읽은 것은 '난타'의 신화보다는 개척의 길을 걸어갔던 한 남자의 고집과 신념이었다. 그는 그 신념으로 힘겨운 싸움끝에 '1999년 에딘버러 최고의 화제작'이란 타이틀을 건져내었고, 수많은 해외공연을 이루었고, 드디어 뉴욕 브로드웨이의 꿈을 이루었다.

내가 이 책을 매번 다시 읽으면서 되씹는 것은 안되는 것부터 생각해서는 되는 일도 안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신념이 옳다는 확신이 있다면, 안되는 이유보다는 되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 실패가 없이 성공은 있을 수가 없다. 내가 가진 노하우가 없다면 남이 가진 노하우를 사기라도 해야한다. 등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쉽지는 않지만, 그래서 힘겨울 때마다 나는 다시 되새기기 위해 이 책을 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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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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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소설들을 읽다보면 건조함이 밀려온다. 유독, 이 [낙하하는 저녁]뿐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그녀의 이야기들이 견딜수 없을 만큼 건조한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 숨막히게 한달까?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 하긴, 사랑이 이것이다.라고 정확히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보지만, 나는 사랑을 해본적이 없기에, 그렇기에 리카도, 다케오도, 하나코도, 그 주변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가 없다. 정확히는 등장인물들 모두가 내 주변의 사람들에겐 없는 그런 종류의 사람들이니까..
물론, 사람들에게 있어서 같은 종류라는 건 존재할 수 없겠지만.
없다는 것은 신선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낙하하는 저녁]의 등장인물들은 신선하지 않다. 오히려 식상하다. 적절히 가슴아플 정도로.

나는 리카의 '집착' 혹은 '미련'을 조금은 그래,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같다. 사람이란 원래 기르던 동물이 사라져도 허전함과 미련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물려, 십년을 함께한 사이임에야...
다만 나는 그 남자, 다케오를 이해 할 수가 없다. 헤어진 남녀사이에 '친구'라는 관계가 성립가능 한가? 에 대한 물음은 던져두고 라도.
나는 다케오가 '하나코'를 사랑하는지, '하나코라는 여자'를 사랑하는지 분간이 안간다. 아니, 다케오뿐만이 아니라 그 '하나코의 남자'들. 그들은 정말, 진짜 '하나코'를 사랑한 것일까?
'하나코'와 '하나코라는 여자'의 차이는 조금 많이 크다. '하나코라는 여자'는 그들이 보는 여자다. 그들이 보고 그들이 느끼는 여자이지, '하나코'자체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나는 리카가 '다케오'를 사랑하는 것을 알겠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물론, 리카의 집착이 너무나도 집요(!)하고 무섭기까지도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이 무 자르듯이 잘라지는 것도 아니며,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다케오의 존재들 - 다케오와 하나코, 그리고 그 집 - '이 더욱 자르기 힘들게 한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리카의 잘못만은 아니다.

다시 돌아가서, 다케오의 감정은 미묘하다. 하나코를 사랑하면서도, 리카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그래, 이건 확실히 그렇다. 그는 리카를 완전히 떠났어야 했다. 리카를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하나코를 위해서. 적어도 하나코와의 관계 중간에 있는 리카를 이용해서는 안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했다. 물론, 리카 스스로 이용당해 준것이기도 하지만.
그는 '하나코라는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십년의 세월을 버렸으며, 그리고 그 십년의 여자를 이용하기까지 한다. 나는 그가 싫다. 너무나도 싫다. 이도저도 아닌 태도가 세 사람 모두에게 있어서 잘못된 것임을 그는 깨닫지 못하고 - 혹은 알면서도 방치하고 - 그로인해 리카는 정신적으로 황폐해져가고, 그는 지쳐갔고, '하나코라는 여자'는 죽었다.(물론, '하나코'의 죽음은 다케오의 잘못이 전혀 아니지만. 다케오의 '하나코라는 여자'는 그가 스스로 죽였다.)

하나코는 제멋대로이다. 제멋대로인 바로 그점이 매력인 여자이다. 그리고 또 도무지 알 수 없는 여자이며, 그렇기에 또 매력적인 여자이다.
나 또한 '하나코'를 모른다. '하나코라는 여자'를 알 뿐이지. 하나코는 그 누구에게도 '하나코'를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하나코라는 여자'를 보여줄 뿐이다.(세상 누구나가 그렇듯이, 말이다.)
하나코는 사랑해선 안될 사람을 사랑했고, 사랑을 이룰수가 없었고, 사랑이 이미 있기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여자다.
하나코가 왜 리카를 찾아왔는지, 리카가 왜 하나코를 받아들였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나는 '하나코'를 모르고, '리카'를 모르니까.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만 보고 그 마음을 판단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단지, 제멋대로가 매력적인 '하나코' 혹은 '하나코라는 여자'는 그렇게 또 제멋대로 세상을 등진다. 그리고 그 등짐에 가장 슬퍼하는 것은 다케오가 아니라 리카다.
그리고 그 헤어짐을, 등짐을 기점으로 리카는 점점 이별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15개월간의 이별을 한다.

책장을 덮음으로써 느껴지는 먹먹함은 리카와 하나코와 다케오가 던지는 것일 것이다. 건조하다 못해 슬프기까지한 문장들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갈증나게 한다.
순간, 바로 이러한 것들이 나로하여금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읽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조금은 반갑게, 조금은 거북스럽게 그렇게 또 나는 훗날 그녀, 에쿠니 가오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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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 영어 성공기
박경림.백선엽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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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어라는 것은 우리에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한국인인 우리가 굳이 남의 나라 언어를 익히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별로 맘에 들지 않지만 (특히나 미국의 국어다.) 그래도 내가, 우리가 영어를 익혀야만 하는 상황, 현실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사람들은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노력하고 시중에는 많은 영어교재들이 널려있다. 그중에는 그냥 나왔다가 들어가버리는 책들도 있고, 베스트셀러로 불티나게 팔리는 책들도 있다. 하지만 그 책들을 읽고 영어에 성공(!)했다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그건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를 비롯해서) 우리의 모국어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익힐 수있다. 그건 엄마 뱃속에 있을때부터 우리는 한국어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작은 간단한 단어를 부터 배워왔고, 문법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중학교에 들어가 영어를 배우기 시작할때 배우는 것은 문법에서부터 시작한다. 그것도 무척이나 어렵게.
그런상태로 공부해봤자 많이 도움될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나는 중학교때 하루 단어 50개씩 외우고 이틀에 한번씩 시험보고 했지만 그때 외웠던 단어들이 지금 나에게 생각나는 것은 거의 없다. 박경림의 말에 빌자면 그저 단어와 뜻만 외웠기 때문이다. 단어는 문장과 같이 외워야 한다. 이말엔 나도 동감한다.
'박경림 영어 성공기'라는 제목에서 나는 조금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비록 그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녀의 이름을 내건 이 책에서 혹시나 스타의 이름을 팔아먹는 책은 아닐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아주 많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내가 가진 그녀의 감정에 좋은 점수를 주면 주었지 깍아 내리지는 않았다.

이 책은 영어 교재는 아니다. 그저 박경림은 이렇게 공부했고 이런식으로 당신도 공부해보면 좋지 않을까? 라는 식의 소개서정도 된다.
하긴, 영어 교재의 홍수인 우리 나라에 또 다른 영어 교재를 내는 것도 우습다. 거기다 그녀가 유학간지 이제 겨우 1년 반정도 밖에 안된 시점에서.
박경림은 그 특유의 성격으로 굳게 이겨냈을수도 있고 영어를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서 어쩔수없이 공부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학연수를 다녀와서도 외국인과 영어로 말하기에 쥐약인 사람들이 이 나라에는 얼마나 많은가! 적어도 경림 그녀는 열심히 노력했고 조금씩 노력의 성과를 맛보고있다.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지침서까지는 아니고) 도움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사람마다 공부하는 방식은 다른 법이지만 영어를 익히면서 익힌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자는 면에서는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책들과 얽히는 부분도 있겠고 어쩌면 반대의 방법도 있겠지만 이것은 '이렇게 공부해라'의 책이기보다는 '난 이렇게 했는데 여러분은 어떠세요?'정도의 책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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