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람이고 앞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술 마시고 남자때문에 속상해서 우는 일은 이해가 안간다. 어쩌면 나중에 나중에 내가 좀 더 커서(!) 남자때문에 속상해서 울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앞일은 알수가 없는 것이고 나또한 속상해서 울지도 모르는 일이다. 때문에 그닥 뭐라고 혼낸다거나 뒷담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정말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중의 하나이다. 남자가 뭐길래?
내 인생에서 남자로 인해 울었던 것은 짖궂었던 초등학교 시절 남자아이들의 장난때문에 외엔 전.혀 없었다. 하긴, 남자도 없었으니 당연지사이려나. 하지만 말이다. 꼭 술마시고 울어야 할까? 내 어깨에 기대서 언니, 미안해 하면서 울던 동생에겐 미안하지만 정말이지 이해가 안간다. 사실 제대로 사랑한번 안해본 내가 어찌 그 절박할 심정을 이해할수 있겠는가! 인생사의 인간관계란 정말이지 복잡하다. 의외로 눈치가 없는 나는 그 복잡한 상황의 일말을 잠깐 엿본 기분인데. 나는 남자로 보지 않았던 사람때문에 우는 학교 동생을 보니 새삼스럽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른채 이제 갓 연인이 된 언니와 저쪽 구석에서 사랑의 밀담을 나누는 오빠를 보니 참 이상한 기분이 들긴 하더라. 나에게는 남자로 안느껴진다고 해서(진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서 오히려 여자친구처럼 생각되기도 했었다.) 남자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남자로서 바라보지 않아서 인지 오빠의 매력을 잘 모르겠다. 하긴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에 뭐든 안멋있어 보이려마는...
내 인생에서 꼬인 남정네는 딱 둘이다. 한사람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헌팅당했었고, 한사람은 채팅은 아니고 메일주고 받기 하다가 알게된 사람이다. 사귄것은 아닌데. 뭐랄까? 조금 이상했다. 좋아하는 마음이 전혀없이 만나서 웃고 떠들고 한다는게 조금 웃기게 생각되기도 했었다. 둘다 고등학교때 알던 사람들이고 둘다 두세번밖에 안만났고 둘다 내가 먼저 연락을 끊었다. 사실 고등학교때 헌팅 당한것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난 아무리 생각해도 그사람이 왜 나에게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었던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어쩌면 그 나이 특유의 어떤 호기심류의 감정이었으려나? 어쨌든, 그 이후론 남자라곤 친구이외엔 엮이질 않아서 인지 아님, 내 성격탓인지 간에 그것은 이해가 안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이 생겨서 가슴이 아프다. 정도는 이해한다. 그렇게 해서 울수도 있다. 아무리 나라도 울고는 싶을 것이다. 흔히, 로맨스 소설에서 말하듯이 가슴이 무너지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술마시고 하염없이 우는 것은 그닥 좋게 보이질 않는다. 그냥 소리지르고 하염없이 울어버리고 털어버리는게 낫지 않을까? 술마시고 울면 보기도 좋지 않을 뿐더러 안쓰럽다기 보다 나중엔 조금 무감감해 진다. 보는 사람이. 나야 차라리 울고 털어버려라 하면서 내비 두었지만 학교 언니는 그만 울라고. 뭐, 그런사람때문에 우냐고. 혼냈었다. 간신히 진정했나 싶다가도 또 울고 울고 또 울고. 눈물이 끊기지도 않는지 울어댔지만 조금 서글프다. 사랑이 이렇게 힘든거라면 난 사랑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하긴 이정도는 힘든 축에도 안드려나? 아니다. 사랑에 힘들고 안들고가 어디있겠는가. 모조리 힘들고 상처일테지...
나도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헷갈리지만 조금 그렇다. 난 울고 싶지 않다. 울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남앞에서 그렇게 사랑때문에 울어대고 싶진않다.(그게 사랑이 아니더라도.) 사실 그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친한 사람들도 아니고 그저 대학에서 만나서 즐기는 사이일 뿐일텐데. 적어도 그렇게 울려면 아주 아주 친한 친구들앞에서만 가능할것같다. (물론, 아무리 친해도 그렇게 울어대고 싶진 않다. 그래도 운다면 그 친구들 앞에서만 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