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나는 굳이 수고를 들이는 일들을 좋아한다. 칼로 연필을 깎고, 매일 시계의 태엽을 감고, 일력을 뜯고, 전기포트를 놔두고 가스레인지에 물을 끓인다. 이런 비효율성을 감내하는 건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다는 걸 뜻한다(바쁠 땐 일력도 밀리고 시간도 멈춘다). 그래서 나는 내 일상 속에 항상 쓸데없는 일들이 조금씩 자리하고 있기를 바란다. 빠르게 움직이는 일상 속에 수고로운 것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있다는 건 잘 살고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기에.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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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고 신해철 씨가 생전에 쓴 ‘아마추어들에게 드리는 일곱 가지 충고‘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첫째,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라.
둘째, 음악 자체를 목적으로 하라.
셋째와 넷째, 부지런히 하되, 서둘지 말라.
다섯째, 옆길이나 뒷문은 생각도 말라.
여섯째,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일곱째,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별하라.

이 글은 순수 아마추어들이 아니라 가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준 충고에 가깝다. 그렇지만 나 같은 아마추어가 참고할 대목이 많다. 특히 ‘부지런히 하면서도,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라‘는 말은 모든 아마추어가 가슴 깊이 새겨야할 말인 것 같다.

"나는 완벽을 기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살고 있다. 비록 그 완벽이란 것이 언제나 나를 피해 갔고, 지금도 나를 피해 가고 있지만 말이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인데 기타 연습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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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말이 하나 있는데, 이 말은 책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돌아가신 내 아버지의 입에서 나왔다. 대학 시절 어느 날, 아버지는 술에 취해 내게 말씀하셨다. "멋지게 사는 건 너무나 쉽다. 하지만 뭔가를 이루는 것, 그게 정말 어렵고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나를 멋진 사람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말이다. 나는 인생에서 이룬 것이 하나도 없다. 아들아, 나는 실패자다. 명심해라 멋지게 살려 하지 말고 무언가를 이루려 해라." 나는 이 말을 듣고 꽤 충격을 받았다. 어떤 말로도 아버지를 위로할 자신이 없었다. 아버지는 술에 취해 있었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 냉정히 평가를 하고 분명한 결론을 내린 것 같았다. 자신의 삶 전체에 대해 평결을 내릴 수 있는 대심문관은 오로지 자기 자신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당신의 삶 전체에 대해 성공이니 실패니 운운했다고 치자. 당신은 좌절하거나 기뻐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말을 신뢰할 수 없다. 그 누가 당신의 삶 전체를 속속들이 알 수 있는가? 당신 자신을 제외하고 말이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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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죽은 잔 다르크는 대중을 움직이고자 하는 후세의 권력에 의해 다시 살아난다. 결국 잔 다르크는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고, 여전히 전사로서 자신의 왜곡된 이미지와 싸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작가 아나톨 프랑스는 이렇게 말했다.

"처녀 전사, 예견자, 술사, 주님이 보내신 천사... 사람들은 그렇게 보았다. 괴물을 본 사람도 있다. 모두 자기 식으로 보았다. 자기 형상대로 꿈꾼 것이다. (중략) 사람들은 언제쯤에야 잔 다르크 모습의 진정한 윤곽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까?"

-아나톨 프랑스(앞의 책에서 재인용) - P126

『안네의 일기』를 읽은 독자들은 이 책에서 안네와 안네의 가족이 겪는 비극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한 인간의 무리가 다른 인간의 무리를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학살하는 끔찍한 역사가 왜 발생하고 계속 반복되는지를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유대인 학살 사건은 인류 전체에 공통적으로 내재해 있었던 어떤 폭력의 전통이 히틀러와 나치즘을 계기로 폭발했을 뿐인 사건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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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 나가라.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들은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뿐.


- 라이너 마리아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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