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양아, 잘 자
안토니 슈나이더 글, 다니엘라 쿠드진스키 그림, 유혜자 옮김 / 꿈소담이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그간 소담출판사의 많은 책을 읽었지만, 소담출판사에서 유아 책을 전문으로 하는 꿈소담이의 책을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유아 책도 어김없이 지은이와 그린이, 외국 책인만큼 옮긴이까지 꼼꼼하게 살펴봤는데 지은이, 그린이 그리고 옮긴이 소개도 동화책을 읽는 것처럼 소개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다른 출판사의 동화책 역시 이렇다 할지라도, 처음 읽은 꿈소담이의 책 역시 이러하다-는 뜻에서 하는 말이니 중복될지도 모르겠다.) 지은이 소개를 예를 들어 담아보자면, ‘1954년 독일 알게우에서 태어났어요. (중략) 현재는 알게우에 있는 책이 많은 오래된 집에서 꿈을 꾸듯이 살아가고 있어요.’와 같은 소개가 그러했다.

 

꿈소담이에 대한 첫 인상은 여기까지 소개하는 걸로 하고, 이 책 아기 양아, 잘 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책을 펼치면, 먼저 양 한 마리가 보인다. 드넓은 풀밭에 왼쪽에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있고 양이에요.’ 하면서 양 한 마리가 소개된다. 동화책의 전체적인 색감이 왜 이리 어두운가 싶더니, 풀밭이 어두워지려고 한단다. 나에게 선물로 준다던 예쁜 양은, 나무 뒤에 숨어있던 달을 보더니 나무에 걸려 있던 꿈을 발견하고는 사다리를 탄다.

 

나무에 걸려있던 것은 구름이었고, 구름은 곧 꿈이었으며, 꿈을 냠냠냠 맛있게 먹은 양은 새근새근 잠을 잔다. ! 양이 잠이 들고, 그런 양에게 들려주는 것 같았던 자장가는 동화책을 읽는 아이에게 자장가로 돌아온다.

 

잘 자라, 우리 아기, 잘 자렴!

예쁜 금방울이 달린

어린 양을 선물로 줄게.

양은 너의 다정한 친구.

잘 자라, 우리 아기, 잘 자렴!

(본문 중에서)

 

선물로 받은 양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잠을 잃은 아이도 양처럼 나무에 걸려있던 구름을 발견하고, 꿈에 접어들며 은근하게 잠이 들것만 같은 포근한 동화책이었다.

 

p.s. 배경이 어두운 색감이라, 글자 색 역시 어두운 색인 점은 아쉬웠지만 폰트는 표지의 발랄한 폰트로 통일 되어 책을 읽는 내내 포근함을 잃지 않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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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가

 최승자

기억하는가

우리가 만났던 그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물 내리던 그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요즘은 소설보다 시, 에세이보다 시가 좋다.

봄이라 그런가- 시와 함께 봄타는 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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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창비시선 239
안도현 지음 / 창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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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소리를 듣는다는 것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떨어져 앉아 우는 여치

여치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여치소리가 내 귀에 와닿기까지의 거리를 생각하는 것
그 사이에 꽉 찬 고요 속에다 실금을 그어놓고
끊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는 것
밤낮으로 누가 건너오고 건너가는가 지켜보는 것
외롭다든지 사랑한다든지 입밖에 꺼내지 않고
나는 여치한테 귀를 맡겨두고
여치는 나한테 귀를 맡겨두는 것

여치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오도카니 무릎을 모으고 앉아
여치의 젖은 무릎을 생각한다는 것-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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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정유정의 첫 에세이. 오직 소설 하나만을 보고 달려온 인생. 4권의 소설로 한국문학 독자들을 사로잡을 때까지, 태어난 땅을 한 번도 벗어나본 적 없는 자타공인 골방 체질. 게다가 타고난 길치인 그녀가 생애 처음 떠나기로 한 여행지는 용감하게도, 자신의 소설 <내 심장을 쏴라>의 주인공 승민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하던 신들의 땅 히말라야다. 그곳에서 펼쳐질 별들의 바다를 보기 위해 든든한 파트너 김혜나 작가와 함께 떠난 안나푸르나 종주의 기록.

 

 

“어느 날 내 안의 에너지가 모조리 바닥났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날 새벽 나는 떠나기로 했다.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그곳만이 나를 일으켜 세워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좋아라하는 유정님의 첫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

『28』로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에 출연하셨을 때, 히말라야에 관한 언급을 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다녀오셨다고 했나 가신다고 했었나는 가물가물하지만) 여행에세이로 나올 줄이야.

 

소설에서 느껴지는 유정님의 포스답게(?) 생애 처음 떠나기로 한 여행지는

<내 심장을 쏴라>의 주인공 승민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하던 신들의 땅,

그 히말라야다.

 

자신 안의 에너지가 모조리 바닥났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날 새벽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를 떠나기로 했다니.

그곳만이 자신을 일으켜 세워줄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유정님의

 

하루 빨리 읽고 싶은 히말라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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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서점에서 책 구경하다가,

 

 

공부 기계가 살인 기계로 전도되다!
희세의 이야기꾼 오현종의 속도감과 영상미 넘치는 문체
평범한 재수생이 전략적 살인자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역설적 성장 서사

 

 

요 4줄 읽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훅, 들었던 책.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시리즈 중 두번째 책으로,

저번에 읽었던 장욱님의 <천국보다 낯선>은 오늘의 젊은 작가 네번째 책이었다.

책마다 표지가 제각각인데, 표지를 보는 맛도 쏠쏠한 책.

 

아래는 더 자세한 책 소개.ㅎㅎ

 

문학성.다양성.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만을 엄선한 '민음 경장편' 시리즈의 새로운 이름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두번째 작품. 매번 다양한 소재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치며 현대사회를 적나라하게 묘파하는 작가 오현종이 장편 <거룩한 속물들> 이후 3년 6개월 만에 내놓은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재수생 강지용은 같은 학원에서 알게 된 민신혜와 부드럽고 달콤한 첫사랑에 빠져든다. 그러나 신혜가 지용에게 들려준 자신의 이야기는 지옥의 풍경과도 같은 것이다. 10년 전 열한 살의 어린 딸 신혜에게 성매매를 강요했던 엄마는 이제 열한 살이 되는 신혜의 동생에게 다시 한 번 성매매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의 악마적 범죄를 멈추기 위해 신혜는 지용과 살인을 모의하고, 지용은 완전범죄에 성공한다. 대학 입시에 또다시 실패한 지용이 미국으로 도피성 유학을 떠나기 전 치밀한 준비 끝에 호프집 여주인을 살해하고 강도의 소행으로 위장한 것이다.

1년 후에 다시 만나기로 굳게 약속하고 지용은 출국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신혜와의 연락이 끊겨 버리고 지용은 신혜를 쫓기 시작한다. 신혜의 행방을 추적하면 추적할수록 진실은 점차 미궁으로 빠져든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입학한 적도 없으며, 몇 년 전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던 새아버지는 멀쩡히 살아 있다. 은밀히 사람을 사서 신혜와 새아버지의 비밀을 파헤친 지용은 이제 신혜를 만나러 떠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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