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의 빨간책방이 아직 열려있었다면 내가 산 책 코너에서 소개해주셨을 확률이 높은 책을 발견했다. 책 소개만 봐도 동진님 목소리가 음성지원 되는 기분. 소개해줄 사람이 없으면 내가 찾아 읽는다!

목차를 펼쳐놓고 제일 흥미있는 챕터부터 읽어보기로 했는데, 성차별의 파란만장한 연대기에 '철학에 나타난 여성혐오의 짤막한 연대기'가 재밌어서 기록해둔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단 한 번도 철학의 대상이 된 적이 없다." 페미니즘 사상 철학가 주느비에브 프레스는 『남녀의 차이』에서 이렇게 지적한 바 있다. 최소한 말할 수 있는 것은 철학자 대다수가 2,500년 동안 반페미니즘, 나아가 여성혐오를 통해 오히려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성차별적 입장을 드러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필두로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예컨대 아리스토텔레스는 "용맹함은 사령관의 미덕이요, 순종은 여성의 미덕"이라고 천명했다.

기독교 성직자들에게서도 페미니스트제 면모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기독교 교회는 오랫동안 여성을 악마 같은 창조물로 여겼다. 하기야 「창세기」에서 뱀(악마)의 말을 듣고 가련한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게 한 것도 이브가 아니던가? 그러므로 모범적 기독교도 페넬롱 신부(전문적 신학 교육을 받은 17세기 프랑스 성직자였다)가 여성의 지성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도 않다. 그는 "여성의 지성은 타율적이므로… 마땅히 미덕과 행동규범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학계에서 여성혐오로 메달을 수여한다면 평생 동안 여성을 증오하는 말을 쏟아낸 쇼펜하우어에게 금메달이 돌아가야 한다. 그는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전제"라고 말했다. 칸트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교양 있는 여성은 책을 마치 시계처럼 사용한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시계를 차고 있을 뿐, 평소에는 그 시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신경도 쓰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철학자들은 모두 여성에게 적대적이었단 말인가? 침소봉대할 필요는 없다! 철학자들 중 일부는 여성의 종속성을 논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콩도르세, 샤를 푸리에, 오귀스트 콩트, 존 스튜어트 밀, 카를 마르크스, 존 듀이가 바로 그런 철학자들이다….

(p.219-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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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까지 책 읽다 잠들고

9시에 일어나서 여자배구 경기 보고 아침 먹고

또 새로운 책 시작해서 2시에 끝내고

3시에야 도서관 가서 상호대차 찾아온

느긋한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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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열을 다시 보았다. 웹툰 '고래별'을 정주행할 때 '불령선인'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박열의 불령사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영화관에서 처음 보고 어제 블루레이로 다시 보기까지 몇 번 다시 봤음에도 새로운 게 보였다. 박열을 보면서 떠오른 작품들도 많았고. 다음엔 김별아 작가님의 소설 『열애』를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2. 영화관에서 볼 때도 좋아했던 대사인데, 다시 봐도 정말 마음에 들어서 이 글에 기록해둔다.

다테마스 : 박열이 황태자에게 폭탄을 투척하려는 걸 알고 있었나?

후미코 : 그가 뭐라고 했나?

다테마스 : 질문에 대답하라.

후미코 : 뭐라 했냐고 물었다.

다테마스 : 다른 불령사는 모르는 일이라 했다.

후미코 : 나에 대해서는?

다테마스 : (기록을 보며) 후미코에 관한 이야기를 내가 진술하면 그녀의 감정이 상할 수도 있으니 그녀의 주체적인 판단에 맡긴다고 했다.

다테마스가 박열의 말을 들려줄 때 카메라는 후미코의 뒷편에 서서 함께 듣는데, 이 연출도 참 좋았다. 후미코는 박열과 떨어져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든든해보였다. 존중받는 사람의 모습이 이런 느낌이구나 싶어서 내 마음도 든든했던 장면.

3. 자 이제 뮤지컬 '박열'을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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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읽고 싶어서 상호대차 신청한 선천적 얼간이들 1-3권.

4권까지 있는데 4권은 대출중이라 쿨하게 3권까지 읽고 반납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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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출한 책 목록은 다음과 같다.

윤이나/ 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이수은/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윤혜은/ 일기 쓰고 앉아 있네, 혜은

호메로스 저, 임명현 편역/ 일리아스

일리아스는 왜 큰글자책으로 대출했냐면 그냥 신착 도서 코너에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어쩐지 이 책이 아니면 연극 일리아드 보기 전에 예습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이 두 가지 이유였다. 글씨 정말 크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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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8-1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샌 정책적으로 지원이.큰지.도서관마다 큰글자책 서가가 따로 구비되어 있네요. 책읽는 분들의.다양성을 배려한 정책 넘 좋습니다

해밀 2021-08-17 16: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큰글자책 정말 많이 보이더라고요. 저도 일리아스를 기존 작은 책으로 접했으면 읽어볼 생각을 못했을텐데 때마침 큰글자책이었고, 큰글자책을 읽어볼 겸 해서 대출해왔어요.

얄라얄라북사랑님 말씀대로 다양성을 배려한 정책 정말 마음에 들고,
앞으로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