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이번 신간평가단 마감페이퍼는 조금 남다르다.

책 읽고 글쓰기 바빴던 지난 활동과는 다르게, 같은 책을 함께 읽고 그에 대한 글을 쓰는

다른 신간평가단 분들의 글을 읽고 싶어서 지원한 파트장 활동.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굳이 파트장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들의 글을 읽을 수 있지만

2기수째 내 글 쓰기도 벅차했던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나를 움직이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러던 차에 15기 에세이파트장을 맡게 되었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내 글을 쓰게 되면, 순수한 내 글보다는 어딘가 영향을 받은 글을 쓰는 경향이 있어서

피해왔던 것도 있다. 내 글을 쓰고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야 했으니, 전보다 좀 더 부지런해졌고

그렇게 다른 분들의 좋은 글을 읽으면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책을 읽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 책에 대한 좋은 글을 읽는 일.

신간평가단이 아니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일이다.

 

 

이제는 익숙한,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고르기.

15기에서 만난 12권 중 손에 꼽는 5권.

 

거꾸로, 순위를 매겨 정리해본다.

 

 

5위. 김혜남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기 며칠전, 읽어보지 않았지만 좋은 책일 거라 믿고 선물한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선택이 옳은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

김혜남 작가님이 쓴 그 어떤 책보다 나는 이 책을 최고로 꼽고 싶다.

 

 

 

 

4위.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금요일엔 돌아오렴』

 

 

나는 외면하고 있었다.

 

언론매체가 보도하지 못했던 유가족들의 애타는 마음,

힘없는 개인이 느끼는 국가에 대한 격정적인 분노와 무력감,

사건 이후 대다수 가족들이 시달리고 있는 극심한 트라우마 등

 

세월호 참사의 진짜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알 것 같아서 최대한 외면하고 있었다.

이 책을 시작하는데도 한참이 걸렸지만, 이 책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심정을 애써 표현하여 기록하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을.

그들의 노력 앞에서 애써 이야기했던 그들의 진실을.

 

신간평가단이 아니었으면, 이번에도 외면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순위와는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위. 손홍규 『다정한 편견』

 

 

이 책에 대한 글은, 이 책을 읽고 쓴 서평 서문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3기수째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활동해오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인생이 보다 넓어졌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책을 접하게 되었던 게 가장 컸다.

그런 책을 접하더라고 그냥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 안에 어떤 것들이 쌓이고,

굳어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게 읽게 된 또 한 권의다정한 편견을 받아들고 잠깐 구경했는데, 이번에도 좋은 책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 예감은 정확히 맞았다.

 

 

 

2위. 박상미 『나의 사적인 도시』

 

 

정말이지, 신간평가단이 아니었으면 내가 이 책을 접할 수 있었을까?

12권 중 내가 이 책을 읽을 줄 몰랐다, 싶은 책 중에 1위라면 단연 이 책이다.

누군가 매일 쓴 글을 이렇게 집중있고, 흥미있게 읽은 건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이후로 오랜만이었다.

 

한동안은 '뉴욕'하면 이 책이 떠오를 것 같다.

 

 

 

1위. 임경선 『태도에 관하여』

 

사람을 만나는 것도 타이밍 중요하지만, 책을 만나는 것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 책은 내가 몇달 간 홀로 고민하고, 생각이 많았던 때에 만났다.

그 어떤 책도 위로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공감하는 구절 앞에서 격하게 공감했고,

새롭고 낯선 구절 앞에서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스스로 마주하고 답을 내야 할 저마다의 '태도'에 관하여 생각할 수 있었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완성고, 그게 쭉 이어지면 좋겠지만 그건 영원한 로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쓴 서평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하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내가 꼽은 BEST 5'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좋은 책이라면 얼마든지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음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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