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돌아와서 조금 비실거리다가, 조금 앓았다.
앓은 이유는 떠나기 전 걸린 것으로 보이는 냉방병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제주에서 더위를 한움큼 집어 먹고 온 것 같기도 하고.
괜찮아진 건 처방 받아 챙겨 먹은 약 덕분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시간이 흘러 본래 몸 상태로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꼬박 열흘을 보내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 검색하기.
올해 독서 페이스라면, 아플 때도 독서는 독서지 하고 척척 읽힐 줄 알았는데 오만이었다.
마감일을 앞둔 책 한 권만 겨우 읽고, 무슨 정신으로 썼는지 모르겠지만 서평 한 편 쓴 게 전부.
책 읽으려면 아프지 말아야지, 싶었던 지난 열흘.
오늘은 정말 지쳐 잠들 때까지 읽으려고 야무지게 빌려 온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