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머리하러 미용실. 무슨 책을 들고 올까 고민하다가 결국 이 책을 들고 왔는데...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왜케 힘들지😵 했더니 아, 새벽 4시까지 책 읽다 잤지 참.

정말 간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쭉쭉 읽다가 잠들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독서에서 경탄과 경이로움이란 번쩍 하며 찾아오는 게 아니다. 그것은 기나긴 몽상의 끝에 찾아온다. 그 과정은 지루할 수도 있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얼마나 느리게 읽느냐가 중요하다. 창조적 몽상의 대가인 가스통 바슐라르는 이를 두고 아예 '느린 독서'라고 이름 지었다. 완전한 독서를 위해 우리가 준비할 것은 경이로운 것들 앞에서 기꺼이 감탄할 자세 하나면 된다. 마치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그렇다면 언젠가 우리는 책 너머의 것들에 감탄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p.167 '독서의 자세' 중에서)

 


 


나의 독서도 그렇다. 오늘처럼 새벽까지 책을 쭉쭉 읽는 날은 드물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처럼, 느린 독서를 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매일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미용실에도 가져와 잡지 대신 읽고, 가끔은 커피 포트에 물을 올려두고 읽고,

대중교통을 기다리고 오고가는 시간에 읽고. 틈이 나면 어떻게든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그러려면 책이 늘 손에 들려있어야 한다.


그래서 내 가방은 늘 무거운데, 그렇게 챙겨 다니는 책들을 때때로 한 자도 읽지 못하고 돌아올 때도 있다.

그래도 그렇게 읽은 책들이 쌓여서, 이제는 정말 자유롭게 읽는다. 조르바처럼.

어느 날은 정독하고, 속독하고, 때때로 완독하지 못하지만 매일 읽어나간다.

이렇게 읽어나가면, 나도 언젠간 책 너머의 것들에 감탄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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