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 곳에 쓴 옛글들을 찾아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많은 글들이 내게 오그라듦을 선사하지만 가끔 어떤 글들은 지금의 내가 읽어도 참 좋다. 읽을 때마다 기분이 새로운 건 내게 주어진 망각의 은사가 남다르기 때문일거다.

요즘은 여러 이유로 잘 글을 남기고 있지는 않지만 이 곳은 내게 참으로 중요한 곳이고, 나에게 참 많은 것을 주기도 한 곳. 그리고 참 많은 것들이 남아 있는 곳... 소통하는 것이 즐거워 더 열심히 글을 썼고, 그에 중독되는 것이 두려워 멈추기도 했었다. Sns에 익숙해지면서 사고가 단문화되고, 그렇게 긴 글을 쓰는 것이 어색해져 점차 글을 쓰는 횟수가 줄어들어가면서, 참 많은 생각의 순간들을 흘려보내고, 감정의 편린들을 놓쳐버린 것만 같아 못내 아쉽다. 의식적으로라도 단문을 줄이고, 삶의 순간 순간들을 글로 포착해가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지, 생각해 보는 밤. 스스로에게는 좀 더 엄격해지고, 타인으로부터는 좀더 자유로워 지자, 결심해보는 밤이다. 그러면서 갑자기 2012년의 결심들이 물밀듯 밀려오는데.. 이봐... 새해는 다음주에요 ㅠㅠ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과나무 2011-12-25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어떤 글들은 지금의 내가 읽어도 참 좋다`

글은 기교나 필력만 가지고 쓸 수 있는 건 아닌 듯
시간을 뛰어 넘는 통찰이 많이 생기기를...
나한테도 좀 나눠 주기를...

웽스북스 2011-12-29 00:48   좋아요 0 | URL
사과나무님께는 제가 늘 받은 게 많아, 저도 뭔가 나눠드리고 싶은데
이건 영 내공부족이라서요

저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오면 참 좋겠어요. 엉엉.

다락방 2011-12-25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여기에 제가 써놓은 제 글을 다시 읽는데 어떤 글들은 지금 읽어도 참 좋아요. 물론 어떤 글들은 쥐구멍에 숨어버릴만큼 오그라들지만 말예요. 그러면서 내가 어떤것들에 감정이 많이 움직이는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되고 말이죠.
아시다시피 여기는 제게도 많은것을 준 공간이에요. 많은게 남겨져있기도 하고. 물론 적지 않은 괴로움을 준 곳이기도 하지만요.
무엇보다 이곳에서의 가장 큰 수확은 웬디님을 만난게 아닌가 싶어요. 두고두고 잘 지내고보 싶은 그런 친구로서 말이지요.
:)

웽스북스 2011-12-29 00:51   좋아요 0 | URL
저도 늘 든든한 다락방님을 친구로 두게 된 게 기뻐요 :)
참 많은 걸 얻고, 또 많은 걸 남겨둔 공간이에요.

우리는 오래오래 알고 지내요. 다락방님.

jongheuk 2011-12-2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SNS 때문에 단문에 길들여 지고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단문을 줄이려는 노력, 적극 공감하고 또 동감합니다. 저도 그런 이유로 블로그를 하고 있어요.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하고 있지만 글자수의 제한을 받아 가며 생각을 정리하고 또 표현하며 나누는 방식은 아직까지도 영 부자연스럽기만 하네요. 또 블로그를 통해 만나 뵙는 분들은 긴 호흡의 글을 통해 조금 더 깊게 알게 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구요.

웽스북스 2011-12-29 00:5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런데 제 문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소통도 꽤 즐기고 있다는 거에요.
뭔가 의식적으로 조절을 해야겠다 싶고,
최근 발견한 다행스러운 사실은 제가 저 의식적인 조절을 통해 오는 기쁨이나 성취감을 나름 즐기고 있다는 건데요. 어쩌면 이 즐거움이 또 나를 갉아먹을지도 모르죠. ㅎㅎ (심지어 저는 트위터에서 글자를 140자 이하로 막 줄이려고 글을 줄이는 것도 또 은근 즐겨요. 변태인가봐 ; ㅋㅋ)

암튼, 저도 다시 좀 긴 호흡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졌어요. :) 부디 잘 해내야 할텐데 말이죠.

레와 2011-12-2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웽스북스 2011-12-29 00:54   좋아요 0 | URL
:)

네꼬 2011-12-2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웽스북스 2011-12-29 00:54   좋아요 0 | URL
:-)

개인주의 2011-12-26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의 책출판 모임에서 웬디님 닮은 사람 봤어요...

웽스북스 2011-12-29 00:55   좋아요 0 | URL
아. 어쩌면 저였는지도 모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