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사과랑 과자, 초콜릿, 동전 등을 길가 풀숲에 던져버렸다. 우리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것은 버릴 도리가 없었다. -상-40쪽
한 남자가 말했다. -당신 입닥쳐. 여자들은 전쟁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그 여자가 말했다. - 아무것도 모른다구? 바보같은 소리! 온갖 궂은 일, 온갖 걱정에 빠져 지내는 게 여자야. 아이들 먹여 살려야지. 부상병들 돌봐야지. 당신드은 일단 전쟁만 끝나면 모두 다 영웅이 되잖아. 죽었으면 죽어서 영웅, 살아 남았으면 살아서 영웅, 부상병은 다쳐서 영웅. 전쟁을 일으킨 것도 당신들 남자들이고. 전쟁은 당신들 거야. 당신들이 원해서 그렇게 한 거야, 개똥 같은 영웅들아! -상-118쪽
- 잊어버리게. 인생은 그런 거야. 모든 게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게 마련이지. 기억도 흐릿해지고, 고통은 줄어들고. (중략) - 많은 여자들이 그들의 실종되거나 죽은 남편을 기다리며 울고 있어요. 하지만 노인께서 방금 말했듯이, "고통은 줄어들고, 기억은 희미해지고 있지요" 불면증 환자는 눈을 뜨고 루카스를 바라본다. - 줄어들고, 희미해지고, 그래, 내가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네. -중-149쪽
- 나는 네 작업을 위해서, 네 책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했어. 나의 일, 나의 고객, 나의 말년을. 난 너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발끝으로 걸어다녔어. 그런데 여기 온지 2년이 다 되어가도록 한 줄도 안썼다고? 넌 먹고 마시고 피우는 일만 했어! 술주정꾼. 식충이야,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중략) 나는 누나가 옳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누나가 살아 있는 한 어떠한 글도 쓸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187쪽
그가 말했다. - 아니, 나는 혼자 살고 있어. - 왜 혼자 사는 거요? 루카스가 말했다. - 모르겠어. 어쩌면 아무도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 -하-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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