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지인들과 충동적으로 전주에 다녀왔습니다. 전날 다섯시에 결정하고, 아무 준비 없이 간 대책 없는 여행자들에게도 다행히 전주는 친절한 도시였습니다. ^-^  



푸른 하늘, 노란 상징물, 기분 좋은 색깔로 전주와 만나다 

 

전동성당 내부.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은,
도를 넘지 않은 정갈함이 인상적이었어요

 

주 예수를 떠나서는 내가 갈 곳이 없습니다,  라는 고백에 
친히 응답하시는 것 같은,  

성당 내부 양 벽의 스테인드 글라스



순교터인 걸 알고, 이리 환하게 웃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꽃이 좋았을 뿐 -_-



기쁘게 함께 해 주어 고마워요 ^-^  



성당 내 계단에서



짜잔, 경기전으로 들어가 볼까요



삐그덕



길을 지나면



바람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들려드릴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





덩달아 노래하는 마음으로 웃어봅니다



오늘도 가지는 하늘에 제나름의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게으름을 부린 탓에, 어느덧 조금씩 균형을 잃어가는 해 앞에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카메라가 먼저 느끼는 예민한 어두움! (위의 사진은 플래시)



사라지기 전에, 얼른! 그림자를 잡아둡니다



담장 아래에서도 찰칵!!



그것도 좀 걸은 거라고, 피곤에 지친 우리에게 
선물처럼 나타나 주었던 카페



괜히 반가워서 메뉴아가씨 놀이를. ㅎㅎ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좋겠죠 ^-^


 
나는 커피와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망언? 파문? ㅋ)



우리가 보려고 구매한 영화의 정보도 찾아보고,
앞으로 어떤 일정으로 다녀야할지, 잠시 계획도 해보는 시간





그치만 역시 딴짓이 주는 즐거움도 무시 못하고 ^-^



최명희 문학관 가는 길에 있던 빨간 우체통
이런 것들은, 괜히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지요

 

최명희 문학관,
관람 시간인 여섯시를 훌쩍 넘겨 들어간 여행객들에게도
친절히 여유를 선사해주던 고마움

 

그녀 생의 흔적들
내가 만약에 무언가를 남기게 된다면 

나는 어떤 것으로 기억될까, 라는 궁금증이 잠시 들었습니다.



혼불의 원고들, 정말 대단하지요



가까이서 보면 더욱 대단, 역시나 '혼불'이 담긴듯한 원고



우리 다음엔 혼불을 읽어요 (절판입니다 두둥) 



별 이유도 없이 마음에 들던 초록대문 집



동학 기념관 앞에서 만난 동백
동학과 동백은 참 닮은 것 같아요,  
빨갛게 피어올랐다 목째 떨어지는 게...



마음에 쏙 들던 풍경



저녁은 전주 한정식,
사실 음식이 다 나오기 전에 배고파서 얼른 사진찍고 먹어버렸어요



영화 '비'를 보고 삼천 막걸리 타운으로 달려가 막걸리 한주전자
사실 막걸리보다는 안주에 더 올인했지만 ㅋ

(나 홍어맛도 알아버렸어요. 아, 정확히는 삼합 ㅋ)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막걸리 가게의 주전자들 ㅋ

 

막걸리를 마시고 한시간여를 숙소까지 걸었다,
괜히 전주 시내를 이제 다 알 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나는 지도도 못보지)
걸은 길을 지도에 표시해보니

1. 와, 많이 걸었다,
2. 헉, 너무 돌았구나 -_-



다음 날 아침, 순두부찌개에 두부도넛츠  
그리고 커피 한잔의 여유까지



하지만 여유의 대가는 혹독했다. 으으.
당일 구매 표를 사려고 기다리는 줄



지친 자원봉사자들, 흐.
나의 직업병은 이런 데서도 발동

영화제 배너 아래 스폰서한 브랜드들은
이런 식으로 온라인으로 다시 간접 광고 효과를 누리니
광고비 얼마로 환산해 보고하려나, 



줄 서서 기다리는 중, 부디 영화가 남아 있길



전주를, 영화제를, 기억해 주세요, 외치는 녀석들
다음번에는 저 여행책도 더 잘 걸어다녀야지



여기저기 붙은 매진 딱지들 하하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장이나 예매 성공!



영화 시간이 40분밖에 안남았어도, 나는 극구!!  
나무라디오에 가자고 우겨대고 ㅋ

 

우겨댄 내가 덜 무색하도록,
이 곳은 예쁜 꽃으로..

 

화려한 색감과 아기자기함으로 우리를 맞아주었고 ^-^

 

우리도 함께 반가워하며, 신나는 사진 모드



이 사진은 햇빛에 얼굴이 많이 날아가서 마음에 들어요 ㅋㅋ



하지만 무엇보다 킹왕짱이었던 것은 이 커피로, 
전주에서 마신 네잔의 커피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코스타리카 큐옥션)

 

영화를 보고, 다시 한옥마을로 건너가던 중 만난 풍경들



한옥마을은 한지축제중

 

눈이 차분해지는 것 같은 단아한 색감의 한지들



알록달록 기분 좋은 컬러들로 ^-^



전북대로 가던 길, 버스 뒤편에, 물뿌리개?
녀석의 정체는 뭘까? 



덕진공원으로 혼자 걸어가던 길



분명 즐거울텐데, 
쓸쓸해보인다



알고보면 봄도 쓸쓸할 거야...



덕진공원 앞 커피발전소, 
전주에서 꽤 유명하다는 커피집



직접 로스팅한 커피맛이 꽤 좋다



흘러나오던 음악이 참 좋아 음악과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았다



여기서는 혼자라 나를 찍을 수 없어, 나대신 이녀석으로 대체

 

이 곳에서 잠시 책을 읽으며, 여행을 정리하는 시간 갖기



여행의 마지막,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1700명이 함께 본 요시노 이발관은 
정말 재미있었다 (시네큐브에 곧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흩뿌리기 시작하는 비를 맞으며,
나도 그렇게 전주와 이별 



영화도, 여행도, 음식도, 커피도, 숙소도
모두 좋았답니다.

전주 영화제 근처 숙소들이 모두 꽉 차서 조금 외곽으로 나갔는데 
훨씬 깔끔하고 넓고 좋은 숙소들이 많아
정말 기쁘게 묵을 수 있었어요 

커피는, 요즘 한달에 다섯잔만 마시기, 시도중인데
4월에 지킨 스스로가 너무 기특해  
전주 여행 기념 선물로 '프리쿠폰'을 스스로에게 끊어주고
조금 집착해서 마셨습니다.

저 세 카페는 모두 좋았지만, 꼭 한군데만 가신다면
'나무라디오'에 가실 것을 추천드려요






간만에 좋은 사람들과 걷고, 먹고, 웃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즐기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몸과 마음에 남은 여독을 이제 잘 추스려야지요.
다행히 기쁘고 기쁜 주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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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5-09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따라가며 전주 구경 잘 했어요.
성당도 꽃도 그림자도 다 아름답네요.
웬디양님은 커피와도 꽃과도 잘 어울려요^^

웽스북스 2009-05-10 03:41   좋아요 0 | URL
우와 고마워요 혜경님
그림자 사진은 저도 꽤 마음에 들어요
많은 사진 중 혜경님이 그림자 사진을 봐주어서
참 고맙고 좋아요 ^-^

블리 2009-05-0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부지런 웬디양~ 새 글이 깜빡이길래 왔더니 여행기가 올라왔네.
난 통영사진까지 정리하다가 갑자가 2년간 사진 정리&백업 모드가 되어 넉다운;;
블로깅은 언제나 하려나...-_-;
근데 내가 좀 사진 잘 찍는거 같지 않아? 후훗

웽스북스 2009-05-10 03:42   좋아요 0 | URL
우헤헤 언니 사진이 좀 킹왕짱이에요 ㅋㅋ

저는 통영 사진 카메라로 봤으니까 ㅎㅎ
J 답게 꼼꼼히 천천히 하세요 ㅋ
저는 NFP답게 후딱후딱 대충대충 ㅋㅋ

순오기 2009-05-09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주여행 좋았군요~ 여직 전주를 못 가봤는데 덕분에 잘 다녀왔어요. 감사~ ^^

웽스북스 2009-05-10 03:42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전라도라
괜히 순오기님 생각나더라고요
헤헤헤 ^-^

노이에자이트 2009-05-0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배경과 인물이 잘 어울리네요.

웽스북스 2009-05-10 03:42   좋아요 0 | URL
우와~ 감사합니다 ^-^

chae 2009-05-10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꺅 웬디님!
요시노 이발관 보셨어요?
카모메 식당, 그리고 이어 안경의 간지 폭풍때문에
엄청 기대하고 있는데.. *.*

여행도 너무 부럽습니다 ㅠ

웽스북스 2009-05-10 23:17   좋아요 0 | URL
혜진님 ㅎㅎ
요시노이발관은 매우 재밌고 똑부러지는 영화에요
꼭 보세요!!!

또치 2009-05-1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어디서 뭘 먹어도 맛있는 전주!! 추릅추릅.
영화 본 것보다 전주에서 맛있는 거 먹고 온 게 더 부러워욥!
(웬디양님 옷 예쁘당~)

웽스북스 2009-05-10 23:18   좋아요 0 | URL
우헤헤 정말요? 정말요? ^-^ 나 또 막 뿌듯하고 ㅋ
쇼핑몰 주소라도 공유? ㅋㅋ (아, 그런데 저 옷 산 쇼핑몰 문닫았구나 ㄷㄷ)

네꼬 2009-05-11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요새 왜 띄엄띄엄인가 했더니 웬디양님, 이렇게 놀고 있었던 거야! ㅠㅠ 사진 속 성당도 경기전도 눈에 선하고, 웬디양님은 여전히 예쁘고, 아 봄 밤은 깊어가고 내일은 월요일이고 (응?) 웬디양님, 오래간만의 인사인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09-05-11 00:40   좋아요 0 | URL
앗, 딱걸렸다 맞아요 네꼬님 서른맞이 놀기모드하느라 아 요즘 너무 정신없었어요 흐흐 봄밤은 깊어하고, 이제 얼마 안남았고 ㅜㅜ 이제 또 열대야가 얼마나 우릴 괴롭힐까요- 흑.

인간이 놀기만하고 띄엄띄엄 글을 쓰니까 좀 생각이 후져지는 것 같더라고요- 알라딘에 이제 자주 글 남겨야지, 라고 한달전에 결심했는데 으으 ㅋㅋ

다락방 2009-05-11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가고 싶었는데, 가고 싶었는데.. ㅜㅜ
부러워요 웬디양님 부러워요. 그 싱그러운 미소를 준게 전주로군요! 멋지게 즐기고 있네요, 웬디양님.
더 즐겨요, 더, 더!!

웽스북스 2009-05-12 22:4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우리 조금 더 더워지면 치킨에 맥주 마셔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