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이래저래 전화가 걸려오는데, 막내 J씨가 오더니

- 팀장님, 대리님, 자꾸만 이상한 전화가 걸려와요- 제가 전화를 땡겨 받았는데 우체국이라는 전화가 번갈아가면서 계속 와요. 보이스피싱인 것 같아요. 조심해야 될 것 같아요.

- J야, 그거 전화 연결해보면 은근 재밌어. 나는 해봤는데, 어설픈 한국말로 막 얘기하거든.

그리고 잠시 후, 팀장님 자리로 걸려온 전화

- 선아야, 너가 받아볼래?
- 아, 아니요 (쓸데없이 발동되는 전화공포증) 팀장님이 한번 해보세요
  (전화 연결 후)
- 어디신데요?
- 뚝.

어디신데요, 한마디에 끊을 거면 왜 이런 수고를? ㄷㄷ

그리고 잠시 후 또 전화가 걸려왔다.

- J야 너 해볼래?
- 아, 저는 아까 하나 해봤어요. ㅋㅋ 금방 끊던데요?
- (J씨 말에 용기를 얻고) 저 해볼래요!!!!

전화를 바꿔든 나는

- 여보세요?
- 네, 이름 말씀해 주세요.
- 어느 우체국인데요?
- 명동 우체국입니다
- 네? 저희 집은 명동이 아닌데 왜 명동 우체국으로 우편물이 가 있나요?
- 글쎄요. 있으니까 있다고 하죠.
- 아니요. 저희 집도 회사도 명동이 아닌데, 무슨 우편물이 있는 거냐고요.
- 그러니까, 확인해볼게요. 이름 말씀해 주세요.
- 무슨 우편물인데요? 어느 주소로 왔는데요?
- 뚝.  

그리고 J씨 다가와

- 저는 어느 우체국이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끊던데...


팀장님 : 어디세요? 한마디에 끊게 하고
J씨 :  어느 우체국이에요? 한마디에 끊었는데

나는 저렇게 길게 통화를 했다. 세상에나.
게다가 당당하게
'있으니까 있다고 하죠' 라는 호통까지 들었다. 으흑. 세상에나.

나는,
전화기 너머에서까지 만만한 인상인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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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04-24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소리가 너무 사근사근해서 그런게 아닐까요? ^^

웽스북스 2009-04-25 01:39   좋아요 0 | URL
목소리에 포쓰라고는 전혀 없어요 제가 ㅜㅜ

메르헨 2009-04-24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보이스 피싱 저희 사무실로도 가끔 옵니다.
웃기는 일 많았는데 일일이 다 말씀드릴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아, 근데 그거 전화연결하면 요금 나간다고 하지 말라고 하던데요...^^;;ㅋ
정말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웽스북스 2009-04-25 01:39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ㅎㅎ
아마 저희 회사는 정액을 내고 있다고 들었어요 (아닌가? ㅋ)

마늘빵 2009-04-2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는데요? ^^ 난 이런건 안오고 맨 오빠 어쩌고 하는 문자나 전화만... -_-

웽스북스 2009-04-25 01:40   좋아요 0 | URL
흐흐. 아프님도 다음에 꼭 해보세요

Mephistopheles 2009-04-2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부턴 이름 말하라고 할때 이명박입니다. 해보세요.

웽스북스 2009-04-25 01: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그래도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이름이에요

차좋아 2009-04-24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받았는데..한참 통화하다가 제가 캐 묻자
"이히히히~"하고 웃더니 끊더라구요. (부끄러웠던거야~)
무슨일에든 데뷔 시기가 있다는 말이 생각났었어요~

웽스북스 2009-04-25 01:4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오늘 제가 어설프게 문열어달라고 전화하면서

'네, 여기는 우체국인데요' 했더니
그 얘기를 들은 팀장님

선아야, 거짓말도 하다 보면 늘거야 ㅋㅋ

치니 2009-04-24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Mephi님의 의견이 맘에 드네요. ㅋ

웽스북스 2009-04-25 01:41   좋아요 0 | URL
흐읏. 치니님이 도전해보시고 꼭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