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소리가 크기에 뭔가 디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 회사 사람들의 반응이 과한 거였다. 일하기 싫어서 슬슬 휴게실로 가보니 볼 하나에도 환호성이 장난이 아닌 거였다. 덕분에 오늘 야구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순간이었던 9회말을 감상했다. 그런데 10회초에서 그렇게 2점을 내주고 난 후에는 다들 자리로 돌아온다. 음. 9회말의 역전은 기대하면서 아무도 10회말의 역전은 기대하지 않네. 음. 일본이 10회초에서 그렇게 점수를 냈으면 우리나라도 낼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라는 나의 물음에,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재밌는 현상이다. 그 순간 나는 우리나라가 좀 이겼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러니까, 이 얘기를 쓰려던 건 아닌데. 맨날 도입부가 길다. 하하. 그러니까, 내가 어제 던졌던 어이없는 질문(어제 회의 시간에 야구에 대한 질문을 던져 모두에게 '너 야구 정말 안보는구나' 라는 소리를 들었던 질문이 있었다 -_-) 보다 오늘 누군가 나에게 더 쉬운 질문, 그러니까 나도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들어서, 어쩐지 나는 최하수가 된 것 같은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그 질문은.  

 

홈런은 몇점이에요? 
라는 질문이었다. ㅋㅋ 나는 그건 아는데. (자랑이다) 그리고 4볼로 1루 나가는 걸 보며, 
 

저건 왜 나가는 거에요?

흐흐흐. 나는 그것도 아는데. 그래도 나는 중하수 정도인가보다. ㅎㅎ 이쯤되면 내가 던졌던 질문이 좀 궁금하지 않은가? (퀴즈로 내볼까? 참고로 이건 야구를 보다 던진 질문이 아니라 스코어보드를 보다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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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3-25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이게 젤 웃겼어요...

'왜 안타를 치면 1루에 있는 사람이 2루로 가느냐.'
그거에 대한 질타....
'이게 윳놀이냐.. 업어가랴...'

(내가 하니깐 안 웃기다..)
(집 나간 유머 좀 찾아주삼;;; 요즘 욕만 늘어서..)

웽스북스 2009-03-26 01:18   좋아요 0 | URL
웃긴데요 ㅋㅋㅋㅋ

바로 2009-03-25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람들은 야구를 보고 싶은게 아니라 함께 응원하고 싶은건데 말이지요.
이나라 정말 함께 무언가 한다는 걸 느낄 때가 스포츠밖에 없다는건 비극이죠.
오늘 우승했으면 TV에서 한달 내내 야구만 틀어줬을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겼으면 정말 멋진 경기가 되었을텐데요.

웽스북스 2009-03-26 01:1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정말 슬픈 현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맘놓고 스포츠를 좋아하기가 힘들다...며...
저의 무흥미를 열심히 핑계대주고 있는 중. ㅎㅎ

네꼬 2009-03-25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우리 회사 모씨도 안타치면 업고 가는 룰을 만들자고 한 적 있는데. ㅎㅎ

웽스북스 2009-03-26 01:2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생각해보니 너무 괜찮잖아요.

Mephistopheles 2009-03-2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는 왜 13회까지 있나요..했을지도.

웽스북스 2009-03-26 01:20   좋아요 0 | URL
비슷한데, 음. 야구가 9회까지인 건 알고 있었다구요.

Arch 2009-03-2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 B O 이거에 대한 이니셜을 잘못 말한거 아니에요?
우리 엄만 B를 보고, 볼이잖아 그래서 가족들을 놀래키더니 바로,
볼을 치니까 B잖아. 이러셨는데.
저도 야구 잘 몰라요. 그런데 다들 야구에 푸욱 빠진건 곳곳에서 보이더라구요.
어제 지하철 타고 오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총각에게 야구 어떻게 됐냐고 물으시는거에요.
-학생, 이겼어?
-졌어요. 5:3인가로.
-응? 정말 졌어? 내가 볼때까지만해도 동점이었는데.
-졌어요. 저도 인터넷으로 잠깐씩 봐서 잘 모르는데 졌어요.
-왜 졌지?
-저도 잘 모르는데 연장전까지 가서 그랬대나봐요.
-그래? 정말 왜 진지 몰라? 이길줄 알았는데.
그리곤 한참이나 그 둘 대화가 이어졌는데, 전 두분이 귀여서 원.
그런데 저는 왜 댓글로 페이퍼를 쓰고 앉았을까요. 라주미힌님처럼 집에도 없었던 유머 좀 하사하소서, 웬디양님.
제가 정답 맞춘거죠? 선물로 뭘 달랠까.(미친^^)

웽스북스 2009-03-26 01:21   좋아요 0 | URL
도레미! 땡! ㅋㅋ
근데 볼은 왜 볼일까요 갑자기 궁금해졌다는. ㅋ

그 아주머니와 총각은 그러니까,
모르는 사이였던 거죠?

Arch 2009-03-26 19:49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래야 얘기가 되는거니까.
그러니까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그냥 들어온 볼, 이게 네갠가 되면 1루로 가고 그런거 아닌가? 아, 야구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뒷목 잡고 쓰러질 댓글이겠다.

Matt 2009-04-02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니, 이건 ... 어떻게 1 person 3 role을 ?
나름, 싸이, 알라딘, 저같이 자기표현에 둔감하고
문외한인 일에 쪄든 직장인은 어찌 살란 말씀이신지... 흑
요즘엔 음악도 많이 듣고 내공도 기르려 책도 읽는 시간도 많아졌지만
아직 서울-서울 생활이 제겐 익숙하지 않네요. ㅎㅎ

PS 혹시 "9회까지 해서 나중에 점수 많이 낸 팀이 이기는거 아녜요?" 하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