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쓰던 일은 마음같이 되지 않을 줄 알고 있었지만 정말 되지 않았고, 하지만 나는 자꾸만 마음을 쓰고 있었고.. 가정심방 대예배때는 정신적 데미지를 15632 정도 받았으며 먼저 나가겠다고 일어서려 했으나 동생녀석이 선수를 친 바람에 (이녀석!) 나는 본의아니게 20분 정도를 더 뭉겔 수 밖에 없었고.. 뒤늦게 달려간 토지모임에서는 난 정말 죽겠다고 피를 토하며 토한 피 대신 와인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세상에 와인을 벌컥벌컥이라니) 정신적 위로를 받았으나 막차를 놓쳤고, 집에 오니 또 간당간당하던 노트북 어댑터가 지직 지직 거리고. 하여 아무래도 다시 사야 할 것 같고. 며칠간 집에서는 인터넷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것 같고. 그래도 굴하지 않고 쌍큼한 기분으로 무려 아침도 먹고 여유롭게 나와 김연수의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가지 즐거움을 읽으며 시작한 출근길은 사당역에서의 어이없는 40분의 기다림으로 결국 나에게 2월 첫날부터 30분 지각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주었고. 

어후. 무슨 2월의 시작이 이렇게 우울합니까. 

하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쌍콤한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들으며 그저 내 기분도 좀 롤러코스터를 타고 전복되어주길 바랄 뿐이고. (점심은 전복죽이라도?) 그걸로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 3개월을 고민하던 아이팟 터치를 그저 질렀을 뿐이고. 애플스토어가 내 카드를 거부해준 덕분에 고맙게도 인터파크에서 2만원도 넘는 할인을 받아 마음에 좀 위로가 됐을 뿐이고. 

부디 터치가 내 마음을 좀 터치해주길. 애초에 메리트라곤 디자인 하나밖에 없던 네녀석은 그거라도 좀 해야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니가 터치 아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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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2-0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액땜한거에요..^^ (근데 터치 지르셨으면 쉴드 케이스나 액정과 본체 보호 필름은 물론 같이 구입하셨겠지..라고 생각 중)

웽스북스 2009-02-03 01:26   좋아요 0 | URL
음. 케이스는요... 사실... 직접 보고 사고 싶어서 안샀어요.
어차피 각인 서비스 받으러 애플스토어 가야해서. ㅎㅎㅎ
가서 보고 사려고요. 마음에 드는 걸로 흐흐.

깐따삐야 2009-02-0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액땜한 거에요.2 아픈 건 다 나은 거죠? 저는 요즘 건강하면 장땡이라는 단순한 마음을 갖고 살고 있어요. 화이링.^^

웽스북스 2009-02-03 01:26   좋아요 0 | URL
네. 완전 다 나았어요.
건강해지니까, 정말 장땡이더라고요.

Forgettable. 2009-02-0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사당역에서 40분 기다려서 30분지각했는데!!!!!!!!!
전 오늘 출근길에 탐정몽크 에피소드 2개를 봤답니다 하하호호 -_-

가끔 놀러왔다가는데, 함께 사당역에서 짜증냈던 동지라니 이거 댓글을 안남길래야 안남길 수가 없군요 :) 터치갖고 놀면 기분이 아주 많이 나아지실거에요 ㅋㅋ(근데 전 한달놀고 다 때려치고 엠피쓰리로만 사용중.. 귀찮아요 은근)

웽스북스 2009-02-03 01:27   좋아요 0 | URL
어머어머어머 반가워요. 사당역에서 짜증냈던 동지 정말 만나고 싶었는데. 흑흑. 이거 정말 하소연할 거리이지 않아요? 으흑 흑흑. 그래도 사당역 덕분에 이렇게 만났네요. 사실 전 엠피쓰리로만 쓰려고 사는 거에요. ㅋㅋㅋ (도무지 합리적 소비라고는 할 줄 모르는 인간 ㅋ

사과나무 2009-02-02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지각도 지각이지만, 나같았으면 가정심방대예배(!!!)가 더 견디기 힘들었을 듯
아이포드 터치... 음..
장만 1년도 더 된 시점인 오늘에야 폰에 mp3를 담게 된 나로서는 뭐 딴나라 얘기같다는..

2009-02-03 0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2-02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딸한테 아이팟 터치가 뭐야? 물었더니 설명해주네요~ㅎㅎㅎ
잔인한 건 4월뿐이 아니란 말? 날수가 짧으니 그도 다행이군요.^^

웽스북스 2009-02-03 01:30   좋아요 0 | URL
그러게. 2월은 저에게 더이상 잔인하지 않길 바랄 밖에요.
아. 그러고보니 따님 또래에서도 아이팟 터치는 인기짱이라더라고요 ㅋㅋ

코코죠 2009-02-02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액땜한 거에요.3
이제 2월 내내 좋은 일만 빵빵 터지겠네요. 웬디님은 좋겠다!

웽스북스 2009-02-03 01:30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오즈마님. 흑흑.
저 진짜 2월 내내 좋은 일만 빵빵 터지는 거죠?
서른살 선배 오즈마님만 믿어요오.

바람돌이 2009-02-02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지각한 것 정도를 가지고요.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는거지요. ^^

웽스북스 2009-02-03 01:30   좋아요 0 | URL
아. 바람돌이님. 사실 작년에 살다보니 그런 날이 너무 많아서
올해는 좀 결심을 했거든요. 그런데 2월 첫날부터.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