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쓰던 일은 마음같이 되지 않을 줄 알고 있었지만 정말 되지 않았고, 하지만 나는 자꾸만 마음을 쓰고 있었고.. 가정심방 대예배때는 정신적 데미지를 15632 정도 받았으며 먼저 나가겠다고 일어서려 했으나 동생녀석이 선수를 친 바람에 (이녀석!) 나는 본의아니게 20분 정도를 더 뭉겔 수 밖에 없었고.. 뒤늦게 달려간 토지모임에서는 난 정말 죽겠다고 피를 토하며 토한 피 대신 와인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세상에 와인을 벌컥벌컥이라니) 정신적 위로를 받았으나 막차를 놓쳤고, 집에 오니 또 간당간당하던 노트북 어댑터가 지직 지직 거리고. 하여 아무래도 다시 사야 할 것 같고. 며칠간 집에서는 인터넷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것 같고. 그래도 굴하지 않고 쌍큼한 기분으로 무려 아침도 먹고 여유롭게 나와 김연수의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가지 즐거움을 읽으며 시작한 출근길은 사당역에서의 어이없는 40분의 기다림으로 결국 나에게 2월 첫날부터 30분 지각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주었고.
어후. 무슨 2월의 시작이 이렇게 우울합니까.
하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쌍콤한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들으며 그저 내 기분도 좀 롤러코스터를 타고 전복되어주길 바랄 뿐이고. (점심은 전복죽이라도?) 그걸로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 3개월을 고민하던 아이팟 터치를 그저 질렀을 뿐이고. 애플스토어가 내 카드를 거부해준 덕분에 고맙게도 인터파크에서 2만원도 넘는 할인을 받아 마음에 좀 위로가 됐을 뿐이고.
부디 터치가 내 마음을 좀 터치해주길. 애초에 메리트라곤 디자인 하나밖에 없던 네녀석은 그거라도 좀 해야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니가 터치 아니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