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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주제에 (라 함은, 비오면 비와서 일하기 싫고, 날씨가 좋으면 날씨가 좋아서 일하기 싫고, 날이 흐리면 흐려서 일하기 싫다는 말이다. 반면 놀 때는 비오면 비와서 좋고, 날씨가 좋으면 좋아서 좋고, 흐리면 또 흐린 나름대로 운치있어서 좋으니, 생각해보니 이 말은 날씨에 별 영향을 안받는다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일기예보를 잘 안본다. 그냥 아침에 내 방의 기온에 맞춰 입고싶은 옷을 입고, 우산은 거의 안가지고 다닌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 지하철역에서 다시 회사까지가 내가 밖에 있는 전부인데 이 시간은 합해봐야 7분 정도? -_- 그 7분을 위해 거추장스러운 우산을 들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일기예보까지 챙겨봐야 하는 건, 어후, 너무 귀찮은 일이다.
오늘도 아마 일기예보를 봤으면 우산을 챙겼겠지. 하지만 내가 출근한 시간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그리고 비는 주룩주룩 계속 오다가 내가 퇴근할 때쯤에는 또 다시 오지 않았다. 비오는 날 우산없이 하루를 잘 보내기, 운때만 잘 맞으면 괜찮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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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내리는 비에, 나는 오늘 저녁에는 불라에 가서 창가 나무 탁자에 앉아 창문을 살짝 열고 빗소리를 들으며 필형님(사장님)이 내려주시는 컵휘 한잔을 마셔볼까나, 하는 로망을 지난 월요일부터 매일매일 가지고 있었으나 계속되는 야근은 나의 로망을 무색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오늘 필형님께서 나의 로망을 무의식중에 알아채고 약올리고 싶으셨는지 -_- 불라 카페에 사진을 올리셨다. 어후, 너무하다. 으흑.

비오는 창가에서 커피마셨다고, 매우 시의부적절한 자랑까지 해주시면서. 좀 얄밉지만 보는것만으로도 -_- 약오름을 위로로 승화시켜보자꾸나.
(저 컵은 내가 설거지하다가 컵받침을 깨먹고는 미안해서 선물한 비행기컵! 저 커튼이 드리워진 테이블이 얹어진 저 곳은, 사실 내 침대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