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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시간에 잠시 공사중인 12층에 올라갔었다. 원래 내가 일하던 공간인데 지금은 잠시 확장공사를 하느라 11층에 비집고 들어와 살고 있는 중,이라는 페이퍼를 언젠가 남긴 것 같은데....
다음주면 공사가 완료되고 12층으로 올라간다. 더부살이도 이제 끝! 좀 귀찮긴 했지만, 오늘 12층을 보고 오니 모던한 분위기가 꽤 마음에 들어 얼른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부릉부릉하다. 그런데 노리터(휴게실) 벽면 무늬가 미키마우스다. 눈코입 다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리버 엠플레이어 디자인과 흡사한 미키마우스 얼굴과 귀 모양의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음, 아무리 땡땡이무늬를 좋아하는 나라지만 저건 좀 따로 논다 싶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오후 10시쯤, 퇴근하기 위해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같이 타게 됐다. 그녀는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회사 인테리어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그녀의 휴대폰에서 달랑달랑거리던 미키마우스 휴대폰고리. 아, 그러니까 그녀의 취향이었던 거구나. 우리는 그녀의 취향 때문에 노리터에 들어갈 때마다 미키마우스와 만나야 하는구나. 아, 일하는 건 우린데, 왜 본인의 취향을, 꺼이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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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머리구경모임으로 M언니와 G언니와 N을 만났을 때, 언니들은 내 머리스타일을 굉장히 흡족해하며, 이제 연애하고 시집가면 되겠다, 라는 스물아홉스러운 결론을 내주고 있었다. 나는 웃으며, 나는 언니들이 만나라는 사람을 만나겠다고,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까요? 라고 물었더니, 두 언니는 이구동성으로 '반듯한 사람' 이라고 말한다. 반듯한 사람, 흠, 반듯한 사람이라.
나는 '반듯'이라는 말 자체가 좀 정형화돼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반듯? 얼굴이 네모반듯? 농담처럼 얼굴에 네모를 그리며 반듯한 사람이요? 라고 되묻는 나를 보며 언니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뭐, 모나지 않고 잘 자란 사람, 을 말하는 거겠지만 실은 나는 반듯한 사람한테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편, 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조금 전에 씻으며 든 생각이, 나이가 들면서 나의 시선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람이 좋은 걸 보니. 사람은 변하는거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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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의 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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