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사람들이, 아니 엄밀히는 직장인들이 이번 2월 29일을 매우 미워했단다. 이유인 즉, 3월 1일 휴일을 2월 29일 때문에 하루 밀려 뺏기게 됐다는 것.
누군가 나에게 위 얘기를 전하자, 나는 그럴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좀 야속하게 느껴졌다. 아니, 나름 과학적인 이유(?)로 4년에 1번 있는 날인데, 우리들의 휴일 기껏 하루 때문에 환영도 못받고, 불청객 취급을 당하면서 서럽게 존재하는 날이 됐구나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그 사람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2월 29일이 있어서 3월 1일은 뺏겼지만, 분명 하루 더 미뤄져서 못쉴 걸 쉬게 될 날이 있을 걸요?"
그러자 그 사람은, 우와, 세상 너처럼 편하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 첨 봤다며 -_- 감탄인지 조롱인지 좀 구분하기 어려운 말투의 이야기를 했다. 아마 후자이겠지? 그런데, 정말 그렇지 않나? 3월 1일 이후 날짜가 하루씩 밀렸다면, 월요일인 휴일은, 원래 일요일이었다는 말 아닌가. 나는 오히려 그가 당장 눈앞의 하나는 알고, 먼 둘은 생각지 못한 사람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달력을 확인했다.
5월 5일 (어린이날) 월요일
5월 12일 (석가탄신일) 월요일
2월 29일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가정의달, 행복하고 푸릇푸릇한 5월의 휴일을 이틀이나 빼앗길 뻔했다. 꽃을 샘내는 3월의 휴일 하루보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5월의 휴일 이틀이 더 좋지 아니한가! (휴일 차별인가? ㅋㅋ) 휴일이 많이 사라진 이 마당에, 3월 1일 하루가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5월의 휴일을 이틀이나 선물해준 2월 29일에게 고마워하는 편이 더 나은 것이지. 그러니, 2월 29일 그대 너무 서러워마시길! 나는 그대의 소중함을 알고 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