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월급이 나왔는데, 급여 명세서를 받기 전에 먼저 입금액을 확인해보고 깜짝 놀랐다. 이번 달 PS가 나오는 달이긴 한데 아니, PS가 이렇게나 많이? 흠. 사장님. 제가 그동안 너무 많이 놀아서 죄송했어요, 라고 혼자 급 반성 모드 돌입하며 반짝 애사심이 발동한다. 그리고 급여 명세서를 확인해 보니 PS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소득공제가 생각보다 많이 된 것. 동생 등록금 영수증을 내쪽으로 돌리고, 그만큼을 동생에게 용돈으로 돌려주기로 한 것이어서 절반 정도는 또 금세 나갈 테지만, 그래도 신나는 건 신나는 거다. 좋은 누나 놀이도 할 수 있고 말이지. 흐흐. 애사심은 갑자기 애국심으로 돌변하지만 어쩐지 애국심은 나와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잠시 망설인다. 그치만 인간이 참 간사하지. 그렇다고 또 애사심이 급 하락할 건 뭐람. 흐흐. 생각해보니까 다 내가 낸 거 돌려받은 거잖아.
* 사장님께 죄송한 건 죄송한거고, 애사심 급 증가는 급 증가고, 놀러가는 건 놀러가는 거다. 어제까지만 해도 급 귀찮았으나 하루 앞으로 다가오니 이제 계획은 짜야겠고, 춥고, 귀찮고, 아흥. R은 우리가 저녁에 밖에서 바베큐 그릴에 고기를 구워먹기로 했다고 말했다는데 나는 기억도 나지 않고, 추워 죽겠는데 고기는 무슨 고기냐며 Y에게 얼른 R을 회유하라고, 영하 9도라고 설득하라고 시켰다. 그러자 Y에게, 그럼 안에서 구워먹쟤,라는 답이 들려왔고 우리는 그냥 R은 앉아있으라고 하고 우리가 요리를 다 준비하겠다고 말하자고 했다. 그리고 이걸로 그냥 요리대회를 대체하자고 했다. ㅋㅋㅋ 어디 갈 때마다 부산스럽게 고기 굽고 상추 씻고 하는 거 너무 싫어서 스테이크를 굽자고 했는데 내가 구울 줄 알 리가 없다. 혼자 네이버를 막 뒤지다 보니 이래저래 있는 레시피들을 본다. 야망은 점점 작아지고, 흐흐. 가장 심플한 스테이크 요리를 찾아 그녀석으로 낙점을 보다가 그마저도 귀찮아져 그냥 포장된 폭립을 사기로 했다. 아 이 게으른 아가씨들. 흐흐흐. 그래도 먹을 걸 찾다 보니 좀 놀러가는 기분이 난다. 나는 내일 카프레제 샐러드를 만들어주기로 했는데, 역시 만들어봤을 리 없다. 또 가장 심플한 레시피를 찾아서 재료 등등을 다 적어놨다. 그치만 내일 나의 야심작 카프레제 샐러드는 또 뭘로 변할지 모르지. 그냥 마요네즈 뿌려먹어!!!! 라고 할지도 ㅎㅎ
* 정작 휴가를 내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10분 정도 늦을지도 모르는 것 때문에 휴가를 낸 건 좀 오버스럽지 싶다. 그래도 금요일이고, 불안해 불안해. 문제는 다들 회사를 다니니 평일 낮시간에 같이 놀 사람이 없다는 건데, 유학간다고 회사를 이미 그만둔 R을 불러서 같이 영화를 보려고 했으나 우리의 R양, 불어 스터디 모임이 있어서 5시는 돼야 올 수 있단다. 아흑, 내가 누구 때문에 휴가를 냈는데. 그래서 뭐 대략 혼자 보낼 5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에 대한 플랜을 짜놓은 상태. 인사동 필름 포럼에서 하는 영화를 보고 커피가 맛있는 레아에서 책이나 보며 뒹굴거리다가 가야지. ㅋㅋㅋ 영화는 이래저래 검색하다가 발견했는데 꽤 재밌을 것 같다. 하지만 내일 갑자기 일이 떨어지면 어쩌지? (그 때 거기 있었습니까.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3486)
* 실은 알라딘에 계속 항의메일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어젠 점심 먹는 걸 포기하고 점심시간에 써서 보냈다. 좀 까칠하다 싶으면서도, 아니다 싶으면서 이해도 안되는 일은 그냥 잘 안넘어가는 성격인지라. 네이버 책쿠폰에는 적립금을 지급해주지 않겠다고 방침이 바뀐 것에 대한 얘기. 비현금성 구매수단인 네이버 책쿠폰에 적립금을 지급해주다 보니 회계관리상 실매출액을 잡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겨 책쿠폰에는 적립금을 줄 수 없다는 게 알라딘 측의 요지이고, 회계관리상 실매출액 잡는 부분에서 생긴 문제는 내부적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소비자들에게 기존에 주던 혜택을 감소하는 데서 해결점을 찾을 게 아니라는 것이 나의 요지이다. 차라리 책쿠폰은 이미 할인된 금액으로 네이버에 주고 있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추가 적립금을 주기가 어렵다는 이유였다면 납득이 갔겠지만(실제로 그런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보지 않았다. 실은 네이버 책서비스팀 담당자에게 메일 보내서 확인해보려다가 참았다매? -_-) 내부 회계상의 분류하고 계산하는 것에 관한 문제라면 회계적/시스템적 해법을 분명 찾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Y사의 경우는 책쿠폰을 예스상품권으로 따로 분류해 놓아 환전시 현금성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했고, 현금성 수단이기에 적립금도 당연히 지급된다. 암튼 내가 어디든 한군데에 지나치게 충성하는 편인데 Y사로 복귀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도서법 바뀌고서 다들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현재까지 지켜본 알라딘은 거꾸로 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화장품 쿠폰도 없애고 말이지. 나 알라딘 진짜 사랑했는데, 주변 사람들도 나 때문에 알라딘으로 막 바꾸고 있는데. 사실 어디건, 실망하는 건 참 작은 일이고, 한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 하나 빠져나가는 게 적립금을 주지 않는 것보다 더 작은 손해일 수는 있겠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