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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행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응답 결과에 따라 '적극적 구매형'과 '일반 구매형' 그리고 '합리적 구매형' 등으로 구매자 유형을 분류했는데, 적극적 구매형의 경우 구매를 자기 표현의 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하다. 그래서 구매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고, 그에 따른 구매를 한다. 합리적 구매형은 구매 전 정보를 꼼꼼히 따져보고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는 소비자 유형이다. 마지막 일반 구매형의 경우는 구매에 대한 적극도가 적극적 구매형보다 떨어지는 수치를 보여주는 소비자이다. 재밌는 건 충동구매에 대한 결과인데, 이 세 유형 중 가장 충동 구매 수치가 높은 유형은 적극적 유형일 것 같지만 실은 일반 구매자 유형이었다. 적극적 구매자형의 경우 충동 구매보다는 자신이 사고 싶고, 계획한 물건을 사기 때문인지, 실제로 충동구매에 대한 긍정 응답치가 낮았다. 또한 합리적 구매자형은 가급적이면 꼼꼼히 정보를 따져보고 사기에 충동 구매 비율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일반 구매자의 경우엔 소비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충동적으로 뭔가를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비교적 많은 것이다. 충동구매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준다는 점에서는 삶의 활력소가 될 때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이후의 '경제적 데미지'로 우리 곁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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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합리적으로 꼼꼼히 공약을 따져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정치적 소신이 뚜렷하지 않거나, 그다지 꼼꼼하게 고민해 보지 않는 '일반 구매형'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소비에서의 일반 구매형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충동구매를 한다면, 투표에서의 이 일반 구매형들은 이전 정권에 대한 '복수심'으로 자신이 투표할 대상을 뽑는 '충동 투표'를 한다. 이전 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그 원인을 꼼꼼히 분석해 보고, 대안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들을 잘 가리고 따져 보면 좋을텐데, 그렇지가 않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속은 들여다 볼 줄을 모른다. 청계천 만들었으니 뭔가 할 것 같단다. 그저 범죄자일지 모른다 해도 괜찮단다.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고 사람들이 외치는 세상이 와버렸다. 하지만 부패를 감쌀 만큼의 출중한 능력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꼼꼼하게 보지 않는다. 옷 한 벌 사 입거나, 컴퓨터 한 대 바꾸는 일보다 더 고민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의 표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결국은 그것이 중요한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는 건, 그래서 우리 사회의 치명적인 데미지로 남게 될 것이 뻔히 보인다는 건 참 답답한 노릇이다.
PS 내일 보고서 발표이고, 오늘 리허설을 했는데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그리는 표나 사용하는 언어들이 독자들의 수준을 너무 높게 상정한 것 같다는 팀장님의 지적이다. 실은 나도 내가 뭘 쓴건지 모르겠다. 그저 내일은 기도빨을 좀 믿어봐야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