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요, 찬드라 - 불법 대한민국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삶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1.
우리나라가 이주노동자들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음 단단히 먹고 읽어야 한다고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내심 준비를 했다.
대한민국 정부 뿐 아니라 우리 이웃들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태도도 이미 알고있다고
부당하고 억울한 일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대목에서
이주노동자들에게 행해지는 비인간적인 횡포와 폭력에 눈물나고 당황스러웠다.
사람이 어쩌면 이럴수 있을까
모두들 먹고살려고 대한민국에 일하러 온 사람들이다.
뭘 훔치러오는 사람도 아니고 우리를 헤치러온 점령국 군인도 아니다.
공짜로 돈을 달라고 하는것도 아니고
일을 하는 노동자로, 사람으로 대접하고 제때 월급주고 다치면 산재치료하고
모두 너무나 상식적인 일 아닌가.
왜 이주노동자라고 그렇게 함부로 임금을 체불하고 체료해주지 않고
국가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들여 왔으면 책임을 져야 할것아닌가.
더 값싸게 임금을 떼먹고 지랄을 하도록 돕고있는 나쁜 대한민국 정부
심지어 정당한 임금을 주지 않으면서도 큰소리치는 사람들의 비열함이라니

우리사회가 집단적으로 이주노동자들에게 하는 짓거리, 그 폭행의 수준이 천박하고 파렴치하다.
분노로 책장을 넘기기 힘든 대목이 너무 많다.


2.
이란주의 글은 소탈하고 정직하다.
그녀의 꾸밈없이 소박한 문체가 편한하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부디 기운잃지말고 힘내시길.
좋은 책 감사합니다.


3.
2003년 5월 초판이 나왔고
2008년 9월 14쇄가 발행되었다.
14쇄라는 것을 보고 살짝 안도하고 싶어진다. 
그래도 사람들이 이책을  많이 본다면
대한민국 어느한귀퉁이 이주노동자들의 삶이 조금은 더 환해지지 않을까.
이미 많은 사람이 보았으니, 조금은 더 낳아지지 않았을까
더 많은 사람이 보기를 그리고
더 많이 우리의 파렴치함에 부끄러워 하기를.

타인과 잘 나누며 살아야 나의 삶도 따듯해진다는것을
가난은 나누어야 극복할 수 있고
어느 그늘에서 억울하게 소외되는 삶이 울고 있다면 그 눈물을 볼줄 알아
지치지말고 함께 싸워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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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아이야, 가라 1 밀리언셀러 클럽 46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1.
인드리다손 이후에 루헤인을 본것은 실수다.
무척 시끄럽고 가볍다는 느낌
아이슬란드와 미국의 차이인가.

감정의 과잉과 깊이없는 고통
피해자들과 아이들에 대해 통제하지 못하는 슬픔과 선악에 대해
감당할수 없는 폭력, 악마의 얼굴을 한 인간에 대한 분노와 무기력한 피로감 모두
그다지 온기가 느껴지지 않고 모두 과하다.

난데없는 반전이 반복되는데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학은 사회를 반영하는 법인데,
미국은 정말로 이렇게 폭력적인 걸까.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총
선과 악에 대한 성찰보다는 더 힘센것이 장땡이라고 말하고
당하지 않고 살려면 힘센 친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찰하는 척하는 가벼운 폭력의 느낌
루헤인이 다루기엔 너무 무거운 주재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2.
다만 개성이 강한 인물들을 잘살려내는 솜씨는 인정  

"당신들 짭새로군. 그렇지?"
"왜 그런 생각을 하시죠?"
"가난한 사람을 깔보고 있쟎아!"
여자는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로 문을 세게 닫아 버렸다.

가끔씩 이런 유쾌함이 있다. 루헤인은 이런 유머를 잘 만든다.

켄지를 떠난다는 결정은 잘한거야 제나로
전쟁전 한잔에서는 두사람의 긴장관계가 재밌는데
이번 편에서는 요부분도 좀 심심하다.
오래된 연인의 심심함 이랄까



3.
대한민국은 마약을 금지한다. 그럴수 있다.
총기소지를 금지한다. 나는 동의한다.
그런데 왜 루이비똥이나 샤넬이나 이름도 잘 모르는 엄청난 가격의 명품들은 금지하지 않는걸까?
내 보기에는 그런것들을 몸에 감고다니는 것도 범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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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블랙 캣(Black Cat) 17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이기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1.
에를렌두르 형사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호텔에서 나오지 않는다.
'속이 텅빈 구멍' 같은 집으로 가기 싫어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망할 호텔, 라디에이터가 고장나 추운 방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며 미적미적 댄다.
마지막 장면이 에바와 함께 호텔을 나와 집으로 간다.
다행이다.

에를렌두르가 예전만큼 지쳐 보이지는 않는다.
살짝 로맨스의 기대감이 있어서인지, 아니 로맨스를 걸어보는 정도의 상태라는 것은
더 원숙해 졌다.

에바는 여전히 속을 썩이는데, 여전히 미워할수 없다.
안아주고 싶은 에바, 이제 그만 아빠좀 도와줘. 그래도 된다구.


2.
인드리다손의 문장은 흰쌀로만 지은 죽같다. 향이나 맛이 없다.
별다른 멋을 내지 않는 소박한 문장, 그런데 그 문장이 자꾸 당긴다.
왠 중독성, 이 강하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쩌면 이렇게 모두들 춥고 외로울까
소재가 매우 자극적인데도 특별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느낌  
차갑고 힘든 현실이지만 사람들은 서로 위로하고 아끼며 살기도 하고
아끼는 마음도 넘치면 독이 되기도 하고
다만 견디며 살때도 있다고

슬픈 이야기가 마음을 자꾸만 끌어당기는 이유가 뭐냐면
살인사건이 벌어진후 형사가 돈을 추적하지 않는다는거지
사기치거나 잘난척도 하지 않아. 머, 엄청난 음모가 배후에 있지도 않아요

리얼하고 성실하게 피해자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상처받은 아픈 마음을 추적한다.
착한 에를렌두르는 예민하게 고통을 읽고 피해자의 감정을 느낀다.
사실 그가 이미 넘치도록 외로운 사람이라 잘 아는거겠지.

그럼에도 질척질척한 느낌 없이 감정의 흐름이 쿨하고 대화는 위트있다.


3.
에들렌두르를 만나서 눈빛을 나누며 손을 한번 꼭 잡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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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거미 클럽 동서 미스터리 북스 92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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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작 아시모프가 호흡이 긴 대작들을 쓰는 틈틈이 이런 소품을 쓰면서 쉬는 모양이다.
6명의 남자가 매달 저녁에 여자를 금하는 모임을 하며 밥을 먹는다.
초대손님으로 부터 이야기를 듣고 추리를 한다.
틈틈이 쓰기 편리한 구성이다. 

여자를 빼고 여유있고 쪼잔한 남자들이 모여 수다떨며 논다.


2.
아시모프가 서문에서 자기는 정통추리소설을 좋아한다더니 그 샘플같은 소품들이다.
탐정은 남자이고 신사다. 부르주아 계급의 신사.
여성, 노동자, 아프리카, 아시아인에 대해 경멸하는 발언도 태연하게(홈즈는 이런 발언 짱이다)
움직이지 않고 '머리'로 퀴즈풀듯이 해서 안락의자 형이라고도 하는데
실은 단지 입으로 잘난척을 엄청한다.
트릭, 밀실을 풀어가는 방식이 작자가 아니면 도저히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재밌는 이유는 그외 여러가지, 인물과 배경과 기타 등등의
'추리'의 형식으로 재밌는 이야기구조를 어떻게 창조하는가의 문제인데 


3.
흑거미클럽은 지루하다. 반복할 수록, 뒤로갈수록 더 지루하다.
몇몇 에피소드는 트릭도 추리도 아니고 단지 말장난을 기발하다고 우긴다.
아시모프가 자기가 쉬면서 놀았으면 됐지 굳이 책으로 묶어 내놓을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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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 상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1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
'침략국'의 전후이므로 그다지 마음이 쓰이지 않았는데 '패전국의 전후'이고
하야세의 유도장면은 슬프다.
전쟁이 사람을 파괴한다는 걸. 침략국의 병사도 병사일 뿐이라는 걸
파괴된 후 재건하면서 고통받는 것도 인민들이다.
천황, 당신은 무엇을 했나? 패전해서 분통이 터졌나?

쁘락치까지 잠입시키는 경찰에 비해 무장봉기 준비한 적군파는 되게 어설프다.
추리소설의 재미보다 전후 일본 현대사로, 서사의 재미가 더 크다.

게다가 이 경찰3대는 후대로 갈수록 똑똑해진다.
일본사람들은 그래도 경찰이라는 직업의 사람들에게 신뢰가 있구나.
이런 정도의 경찰을 창조하다니. 리얼리티가 느껴지는 경찰이다.


2.
사사키 조는 솔직하고 담백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꼼꼼하고 치밀하게 서사를 구성했다.
이 소설을 구상하며 인터뷰하고 자료를 조사하고 글을 쓰는 것은 어떨까.
심장이 뛸것 같아. 가끔 지루하기도 하겠지. ^^
오히려 뒤로 갈수록 치밀한 서사의 힘은 떨어진다.

리얼리티가 있는 이야기를 창조하는 그의 실력을 인정해줄수 있다.
그의 철학에 동의할수는없다.
은밀한 보수주의가 전체 작품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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