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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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워할 수 없는 가족들. 살려고 부유하는, 옮겨심어지는 나무
기를 쓰고 살아야하는


2.
영어를 쓰다가, 영어올 말하다가
절규할때, 저주할때, 놀랄때 모국어로 말한다.
그언어가 노래처럼, 탄식처럼, 마치 감탄사처럼 그리고 그녀와 그의 삶 그자체인듯이
파도처럼 운율이 느껴지는 것이 놀랍다.
극적인 순간에 말해지는 모국어의 효과가 뛰어나다.


3.
리얼함이 있다.
시끌벅쩍 하지만 냉소적이고 무시하고 성내고 기죽이는 가족
고단하고 외로운 서로의 삶을 너무 잘 알아 안아주지 못하는 가족 그런데
이런 가족이 사실이다. 저하나 살기가 숨이 턱에 차서

다만 미국의 대중문화가 너무 많이 날것으로 씌어저서 읽는것을 방해한다.
니네나 알지. 나는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다.
도미니카를 떠나왔지만 그렇게 목숨걸고 나와서 이제 미국의 중심에 산다고 말하고 싶니?


4.
오히려 중요한 것은 문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글'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
교육 받은 자만이 말과 다르게 글을 쓸 수 있다. 실은 이것 또한 권력이다.

주노 디아스는 그 문체를 파괴한다.
저속하고 비천한 자들이 쓰는 말과 문화를 그대로 거침없이 사용한다.
그것은 저속하고 비천한 자들에 대한 존중이고 그들의 삶에 대한 존중이다.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그는 말한다. 문체로.
교양있는 척하며 위선떨지 말라고 그가 말한다.

삶이란 사는 그 자체라고.
위선을 벗기고 한점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그자체로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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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수확 동서 미스터리 북스 71
대쉴 해미트 지음, 이가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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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나대는 마초 탐정
살인, 마약, 거짓말, 사기 요 탐정은 안하는게 없다.
사람을 막 죽이는데 별 이유도 없고 이유를 알 필요도 없다.
해미트의 탐정이 더 많이 진화해야 필립 말로가 되고 루 아처가 될거다.
하드보일드 계보의 초기 작품은 이랬다는거,

미국은 총기소지가 합법이고 대중문화에서 살인은 너무 쉽거나 심지어 권장되고 예찬된다.  
열받으면 아무때나 '쏴 죽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무서운 일상이다.
"열받니? 너도 해봐, 머 어때? 어차피 다 나쁜 놈들이야."
이렇게 말한다.
동의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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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속의 거미 블랙 캣(Black Cat) 4
아사구레 미쓰후미 지음 / 영림카디널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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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통해 추적하는 일상이 답답하고 숨막힌다.
우울한 안개, 회색빛
몰래 숨어서 감시하는 자의 밀폐된 숨결
집요한 스토커의 느낌
이런 남자 질색이야, 역겨워.

멀미가 난다.
감성을 상하게하는, 내 취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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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눈물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2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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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권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보수적이다.

그래도 재밌다. ^^*
이러기 쉽지 않은데, 나는 보수적인 문맥에 까칠한 편인데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아프리카가 배경이다.
절대 복수를 꿈꾸지 않는 착한 사람들의 영혼이 편안하다고 말해 불쾌하다.
그거야 영국인 생각이지.

그런데도 재밌는 이유는 재밌는 다른 소설들이 그런것처럼
캐릭터가 생생하다는것, 매력적이다.
뚱뚱하고 직관이 뛰어난 여자 탐정, 그녀의 약혼자 고지식한 엔지니어 사장 
그들의 가족이 되는 고아농장에서 살던 휠체어를 타야하는 소녀와 그녀의 남동생 

'왕자와 공주는 그후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는 동화같다.
세계를 흔드는 음모나 피나 그런것은 없다. 
살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고 음모가 있으면 오히려 악한사람이 제발등을 찍는다고
어릴적 읽은 동화같이 순한 소설.

그럼에도 씨리즈의 장점인 등장인물들의 관계의 발전과 변화, 성장은 나름대로 재밌다.


2.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다니다가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인 박지연씨가 위독해서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그녀의 병을 직업병이라고 판정하지 않았고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사람은 일단 치료를 해야 하는데
그 치료는 기업과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데 어떠한 책임도 지는 놈이 없고
또 한사람이 죽어가는데

강남 삼성본관 앞에서 산재노협동지와 돌아가며 1인시위를 했다.

올라가는 기차, 내려오는 기차에서 다 읽었다.
이렇게 심심하고 순하고 착한 책이 위안이 될 때도 있다.

더욱이 usb를 잃어버리는 대형사고가 발생하여 하루종일
"내가 미쳐"를 입에 달고 살았다.
내일도 찾지 못하면 나는 정말 미쳐 버릴 지도 모른다. 
이럴때 뭘 읽을수도 없고 안읽을수도 없고 정신도 없고 잠도 안오고
이럴때 읽는 책으로 딱이다. 

그다지 집중하지 않아도 책장이 무난하게 잘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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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 - 이덕무 선집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9
이덕무 지음, 강국주 편역 / 돌베개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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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덕무는 바보다.
책을 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줄 모른다.
돈을 벌줄도 모르고 손재주가 좋아 집을 고칠줄도 모른다.
서얼이라 관직에 나가는것도 한계가 있는걸 알아 더욱
책을 보는 것 말고는
돈을 벌기 싫고, 집을 고치고 싶지도 않다.

한세상. 
좋은 책을 읽으며 가난하게 자연을 벗하여 담백하게 살 뿐이다.
그렇다는 자긍심이 높다.
가난에 굴하지 않고 시류에 눈치보지도 않고 재주를 뽐내지도 않으며
가난한 동지들과 형제들이 먼저가면 곡을 하며 시를 짓고
마음아는 벗이 오면 술마시며 책을 논하고

오로지 책으로만 몰두하여 스스로를 달래고 격려하며 때묻지않고 담백하게 산다.


2.
간서치, 당신은 책을통고 세상을 읽으며 살았지
가난하게 살아 부족한것이 가슴을 쳐도 웃어버리는 영혼이 풍요로왔지
나는 운동을 하며 세상을 바꾼다고 기를 쓰며 살아 운동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참을수 없이 피곤하여 돌아보니 쉬지 않았구나, 쉰다는 것은 나를 돌아본다는 것이구나
내 몸을 쉬게하고 지친 영혼을 쉬게 한다.
그리고 나서야 바꾸어야 할 세상 뿐 아니라 기꺼이 행복한 나도 보인다.
노동운동 하며 사는것은 심장뛰는 일이란다. 그걸 잊은건, 팥쥐야 
세상일이란 또한 억지로는 안되는 법이란다.

이덕무 내가 조선시대로 가면 미천한 여인으로 당신과 나눌수 없으니
당신이 여기로 와 가을밤 바보끼리 술한잔 나누고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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