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삶에 홀리다 - 손철주 에세이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1.
스스로 비진보, 비보수 중늙은이란다.
중늙은이의 자기 삶에 대한 추파와 여유와 애착이 편안하고 고상하다.
좀 많이 고상하다.  
고급문화를 즐길줄 아는 교양있는 사람의 여유
나이먹어 이제 웬만한 것은 부끄럽지 않은 추파, 에 대한 솔직한 인정이 또한 여유다.
누군들 노인이 되는것이 미리 준비해 두는 삶의 한 과정으로 즐겁기만 하겠는가
황혼이란 이런저런 아픔과 고통을 포함하여 그저피는 꽃잎까지 아쉬울수 있겠다.

언젠가 춘천 팔봉산 올랐다 내려와 문턱에서 막국수놓고 동동주한잔 하는데
손님이 나와 함께간 언니밖에 없어 무료했던지 옆에 와 앉은 주인할머니 손맛을 칭찬했더니

" 60이면 배운년하고 안배운년이 똑같고, 70이면 있는년하고 없는년이 똑같고, 80이면 산년하고 죽은년이 똑같다고, 예전에 어른들이 그랬거든 얼른 죽어야지."
그래서 비진보와 비보수에 토달지않고 너그런 맘으로 읽기로했다.

아직은 배운년과 안배운년과 있는년과 없는년 뿐 아니라 산년과 죽은년이 다 다른 나이일뿐아니라
달관하며 살기에 세상에 진자리가 너무 많고
속된 세상에서 먹고사는 것이 아귀다툼인 자들위에 풍류는 고상한 자들만의 놀이로 따로있더라.


2.
예스런 문장이 난해하지 않고 친근하게 운율을 맞춘 시처럼 정겹다.
이런 문장이 좋다.
아뿔사. 문열자 봄이가고 버들개지가 진다. 구름가고 그름와도 산은 다투지 않는데, 봄이오고 봄이가면 삶은 이은다. 짧아서 황홀하다, 말하고 싶다.

이런 문장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문닫으니 여기가 깊은 산이요, 책을 읽으니 곳곳이 정토로구나
그래, 이렇게 살고 싶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진계유라는 명말 시인의 문장이란다.

문장은 1장과 2장이 좋고 3장은 차라리 미술품 소개하고 평하는 것을 따로 묶는것이 좋았을걸 문장의 맛이 다르니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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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 이야기 1부 - 그 여름날의 기억
박건웅 지음, 정은용 원작 / 새만화책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1.
박건웅의 꽃을 알고 있다.
대사가 거의없는 흑백판화같은 명징한 아픔
묵직하고 섬세했다.


2.
익히 알고 있었지만 무거워서 감히 손에 들지 못하고 있었는데

노근리이야기는 그림 한장한장에 정성이 가득하다.
수묵화같은 그림들에 마음이 홀린다.
여백과 절제된 그림이 소박하고 정갈하고 아련하고 먹먹하다.
박수근의 그림속 인물들이 살아서 노근리에 있다.

노근리 학살이라고 하지않고 노근리이야기를 한다.
미군 물러가라는 말을 단한만디도 하지 않으면서 고통과 참상을 말한다.
노근리로 향하지만 노근리로만 제한하지 않는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터진후 당혹스러워 믿고 싶지 않은 날들을 어떻게 살았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6.25와 보릿고개를 어릴적 직접 격은 어른들에게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정말 역사로구나, 책으로나 봐야 듣는 얘기다.
그러니 이렇게 정성스런 책이 필요했다.
잊지말고 기억해야,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3.
그런데, 왜 죽였을까. 왜 이런방식으로 이런 사람들을 이렇게 죽였을까.
피난민속에 적군이있을지'도 모른다'는이유로 모든 피난민을 적으로 간주하라는 명령을 미군이 했다네.

그래도 그렇지.
아이들과 노인을 포함한 빈손의 민간인들이 적이라면 그냥 다 쏴죽이지.
굴속에 저항할수 없는 사람들을 몰아넣고 나흘이나 두고두고, 지네가 후퇴할때까지 
하루두번 굴입구 양쪽으로 무차별 사격을 하고
갈증과 분노와 두려움으로 굴 밖으로 뛰어나오는 사람만 기다렸다가 죽이는 방식이라니
아니 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죽였을까.
그 나흘동안 미군병사들, 니네는 무슨 생각을 하며 굴입구로 총을 겨누고 있었던 거니.


4.
1968년 3월 베트남 미라이 학살은 미군이 베트남 민간인 504명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이다.
촘스키는 이 사건을 '휠러 왈라와' 라는 이름의 군사작전의 각주정도에 해당하는 학살이라고 말한다.
휠러 왈라와는 B52 폭격기가 여러마을을 무차별 폭격한 군사작전이다. 
베트남에 미라이 같은 일은 너무나 많았다고 한다.


5.
한국에는 노근리 하나였을까? 
그리고, 지금도 이라크, 팔레스타인에서 미군들, 이러고 있는게냐?
니네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총을 사람에게 쏘냐고.

노근리를 기억한다는 것은 지금도 지구촌 어디에선가 벌어지는 학살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묵화같은 한국의 학살이 아프면, 사막의 이라크에서도 학살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박건웅과 고통의 시간을 기억하고 증언한 생존자들의 증언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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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짜장면
안도현 원작, 최규석.변기현 만화 / 행복한만화가게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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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안도현의 글은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닌데
최규석이 좋아서 봤다.
가난한 사람들을 화사하게 그렸다. 그림이 맑다.


2.
토요일 오후에 햇볕잘드는 도서관 창가에 앉아 읽었다.
오래된 책냄새, 서고 냄새가 햇볕냄새와 함께 좋다.
지난주는 하루도 빼지않고 술을 먹었다.
안그래도 술을 많이 먹지는 못하는데 서른아홉,
금새취해 황당하고 해독못해 피곤하다.
몸에서 술기운이 빠져나간 토요일 오후
영혼의 술기운을 내린다.

아! 그런데 왜 새우깡이 먹고싶었을까. 참.


3.
아마도 안도현의 원작을 보면 다르겠지.
서사가 어설프다.  

최규석 당신의 서사로 빨리 보고싶다.
100도씨 다음이 보고싶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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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사나이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7
그레이엄 그린 지음, 안흥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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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변역이 좋지않다. 매끄럽게 읽히지 않고 흐름을 방해한다.


2.
1949년 작가의 나이 45세에 씌여진 스릴러소설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챈들러와 윌리엄 아이리시가 활약하고 있을때다.
인간의 극적인 선악대립과 갈등 속에서 피어나는 짙은 휴머니티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는데
미국에 비해 영국은 순하다. ^^
그러고 보면 미국작가들은 미국의 자기가 사는 비정한 도시를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아닌척, 신물이나는척 하면서 말이지.
음~, 우리는 서울이 신물날 틈이 없다. 바빠서. ^^


3.
러시아, 영국, 프랑스, 미국 4개 나라가 빈을 점령하고 있다.
도시가 4등분되어 있고, 4개국의 순찰대원이 밤마다 순찰을 돈다는대
1개국의 경찰이 담당하는 치안보다 안전할 턱이없다.
4개국의 화폐가 4등분된 도시안의 경계를 넘어 유통되고 그러니 암거래가 많을 밖에, 참.
요럴때, 누군가는 삶이 흔들리는데 누군가는 돈을 벌더라.
해리라임은 돈을 버는 쪽이다.

인간의 사회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일들은 사실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냥 그렇다고 믿을 뿐이다.
희안하고 심지어 그로테스크한 일들이 현실에서 자주 벌어진다.
뭐가 상식이고 보통이고 평범이라는 건지.

최근의 하드보일드, 스릴러에 비하면 순하고 촌스러운 흑백필름. 그래서 좋다.
부담없는 휴일오후, 책장을 넘기다 설핏 낮잠을 자도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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