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학원 HxH 1 - NT Novel
쿠지 마사무네 지음, 이형진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1. 결말을 왜 저따위로 해놨는지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다. 섹스, 그러니까 넣었다 뺐다 하는 행위는 언뜻 좋을지 잘 감이 안 오고 만지는 행위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던 페친의 말이 생각난다. 그러고보면 1819금 여성들이 읽는 할리퀸 소설들을 보면 남자가 넣었다 뺐다를 하고 싶어서 안달을 하는(그것도 사랑해서 그런다는데 그게 개소리임을 나는 20대 후반 가서야 알게 된다.) 내용이 많은데 적어도 모든 남성들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주인공은 에로스라는 능력이 있는데, 바로 전희를 함으로써 싸우는 여성들에게 힘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1화부터 12화까지 계속 그 힘을 사용한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2. 여성들이 흥분하는 데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주인공이 (전희를 한다는 것 빼고는) 꽤 젠틀한 성격이라서인가, 정말 만지는 것 외엔 거의 아무것도 안 한다. (고양이 일본 여자한테 딜...을 밀어넣은 건 일단 그녀가 부끄럼을 너무 탄 탓에 능력이 안 나와서 그렇다고 하자.)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해서 나름 성실하게(?) 기분좋게 해주려 노력한다. 심지어 전희를 하는 공간도 자신이 직접 설정한다. 아이네같이 빨리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하고 싶어 안달인 여성에겐 나름 말리는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게다가 제일 괜찮은 점이라 본 게 본인이 그닥 흥분해서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애니에서 흔히 등장하는 '이성의 한계가 끊어질 것 같다' 뭐 이런 대사가 거의 없다. 또한 의외로 취향이 확고한 편이다. 예를 들어 고양이 일본 여자에겐 그닥 호감을 보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타입에도 대놓고 질색팔색을 한다. 둘 다 제대로 남자를 유혹할 만한 타입인데도 그렇다. 아이네에게 끌리는 게 굉장히 확연한데도 일단 위에 있는 저 둘 다 무시하지 않고 제대로 분량(?)을 지켜주는 편. 저 정도면 주인공에게(90년대 야애니의 이도저도 못하는 눈치없는 남성이 아니라) 카사노바의 재능이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은 드는데, 또 그게 매력적이다. 단순한 야애니로 보는 덕후들이 꽤 있는데, 되려 난 이 애니로 인해 남성들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깬 느낌이 든다. 물론 애니메이션의 남자주인공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현실에 있을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3. 정리하면 애니 중후반에 등장하는 집안 사정 때문에 인생의 쓴맛을 일찍 보고 철이 들어버린지라 주인공이 꽤 생활력 있다고 보면 되겠다. (전반적으로 어머니와 누님이 침착한 성격인 걸 보면 집안 내력도 섞인 듯.) 선을 정해놓고 왠만하면 넘지 않는 데다 감정선도 명확하다. 그런데 남덕후들은 주인공을 고자 밈으로 취급하더라. 물론 90년대 주인공 중에는 간혹 귀머거리나 벙어리같은 인물도 있었지만 얘는 그게 아닌데 남성팬들이 구분을 못한게 안타깝다. 결국 라노벨은 완결되고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채 그렇게 끝났지(...) 개인적으론 정말 재미있었고 한 가지 아쉬운 건 누님은 왜 나가서 싸우지 않느냐는 거다. 누님이 전희로 흥분하는 씬 보고 싶다 이거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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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세라프 16
야마모토 야마토 지음, Daisuke Furuya 콘티구성, 카가미 타카야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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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기가 주인공 1인칭 시점이었는데 이 새끼가 열라 무식하고 가족 생각에 여념 없는 가족뇌라서 그런지 그냥 코믹물로만 보였었다. 더불어 블로그 1기 리뷰에서 이야기했던 걸 참조하면 그냥 한국 영화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으의이리와 감동씬으로 범벅이었고. 그런데 2기에서 점점 재능없는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아니 여성도 별로 없는 애니에서 누님과 안경캐를 죽이면 어쩌자는 건데) 주인공이 승진하여 스케일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세계에 절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역시 괜히 진격의 거인 제작팀이 손댄 작품이 아니란 건가..

2. 결론만 말하자면 주인공 팀은 그저 구렌이 만든 특수한 아이들이었을 뿐이다. 인간들은 얘네들이 가지고 있는 힘이 없었다. 그래서 꽤 많이 죽어나가는데다, 흡혈귀들이 이젠 살아남은 아이들이 제귀군이 되어나가는 걸 의식해서인지 1기에서보다 더 닥치는 대로 죽여나가고 있다. 미카도 살아남아 흡혈귀가 된 게 특수케이스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미카조차도 전투에 나오면 피를 흡혈하지 못하는지라 꽤 고전하는 모양이다. 결론은 유우를 구하더라도 힘이 빠져서 아무것도 못한다. 일단 제귀군은 흔히 흡혈귀 귀족 1명당 다수가 달려들어서 죽이는 수법(일명 다굴)을 쓰기 때문에 미카에게도 제귀군은 꽤 버거운 존재인 모양이다.

3.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주인공이 오니에 씌여 난동부리는 걸 작가가 허용 안 하는 듯하다. (그럼 종말의 세라프 버전은 괜찮고?) 왠지 귀족들 다 깨질 것 같은데 미카와 전우들이 그 꼴을 못 본다 ㅋㅋㅋ 아니 물론 미카와 꽁냥꽁냥거리는 것도 좋은데 난 주인공보단 아수라마루 누님이 더 호감간단 말이다 ㅠㅠ 주인공 내 취향 아니라구 ㅠㅠㅠ BL인데 이렇게 끌리지 않는 내용 처음이네.

그리고 천사까지 주인공을 노려서 쟁탈전이 되는데 ㅋㅋㅋ 아수라마루 누님 존재감 뺏지 마라 ㅠ

4. 인간의 욕구라는 것 또한 욕망이다. 인간들은 과하게 그것을 휘두름으로써 세상과 자기 자신을 망가뜨린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욕망을 모두 다 빼앗을 수 없다. 개인이 욕망을 가지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세상은 좀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족을 구하려는 주인공의 욕망은 자기 자신의 목숨을 살리고 인구가 적은 세계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

5. 게다가 주인공이 가는 동안 제귀군 항공에서 무한대기 ㅋㅋㅋ 가뜩이나 지금 미카와 부대 탈주한 주인공 때문에 사이 안 좋은데 군사들 싸우는 불구경 졸잼이다 ㅋㅋㅋㅋㅋ 제귀군 내부도 아는 분파만 지금 4개인데 어찌될지 굉장히 기대된다. 2기 5화부터 연속으로 쭉 달리니 흥미 쩌네요. 이거 일주일에 한 편씩 찔끔찔끔 본 분들은 다음 편 궁금해서 어찌 버텼담. 뭐 만화가 원작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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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데이비드 콰먼 지음, 강병철 옮김 / 꿈꿀자유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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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돌아오자마자 흐무라와 나는 쑨이셴 대학 동료들과 어울려 세계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과일을 맛보기 시작했다. 기숙사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몇 자루의 칼로 수박을 자르는 장면을 떠올려보라. 하지만 아직 겪어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 얘기하자면 두리안은 수박과 다르다. (...) 결코 누군지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의 속옷 같은 냄새가 나지만 맛은 바닐라 커스터드 케이크 비슷하다. 굴 속에 바닐라 커스터드 크림을 가득 채울 수 있다면 말이다.

 


무슨 맛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저 맛으로 포테토칩 출시된다던데.


이처럼 미국식 유머가 많이 쓰여서 상당히 재밌다.
게다가 비유하는 수준이 상당히 높음. 초반부터 광우병 바이러스 비유에 커트 보네커트가 나온다. 의사는 아니겠다 싶었는데 역시 의사는 아니네 ㅋ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 읽는 것 같다. 두께는 굵지만.

이 책을 쓴 당시가 에이즈에 대한 논란이 무르익었을 때였는지, 그 병을 겨냥하여 비교적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이럴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나도 모르게 멋대로 생각하고 있던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많이 유용했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원숭이에게서 왔을지도 모르지만 이를 정확히 인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정치적 종교적으로 이용당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연히 에이즈와 비슷한 증상이 아프리카 영장류에게서도 발견이 되었다 한다. 그래서 에이즈를 발견했던 사람들 중 몇이 병의 근원을 찾아 아프리카를 뒤졌다. 원숭이가 만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종이라면(그렇게 생각하는 원인은 책의 앞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결론만 말하자면 종마다 하나씩 목숨을 위협하지는 않는 바이러스가 공존하고 있다. 그게 옮겨지면서 병이 되는 것이다.)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옮을 때 진화했을테고, 그 중간이 있으리란 생각이었다. 그 중간(원숭이의 바이러스에 가까운)이 세네갈의 창녀들에게 발견되었다. 그들이 지닌 바이러스는 지금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널리 퍼진 에이즈 바이러스와는 다르다. 그래서 전자의 에이즈 바이러스는 HIV-2라고 부르고, 후자는 HIV-1이라 부른다.

결론만 말하자면 에이즈를 반대하기 전에 사냥이나, 혹은 사냥해서 죽인 동물을 먹는 걸 반대하는 게 낫다. (몸에 큰 상처가 나거나 혹은 상처가 있는데도 사냥을 할 때 감염될 확률은 더 커진다고 한다. 에이즈 환자의 피를 만져보게 하는 켐페인이 지금 실시되고 있다는데, 혹시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주의를 요한다. 혹시나 싶어서.) 동물실험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며, 수간을 걱정하기보단 사창가에 가지 않는 게 더 낫다. 에이즈가 '이성애 동성애 관련없이 콘돔 없는' 섹스로 전파될지도 모르나, 수혈로 인해 전파되는 가능성이 많다.

또한 에이즈는 옛날 아픈 사람들을 돕겠다는 서양의 간섭하에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일회용 주사기가 개발되지 않아서 모든 사람들의 팔에 한 주사기가 꽂혀 들어갔다. 또한 혈장을 만들겠다고 모든 사람들의 피를 섞었으나 에이즈 검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콘돔을 안 쓴) 동성애자들에게 아예 혐의가 없는 건 아니나 정 에이즈 바이러스가 무섭다면 혈장제제를 사용하지 않고 세계화를 반대하는 게 최고의 방책이다.

에이즈는 종간전파를 일으킨 후 종말을 맞을 수도 있었지만 결국 살아남아 크게 성공한 바이러스이다. 다시 말해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바이러스가 있는데 종간전파의 기회가 있어야, 즉 운이 좋아야 그렇게 되는 거라 한다. 생태계를 뒤집는 종이 제일 먼저 감염될 확률이 높다. 자 그럼 이 지구에서 가장 크게 생태계를 뒤집는 종은? 성경에서는 지구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결국 현실은 자기네들이 눈에 드러나게 보이는 지뢰를 스스로 밟아버려서 자멸한 자업자득의 종이 아닐지.

 

 

컴퓨터 위에는 '바이러스 생태계'를 찬양하는, 즉 지구 위에 존재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모든 바이러스의 다양성을 찬양하는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옆에 걸린 또 한 장의 포스터는 에드워드 호퍼의 유명한 그림 '밤샘하는 사람들'에서 등장인물 중 하나를 호머 심슨으로 바꿔놓은 것이었다. 그건 뭘 찬양하는지 알 수 없었다. 혹시 도넛?

 


결국 무엇에 몰두하거나 열중하는 사람이라면 애니 덕후에 빠져드는 것도 시간문제... 응?

탁월한 취재와 함께 상당히 주제넘은 상상을 담고 있는 그리고 밴드는 연주를 계속했다의 저자 랜디 쉴츠에 따르면, 두가는 자신이 본격적으로 동성애를 시작한지 약 10년 동안 2500명이 넘는 섹스 파트너와 접촉했다고 생각했다. (...) 카포시 육종으로 계속 화학요법을 받으면서 폐포자충 폐렴과 기타 에이즈 감염에 시달린 끝에 불과 31세에 신부전으로 사망했던 것이다. (...) 랜디 쉴츠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샌프란시스코 8번가와 하워드가가 만나는 곳에 있는 동성애자 전용 목욕탕에서 새로운 상대와 관계를 맺은 후, 불을 켜고 육종들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호모들만 걸리는 암에 걸렸어. 나는 죽을 테지만 너도 마찬가지야."


결국 동성애자 중 나쁜 새끼가 병에 걸린 후 작정하고 퍼뜨렸을 뿐이란 얘기다. 솔직히 이성애자도 사창가를 간다면 마찬가지이지 않나? 고로 한 사람에게만 충실한 내용의 BL은 깨끗함(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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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물고기
이인휘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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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인간입니다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같이
가시로 남을 아프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사랑에 빠진 사람입니다
세상을 가장 아름다운 눈빛으로 응시하기에
자신은 가장 아름다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인간은
꿈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현실의 가난한 밥 한 그릇에 만족하며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는 낙오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더욱 더 아름다운 사람은
잃어버린 꿈을 찾아주는 사람입니다
한세상 살면서 꿈의 동지를 만나
시린 어깨 부비며
꿈의 그릇을 키워가는 사람입니다


 


 

최근 페친 중에 외부 세상에 관심이 없고 사회에 관해 이야기하는 글을 남기면 잘난척한다 비웃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세상이 살기 힘드니 그러려니 하는데 자기 수입 이야기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깔보는 말투들은 정말 못 들어주겠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취했다. 이인휘 씨의 소설은 혼란스런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진정 옳은 게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중심을 잡아준다. 그 누가 비웃더라도 난 꿈꾸며 살련다 ㅇㅇ

상태도 하늘 위에
별들의 집이 있다

어느 날
집 떠나
해 지고 어두우면

그곳을 찾아가 가만히 눕고 싶다

 

이 시는 원래 울산바위 꼭대기인데 스토리상 임의로 상태도로 변경해서 썼다 한다.


여기서부터 이용석이 읽은 시와 부르는 노래, 그리고 자신과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쓰는 편지가 봇물처럼 터져나온다. 공부방 아이들의 가난을 직접 목격한 게 그가 싸움을 지속하는 원인이자 힘이 되지만, 그가 써서 올리는 수많은 글들의 원천은 결국 예상 못한 유채희의 엽서가 아닐까 싶다. 죄와 벌에서 소냐의 아버지와 로쟈가 만나고 그로 인해 모든 일이 시작되었던 것처럼, 나는 사람 간의 만남이 어떤 경우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비록 지금은 공부 때문에 가급적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있지만.

그러나 우리나라는 왜 항상 작품 등장인물들 커플 맺어주기를 하려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아니 솔직히 커플 아니면 아닌대로 좀 아쉬운 건 사실인데... 어떤 작가들은 작품 속 남녀만 만나면 눈이 맞아 ㅠㅠ 그냥 좋은 친구 아님 멘토로 남았음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게 몇몇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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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2
이사야마 하지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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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니가 헌병단에서 휴가시간을 바꾸는 대신 임무를 대신 받아 어떤 여성을 찾아나서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찾는 여성도, 그 여성의 아버지도 만만치 않다. 점점 마을의 뒷골목으로 빠져드는 애니는 여러 인간들의 군상들을 보며, 자신과 아버지의 정상적이지 않았던 관계를 떠올린다.
2. 가정관계는 때로는 자녀들에게 자연재해에 버금가는 재난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일단 어떤 아이들이 일반가정보다 정신적으로 돼먹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난 게 신의 의도가 아니라고 가정하면 그렇다. 벽 안의 사람들은 5년 전 나타난 거인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잃는다. 사람 뿐만이 아니다. 거인은 보통 사람을 먹기 때문에 집이란 집은 모조리 파괴한다. 황폐해진 거리는 슬럼화되고, 잃어버린 재산은 아마도 저 세계관에선 두 번 다시 회복될 수 없는 듯하다. 간신히 양식을 배급받으며 살 뿐인 사람들은 이전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점점 무리를 하게 된다.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다. 자식들은 다시는 부모를 만나지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늘어나는 건 상처뿐이다. 그런 내용을 학대받다시피 자란 애니의 시점으로 다루는 걸 보니, 어딘가 가슴이 아려온다. 결국 안에 갇혀살기만 해선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떄문에 엘빈이라든가 하는 인간들이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면서까지 자유를 얻으려고 하는 배경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진격의 거인 세계관이 꿈과 희망이 별로 없단 걸 상징하기도(...)
3. 그나저나 돌아와 애니 ㅠㅠ 강한 누님의 출연정지는 언제나 슬프다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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