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첫번째 책. 오늘이 몇일인데 아직도 잡고 있냐. 아직도,가 아니라 이제 겨우 150여 페이지를 보았을 뿐이다.

내용 자체는 재밌다만, 번역이 엉망이라 도무지 읽을 수가 없다. 지하철을 타는 30분 동안 10페이지 읽으면 성공이다. XX. 재미없으면 확 때려치고 말텐데, 아우, 짜증나.

아메리카의 금과 은은 엥겔스의 말을 빌면 빈사상태에 있는 유럽 봉건사회의 모든 숨구멍에 부식산(腐蝕酸)과 같이 침투하여 탄생하고 있던 자본주의적 중상주의에 이바지하는 광산 경영자들은 원주민과 흑인 노예를 유럽경제의 방대한 외부적 프롤레타리아트로 변화시켰다.

이 문장은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거냐.

토지는 신세계에 침입하여 삼림을 파괴하고 자연의 비옥함을 낭비하고 토양에 축적되어 있던 부식토를 잠식하고 이 독선적인 식물을 위해 황폐시켜 갔다.

신세계에 침입하여 삼림을 파괴하고 자연의 비옥함을 낭비하고 토양에 축적되어 있던 부식토를 잠식한 이 독선적인 식물 때문에 토지가 황폐해졌다, 는 의미겠지.

왜 그리  '~의 ~의 ~의' 하는 문장이 많은지, '예의 금속의 브라질에서의 생산' 이라질 않나, '개발이란 항해자를 웃도는 수의 난파자를 거느린 선박여행이다'는 또 뭐냐. '수의'를 빼버려도 충분히 의미가 통하는구만.

저런 문장들 만나면 몇 번씩 다시 읽어야 한다. 그러고도 결국은 의미 파악이 안돼 넘어가기도 한다.

번역에 문제가 있는 건 그렇다 치자. (뭘 그렇다 쳐? 얼마나 화나는 일인데.) 최소한 편집이라도 제대로 했어야지. 오탈자 천지에 띄어쓰기 엉망이고, 나조차 알고있는 지명을 영어식으로 엉뚱하게 표기해 놓았다.  

화.난.다.

언제 읽냐구, 대체. 이 속도라면 2주는 꼬박 걸리겠네. 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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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7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krinein 2005-03-07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히 수탈된 독서. "<수탈된 대지>의 번역의 문제점은 urblue님의 말을 빌면 빈사상태에 있는 3월 독서일정의 모든 숨구멍에 부식산(腐蝕酸)과 같이 침투하여 탄생하고 있던 일년 100권읽기 프로젝트에 이바지하는 의지를 출판사의 방대한 ‘오역의 외부적 피착취자’로 변화시켰다. " 운운.

urblue 2005-03-07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크리네인님, 훌륭하신걸요. 그 정도만 되면 제가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겠습니다.

새벽별님, 엄청나긴 하죠. -_-;

2005-03-07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03-07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영역판을 대본으로 삼았다고 옮긴이가 밝히고 있습니다.
옮긴이는, 범우사, 기린원 등에서 편집국장 및 편집주간을 역임하고 저술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는데, 이 정도 실력이라면 번역일을 그만두는게 낫지 싶습니다. 갈레아노에게도 독자에게도 폐를 끼칠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비로그인 2005-03-08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메리카의 금과 은은 엥겔스의 말을 빌면 빈사상태에 있는 유럽 봉건사회의 모든 숨구멍에 부식산(腐蝕酸)과 같이 침투하였고 마침 탄생하고 있던 자본주의적 중상주의에 이바지하는 광산 경영자들은 원주민과 흑인 노예를 유럽경제의 방대한 외부적 프롤레타리아트로 변화시켰다.

원문을 보지 않아 뭐라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제 생각에 첫 번째 문단은 중간에 저걸 넣고 이해하면 될 듯 하네요. 아님 말구(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투!). ^^


urblue 2005-03-08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진 조사와 부사 등등을 넣어가며 읽어야 하는 책이라니, 혹시 독자의 두뇌 운동까지 생각한 책인가..ㅋㅋ
아님 말구, 라는 말을 어디서 많이 들어봤을까.. ('' )a

비로그인 2005-03-08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어디라는 곳, 영이와 순이가 사는 곳이라죠, 아마.  ('' ) ( '')

urblue 2005-03-08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런가요, 비무드로님! (아, 몇번의 오타끝에 드디어!!)

비로그인 2005-03-09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쉬, 바부야~ 메롱~ =3=3=3

balmas 2005-03-09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잇, 짜증나~~
추천 하고 갈래요~~
 
 전출처 : 水巖 > 이중섭 미공개 작품 50여년 만에 햇빛


이중섭 미공개 작품 50여년 만에 햇빛

▲아이들1

▲아이들2

▲물고기

▲사슴

▲가지

▲복숭아

화가 이중섭(1916~56)의 미공개작 7점이 50여 년 만에 처음 일반에 선보인다. ㈜서울옥션은 2일 "국내 소장가가 보관해온 이중섭의 그림 7점이 16일 경매에 부쳐진다"고 밝혔다. 이중섭의 새 작품이 일반에 소개되는 것은 80년 미도파화랑 전시 이후 25년 만이다. 새로 발굴된 작품은 종이에 혼합 기법으로 그린 '아이들 1''아이들 2''물고기''사슴''가지''복숭아' 등으로 경매 시작가(예상가)는 5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이다. 이중섭의 그림은 박수근의 작품과 함께 국내 미술시장에서 가장 비싼 값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옥션 측은 "7점 모두 전문가의 감정을 거친 진품"이라고 말했다.

정재숙 기자<johanal@joongang.co.kr>



2005.03.02 18:35 입력 / 2005.03.03 07: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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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3-0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아, 수고많았소.
어쩜 그리 깔끔하게 척척 일을 하오?
님께 안 맡겼으면 아마 지금 울면서 계속 세고 있을 거라.
님이 있어 든든하오.^^

urblue 2005-03-04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진짜 어지러웠어요~
깍두기님의 비법이 유용하게 쓰였네요.
막판에 갑자기 333까지 해 달라 하셔서 부랴부랴 숫자쓰고 줄 긋느라고 더 바빴다구요. ㅎㅎ
아무튼 저도 재미있었습니다.

2005-03-04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03-04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여러가지로 감사했습니다. 글구...오늘밤 부리팀을 대표해서 잘 싸워 주십시오. 부리는 오늘밤 영화보러 나갑니다...11시 거라 12시에 못온답니다. 저보고 좀 미안하다고 말해달랍니다.....이 말도 해달랍니다. 내일 새벽으로 알고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 무효다, 이런 말도요. 근데 자기팀이 이기면 무효가 아니랍니다. 하핫. 부리녀석도 참..... 원래 사람은 잠을 사흘까지 안잘 수 있다고 전해달라네요. 무슨 말이 이렇게 많은지........ 하여간 오늘밤 님 믿고 영화 본답니다.

urblue 2005-03-0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저한테 감사할게 뭐 있나요..^^
하날리님 이벤트는 묻지마 팀이 되셨네요.
열심히 게임하다 들어갔더니 손목에 무리가..큭.. 죄송합니다.

2005-03-06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03-06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어제 보내주신 책을 받았답니다.^^
그런데 어제(??? 사실은 오늘 ...;;;) 새벽에 들어온 데다가, 오늘도 하루종일
나가 있다가 지금 들어와서, 댓글을 못달았습니다.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선물까지 받으니 입이 ^_________^
잘 읽을게요. 그리고 저의 22222 이벤트에도 참여해주세요. ^^

2005-03-07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03-07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넵, 잘 보시구요, 조만간 님 이벤트에서 뵙겠습니다. ㅎㅎ
 

고맙고 소중한 글 남겨주신 분들을 골라서 선물을 드린다는게 좀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모든 분들에게 선물을 드릴만큼 제가 부자가 못 되어서 (어디에도님께서 적당한 구절을 뽑아주셨대요, 일이 널널한 대신 월급이 적다는. -_-;) 애초에 공고한대로 엽서를 보내주신 분들 중 5분과 캡쳐에 성공하신 폭스바겐님께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엽서이벤트 당첨자는 추천 순서대로 뽑았습니다. 받고보니 제 맘에 들고 안 들고를 따질 수준이 전혀 아니더군요. ^^

로드무비님

플레져님

바람구두님

발마스님

어디에도님

이상 다섯분입니다. 이분들과 폭스바겐님은 15000원 상당의 책을 골라서 제게 말씀해주세요. 알라딘에서 주문해드리겠습니다. 애초에는 뭔가 다른 선물을 준비할까 생각했는데, 아시죠, 저 게으른거. -_-

위에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참가하신 모든 분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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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3-03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하지만 속은 쓰리다는 거 ㅠ.ㅠ 부럽당^^

날개 2005-03-0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뽑히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하나같이 너무 잘 쓰셔서 감탄스런 글들이었어요..

chika 2005-03-0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홋~ 축하드려요!!
유독 저 푸른색의 폭스바겐님이 눈에 띄는군요. ㅋ ㅑ ㅋ ㅑ ㅋ ㅑ ^^
- 저도 이런 이벤트 하고 싶지만...아무도 안쓸까봐 못하겠어요! 좋겄수~ 블루님 ^^

stella.K 2005-03-03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축하해요. 속은 쓰리지만서두...^^

로드무비 2005-03-03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막판에 어디에도님이 멋진 글을 올려주셔서 더 감격적이었죠?
그나저나 어디에도님은 블루님만 사랑하나 보오.
방에 찾아가서 댓글 남겨도 아는 척도 안하고 흑.
추천수가 너무 많아 깜짝 놀랐네요.
추천 눌러주시고 댓글 남겨주시고 축하해주신 님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블루님 이벤트 멋지게 마친 것도 축하해요.^^

울보 2005-03-0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려요..
전 속은 쓰리지 않아요..
아직 모르는것이 더 많은 님이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열심히 해보지요..

바람구두 2005-03-0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간에 책 사준다는 사람이 가장 고맙다는 이벤트 결과라니깐요. 현재의 제겐 ...
갑자기 사서 읽어야 하는 책들이 화악 늘어버려서... 흑흑... 뽑아주셔서 고마워요.

반딧불,, 2005-03-03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저야 전번에 원없이 받아서리^*^
성황리에 마무리되어서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디에도님은 저한테도 살짝 댓글 남기신게 다여요.엉엉..
정말 정말 질투나요ㅠㅠ

balmas 2005-03-0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하하,
이런 뜻밖의 당첨 소식이 있을 줄이야 ...... 캬캬캬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벽별님, 만두님, 날개님, 치카님, 스텔라님, 울보님, 반딧불님, 여러분의 축하를 깊이 새기고, 다시 이벤트를 통해 이 원수(??)를 갚기로 하죠.^^
엥, 그런데 저한테 보내는 축하 인사가 아니라굽쇼???

urblue 2005-03-03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저도 안 하려다가 로드무비님한테 등 떠밀려 한 거잖아요. 근데, 하길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

로드무비님, 어디에도님하고는 에..뭐..그런게 있다구요. 호호.
역시 로드무비님의 글은 힘이 있어요. 비교가 안되는 추천으로 1등이시잖아요?
어쨌든 축하드리고, 또 고맙습니다.

바람구두님, 제가 뽑은 거 아닙니다. 추천하신 분들이 뽑아드린거죠. ^^

반딧불님, 질투하지 마세요오~ 제가 잘 해드릴게요오~

발마스님, 축하드려요. 다시 이벤트 하시렵니까? 그럼 반갑죠. ㅎㅎ

물만두님 / 날개님 / 스텔라님 / 울보님, 참가해주신거, 정말 고맙습니다. 님들은 다음 기회에~ ^^

2005-03-03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03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5-03-0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호호호 제가 추천한 3분이(헉, 다른 분들 제가 추천 안했다고 미워하기 없기) 모두 당첨되었네요. 역시 제가 밀기에는 한 가닥 한다니깐요. ㅎㅎㅎ

2005-03-03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03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03-03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신청하신 세 분은 오늘 주문했습니다.

2005-03-03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디에도 2005-03-0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글을 써놓고도 올릴까말까 갈등했어요. 너무 오랜만에 서재에 올리는 글이라 이상하게 떨리더군요. 게다가 제 서재는 아직도 겨울인데 주인장 혼자 요기와서 봄기분 내고 있는 게 좀 웃기기도 하고... 흐흐.
읽어주시고 추천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블루님의 이벤트 덕분에 저도 정말 새로운 기분이 드네요. ^^

urblue 2005-03-0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에도니임~, 이제 돌아오는거죠? 님 기다리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흑.
그렇게 붕붕 띄워놓은 덕에, 어제밤에 잠도 설쳤다니까요. 님이 책임져야지 뭐.
알았죠? ^^

플레져 2005-03-03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고마워요. 추천해주신 님들, 감사드립니다. 꾸벅.
모쪼록 더 따뜻한 이웃이 되리라 믿사와요 ^^

2005-03-03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5-03-03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벌써 끝났나요? 마감을 놓치다니...직업정신 다 어디갔나...쩝. 암튼, 되실 양반들이 당첨되었으니...비록 참가하지 못했으나 이벤트의 공정성은 의심하지 않으렵니다. 하지만, 이 기회에 제 애정을 표시했어야 하는데...아쉽네요. ^^ 다들 축하드려요.

urblue 2005-03-04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마냐님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흠..바쁘셔서 그랬다고 생각해야죠. ^^

2005-03-04 0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03-0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비록 이벤트는 끝났지만 러브레터 보내주신 거 고맙습니다. 출근해서 님 글 보고 싱글벙글이네요. ^^
제가 한참 많이 부족합니다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저 역시 님과 비슷한 과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반갑고, 바쁘게 유쾌하게 사시는 모습 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제가 따뜻한 말 한마디 남기지 않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못난 성격이라 그렇습니다.
님의 말씀, 가슴 속에 품고 있을게요. 오히려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마워요.

urblue 2005-03-04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주문했습니다.
더 따뜻한 이웃, 좋으네요. ^^

2005-03-04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09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퇴근 후 좀 놀다가 그만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한참을 자고, 12시가 넘어 일어나서 아직 잠이 덜 깬 채 서재에 들어왔습니다. 그 사이에 올라온 발마스님과 어디에도님의 글에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찬찬히, 여러분들께서 제게 남겨주신 글들을 하나하나 다시 읽었습니다. 아아, 어쩌면, 오늘은 제가 서재를 시작한 이래로, 아니, 제 삶에서도 드물게 행복한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어느 분께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내 서재에 대해 혹은 나에 대해 글을 써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상당한 욕심이라고, 내게 그만큼의 관심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온당한가 모르겠다고. 그건 제 삶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합니다. 부러 그런다기보다 성향 자체가 그렇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에게라도 지나치게 기댄다거나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건, 저에게는 맞지 않는 일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이벤트를 벌였냐구요? 사실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로드무비님이 말씀하신 엽서나 바람구두님이 말씀하신 이미지 추천이나,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그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 그뿐이라고 여겼습니다.

제가 서재지인들을 과소평가한 것일까요? 저 혼자만 가볍게 여기고 있었던 걸까요? 남겨주신 글들 하나하나가 제 가슴에 묵직하게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따뜻하고 세심하고 애정어린 글을 쓰실 수 있는 건가요.

감동이고 감격입니다. 막 연애를 시작한 스무살인 듯 설렙니다. 행복합니다.

저에게 글을 남겨주신 분들, 물만두님, 조선인님, 바람구두님, 울보님, 스텔라님, 플레져님, 치카님, 반딧불님, 날개님, 로드무비님, 발마스님, 어디에도님, 모두 고맙습니다. 여러분께서 제게 주신 글을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두고두고 꺼내보겠습니다. 그러면, 혹여 오랜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여러분들을 기억할 수 있겠지요. 단지 기억이 아니라 추억으로 남을 겁니다.

따뜻한 댓글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님들 덕에 이벤트가 좀 더 풍성해졌네요.

오늘밤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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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3-0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블루님의 이 글을 읽으니 바득바득 글을 쓴 저도 행복해져요!! 오늘 갑자기 또 을씨년스러운 회색날씨가 되어버렸는데 블루님 서재에서 맑은 향기가 흘러나와 전 또 행복해질꺼예요!! 흐흐흐~ (^^)

조선인 2005-03-0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장의 무기를 오늘이야말로 써먹을 수 있겠네요. 유아블루님 때문에 을씨년한 날씨가 잠포록해졌어요. *^^*

urblue 2005-03-0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제 협박에 글 써주신거 진짜 감사드려요~ ^^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조선인님, 그러고보니 잠포록한 날이군요, 오늘이. ^^

울보 2005-03-0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유아블루님의 머리에 핀꽃초럼 빨리 봄이 왔으면.........

urblue 2005-03-03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뻔뻔별님, 네, 쓴 것처럼 생각해 드리지요. ㅎㅎ

urblue 2005-03-0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울보님, 님도 행복하게 지내시구요.
오늘 날이 참 좋아요. 봄이네요. ^^

하얀마녀 2005-03-0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48228

그냥 한번 갈무리 해봤습니다. 이미 끝났네요. 방금 천천히 이벤트 페이퍼들 읽고 오는 길입니다.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글이 없더군요. 정신이 아득해서 그냥 댓글도 안 달고 그냥 여기에 씁니다. 그 왜 있잖아요. 잘 쓴 글들에 댓글달기 뻘쭘할 때... 마치 공연이 끝난 무대에서 혼자 궁상 떠는 것 같지만 뒤늦게 읽은 제 마음이 이리 따뜻해지니 당사자인 블루님 마음은 이미 녹아내렸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축하드려요.


urblue 2005-03-04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 말씀하신 것처럼 저 완전히 녹아서 흐물흐물해졌답니다. ^^ 며칠 동안 내내 웃고만 있습니다.
늦게라도(?) 한 말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비교적 초기부터 인사하고 지내던 분이라 마녀님께도 나름 친근감 느끼고 있습니다. 표현은 안 되지만.
 

 어느 날, 혼자 뒹굴거리던 내서재에 낯선 이가 와락 등장을 했다. 무슨 뜻인지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를 닉네임과 번뜩이는 면도칼 사진을 옆에 끼고, 흔히 처음 서재에서 말문을 열 때 하게 되는 안녕하세요 같은 인사도 완전 생략한 채, 세풀베다의 책을 받아보고 판형이 어쩌네 양장본이네 혼자 구시렁댄 내 페이퍼 밑에 나는 구판을 가지고 있지롱 하는 내용을 달고는 훌쩍 사라진 urblue. 나는 익숙치 않은 누군가의 출현에 적잖이 긴장한데다 뭐라 대꾸를 해야할지 모르겠는 상황이라 그저 조용히 면도칼 사진을 눌러서 그 사람의 서재에 옮겨가 보았다. 심심한 나날, 심심한 서재라는 제목과 흑백의 사막. 간단명쾌한 페이퍼의 제목들. 그리고 독서일기와 CD목록을 슬금 살펴본 나는 urblue는 남자다, 그것도 지나치게 편중된 책 읽기 혹은 삶을 살아가는 나와 매우 상반된 사람일 것이다, 하는 내멋대로 추측결론을 도출하였는데, 곧 고개를 쳐든 생각은 이 사람, 어떻게 내 서재에 왔을까? 뭐 그런 거였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결코 짐작하지 못했다. 그저 스쳐가는 사람일거라 생각했던 그가, 댓글이든 방명록이든 단 한 번도 내게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를 건네지 않은 그 사람이, 내게 이렇게도 소중한 인연으로 새겨질거라는 걸 말이다.

사실 사람을 온라인 상으로 만나서 그저 그의 일부분인 글을 좀 읽고 취향과 성격을 조금 알았다고 해서 내가 그를 잘 안다고 말하기는 당연히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다양하고 세부적인 선입견들을 속속들이 잘 갖추고 있는 나라는 인간은 나중에 결국 깨질 것을 알면서도 일단 느낀 첫 인상에 상당히 강하게 사로잡힌다. 그런데 문체만 좀 건조하면 대번 글쓴이의 성별을 XY로 판단해버릴만큼 단순한 인간이라 그런가, 내가 그의 서재에서 받은 첫 느낌은 어떤 금속성의 차가움이었다. 지붕과 사진만 다양하게 다를 뿐 대부분의 서재화면은 모두 똑같은 색인데, 웬지 urblue의 서재를 클릭할 때면 순간 무광택의 매끈한 회색이, 마치 백화점의 거대한 엘리베이터 문처럼 스르르 눈 앞에 열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단지 대문에 걸려있던 면도칼 사진 때문이라고 한다면 스스로를 단순계의 지존으로 인정해야 할지도 모르므로 일단은 아니라고 둘러대야 할 것 같다. 어쩌면 그것은 나와 완전히 다른 냄새를 풍기는 강한 존재를 감지한 두렵고도 설레는 한기를 오스스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스무 살 무렵 내 바람은 ‘가볍게 살기’였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오래 고민하지 않고, 보이는 대로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느끼는 대로 표현하기.
그로부터 십여 년. 지금의 나는 예전에 내가 바라던, 딱 그 만큼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 번 더 곱씹을 줄 모르고, 다른 방향에서 생각할 줄 모르고, 돌려 말할 줄 모르고, 그래서 융통성 없고 즉물적인 사람.  < 가볍게 살기 > 中

내 성격은, 발끈에 시니컬.
내가 사랑하는 것은, 딱히 무언가를 사랑한다고 느껴본 적 없다.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딱히 두려운 것도 없는데.
내 친구는, 나를 참을 수 있는 인간. 물론 많지 않다.
나의 친구들은 나를, 뾰족하다고 한다.
나의 형제(자매)는 나를, 까칠하다고 한다.  <나를 구성하는 요소들 > 中

 

스스로 말하듯 그녀는 대단히 살가운 성격의 소유자는 아니다. 허나 십년 전 자신이 바라던 모습을 현재 하고 있다 말하는 그 명쾌함이 나는 너무나 좋았고 내심 부럽기도 했다. 그녀는 딱히 사랑한 것도 두려운 것도 없다고 하고, 뾰족 이나 까칠 같은 메마른 질감의 단어를 스스로에게 부여했지만 오히려 내가 느낀 것은, 혼자서 광합성을 하고 스스로 물을 뿜어올리는 것 같은 풍부한 존재감이었다. 스스로 충만함에서부터 비롯되는 자신감, 그녀는 그것을 획득하고 있는 듯 보였다.


로드무비님이 수첩 얘기를 꺼내셔서, 옛날 수첩들을 꺼내보았다…… 가끔 생각하는 거지만, 내가 가장 많이 고민을 하고 가장 많이 생각을 한 건 아마 고 3 때였던 것 같다…… 글 사이사이, 시가 꽤 많이 눈에 띈다. 이제는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에 나는 상당한 피로감을 느꼈던 듯 하고, 시에서 내 심정인 듯 느껴지는 구절을 적어두었던 모양이다. 그러고보면, 상당히 센서티브 했잖아. 

3월 27일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된다.

4월 14일
비와 바람을 더불어 근심하고 나의 생명과 생명에 속한 것을 열애하되 삼가 애련에 빠지지 않음은 ─ 그는 치욕임일레라. 나의 원수와 원수에게 아첨하는 자에겐 가장 옳은 증오를 예비하였나니. 

5월 9일
……눈으로만 먼 파도를 어루만진다. 오돌. 어느때나 푸른 새로 날아오르랴. 먼 위로 아득히 짙은 푸르름 온 몸에 속속들이 스미면 어느때나 다시 뿜는 입김을 받아 푸른새로 파닥이려 날아오르랴. 10월 24일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 날 내 외로운 혼 건지기 위하여. 
< 수첩 > 中

상당히 센서티브 했잖아- 말하는 그녀, 웬지 불만인 듯 하다. 아니 그저 조금 놀란 것인가. 그런데 센서티브라는 것이 자신의 심정과 비슷한 시를 수첩에 옮겨적는 행위를 말한 것인지 아니면 시에 담겨 있는 심정 자체를 말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내가 보기에는 가장 예민하고 센서티브해질 확률이 높은 고3 시절 그녀가 옮겨 적은 시들이 그 자체로 참 그녀스럽다, 고 한다면 엇다대고 아는척, 이 될까? 문득 궁금해졌다. 힘든 순간을 겪는 동안 말랑말랑해진 마음 속을 파고드는 구절에서 웬지  어떤 결의 같은 것들이 느껴지는 듯 하다. 그녀는 힘이 들수록 힘이 나는 사람인것일까? 그녀는 도대체 언제부터 저리도 옳은 증오를 가슴 속에 예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녀가 읽는 책들과 그녀가 관심있어 퍼온 글 목록을 보면 옳은 증오 라는 말에 무게가 실리는 느낌이 든다. 그녀는 밝은 눈으로 넓게 보고 깊게 본다. 그녀가 내게 깨닫게 해 준 것들은 전혀 몰랐던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이거나 혹은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그저 외면하고 있었던 어제의 이야기였다. 자신의 두 발로 땅을 밟아 올곧게 서 있는 그녀는 그 힘으로 세상을 두루 바라보고 관심을 표한다. 다리가 아프네 눈이 아프네 늘상 징징거리며 제 머리 속으로만 침잠하려는 나는 부끄러웠다. 한편 고맙기도 했다. 나를 깨워 주었으므로 그리고 나의 센서티브하다 못해 과도하게 질퍽거리는 성향을 그녀는 그저 좋다 말해주었으므로.



저는 지금 혼자 살고, 앞으로 쭉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쓸 만큼 돈 벌고, 좋아하는 취미 있고, 만나는 사람들 있고, 혼자 지내는 것도 좋아하고, 네, 사는 것도 그럭저럭 재미있습니다. 


제가 버렸으니 뭐 미련도 아쉬움도 없어요. 다만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함께 했기에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는 기억이 있기는 하죠. 그치만 이젠 생각도 안나는걸요. 갑자기 꿈에 나타나서 오히려 놀래버렸다니까요. 사랑하면 보낼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네요.


그래, 나야 뭐 회사 일 널널하고, 6시면 칼퇴근하고(덕분에 월급은 많지 않지만), 술도 안 마시고, TV도 안 보니까 시간은 무진장하니 많다. 친구들은 주로 주말에 만나니, 평일 저녁은 온전히 내게 쏟아부을 수 있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저 흐응, 웃고 만다. 뭐 한 마디 하자면, 냅둬라 이렇게 살다 죽을란다, 정도.

문득 나는 걱정이 되었다. 그녀는 서재의 제목처럼 정말 심심한 것은 아닐까,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자신에게 쏟아부을 수 있는 그녀, 오래 사귀다 헤어진 아니 버린 남자에 대해 미련도 아쉬움도 없다 담담히 말하는 그녀, 뭐 그럭저럭 사는 것이 재밌다고 말할 수 있는 그녀의 삶이 너무 순조롭고 평평한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런 생각은 평탄하고 아름다운 삶에 대한 단순한 시기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누구인들 질곡 많은 삶을 일부러 선택하겠나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심장이 터질 듯이 슬프기도 하고 미친년마냥 웃기도 하는 것이 더 삶스러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허나 이것 또한 어쩌면 부드럽게 흘러가는 삶에 대한 질투의 일종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뻣뻣하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니고 온 몸을 바닥에 부려놓고 쳐져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 그저 가벼운 걸음으로 삶이라는 ㄹ 과 ㅁ의  꼬이고 닫힌 길들을 여유롭고 즐겁게 통과하고 있는 것일 뿐이니, 나는 그것이 못내 배가 아픈 가 보다.
허나 나는 이제 그녀에게 내 마음을 고백해야겠다.


1시간 늦은 퇴근 길, 핸드폰이 '딩동' 울린다. '저녁 맛있게 먹었어요?' '이제 퇴근해요. ㅠ.ㅠ' 전화가 오고, 저녁을 먹기로 하고, 홍대 앞으로 향했다. 기다리는 동안 서점에서 <헌법의 풍경> 앞 부분을 읽었는데 예상보다 재밌다. <남자의 탄생>이 생각난다. 어쨌거나 사야할 책 한 권 늘었다. 한식집에서 갈비찜과 찌개로 푸지게 밥을 먹고, 차를 마시러 갔다. 책 많이 읽은 사람을 만나니 할 얘기도 들을 얘기도 많다. 요즘 읽는 책, 좋아하는 작가, 예전에 본 소설, 번역가, 출판사 등등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 데이트 > 中


 
오랜만에 보는 장이라 이것저것 한보따리를 들고서 돌아오다, 뭐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나이 서른 넘어 아직도 넘어지다니, 한심해하면서, 찢어진 비닐 봉지를 그러모으며, 그래도 깨질만한 건 사지 않았다고 흐뭇해했더니, 이런, 무릎이 깨졌다. 원피스 아래 두 다리는 시멘트 바닥에서 묻어난 먼지로 뿌옇고, 오른쪽 무릎에 오백원짜리 동전보다 크게, 왼쪽 발목에는 1원짜리 동전만하게 피가 맺혀있다. < 칠칠맞지 못한 > 中


나는 <헌법의 풍경>을 모른다. 그녀처럼 서점에서 언뜻 보았다해도 결코 재밌다 여길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남자의 탄생>도 읽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에 비해서는 물론 누구에 비해서도 결코 책을 많이 읽지 않았으며 번역가, 출판사 같은 것 잘 모른다. 한 술 더 떠서 나는 말수도 적고 말주변도 없으며 낯선 이와 둘이 있으면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한참을 덤벙인다. 하지만 나도 그녀와 만나서 목이 아플 때까지, 차가 끊겨 택시를 타고 돌아가야 할 때까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 내가 듣는 역할 을 낼름 먼저 꿰 차고 앉아서 넙죽넙죽 듣기만 하더라도, 그녀가 이야기하는 책이며 음악들을 잘 몰라서 무구를 가장한 무지한 표정을 짓고 있게 되더라도 나는 그녀가 나와 이야기하는 것을 조금은 즐겨준다면 참 좋겠다.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영화를 보고 책을 고르고 밥을 먹고, 두 사람이 만나서 할 수 있는 그런 사소하고 정겨운 일들이 쌓이게 된다면 언젠가는 그녀를 따라 장을 보러 갔으면 좋겠다. 필요도 없는데 우겨서 따라가는 꼬마처럼 나는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지도 않은 채 그저 호떡이나 하나 얻어먹고 실실 쪼개다가 서른 넘은 그녀가 철푸덕 넘어지기라도 하면 일으켜 세워 주지도 않고 그저 크흐흐 웃을 것이다. 그리고 실컷 약을 올리면서 느릿느릿 집에 도착하면 언제 그랬냐 싶게 걱정을 하면서 무릎을 살살 소독하고 빨간 약을 척척 발라주었으면 좋겠다.

이것은 그저 글이고 이야기고 상상이고 바람이다.
어쩌면 내일이면 까먹고 말 쌩구라일지도 모른다. 허나 단 한가지,
그녀가 고마운 존재라는 고백만큼은 최소 3년간 잊지 않을, 오래라면 오래일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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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3-0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에도님, 너무너무 반가워요.
엄청난 글입니다.
제 추천수 다섯 개 가져가세요.^^

로드무비 2005-03-03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블루님이 언제 저런 멋진 이야기를 했단 말이오!('')(..)

비로그인 2005-03-0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한 서재지인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정직하고도 친밀하게 쓸 수 있다니..블루님이 좋아하시겠어요. 두 분의 우정이 영원하시길 바랍니다. 어디에도님, 블루님, 화륑!(어디에도님, 투덕투덕.. 겨울잠에서 깨어나셨군요. 반가워요, 이제 종종 뵙고 그랍시다, 쫌!) 아.. 로드무비님은 언제나 이 놈 복돌이를 위해 저런 글을 써 주실까..T^T 앗, 그렇다고 정말 쓰시면 안 돼요! 곧바로 둘 다 이 바닥에서 강툅(강제퇴장)니다.

플레져 2005-03-03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에도님, 너무 반가워요, 질투 선물 상자도 들고 오셨군요! ^^
블루님, 진짜 멋있다............ 그런 블루님을 보고 있는 어디에도님도 물론...!

balmas 2005-03-03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8080

어헉, 이 야심한 시간에, 또 이렇게 멋진 글이 올라오다니 ...

블루님, 너무 인기 좋은 거 아녜요?? 부러워라~~

정말 감동적인 글이에요, 어디에도님.^^

첨 뵙는데, 이렇게 좋은 글로 만나뵈서, 어떤 분일까 너무 궁금~~

 

 


urblue 2005-03-03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어디에도님!!!
너무 보고싶었다구요!!
그렇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니, 자기는 다 보고 있었네요.
고마워요. 그리고 행복하네.
언젠가, 어디에도님과 만나서, 맛있는 차를 마시며 주저리주저리 떠들게 될 날을 기다려요.
아마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딧불,, 2005-03-0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해요.
블루님만 편애하고..저도 추천 다섯 개^^..

chika 2005-03-0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제 추천수 다섯개 어디에도 님에게 드려야겠어요. 우와~ 우와~

어디에도 2005-03-0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복돌이님, 플레져님, 반딧불님, 치카님!
저도 정말정말 반갑고 좋네요. 추천 고맙습니다. ^^
그리고 처음 뵙는 발마스님, 과분한 칭찬이세요.
저도 어떤 분이신지 많이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