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분이 새해에 어떻게 살지 결심했냐고 물으셨다.
뜬금없는 질문에 '에..에?' 라고 멍청히 반응했더니,
여태 혼자 살았는데 새해에는 누구랑 같이 살 결심을 했냐는 질문이었다는거다.
이런, 귀신같은......
그렇지만 내가 결혼하겠다고 마음 먹은 건 겨우 지난 주말인데!
만난지 1년이 넘었고 (처음 만난 건 2004년 크리스마스),
지난 12월에 엄마한테 소개시킬 사람이 있다고 알렸고,
1월 초에 집에 인사가려고 했으나 갑자기 배탈이 나는 바람에 못 갔고,
그 사람의 부모님도 만나뵙기로 했고,
그러면서도 실은 결혼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주말,
집에 놀러 왔던 그 사람이 저녁 때 돌아가야하는데,
보내기가 어찌나 싫은지,
그제서야 이 사람하고 결혼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저녁에 헤어지기 싫다는 그 이유 때문에.
어제 데이트를 하면서 말했다.
"지난 주말에 자기랑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내게 뽀뽀를 하고 꼭 안아주고서 이 사람에게서 나온 말.
"나는 한참 전에 그랬어요."
"우리 엄마한테 인사하러 가자고 한 게 결혼하자는 말이었단 말이에요?"
"그럼 뭔 줄 알았어요?"
어우, 이 분위기 없는 사람.
그렇지만, 그래도 좋은 나는 뭐란 말인지.
선거철이면 바쁜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
5월의 신부가 되기는 애초에 글러먹었지만,
올해는 신부가 되긴 되어야겠다.
나의 새해 결심이다.
